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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농장 님의 서재입니다.

수라의 이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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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농장
작품등록일 :
2021.08.17 21:24
최근연재일 :
2021.12.22 18:00
연재수 :
102 회
조회수 :
24,665
추천수 :
223
글자수 :
549,536

작성
21.12.17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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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정치

안녕하세요! 사과농장 입니다. 최선을 다해 만들었습니다. 재미있게 읽어 주세요




DUMMY

백작은 체면도 차리면서도 자작에게 사례금까지 받게 되자 입이 귀에 걸릴 지경이었지만 최대한 난처한 표정을 지으며 이 일이 그렇게 쉽지만 않은 일이라는 걸 표정으로 강력하게 어필하고 있었다. 그래야 사례금은 더욱 무거워 지니 말이다.


“그런데 말입니다.”

“응?”

“제게 또 다른 생각이 하나 있는데 들어 보시겠습니까?”

“말하게.”


자작은 계획에도 없던 지출을 하게 되었지만 투자라 생각하며 이야기를 꺼내었다. 확실히 마리오체 후작을 귀족파로 끌어들이게 되면 이번의 금전적인 손해나 체면적인 손실을 뛰어넘는 무언가가 떨어질 것이 자명하였다.


“마리오체 후작을 저희 귀족파로 끌어들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입니다.”

“그게 무슨 말인가? 마리오체 후작을?”

“에. 그렇습니다. 잘 생각해 보십시오. 리안이라는 놈은 후작의 사람임이 분명합니다.”

“그야 자네가 이야기 했듯 검투장의 일원이지 않는가? 그러나 이름값 좀 있다고 해서 감히 전하와 맞서겠는가?”

“아까 미처 말씀드리지 못했으나 검은 사신이라는 것을 제외 하더라도 다른 중요한 한 가지가 더 있습니다.”

“무엇인가?”

“후작이 최근 신대륙에 투자를 한다는 소문은 들으셨을 겁니다.”


맞다. 귀족들은 정보에 민감하며 곳 그러한 정보가 재력으로 쌓이고 권력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모든 귀족들은 후작의 행보에 관심을 두고 그가 하는 사업에서 부수적인 부분이라도 차지하기 위해 열을 올리는 것이다. 최근 연회에서는 후작이 신대륙으로 손을 뻗는다는 정보가 돌았다. 물론 알려진 것이라고는 깊이 대륙과 가까운 첫 번째 마을 인근의 소문이다. 후작이 알고 싶은 건 신대륙의 노른자 땅에 위치한 마을들의 정보, 즉 50번대 이상의 마을의 정보이다.


“리안이라는 그 놈이 바로 후작의 에이전트입니다.”

“뭐? 그렇게 중요한 정보를 왜 이제야 이야기를 하는가!”

“아까 말씀드리려 했는데 중간에...”


분명 자작에게 뜯어낼 사례금 때문에 이야기를 급히 마무리 짓느라 무시하였겠지. 허나 자작은 이야기를 계속 이어 나갔다.


“큼, 계속해 보게.”

“네. 말씀드렸다 시피 놈은 후작의 에이전트입니다. 에이전트 구하기가 어디 쉽겠습니까? 그렇지 않아도 라이센스를 발급 받기 위해선 실력검증도 해야 하는데 바늘구멍을 통과할 만큼 그 문도 좁지 않습니까?”

“그런데 나도 하나 짚이는 게 있군.”

“예 어떤...”


‘음. 공작 전하께서 이번에 중점적으로 논의될 일이 신대륙과 라이센스에 관련된다고 하였지.’


“아닐세. 우선 끝까지 들어보도록 하지.”

“예, 그럼.”


그란지노 자작은 백작에게 자신이 생각한 방법을 잘 설명하였다. 분명 일리가 있는 말이다. 우선 귀족을 상하게 했다는 것은 중차대한 일이다. 이번 일이 그냥 조용히 뭍히면 다른 평민들이 앞으로 귀족을 업신여길 것이다. 귀족에게 있어서 그건 곳 반란이나 다름없는 행위나 마찬가지다. 그리고 공작의 입장에서는 자신의 사람이 그런 취급을 당했는데 어떠한 행동도 취하지 않는다면 그의 힘은 약해질 것이다.


왜냐하면 공작이 무서운 이유가 바로 권력이라는 힘이기 때문이다. 권련은 사람에게서 나오는 힘이며 사람을 잃는다는 것은 곳 상인에게 있어서 신용을 잃고 파산하는 것과 다름이 없기 때문이다.


“그렇군 명분은 확실히 우리 쪽에 있지.”

