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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농장 님의 서재입니다.

수라의 이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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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농장
작품등록일 :
2021.08.17 21:24
최근연재일 :
2021.12.22 18:00
연재수 :
10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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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수 :
223
글자수 :
549,536

작성
21.12.03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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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개천에서 난 용

안녕하세요! 사과농장 입니다. 최선을 다해 만들었습니다. 재미있게 읽어 주세요




DUMMY

“우웃!”


그렇게 자기 이야기만 하고 선 눈앞에서 사라졌다.


쾅!


‘이런!!!’


신형이 흐릿한 순간 옆에서 차가운 칼날이 흐릿한 잔상과 함께 밀려왔다. 가까스로 시라스를 들어 막아냈지만 워낙에 강한 검력이 담겨 있었던지 버티지 못하고 날아가 버리고 말았다. 마치 화약이 터지는 소리와 함께.


“어, 엇! 저라다가 죽겠어.”


파르도스가 그 처참한 모습을 보고 입을 열었고, 티그리스는 긴장으로 인해 땀이 흐른 모양인지 이마가 축축해져 있었지만 그도 나설 수 없는 입장은 여기 있는 모두와 똑같아서 그저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아까의 그 기세는 허세였었나?”


후작의 목소리가 귓가를 맴돌았다. 정말 최선을 다해서 죽일 정도로 움직여야 한다고 생각은 하고 있었다. 하지만.


‘정말 그래도 될까. 아니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거야. 정신 차리자!’


찰싹찰싹.


그는 내 아래가 아니라 오히려 나보다 훨씬 강한 강자이며 소드마스터라는 경지를 이룩한 완성자이다.


‘그래. 후작님은 각성을 지나 완성에 도달했어.’


먼 옛날 신화시대부터 그러했듯이 진화된 기술을 기록하고 쌓아 올리며 발전한 검술은 현재에 이르러 절정에 달했다 평가되고 있으며 후작은 마나를 각성하게 된 각성자 단계를 지나 효율적으로 적을 죽이기 위해 검술이라는 기술을 자신만의 것으로 완성한 강함의 정점인 완성자이다. 그게 바로.


‘검을 통달한 자(소드마스터).’


내가 감히 손속에 사정을 둔다 만다 할 입장이 아니었다. 오히려 그가 알아서 조절할 것이다.


“누가 누굴 걱정하는거야. 죽기 살기로 덤빌 수밖에 없어.”


리안은 정신을 가다듬고 다시 일어섰다. 병장기가 세워진 틀과 넘어졌던 리안은 다시 눈을 빛내며 후작을 지긋이 바라봤다. 그의 변한 눈빛이 제법 흡족한지 후작의 입꼬리 한쪽이 슬며시 올라갔다.


“이제야 제대로 할 마음이 생겼나보군. 건방진 놈. 하하하하하. 걱정하지 말고 최선을 다해 덤벼라. 네놈이 발버둥 쳐봤자 날 어쩌진 못하니 그저 살고 싶으면 다 쏟아내야 할 거다.”

“그럼 정말로 가겠습니다.”

“입만 살았군. 하하하.”


단전을 자극하여 수라심법을 극성으로 운용했다. 서서히 검은 아지랑이가 희미하게 새어나오는 듯한 모습, 하지만 그런 미미한 변화에 대비되게 내부는 마치 폭발을 앞둔 활화산의 그것과 같았다. 내부의 기운이 이때까지 견고하게 다져놓은 혈맥을 따라 내달리고 기운을 순환시키기 시작한 것. 하지만 최대의 기운을 운용하고 있어서 그런지 앞서 이야기 했듯 내부는 거친 마그마가 범람하는 듯 하였다.


“갑니다!”

“좋군.”


후작도 지금의 리안을 보고 의미심장한 미소와 함께 만족스러움을 토해냈다. 하지만 그런 사소한 것을 무시한 리안은 후작의 모든 움직임에 대해 집중하고 있었다. 그를 정말 죽일 정도로 말이다. 그럴 일이야 없겠지만 눈먼 화살에 맞아 죽듯이 행운으로 인해 혹은 요행으로 인해 정말로 후작을 쓰러트리면 여기에 있는 여러 증인들이 있으니 알아서 하겠지. 라는 막연한 믿음으로 모든 걸 다 쏟아 내려고한다. 이런 기회는 정말.


