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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농장 님의 서재입니다.

수라의 이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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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농장
작품등록일 :
2021.08.17 21:24
최근연재일 :
2021.12.22 18:00
연재수 :
102 회
조회수 :
24,654
추천수 :
223
글자수 :
549,536

작성
21.12.09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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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분수령

안녕하세요! 사과농장 입니다. 최선을 다해 만들었습니다. 재미있게 읽어 주세요




DUMMY

[무슨 일이시죠?]


“저 이번 대결 포기할래요. 그래도 되죠?”


[본인이 그러시겠다면야 상관없습니다만.]


“리안씨, 저희의 대결은 다음에 하도록 하죠. 아직은 제가 님을 가질 수 없을 것 같네요.”


그렇게 말하고선 미련 없이 뒤돌아 가버렸다. 하지만 방금 전 리안과 콘라드의 경기는 모두의 머릿속에 깊숙이 박히게 되었다. 대부분은 인지할 수 없을 만큼의 빠른 속도였기 때문이었다.


‘하하. 그렇게 나오다니 나, 한방 먹었네.’


리안은 할 수 없이 일행들에게로 돌아가게 되었다. 그가 숨기고 있는 힘을 아직 공개하기 싫어하는 것이다. 이참에 볼 수 있을까 했는데 아쉽게 되었다.


“와, 콘라드라는 저 녀석 엄청 강한 놈이었네.”


파르도스의 목소리였다. 확실히 콘라드는 강했다. 비교를 하자면 페트라보다 더 강한 느낌이 들었다. 확실히 그의 도술은 매우 실전적이면서도 효율성이 극대화 되어있는 듯한 느낌이다. 사람을 얼마나 빠르고 쉽게 죽일 것인지에 대해 특화되어 있는 것이다. 공자가 얼마나 강할 진 모르겠지만 아마 콘라드가 이길 것이다. 느껴지기에는 공자는 미엘을 근소하게 앞선 느낌이지만 콘라드는.


‘그가 숨겨놓은 힘을 개방한다면 이기기 힘들겠지.’


알 수 없는 기운을 사용하지 않으니 우선 다행이었다. 그나저나 파르도스의 말에 답해 줘야지.


“예. 확실히 엄청 강해요. 파르도스님보다 더.”

“뭐? 나도 내 본 실력을 아직 안 보여줬다고, 네가 그렇게 말하니 안되겠다.”


[5번 나오세요.]


“뭐야. 나잖아. 야. 리안 똑똑히 봐라.”


파르도스는 그렇게 말하곤 연무장으로 달려갔다. 그에게 손을 흔든 내게 미엘과 티그리스가 수고했다는 말과 함께 파르도스를 걱정스런 눈으로 바라봤다.


‘음? 다들 왜 그러시지?’


“리안, 내 동생 파르도스에게 한 가지 문제가 있다.”

“네? 문제요?”

“크, 크흠.”


‘왜 그럴까.’


다시 티그리스의 입이 열렸다.


“상대가 누구든 파르도스의 광기를 건드리면 분명 큰 상처를 입을 거다.”

“광기라는 건 대체?”

“응. 정신병의 일종인데. 사람이 쉽게 흥분하면 뇌에선 억제하는 물질이 나온데. 그런데 저 녀석은 그게 조금 부족해서 흥분에 젖은 채 싸우거든. 거의 야생의 그것처럼 말이야.”


이상한 특징들을 몇 번 느꼈긴 했지만 딱히 신경 쓰지는 않았었다. 세상에는 별에 별 사람들이 있었고 각자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성격도 천차만별이었기 때문이었다. 아무튼 사람이라는 게 어느 정도는 정제되어 있는 느낌을 받는데 파르도스는 귀족이면서도 마치 야생에서 나고 자란 것처럼 막무가내인 모습들도 보였다.


“그게 싸이코패스라고 했던가? 마법사 말로는...”

“싸이코패스? 처음 듣네요.”

“아무튼 그런게 있다고 하는데. 크흠, 우선 지켜보자.”


티그리스는 걱정스럽게 파르도스를 바라봤다. 사실 리안에게 말 못할 비밀이 있었다. 리안에게는 대충 둘러댔지만 사실은 그게 아니었다.


‘그때 그런 일만 일어나지 않았어도...’


판테라 가문이 하비에르 가문 밑으로 들어가기 전, 판테라 가문은 국왕파나 귀족파에 들지 않은 중립 성향의 가문이었다. 판테라 가문은 검가답게 강력한 기사들이 많았고 백작 스스로가 최상급 실력을 보유하고 있었다. 그러한 판테라 가문의 전력을 흡수하기 위해 귀족파에서는 수없이 회유하였지만 판테라 가문은 특유의 고집으로 중립을 계속 유지하게 되었다.


그러한 판테라 가문의 행동에 기분이 나빠진 귀족파의 영주들은 판테라 가문에게 영지전을 걸어왔고 판테라 가문은 그들의 공격을 홀로 버티며 가문을 유지하였지만 가랑비에 옷이 젖듯 계속되는 전쟁에 피폐해져만 갔다.


