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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농장 님의 서재입니다.

수라의 이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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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농장
작품등록일 :
2021.08.17 21:24
최근연재일 :
2021.12.22 18:00
연재수 :
10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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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3
글자수 :
549,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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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2.10 2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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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분수령

안녕하세요! 사과농장 입니다. 최선을 다해 만들었습니다. 재미있게 읽어 주세요




DUMMY

티그리스의 외침에도 더욱 분기가 솟고 있는 파르도스는 팔라에게 자잘한 상처를 입어가면서도 끝까지 따라붙었다.


쾅!


“이 씨발! 도망만 가지 말라고!!”

“팔라, 유리한 싸움만 한다.”

“야만인 새끼가 쓸데없이 대가리 굴리냐!”

“팔라가 보기엔 네놈이 더 미개하다.”

“뭐! 이런 개새끼가.”


팔라의 조롱에 오히려 더욱 광분하며 달려드는 파르도스, 빠른 공격과 예리한 공격이 장기였던 파르도스의 검이 무뎌지고 있었다. 그런 파르도스를 보며 회심의 미소를 짓던 팔라.


“이제 끝장을 내겠다.”


몸에서 붉은 기운이 뿜어 올랐다. 팔라 또한 투기가 상당한 야차같은 존재, 그의 진면목이 이제야 발휘되는 것 같다. 도끼는 더욱 흉포해져 오히려 파르도스를 압도한다.


팅팅! 쾅!


“크허헉.”


도끼에 막힌 검이 튕겨나가 자세가 불안정한 틈을 타 무릎을 노리며 또 다른 도끼가 들어온다. 이대로 있다가 저 공격을 허용하게 되면 대결이 끝나도 치명적인 부상을 당해 앞으로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어지는데.


‘막아야해.’


파르도스는 섬뜩함을 느끼고 다시 냉정을 빠르게 되찼았다.


‘연계공격을 막는 방법은 단 하나!’


파르도스는 하비에르 후작에게 수련을 받던 시절을 떠올렸다. 그때. 형님과 함께 스승님을 공격했었는데 절대로 피해낼 수 없는 그런 연계였고 공격이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스승님께서는 아주 훌륭하게 막아내셨고 오히려 반격까지 했다.


‘그 방법뿐이야.’


무릎으로 베어오는 도끼를 지면에 검을 찍어 막아냈다.


탕!!


상당한 충격량이 손으로 전해졌지만 지면에 박아 넣은 검으로 말미암아 밀려나거나 하지는 않았다. 그리고 예상대로 다른 곳으로 찍어오는 또 다른 도끼.


씨익.


“그동안 재밌었지?”


입가에 번지는 미소. 파르도스는 이 순간을 노리고 있었다. 잡고 있던 검에서 손을 놓고 안쪽으로 더욱 파고든 파르도스.


“받아라!!”

“어엇!”


왼손으로 그의 손목을 잡고 품 안으로 미끄러지듯이 파고들어가 어깨를 그의 겨드랑이 사이에 걸쳤다. 그리고.


“업어치기다!! 새끼야.”


콰앙!!!


최대의 파워로 지면에 내리꽂았다. 어찌나 강력한지 땅에 떨어진 팔라의 등 뒤로부터 평석이 거미줄 마냥 갈라져버렸다.


쩌저저적.

쿨럭!


“잘했어!!”

“와!”


파르도스의 역전에 주위의 사람들이 환호를 보냈다. 경쟁자들이긴 했지만 지금 이 순간은 아니었다. 파르도스가 계속 밀렸다가 단 한번의 기회로 업어치기를 사용하여 역전하는 모습은 짜릿함마저 안겨주었기에 보내는 환호였다.


“대단한데요? 팔라는 일어나기 힘들겠어요.”

“저 기술은...”


리안은 감탄하였고 옆에 있던 티그리스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녀석. 그때를 생각했구나.’


스승님에게 둘이서 협공했던 수련이 있었는데 그때를 생각하고 위기를 넘기는 수로 사용하였다. 당시에 팔라처럼 쓰러져 있던 건 파르도스였는데 당했던 만큼 기억에 남아있었나 보다.


“크흑...”


팔라의 몸에서 뿜어지던 붉은 투기가 어느새 사라져 있었다. 그가 의식을 잃은 모양이었다. 또한 옆에서 파르도스도 주저 앉아버렸다. 하지만 몸 이곳저곳에서 출혈이 계속되면서도 그는 웃고 있었다.