“마침 잘됬어. 소드마스터와 겨룰 기회는 흔치 않겠지.”


불타는 호승심을 차분하게 분출시키려 한다. 검은 수라의 기운이 시라스의 예기를 한층 더 강화하고 표면으로 보일 정도로 거세게 일어났다. 그리고.


뚜벅. 뚜벅. 탁. 탁탁. 탁탁탁탁.


처음 한 걸음 두 걸음 내딛다가 서서히 속력을 높이고.


경공 – 무영신(武影迅)


자주 사용해서 그런지 혹은 처음부터 경공을 배워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성취가 어느새 12성인 대성을 앞두고 있는 무영신으로 초반속도를 높임과 동시에.


비격 – 일섬영(一殲影)

섬전과 같이 파고들어가 내 앞을 막고 있는 거대한 태산을 가른다. 하지만.


탕!


“꽤나 당돌한 짓거리를 하는구나!”


후작은 아주 미세할 정도로 밀려날 뿐. 그뿐이었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욱 호기가 치솟았다.


휙! 탕탕탕! 팅팅팅! 휙! 휙! 탕탕탕!


후작의 검이 전방을 분쇄하듯이 쏟아져 내렸고 리안도 그에 맞춰 검을 미친 듯이 휘둘렀다. 그렇게 시작된 대 접전.


“리, 리안이 저렇게 강했나. 이거 완전 장난아닌데.”

“...”

“아가씨는 혹시 알고 계셨습니까? 그래서 그를 초대하신 겁니까?”


미엘은 설마 그가 이렇게까지 강한지 모르고 있었다. 자신과 비슷하거나 조금 위라고 생각했지만 웬걸, 지금 보이는 건 한 단계도 아니고 두 단계 이상 강한 모습이었다.


‘규격 외 다.’


리안을 보는 미엘의 심정이었다. 정말 그의 나이에 이룰 수 있는 경지가 맞는지 의심스러울 뿐이었다.


“천천히 하려고 했는데 까면 깔수록 신박한 놈이군. 하하하하. 받아라. 이게 나의 검이다.”


하비에르 검술기(劍術氣)

진퇴검


우선 전방을 강하게 치고 그 충격으로 뒤로 물러선 후작. 이어서.


돌격검


뒤로 물러서자마자 다시 앞으로 밀어닥쳤다. 역시나 미엘의 돌격검과는 확연히 다른 검이다. 힘이며 속도며 그리고 후작의 본인의 민첩함 몸놀림과 기술의 정확성까지, 과연 같은 돌격검인지 의심이 될 정도로 그 완성도와 파괴력은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었다.


타아아아아앙!!


약 100m가 조금 못되게 밀려났다. 돌격검은 말 그대로 검을 수평으로 베며 앞으로 나아가는 저돌적인 기술이며 리안의 비격기인 일섬영과 그 성질이 비슷한 검술이었다. 하지만 조금 다른 점이란 일섬영은 상대방의 신체만 순간적으로 베고 지나가는 반면 돌격검은 적을 힘으로 밀어붙이고 버티지 못한 적은 검과 같이 통째로 갈라버리는 기술이었다.


‘그야말로 힘.’


한 보에 한 번의 휘두름으로 끝내지만 100m 가까이 쓸어버리는 기술이었다. 그 파괴력을 정면으로 막을 수밖에 없었던 리안은 몸이 지면에 뜬 상태로 시라스에 의지해 밀려나게 되었다. 용케도 절단나지 않고 말이다.


“하하하. 버틸 줄 알았다. 그럼 이것도 받아봐라.”


하비에르 검술기(劍術氣)

유린검


검과 검이 붙어있는 상태였는데 강한 충격파와 함께 거리가 벌어지게 되었고 그 속에서 무차별적인 검이 헤일처럼 폭사되어 쏟아졌다.


‘크흑.’


어쩔 수 없었다. 기술은 기술로 무마시켜야 하는 법.


수라검법 제 1장 분쇄(粉碎)


타라라라라라라라라라랑!!!


구경하고 있는 판테라 형제와 미엘, 그리고 에스피노는 보이지 않을 정도의 검이 수십 수백차례 오가고 있는 모습을 보며 등허리에 식은땀이 흐르는 것을 느낄 수 있게 되었다.


“허...”


