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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농장 님의 서재입니다.

수라의 이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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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농장
작품등록일 :
2021.08.17 21:24
최근연재일 :
2021.12.22 18:00
연재수 :
102 회
조회수 :
24,664
추천수 :
223
글자수 :
549,536

작성
21.12.02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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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개천에서 난 용

안녕하세요! 사과농장 입니다. 최선을 다해 만들었습니다. 재미있게 읽어 주세요




DUMMY

말끔하게 생긴 것 치고는 신분이 낮다. 모험가 평가를 치룰 정도면 실력자이긴 하다만. 곁에서 느껴지는 것도 그렇고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인 것은 분명하게 느껴지긴 하다. 그런데 평민이라니, 어쩌다가 대 하비에르 후작가의 아가씨께서는 평민과 함께 하신단 말인가.


“크, 크흠. 그럼 리안 군이라고 부르지. 어찌 되었든 아가씨와 함께하게 되었으니 최선을 다하게.”

“네.”


그의 대답을 듣게 된 리안이 느끼는 감정은 조금 의외였다. 평민이라고 해서 완전히 무시하지않았다는 것. 오히려 기사가 평민에게 이정도로 대우를 해준다는 것은 매우 정중하게 대해 준 것에 속했다. 그만큼 신분이라는 건 엄청난 힘을 가지고 있는 것이었다.


“우선 들어가서 식사부터 하죠.”

“예. 미리 준비해 두었습니다. 안으로 드시지요. 도련님들도 안쪽으로.”


미엘과 마르슈테스는 먼저 들어가고.


툭.


파르도스가 팔꿈치로 가볍게 리안을 건들이며.


“뭐해. 들어가자.”


리안도 그렇게 파르도스의 뒤를 따라 들어서게 되었다. 신분이 가진 힘을 조금이나마 느끼게 되었고 귀족이라는 존재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는 순간이었다. 그저 시골과 산에 살아서 막연하게 귀족은 무서운 존재라고만 생각했지 지금은 다른 부분에서 다르다는 점을 느끼고 있었다. 지금 확실히 알 수 있는 이 느낌을 정리하자면.


‘격이 달라. 귀족...과연 나도 될 수 있을까.’


신분을 바꿔보고 싶어졌다. 조금 더 높은 곳으로 말이다. 그렇게 들어가기 전 뒤를 돌아보니 아직까지 뻣뻣한 자세로 일목요연하게 서있는 병사들이 눈에 들어왔다. 그들에게서 느껴지는 강렬한 충성심은 그들과 얕은 유대감에 묶여있는 내가 보기에도 정말 대단하였다.


뚜벅뚜벅.


그들을 뒤로하고 저택으로 들어가게 되었다. 역시 리안의 예상대로 넓은 테이블에는 각종 음식과 적색으로 빛나는 붉은 와인이 준비되어 그 영롱한 빛을 흘리고 있었다.


‘마, 맛있겠다.’


고급스러운 집기에 먹음직스러운 음식들이 놓여 있자 입안이 금세 촉촉해 지는 느낌이 들었다. 사냥개를 뒤에 달고 계속 달려 다녔더니 마나를 사용하지 않았던 신체는 음식 앞에서 영양분을 강력하게 요구하였고 마침내 시위까지 하게 되었다.

꼬르륵.


“하하하하. 야! 너무 티나잖아.”


파르도스가 격하게 웃고 미엘도 초대한 보람을 느꼈던지 가볍게 미소를 지어낸다.


“아, 아까 너무 뛰어다닌 바람에..”


부끄러워 뒷머리를 긁적였다.


그렇게 한바탕 웃음꽃이 피어나고 있을 무렵 고급스러운 문이 열리고 아름다운 하녀들이 무언 갈 들고 나타났다. 그렇게 테이블 옆에 은으로 만들어진 그릇을 들고 있었는데 그 모습을 멍하니 보고 있던 리안에게 파르도스가 한마디 건넸다.


“야. 평민. 이런데서 식사하는 것도 영광으로 알아라.”

“아, 네...”