아 자아아아!!!


* * *


[모험가 평가가 진행되고 있는 시간으로부터 3시간 전]


크지도 그렇다고 작지도 않은 누군가의 집무실, 온갖 비싼 물건들이 집무실에 있으나 요란하지도 않고 오히려 주인 된 자의 기품을 높여주는 것 같다. 그러한 온갖 비싼 물건이 있는 공간엔 두 명의 남자가 있었으니.


“그 정보는 확실한 겐가.”

“예. 각하.”


각하라 불린 남자는 잠시 동공이 풀리듯 먼 곳을 바라본다. 그가 고민에 쌓일 때 하는 일종의 습관이지만 그의 집중력을 높여주는 행위이기도 하다. 고개를 숙인 남자는 각하라 불리는 남자가 조용히 생각할 시간을 주기 위해 잠시 침묵을 유지하였다. 그리고 곧이어 생각을 마친 남자의 입이 조용히 열렸다.


“오랜만에 궁에 들어가야겠군.”

“폐하를 만나시려는 겁니까.”

“파벌싸움을 할 때가 아니지 않은가. 북부를 지키는 마리조나 후작의 기사단장인 멕켈로가 어디 흔한 기사인가, 제아무리 미쳐 날뛰는 몬스터들이라고는 하지만 그런 실력자가 죽었네. 그것도 마법의 흔적이 여기저기 발견되었고, 그리고 멕켈로가 죽기 전 남긴 그 삼각형의 흔적, 분명 그들이야, 그들이 신대륙에서 무언가를 하려고 하네.”

“알겠습니다. 마차를 준비하겠습니다.”

“그런데 녀석은 지금 어떻게 되어가고 있지?”


후작이 언급한 녀석이란 바로 리안이었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알아본 바로는 이번 평가에서 1위를 할 공산이 크다고 합니다.”

“허허. 이제 슬슬 섭섭하지 않게 해주어야겠군. 이 정도까지 해낼 줄이야.”

“그래서 말입니다만. 공작 측에서 수상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 여우가 말인가? 흠. 세피온 공자도 모험가 시험에 응시했다고 하더니, 여우 새끼 아니라고 할까봐. 하는 짓거리가 지 애비와 똑같군.”

“하지만 리안 군은 하비에르 가의 여식과 함께하고 있다고 합니다.”

“다행이야. 오히려 더 괜찮게 되었어. 우선 그 쪽은 그런대로 두어도 상관없네. 로렌이 정치엔 별로 관심은 않지만 건들게 되면 골치 아파지지. 공작도 그 걸 알게야.”

“확실히, 하비에르 후작이라면... 알겠습니다.”


후작이라고 불린 남자, 루토 마리오체가 조용히 미소를 지으며 턱을 쓰다듬었다.


* * *


평가는 계속되고 있었다. 미엘과 티그리스 그리고 에스피노는 무난한 상대를 맞이하여 승리를 거두었다. 역시나 눈여겨 본 실력자들은 여지없이 승리를 따내었고 변수는 없어 보였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행해지고 있는 결투는 이제 끝나가고 시점, 그도 이때까지 눈여겨 본 실력자였다.


팅팅! 쾅!


“헥헥!”


팅팅 과라라라랑!!


빗발치는 듯 연속적인 검술이 펼쳐지지만 상대방은 고고하게 쳐내며 분쇄시킨다. 도저히 넘어설 수 없는 벽, 하지만 그도 분명 빈틈은 있을 것이다.


“받아라!”


구슬땀을 흘리며 최선을 다하는 남자가 거칠게 내리꽂는다. 하지만 상대방은 맞아 줄 의사가 없는 듯 슬쩍 회피, 자연스러운 그 움직임은 마치 춤을 보는 듯 우아하다. 비교적 가벼운 한손검을 휘두르며 마찬가지로 역시나 빠른 검술을 보여주지만 그 속에 담겨있는 질량은 어마어마한 듯 땀을 흘리며 열심히 공격한 남자가 오히려 튕겨나가 버렸다.


“으아악.”


부드럽게 다가간 남자는 쓰러진 남자의 목에 검을 가져다댔다.


“항복해라.”


이이이익.


쓰러진 남자는 거칠게 이를 갈아보지만 이네 포기한 듯 체념한 얼굴로 감독관을 바라보았다.


“항복입니다.”


[역시 예상했던 대로군요. 승자는.]