“바로 그겁니다. 그리고 후작은 이번 일을 조용히 끝내려고 하지 않겠습니까? 그럼 우리쪽에서 제시 할 답은 거취를 저희 귀족파로 옮기라는 것입니다.”


그란지노의 이야기를 들으며 백작은 곰곰이 생각에 잠겼다. 이 이야기에 빈틈은 없는지 혹시 내가 놓치고 있는 게 없는지.


“우선 공작 전하에게 말씀은 드리겠네.”

“아! 감사합니다.”


‘되었어!!’


그란지노는 일이 잘 풀렸다는 것에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아무래도 후작에게 부딪힌 것이나 다름없었기에 말이다. 허나 이대로 일만 잘 풀린다면 후작도 같은 편이 되는 것이다. 그럼 자신에게 절대 손을 댈 수가 없었다. 그때 앙갚음을 잘 달래는 것은 자신에게 숙제나 다름 없지만 그 정도는 예상하고 덤빈 것이기 때문에 감내할 수빡에 없는 부분이었다. 그대로 일이 잘 풀리고 생각처럼만 된다면 어쩌면.


‘백작의 측근이 아닌 공작 전하의 측근까지도 노려볼 수가 있겠어.’


의외의 상황에서 의외의 결실을 얻었다.


“그럼 전 이만 돌아가보겠습니다.”

“그래. 나도 이제 곧 나가야 한다네. 잘 살펴 가게나.”

“예.”


깊게 예를 표한 후 문을 나서는 그란지노의 뒷모습을 보는 백작의 시선에 한줄기 빛이 스펴 지나갔다.


‘나도 슬슬 움직여야겠군.’


눈은 테이블에 있는 서신에 머물렀다.


* * *


“에헤헤헤. 꼴 좋구나!”


적당한 규모의 방에는 구금된 리안과 그를 보며 즐거워 하는 모리간이 있었다. 모리간은 감히 귀족을 상하게 했는데 당장 조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면 앞으로 아랫것들이 자신을 어찌 대할지 생각만 해도 짜증이 솟구쳤다. 그런데 아버지께서 바로 잡아들이셨고 지금 그를 보며 즐거움과 함께 기세가 오르는 것이 느껴졌다. 잃었던 자존감이 살아나는 기분이랄까.


‘그래. 우리 아버지 위에는 공작전하가 계셔. 하하하, 왜 그걸 생각 못했지?’


녀석이 진지하게 후작을 들먹였을 땐 무언가 일이 잘못되었음을 느꼈다. 그 이후 녀석에게 맞고 기절했는데 다행히 일이 잘 풀린 모양이다. 아버지에게 혹여나 꾸중을 듣지는 않을까 노심초사 한 것도 있었다.


‘제길 이 새끼 때문에 내 꼴이 이게 뭐야.’


아카데미에 공부하라고 보내놨더니 깡패 놈들과 어울렸다고 한소리 들었던 적도 있었지만 평소 영지에서 영주로 계시는 아버지와 만나는 날이 이렇게 특별한 논의나 행사 기간이 아니고서야 만나기 어려웠기 때문에 그때그때마다 잘 넘겨왔었다. 그런데 이제는 정말 자숙해야 될 지도 모르겠다. 깡패 새끼들도 모두 정리하고 말이다.


‘그나저나 잘 되고 있겠지?’


집사에게 물어보니 라시온 백작을 만나기 위해 출타하였다고 한다. 이제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보나마나 사형이지 않을까?


“어떠냐? 지금이라도 내 발을 핥고 용서를 구한다면 팔 하나쯤에서 끝내줄 수도 있다만? 아! 그 전에 니 옆에 있던 그 계집도 내게 넘기고 말이다. 하하하하.”


자신이 생각해봐도 정말 후하게 감면해 준 것이 아닐까? 느끼며 모리간은 계속해서 리안을 놀려댔다. 아무리 날고 기어도 이 녀석 따위를 위해 후작이 나서줄 것이라 생각되지 않기 때문이었다.


“왜 말이 없어?!! 내 말을 무시하는 것이냐!!”

“저기...”

“그래 대답해봐라.”


녀석의 선택지 따위는 없다. 발을 핥고 팔 하나 내놓는 것이 목숨을 보존하는 유일한 길이기 때문이다. 그 계집도 생긴 것이 반반하던 것 같던데 겸사겸사 취하면 더 좋고 말이다.


“어서 대답해 보래도!”


하지만 놈은 모를 것이다. 희망을 보여주면 분명 그 끝을 향해 달려 나가게 되고 도착했더니 절망이 펼쳐졌을 때 말이다. 어디 감히 귀족에게 망발을 짓거리고 폭력까지 행사한 놈을 살려둘까보냐. 다른 놈들에게 내 체면이 구겨지는 행위이다. 하지만 지금은 구워 삶아야 제 맛이지. 자 어서 희망을 향해 나가 보아라.