옆에서 자꾸 깐죽거렸지만 어떻게 해야 되는지 모르니 반박하지 않고 그를 따라 할 뿐이었다. 잠시 후 미엘이 먼저 팔을 걷고 그릇을 들고 있는 하녀 앞으로 다가가 손을 그릇 안으로 넣게 되었다.


‘아. 손을 씻는 거였구나.’


그렇게 손을 씻은 미엘은 다른 한명이 준비해온 타월로 물기를 닦자 다들 똑같이 손을 씻고 자리에 않게 되었다. 물론 리안도 같이 손을 씻었다.


“가, 감사합니다.”


누군가 들고 있는 물에 손을 씻는다는 걸 해보지 못했던 리안은 그 행위가 어색한지 하녀에게 감사를 전하고 마지막으로 자리에 앉게 되었다.


“자 마음ᄁᅠᆺ 먹어. 오늘 모두 수고했어.”


미엘이 가장 상석에 앉아 식사를 시작하자 몸가짐이 훌륭해 보인 집사가 다가와 옆에 놓은 유리잔에 와인을 따라 주었고.


또르르륵.


다들 똑같이 와인을 받게 되었다. 부드러운 고기를 썰며 와인을 마시는 매우 퀄리티 높은 귀족의 식사를 리안은 체험하고 있었다. 물론 여기 있는 모든 음식들이 매우 훌륭하였고 걸신이 들린 듯 배에 계속해서 들어가는 체험도 동시에 하고 있었다. 그때. 식사를 한창 하고있는 무렵 이였다.


끼이이.


고풍스러운 문이 열리고.


“아가씨.”


마르슈테스 경이 다가와 미엘에게 소식을 알려왔다. 그 소식은.


“주군께서 오셨습니다.”


그의 주군은 이 나라의 제1 기사 로렌 하비에르, 하이젠의 소드마스터였다.


* * *


끼이이.


잠시 후 문이 열리고 중년이라고 하기 엔 조금은 젊어 보이는 남성이 들어왔다.


“아버지, 어서 오세요.”

“우리 딸, 식사하고 있었구나. 오-너희들도 있었군.”


딱 벌어진 어깨, 장대한 기골, 무수한 전장을 해쳐나온 듯 손등과 얼굴 부위엔 검흔이 새겨져 있었고 여기에 있는 모든 사람들을 압도하는 듯한 아우라가 그의 몸에서 자연스럽게 흘러나와 저절로 허리를 굽히게 만드는 힘이 느껴졌다. 또한 기운은 어떠한가.


“스승님을 뵙습니다!.”


판테라 형제와 에스피노가 동시에 예의를 갖추었다. 그 덕분에 리안도 엉거주춤 일어서며 예의를 갖출 수밖에 없었다.


“음? 못 보던 친구군.”


후작에게 실제로 느껴지는 건 없었다. 그래.


‘느껴지지 않아. 확실히...’


그는 명실상부 하이젠의 소드마스터가 맞았다. 스승님이 그러길 임독과 양맥을 타통하게 되면 환골탈태라는 현상을 겪게 된다고 하셨고 기운은 모두 갈무리되어 외부에서 기운을 느끼기 어렵다고 했었다.


‘물론 수준에 따라 다르기야 하겠지만.’


“자넨 누구인가?”


후작의 물음에 정중히 답하였다.


“예. 저는 리안이라고 합니다. 모험가 평가를 받던 도중 미엘님과 만나게 되어 지금은 한 팀으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리안의 답변이 있었지만 후작은 그저 침묵을 흘릴 뿐이었다. 그러길 잠시 후.


“성이 없는 걸 보니 자네는 평민인가?”

“예. 그렇습니다.”


숨길 것도 없기에 평민이라고 대답하였다. 귀족이라고 사칭할 수는 없으니 말이다.


“우리 미엘이 동료를 제대로 얻었는지 한번 보고 싶군.”


전혀 예상치 못한 후작의 말에 리안은 어찌해야 될지 몰라 미엘을 응시했다. 이럴 땐 어떻게 해야 하냐는 등의 눈빛으로 말이다.