불꽃이 튀길 정도로 엄청난 검속이 폭풍의 겉면이 되어 모든 것을 분쇄하듯이 갈아버리고 있는 지금, 그곳 한 가운데에 인간의 연약한 육체가 들어가게 된다면 모든 살과 뼈가 증발해 버릴 정도로 갈려버릴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할 정도였다.


하지만 여기가 끝이 아니었다.


하비에르 검술기(劍術氣)

회격검


대규모 전쟁에서는 적군과 중앙에서 중앙군끼리 힘겨루기가 이루어지면 적을 효과적으로 제압하기 위해 우측이나 좌측의 군세가 약한 부분으로 파고드는 전술을 취한다. 하비에르 후작가의 검술이 전쟁터에서 사용하는 전략적인 부분에 대해 이름을 따왔듯 지금 보여주고 있는 기술도 그런 맥락과 비슷했다.


정면에서 힘겨루기가 이루어질 때 갑작스런 공격을 하는 것이다.


팅!


그런 기습적인 후작의 회격검을 가까스로 막아냈지만.


우당탕탕탕


다시 날아가 쓰러지는 리안. 온 몸은 이미 멍이 들고 옷은 찢어지거나 흙먼지가 가득해 만신창이나 다름없었다. 하지만 후작은 아직 멈출 생각이 없어 보이듯 계속해서 밀어붙였다.


“이게 끝이냐? 밥만 축내는 머저리였군.”


하비에르 검술기(劍術氣)

돌파검


막대한 기병을 움직여 적의 중앙을 힘으로 돌파한다. 그 뜻과 마찬가지로 거력의 검이 정직하게 내리 찍히는데. 곁에서 보고 있던 모두가 느끼기에는 손속에 사정을 두지 않고 있었다.


“아직입니다!”


하지만 몸은 엉망진창이 되었어도 눈빛은 아직 살아있는 리안. 호기 가득한 목소리로 후작의 말꼬리를 물어 선 그가 한 보 더 깊숙하게 딛고 난 후.


-수라검법 제 2장 탐천(貪天)


떨어지는 거력의 힘을 현제의 수준으로는 부술 순 없지만 막아낼 수는 있었고. 이어서.


‘도박일 수도 있지만 어쩔 수 없어.’


수라검법의 진정한 무서움을 느낄 수 있는 3장을 사용하려고 한다.


수라검법 제 3장...


그때. 한쪽에서 들려오는 날카로운 미성.


“그만하세요!!!”


움찔.


미엘의 큰소리에 잠깐 멈칫한 순간 묵직한 발차기가 가슴팍에 닫았다.


쾅! 쿠당탕탕탕


시야가 어두움으로 물들일 때 생각나는 건 분함, 상대가 그 대단하다던 후작이라 하여도 패배를 느끼며 의식이 끊기는 건 이번이 라우펠로스 이후로 두 번째였다.


* * *


무언가 어두운 공간에 내던져진 기분이 든다.

‘여긴...어디지.’


밑이 보이지 않는 심해에 던져지면 이러할까. 내가 지금 정상적으로 서있는 것인지, 혹은 누워 있는 것인지 그것도 아니면 옆으로 돌아누워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 그런 부유감속에서 슬며시 눈을 떠보니 역시다.


‘어둡다.’


빛이라고는 전혀 보이지도 않는 그런 공간에 부유하고 있는 기분, 솔직히 지금 눈을 뜨고 있는지 감고 있는지도 분간이 안 될 정도다. 그만큼 너무 어둡다고 할까.


“어이.”

“누구.”


누군가 날 불렀다. 느껴지는 기척이라곤 전혀 느껴지지 않는 지금, 지근거리에 분명 누군가가 있었다. 만약 나쁜 의도로 공격까지 했다면 꼼짝없이 죽고 말았을 것이다.


“나 나잖아.”


머리색만 다를 뿐이지 나와 똑같은 외모다. 아니 나 자신을 거울에 비추고 있다고 하는 편이 더 맞는 표현일 것이다. 그런데. 이 어두운 공간에서 신기하고도 뚜렷하게 보이는 건 무슨 조화인지.


“얼빵하게 쳐다보지 말지?”

“어, 어. 미안.”

“바보야?”

“에?”