중성적인 외모, 단지 여성의 그것보단 굵은 턱선으로 인해 그가 남자라는 것을 알 수 있는 외모다. 붉은 빛이 감도는 긴 머리카락을 흘리며 우수에 가득 찬 눈빛이 그가 범상치 않은 인물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는 곧이어 들릴 감독관의 선언을 뒤로하며 사람들 틈으로 걸어간다. 언제나 그래왔듯 여유있는 미소를 흘린 체.


[세피온 슈라이어, 군더더기 없는 깔끔함, 아주 멋집니다.]


그는 슈라이어 공작 가문의 공자, 세피온이었다.


‘완벽을 추구하는 듯한 우수한 움직임, 적에게 현혹을 선사하는 듯한 검로, 저만한 숙련을 쌓아 올리기 위해 얼마나 힘들었을지.’


리안의 감상이었다. 미엘의 하비에르 가문은 전쟁터에서 쌓아올린 듯한 패도적이며 웅장한 느낌마저 주는 검술이다. 반면 세피온의 슈라이어 가문은 복합적인 움직임과 변화 및 현란함을 위주로 하는 검술, 표현하자면 귀족의 우아함, 혹은 무도회를 담은 느낌이랄까.


“헤엥. 고상 떨고 있네.”


옆에서 파르도스도 못마땅한 얼굴을 하며 공자의 실력을 폄하했다. 하지만 그가 이렇게 폄하하는 이유는.


‘이길 수 없다는 걸 느꼈겠지.’


확실히 파르도스의 실력으로 세피온에게 덤벼들기엔 무리가 있어 보인다. 미엘이라면 어느정도 가능하겠지만 그저 가능성일뿐 그녀도 확실하게 이기리라 장담할 수 없어 보인다.


‘이제 다 끝났군.’


세피온 공자의 평가를 마지막으로 모든 시험은 종료되었다. 이제 결과의 발표만 남았을 뿐, 그리고 생각했던데로 변수는 없었다. 의외는 있었어도 말이다.


[자, 이로써 모든 평가는 종료되었습니다. 결과는 잠시 후 발표 할,]


모두가 감독관의 이야기를 듣고 있을 때.


“멈추시오.”


멀리서 누군가가 달려왔다. 이 아카데미의 관계자 중에 누군가인 듯 일반적인 평상복은 아니었다. 그가 열심히 달려와 감독관의 앞에 섰다. 그리고.


[잠시 후 발표를 할 예정이니 여기서 모두 대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감독관은 방금 온 남자와 어딘가로 달려갔다. 인상을 가득 구긴 체 말이다.


* * *


“하하하하. 모두의 합격을 축하하며 건배!”


쨍!


며칠 전 미엘의 저택에서 식사를 하였듯 우리는 또다시 모여 와인을 곁들인 식사를 하였다. 방금 전 파르도스의 이야기대로 우린 모두 합격했다. 더 자세히 말을 하자면 낮에 있었던 일을 떠올려야 한다.


- 3시간 전.


[큼큼, 여러분 미안하게 되었습니다. 우선. 여기계신 모든 분들.]


꿀꺽.


누군가가 감독관의 분위기를 미리 느낀 듯 침을 삼켰다. 아직 그가 선언을 하지는 않았지만 모든 분들이라는 대목에서 구지 듣지 않아도 어떤 말이 나올지 쉽게 예상이 되었다.


[합격입니다.]


주위는 설마 했지만 이렇게 믿기 힘든 이야기를 듣게 되니 어안이 벙벙해졌다. 그 어렵다던 모험가 시험을, 선택된 자만이 갈 수 있다던 그 길에 한 발자국 딛게 된 것이다.


-와아아아아!!!!!


그리고 열화와 같은 함성이 피어올랐다. 승자들은 어떻게 된 영문인지 모르겠다는 얼굴을 하고 있었고 패배한 자들과 가망이 없다고 생각한 자들은 믿기 힘든 합격 소식에 그저 기쁨을 만끽할 뿐이었다.


[이유는 말씀해 드릴 수 없습니다만. 한 가지 여러분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무언가 심각한 표정의 감독관, 그의 당부라는 것이 궁금해 모두 그의 입을 보고 집중한다. 그리고 믿기 힘든 소식이 전해졌다.


[앞으로 모험가 시험은 패지될 겁니다. 그리고 모든 사람들이 자유롭게 왕래하게 될 것입니다.]