“그의 실력은 확실해요.”

“음. 그래? 하지만 이 애비가 직접 확인해 보고 싶구나. 뭔가 석연치 않는 구석이 있어서 말이야. 그리고 우리 딸이 동료를 제대로 사귀었는지도 확인해보고 싶구나. 아니면 겁도 없이 평민이 내 집에서 밥을 축내고 있는지.”


후작의 시퍼런 안광에 티그리스와 파르도스, 그리고 에스피노도 당황하여 그저 숨죽이고 있었고 미엘도 아버지가 이렇게까지 나서게 되니 더 이상 리안을 감싸줄 수가 없었다. 그저 친분을 쌓고 대화를 하며 궁금증을 푸는 자리로써 그를 초대하고 자리를 마련하였는데 말이다. 그때 전혀 예상치 못한 리안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예. 후작님! 저야말로 영광입니다.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일 순간 침묵이 흐르고.


“좋다! 그 기세가 감히 허세가 아니었으면 좋겠구나. 만약 내가 만족할 만한 실력을 보여주지 못할 경우엔 내 검이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죽기 싫으면 그래야지.”


미엘의 저택에 온 지 불과 30분 만에 일어난 일이었다.


* * *


꽉 채우면 1000명도 수용이 가능한 넓은 연무장, 그곳엔 한명의 중년과 이제 갓 소년티를 벗어던진 청년이 서로를 응시한 체 서 있었다.


꿀걱.


한쪽에서 그들을 바라보고 있는 미엘, 판테라 형제, 에스피노 그리고 마르슈테스와 저택의 집사가 긴장감 어린 눈으로 그곳을 응시하고 있었다. 한편 리안은.


‘전혀 빈틈이 없어. 감히 넘을 수 없는 산.’


리안의 심정이었다. 이때까지 만났던 자들 중에 가장 최고의 상대, 아니 과연 나의 검으로 그의 상대가 될지도 불명확하다. 첫 시작과 동시에 순살 당하지나 않을까. 하지만 느껴지는 기세에 압도당하고 있어서 후작의 실력을 과대평가하고 있을 수도 있다.


“후....”


가볍게 심호흡을 한번 했다. 후작과 나란히 서있는 것 자체로도 이매 패배가 내다보이는 대결은 그저 이기는 것이 아닌 후작의 마음을 흡족하게 하는 것, 그게 바로 관건이었다. 생존을 위한 싸움이나 다름없었으며 정말로 죽이고자하는 마음가짐을 품고 공격해야 된다.


“기세는 훌륭하군. 대부분의 머저리들은 내 앞에서 서있는 것조차 못해서 쪼그라 버리는데 말이야. 우선 배짱은 합격이다. 다음은 어디 그 실력 좀 봐볼까?”


파앙!!!!!


그의 주위로 일순간 막대한 기운이 분출되어 주위를 삽시간에 잠식하였다. 기운이 약한 사람들이라면 그 거압으로 인해 버티지도 못하고 혼절할 정도의 기세.


털석.


역시나 그런 생각이 들기 무섭게 한쪽에서 구경하고 있던 집사가 쓰러지고야 말았다. 그는 평범한 일반인에 불과했으니 말이다.


‘발산되는 기운만으로도 몸이 점점 마비되는 것 같아.’

어쩔 수 없이 패도와 같은 거압에 맞서 숨기고 있던 기운을 개방하여 밀어낼 수밖에 없었다.


“오호! 기운을 숨기고 있었군. 어쩐지 구린 냄새가 나더란 말이지!”

“일부러 숨긴 건 아닙니다.”

“그게 중요하진 않단다. 지금 내가 재미있어지려고 하니 말이야.”


후작이 저돌적으로 밀고 들어왔다. 그의 패악스러운 움직임에 주위의 공기가 비명을 지르고 연무장 바닥에 깔려있던 자갈들이 떨어댔다.


‘온다!’