한 번은 영지가 함락되기 직전에 놓이게 되었고 백작은 부인과 아이들을 비밀통로로 대피시켰다. 그때 어떻게 알았는지 모르겠지만 성에서 멀리 벗어나기도 전에 추격대에게 쫒기는 신세가 되었다. 영주부인은 이대론 안되겠다는 생각에 일행을 둘로 나누어 장남인 티그리스를 영주부인이 데려가고 그때 당시 아이였던 파르도스를 호위기사에게 맡기게 되었는데 추격대가 호위기사를 쫒게 된 것이었다.


호위기사는 어느 이름모를 산속으로 숨어들게 되었고 다행히 추격대의 추격에서 벗어나게 되었지만 야속하게도 부상이 악화되어 죽고 말았다. 파르도스는 그렇게 숲에서 외톨이가 되어리고 말았다.


‘야생동물과 너무 닮아버리게 되었어.’


그 직후 아기의 울음소리에 이끌리듯 야생의 동물이 찾아왔다. 호위기사가 흘린 피냄새와 인간 아기의 울음소리를 듣고 나타난 동물은 표범이었다. 하지만 하늘의 도우심인지 다행히도 잡아먹히지 않았다. 그렇게 파르도스는 표범에게서 길러지게 된 것이었다. 백작은 당시 친분이 있던 로렌 하비에르 후작의 도움으로 가문이 안정권에 돌입하게 되자마자 찾아 나섰지만 한참이 지난 후에야 숲에서 찾을 수 있었고 파르도스를 보고는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고 하였다. 그로부터 시간은 이미 5년의 시간이 흘렀으니 말이다.


‘녀석이 또 도진다면 큰일인데.’


그 후 많은 교육과 교정을 통해 파르도스는 인간의 언어와 행동, 삶을 배우게 되었고 겨우 인간의 모습으로 돌아왔지만 티그리스와는 다르게 귀족의 품위까지는 바랄 수 없을 정도로 본능에 충실한 성격이 형성되어 버렸다.


그런 그에게 귀족의 품위를 강요할 수는 없었다. 사실 네 발로 기어다녔고 으르렁 거리는 소리를 냈던 처음과 다르게 이제는 사람답게 행동할 수 있는 것에 위안을 하게 되었다고 당시 부모님은 그렇게 말씀하셨다.


그리고 파르도스는 검을 배우게 되었다. 형보다 늦게 시작한 파르도스 였지만 워낙에 강한 야생성과 본능에 충실한 그의 몸놀림에 검술은 급격한 성장을 이루게 되었고 마침내 형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되었다. 그리고 1년 전 티그리스와 어김없이 대련을 하던 그가 그날만큼은 티그리스를 넘어서기 위해 무리를 했던 모양이었다.


“으르르릉. 하악! 햐악!”

“티, 티그리스! 정신 차려.”


갑자기 표범의 그것과 같이 돌변하게 된 파르도스는 무차별적이고 난폭하리만치 돌변하여 티그리스를 몰아갔고 주위에 있던 기사들이 나서서 파르도스를 제지하려고 하자 오히려 당해버리고 말았다. 다행히 집무실에서 소식을 듣고 달려온 백작에게 제압되어 티그리스는 목숨을 부지할 수 있었다. 그때의 기억은 정말 티그리스에게 있어서 트라우마로 자리 잡았다.


[파르도스 판테라님의 상대는.]


감독관의 목소리에 회상을 멈추고 다시 동생의 뒷모습을 보게 되었다.


‘그래. 날뛰어라. 내가 지켜줄 테니까.’


하나 뿐인 동생, 바보 같은 동생이지만 자신을 잘 따르고 순수하다. 감정적이지만 일반적인 귀족과는 다르게 사람냄새가 나는 동생이다. 그런 동생이 다시 표범의 그것처럼 행동하지 않기를 바랄 뿐이었다.


‘나도 녀석 때문에 많이 변했어.’


처음엔 싫었지만 이제는 아니다.


[상대는 20번, 누구십니까?]


파르도스는 20번을 선택했고, 감독관은 호명된 20번 응시자를 찾아 목청을 높였다. 그에 맞춰 한 사람이 당당하게 걸어나왔으니.


‘저 녀석은.’


겉으로만 보면 티그리스보다 더욱 야생에 가까운 사람이다. 바로 토테미즘 가면을 쓰고 있는 야만인.


“어이 개박살을 내주지. 가면녀석.”


하지만 파르도스는 오히려 이를 들어내며 시작부터 거칠게 쏘아댄다. 검게 그슬린 피부에 탄력적인 근육과 각종 문신들, 그리고 자상에 의한 흉터들이 난잡하게 몸에 새겨져 있었다. 어느 곳은 불에 그를린 모양인지 화상자국도 있었고 이상한 쇠고리를 몸에 달고 있기도 하다.


“팔라, 안진다. 너, 약하다.”

“뭐? 약하다고? 그래. 어디 그 개소리가 끝가지 가는지 지켜보마.”


둘은 서로를 마주보며 더욱 으르렁 거렸다. 이때 절묘하게 둘을 가르는 감독관.


[서로에 대한 비방은 금지입니다. 입으로 싸우실 겁니까? 아니시죠?]