너무나 어이가 없었다. 나와 똑같이 생긴 녀석에게 욕을 먹고 있었다. 그나저나 정체가 무엇일까.


“혼란스러운 건 알아. 내 정체가 무엇이냐고?”


구지 말하지 않고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다 알아버리는 녀석이다.


“음...난 뭘까...그렇지. 네놈의 자아라고 해야 하나. 아니면 같이 성장한 나? 그런 쓸데없는 질문만 하지 말고 여기서 꺼져줄래? 아니면 내가 네놈 대신 저 새끼를 죽여버릴까?”


그가 가르킨 손을 따라 옆을 바라보니 그곳엔 낮익은 자가 보였다.


“후, 후작님을?”

“쓸만한데. 나한텐 안돼.”


건방진 미소를 지으며 자신감을 내보이는 또 다른 나. 그나저나 이제야 생각이 났다. 수라검법 제3장 연옥(煉獄)을 발출하려는 그 순간, 미엘의 목소리에 잠시 멈칫하였고 그 뒤로 후작의 묵직한 발차기에 얻어맞았다.


“병신처럼 얻어터지고 말이야. 이거 불안해서 살 수가 있어야지. 네 녀석이 죽어버리면 나도 죽어요. 이 사람아. 계속 이런 식으로 병신 짓하면 내가 나설거다? 그러기는 싫지?”

“뭐, 뭘 나서겠다는 건데?”

“됐다. 저번에도 한번 구해 줬더니 자각하지도 못하는 모양이군.”

“뭘?”

“그냥 가라. 넌 아직 준비가 안됐다.”


리안은 녀석의 말을 이해 할 수 없었다. 그리고.


“그런데 있잖아. 넌 누구야?”

“말했잖아. 네놈의 자아라고. 정확히 말하자면 네놈이 익힌 심법의 결과물이라고 해야겠지.”


후훗.


녀석이 비릿하게 미소를 지어 보인다. 그런데 썩 나쁘지는 않다. 뭐랄까. 내 모습을 하면서도 매우 사악하게 행동하지만 의외로 잘 어울린다.


“병신아 이야기에 집중해. 그리고 이런 식으로 넘어오지 말고 제대로 된 문으로 들어와라.”

“제대로 된 문이라니?”

“알려 줄까보냐 바보자식아. 이제 여기서 꺼져.”


툭.


녀석이 가볍게 밀치자 무언가 수면으로 붕 떠오르는 느낌과 함께 멀어져만 갔다. 그런데 지금 매우 중요한 무언가를 놓치고 있는 것 같았다. 녀석이 말하는 문이라는 것에 강한 이끌림이 들었기 때문일까.


“문이라니!! 그건 또 무슨 소리야!! 알려달라고.”


하지만 녀석은 이미 뒤돌아 어딘가로 걸어가고 있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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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 재판 21.12.22 31 0 12쪽
100 재판 21.12.21 37 0 12쪽
99 정치 21.12.20 32 0 12쪽
98 정치 21.12.17 43 0 12쪽
97 정치 21.12.16 46 0 12쪽
96 일상 21.12.15 52 0 11쪽
95 일상 21.12.14 43 0 12쪽
94 일상 21.12.13 50 1 13쪽
93 분수령 21.12.10 64 0 13쪽
92 분수령 21.12.09 63 0 12쪽
91 분수령 21.12.08 62 0 12쪽
90 분수령 21.12.07 69 0 12쪽
89 개천에서 난 용 21.12.06 74 0 12쪽
» 개천에서 난 용 21.12.03 79 0 12쪽
87 개천에서 난 용 21.12.02 66 0 12쪽
86 개천에서 난 용 21.12.01 70 0 12쪽
85 개천에서 난 용 21.11.30 79 0 11쪽
84 팀에서 적응하기 21.11.29 75 0 12쪽
83 팀에서 적응하기 21.11.26 76 1 12쪽
82 숙련평가 21.11.25 80 1 12쪽
81 숙련평가 21.11.24 73 1 12쪽
80 숙련평가 21.11.23 76 1 11쪽
79 합류 21.11.23 82 1 12쪽
78 합류 21.11.19 93 1 12쪽
77 기초평가 21.11.18 86 1 12쪽
76 기초평가 21.11.17 83 1 12쪽
75 기초평가 21.11.16 94 1 13쪽
74 기초평가 21.11.15 99 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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