미엘이 사용하던 하비에르 가의 진정한 검술기가 소드마스터의 손아귀에서 발출되었다. 그가 들고 있던 검에서 무지막지한 기운이 쏟아져 리안을 압박하기 시작한다. 실제로 검이 맞닿게 된 건 아니지만 어찌나 강한 검력이 담겨져 있는지 고중력 자체가 밀어닥치는 듯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아니 이건 착각이 아니다.


‘이건 피, 피해야.’


푸른색의 오러가 리안이 있던 자리를 내리쳤다. 정말 일격에 죽일 심정으로 내리쳤는지 엄청난 거력이 지면에 퍼부어져 주변을 붕괴시키고야 말았다.


쾅!!! 쩌쩌적.


지면은 거미줄처럼 갈리고 어긋난 연무장의 바닥 타일이 비정상적인 모습으로 튀어 올랐다.


‘방금 공격은 큰 기술!! 지금!!!’


스승님이 말씀하시길 힘의 절반 이상은 항상 숨겨두어야 한다고 하셨지만 지금은 전심전력을 다 쏟아내도 모자랄 판이었다. 소드마스터의 진정한 비기라고 할 수 있는 오러 블레이드도 아니고 단순히 오러 만으로 감싸인 검이 지면을 붕괴시켰다는 건 그만큼 후작의 검력이 대단하다는 소리였다.


팅!


“오호! 이걸 피해? 그리고 역습까지 하다니. 생각보다 더 음융한 자식이있군, 그런데 방금 그 움직임은...”


전력을 다할 수밖에 없는 싸움에서 숨기고 자시고 할 필요가 있을까. 혈전보(血展步)를 극성으로 발휘하여 그의 검을 피해내고 큰 진동으로 인해 자세가 불안전해졌다고 느꼈던 후작의 허를 찌르기 위해 검을 내질렀지만 혼자만의 착각이었던지 가볍게 막혀버렸다.


“신속기를 사용할 수 있는가 보군? 그럼 더 재밌어 지겠어!!하하하하하.”


광포한 웃음. 거악같은 존재감. 그는 진정한 대장군의 위험을 가진 사내였다. 모든 걸 쏟아 부어도 모자람이 없는 그런 존재.


그리고.


뚜둑.


가볍게 목을 좌우로 풀어대며 입을 여는 후작.


“신속기를 쓸 수 있다면 이야기가 달라지지. 이제 본격적으로 가겠다.”


로렌 하비에르 후작의 진심어린 눈빛과 그에 공명하는 검이 주위를 더욱 무겁게 짓누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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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 가자! 신대륙으로 (1부 종료) +2 21.12.22 120 0 13쪽
101 재판 21.12.22 32 0 12쪽
100 재판 21.12.21 38 0 12쪽
99 정치 21.12.20 32 0 12쪽
98 정치 21.12.17 43 0 12쪽
97 정치 21.12.16 46 0 12쪽
96 일상 21.12.15 52 0 11쪽
95 일상 21.12.14 44 0 12쪽
94 일상 21.12.13 51 1 13쪽
93 분수령 21.12.10 65 0 13쪽
92 분수령 21.12.09 64 0 12쪽
91 분수령 21.12.08 62 0 12쪽
90 분수령 21.12.07 70 0 12쪽
89 개천에서 난 용 21.12.06 75 0 12쪽
88 개천에서 난 용 21.12.03 79 0 12쪽
» 개천에서 난 용 21.12.02 67 0 12쪽
86 개천에서 난 용 21.12.01 71 0 12쪽
85 개천에서 난 용 21.11.30 80 0 11쪽
84 팀에서 적응하기 21.11.29 75 0 12쪽
83 팀에서 적응하기 21.11.26 76 1 12쪽
82 숙련평가 21.11.25 80 1 12쪽
81 숙련평가 21.11.24 73 1 12쪽
80 숙련평가 21.11.23 76 1 11쪽
79 합류 21.11.23 82 1 12쪽
78 합류 21.11.19 93 1 12쪽
77 기초평가 21.11.18 86 1 12쪽
76 기초평가 21.11.17 83 1 12쪽
75 기초평가 21.11.16 94 1 13쪽
74 기초평가 21.11.15 99 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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