정말 믿기 어려운 소식이었다. 왜 하필 지금에 와서 그렇게 되었는지 그리고 어떤 연유로 인해 그렇게 되었는지 궁금하였다.


[하지만 실망하지는 마십시오. 여러분들에겐 모험가길드의 등급을 나타내는 증표를 드릴 예정입니다. 신대륙에 넘어가시면 길드에서 여러 의뢰를 하실 수 있을 겁니다. 물론 모험가의 최종 목표는 로엔하임이라는 곳이겠지만 신대륙도 사람사는 곳이니 만큼 경제활동을 하게 될 겁니다. 아무튼 모두 축하드립니다.]


한쪽에서 일련의 사람들이 나타나 목걸이를 건넸다. 색깔은 모두가 동일한 브론즈(동색)이었다. 목걸이를 건넨 사람에게 물어보니 가장 낮은 등급이란다. 그리고 여러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신대륙에 가서 고급 의뢰를 많이 해결하게 되면 등급도 높아진다. 좋아. 스승님에게 가는 길, 심심하지는 않겠어.’


작은 목표도 주어졌다. 이런 소소한 목표가 달성되면서 스승님께 한 발자국씩 간다면 더욱 즐거울터.


“야 리안. 안 마셔?”


잠시 아까 전 회상에서 돌아온 리안은 파르도스가 건넨 와인을 다시 잔에 받으며 쭉 들이켰다. 그의 손에는 잠시 목에서 풀어둔 브론즈 색의 철패가 달린 목걸이가 있었다. 그리고 지금 눈앞엔 신대륙에서 함께 할 새로운 동료들도 있다. 앞으로 재미있는 일이 가득할 것만 같은 기분.


“리안.”

“네.”

“신대륙에 가는 이유가 있어?”


식사가 끝나고 모두가 돌아간 가운데 소화도 시킬 겸 미엘과 정원을 거닐었다. 그리고 그녀의 입에서 나오는 질문은 신대륙에 가는 이유.


“누군가를 찾아야 해서요.”

“누구?”


하지만 리안은 저 멀리 반짝이는 달을 바라보며 그저 미소를 지었다. 아직은 알려주기 싫다기 보다는 그녀가 궁금해 하는 모습이 왜인지 모르게 귀여웠기에 치는 작은 장난이었다.


“소중한 사람?”

“네. 정말 소중한 사람이죠.”


하지만 리안은 장난일지라도 미엘은 왠지 모르게 신경쓰였다.


“자, 밤공기가 차네요. 들어가요. 이제.”

“응.”


먼저 앞서가는 리안의 뒷모습을 잠시 바라보다 이네 자택으로 들어갔다. 정원을 그득하게 비추는 마법 가로등에는 나방들이 잠시 돌아다닐 뿐, 이네 적막감이 감돌았다. 그리고 며칠이 지났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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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 가자! 신대륙으로 (1부 종료) +2 21.12.22 120 0 13쪽
101 재판 21.12.22 31 0 12쪽
100 재판 21.12.21 38 0 12쪽
99 정치 21.12.20 32 0 12쪽
98 정치 21.12.17 43 0 12쪽
97 정치 21.12.16 46 0 12쪽
96 일상 21.12.15 52 0 11쪽
95 일상 21.12.14 44 0 12쪽
94 일상 21.12.13 50 1 13쪽
» 분수령 21.12.10 65 0 13쪽
92 분수령 21.12.09 64 0 12쪽
91 분수령 21.12.08 62 0 12쪽
90 분수령 21.12.07 69 0 12쪽
89 개천에서 난 용 21.12.06 74 0 12쪽
88 개천에서 난 용 21.12.03 79 0 12쪽
87 개천에서 난 용 21.12.02 66 0 12쪽
86 개천에서 난 용 21.12.01 71 0 12쪽
85 개천에서 난 용 21.11.30 79 0 11쪽
84 팀에서 적응하기 21.11.29 75 0 12쪽
83 팀에서 적응하기 21.11.26 76 1 12쪽
82 숙련평가 21.11.25 80 1 12쪽
81 숙련평가 21.11.24 73 1 12쪽
80 숙련평가 21.11.23 76 1 11쪽
79 합류 21.11.23 82 1 12쪽
78 합류 21.11.19 93 1 12쪽
77 기초평가 21.11.18 86 1 12쪽
76 기초평가 21.11.17 83 1 12쪽
75 기초평가 21.11.16 94 1 13쪽
74 기초평가 21.11.15 99 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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