“됐고, 빨리 시작이나 해주세요. 저 녀석을 때려눕히고 싶으니까.”

“쓰러지는 건. 너다. 무서움을 보여주겠다.”

“닥쳐. 야만인 새끼가 어디서.”


[큼큼, 어찌 되었든 간에 좋습니다. 자, 서로 절대 죽이거나 그러지 않길 바라겠습니다. 그럼 시작.]


파르도스의 말에 무안했던지 헛기침을 한 감독은 진행을 빨리 이어갔다.


쿵쿵쿵.


탁탁탁탁


시작되어진 대결, 감독관의 내려간 손을 시작으로 서로를 향해 거칠게 돌진하였다. 팔라는 허리춤에 매여진 쌍도끼를 들었고 파르도스는 검을 빼어들고 있었다.


“하아아!!”


어울리지 않게 기합까지 내지르며 달려가는 파르도스의 검에 날카로운 예기가 한층 더 피어올랐지만 팔라의 도끼도 만만치 않아보였다.


캉캉! 팅! 휘이익!


타고난 신체적 우수함 때문인지 도끼에는 힘이 충만 했으며 예상과는 다르게 유연한 몸놀림 으로 파르도스의 거친 공격을 잘 버티고 있었다. 하지만 다듬어지지 않은 도끼술은 오랜 시간동안 보완되어 내려온 판테라 가문의 검술을 넘어설 수 없었다.


“이게 다냐? 야만스러운 놈아.”


판테라 검술기(劍術氣)

표범의 발톱


오러로 이루어진 네 가닥의 난폭한 발톱이 팔라를 찢어발기기 위해 그어졌다. 하지만.


“그런 건 나도 한다.”


야만인들의 기술이 어떤 것인지 모르겠지만 투기와 마나가 반쯤 어울어진 기운으로 파르도스의 검술기를 막아냈다. 그들은 따로 무기술이 없는 건지 경험에서 우러나는 공격으로 밀어붙였다. 단순하지만 전투감각이 어울어진 기술이다.


“이 새끼가.”


찍어오는 도끼를 막아내며 수평으로 베어보지만 다른 도끼로 막아내며 얼굴을 노리고 휘돌려친다.


“우웃!”


황급히 고개를 뒤로 젖혀 피해냈지만 반대쪽 도끼로 가슴을 찍어내린다. 쌍도끼를 들고 있어서 연환공격이 대단하였다. 하지만 파르도스도 검술센스는 타고난 구석이 있었다. 그가 들고 있던 검은 손잡이가 길었고 손목을 돌려 손잡이로 내려쳐지는 도끼를 막아냈다. 이제 기회가 찾아온 것이다.


씨익.


“죽었다 새끼야.”


판테라 검술기(劍術氣)

찢어물기


그대로 회전하여 녀석의 허리를 베어낸다. 하지만.


팅!


파르도스의 회전에 맞춰 팔라도 한바퀴 돌아 다른손의 도끼로 막아낸 것이다.


“이런 개 같은.”


다시 넘어가게 된 주도권, 도끼날은 어느새 관자놀이를 향해 다가온다.


“파르도스!!!”


티그리스가 그 모습을 보고 경악을 내질렀고 미엘도 눈이 크게 띄여졌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우려했던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크윽. 이런 야만인 새끼가.”


다행히 도끼날은 파르도스의 눈썹과 이마에 약간의 상처를 내고 스쳐지나가게 되었다. 찢어물기의 파괴력이 상당했던지 팔라가 조금 옆으로 밀려나게 되어서 파르도스의 상처가 그쯤에서 끝난 것이었다.


“아깝다. 팔라. 팔이 조금 더 길었더라면.”

“닥쳐.”


그래도 출혈은 있었다. 베어진 눈썹을 연한 이마의 상처에서 피가 흘러내렸고 얼굴을 점차 물들이고 있었다. 그로인해 자존심에 상처를 입게 된 파르도스는 더욱 광분하여 팔라를 몰아붙였다. 흡사 피에 젖은 야수의 모습이다.


“죽어! 죽어! 이 새끼야.”


팅광!! 팅팅팅!

흥분은 동작을 크게 만들어 버렸고 쌍도끼로 인해 공격의 연환이 특기인 팔라에게 있어서는 오히려 더욱 쉬운 싸움으로 변해가고 있었다.


“파르도스!! 흥분하면 안돼!!”


팅팅팅! 쾅! 파파바바바


“죽어! 이 새끼야!!”


팅광!! 파라라랑!


흥분에 휩싸여진 파르도스는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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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재판 21.12.21 37 0 12쪽
99 정치 21.12.20 32 0 12쪽
98 정치 21.12.17 43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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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 일상 21.12.15 52 0 11쪽
95 일상 21.12.14 44 0 12쪽
94 일상 21.12.13 50 1 13쪽
93 분수령 21.12.10 64 0 13쪽
» 분수령 21.12.09 64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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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 개천에서 난 용 21.12.06 74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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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 숙련평가 21.11.23 76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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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 기초평가 21.11.17 83 1 12쪽
75 기초평가 21.11.16 94 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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