“좀, 조용히 해주실래요? 아니 그냥 좀 나가세요.”

“그래 그래! 용서, 뭐라고!!??”

“나가라고요.”

“이, 이익!! 내 그렇게 살 길을 알려 주었는데!!”


이젠 무시까지 해버리는 놈을 보며 당장이라도 저 목을 썰어버리고 싶은 욕구가 치솟았지만 옆에 있는 기사들이 그러질 못하게 저지한다.


“도련님, 아직 주군께서 돌아오시지 않으셨습니다. 그때 처분해도 늦지 않습니다. 고정하십시오.”

“크, 크윽. 내가 직접 저 놈을 죽일 것이야.”




더는 분에 못 이긴 모르간은 어서 아버지가 돌아오기만을 바라며 방을 나섰다. 영지였다면 지하실에 있는 감옥에 처박아 두겠지만 가끔 왕도에 일을 보기위해 올라오는 백작이 구매한 저택이었기 때문에 구금시설이 없었다. 그래도 밖에선 기사들이 감시하고 있으니 녀석이 별다른 행동을 취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녀석이 정말 도주한다면 재판까지 갈 것도 없이 혹은 마리오체 후작이 뒤를 봐주는 것도 상관없이 현장에서 즉참하여도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녀석은 후작을 믿는지 조용히 방에 있었다.


* * *


젊었을 때는 귀공자라고 불릴 만큼 뛰어난 외모를 가졌을 법한 중년의 남성이 여섯 명의 귀족들과 함께하고 있었다. 사람의 내면을 파헤치는 듯 한 눈빛, 시종일관 차가운 표정, 그곳에서 파생되는 압도적인 카리스마와 중저음의 목소리까지 이 나라의 권력을 암중에서 뒤흔드는 존재.


마르커스 슈라이어 공작, 일명 철혈공.


세간에서는 그렇게 불리는 사내였다. 그가 앉은 의자로부터 주위엔 여섯 사람이 있었다. 그 중엔 방금 막 도착한 라시온 백작 또한 있었다. 그리고 그가 가져온 소식에 지금 한창 논의가 계속되고 있었다.


“전하, 이번 일은 언뜻 보면 애들 싸움에 지나지 않으나 그 파급력은 상당한 일임이 분명하옵니다.”

“맞습니다. 첫째로 평민이 귀족을 상하게 했다는 것은 현장에서 즉참을 하여도 과하지 않는 일, 둘째로는 감히 평민이 뒤에 배경을 믿고 행동했다는 점, 그리고 세 번째로는 중립이라고 알려진 마리오체 후작이 직접 이일을 가지고 라시온 백작에게 서신을 보냈다는 점이옵니다.”

“뿐만 아니라 이 일은 전하를 필두로 한 우리 귀족파를 업신여기는 문제로도 직결되는 바입니다.”


이번 신대륙과 라이센스에 관련된 논의를 위해 왕도로 모여 들었던 자신의 사람들이 이번일을 가지고 한 목소리를 내고 있었다. 분명 자신이 생각해도 괘씸하다. 허나 귀이 건들 수 없는 존재가 있으니 여간 귀찮은 게 아니다.


‘마리오체.’


재력을 가진 그의 파급력은 하이젠을 뒤흔들만큼 대단하다. 당장에 그를 따르는 상인연합회가 각 분야에서 독점 아닌 독점을 하고 있고 나라의 경제 근간을 휘두른다고 해도 거짓이 아니었다. 그리고 그의 타국과의 인맥 또한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 있었다.


“허나 나를 무시한 것이 되겠지.”

“어찌 그런...”

“아니옵니다.l 전하 저희가 전하를 잘 보필하지 못한 죄가 더 크옵니다.”


자신의 넋두리에 크게 반응하는 귀족들을 보며 내심 만족스러운 기분이 들었다. 그런데 이게 당연한 반응이어야 했다. 이렇게 되는 것이 맞다. 감히 마리오체가 재력이 뛰어나다고 하나 실질적인 권력 앞에선 제제당하기 십상이다. 돈은 돌고 돌아야 하며 수요와 공급이 있어야 한다. 즉 물건을 사는 것과 파는 것을 떠나 재작하려는 농부나 어부 그 외에 각종 기술자 등등의 생산자가 필요하다는 것, 허나 이러한 사람들을 가지고 있는게 바로 귀족들이다. 각 영지에서 생산하는 물건이나 재료들을 막는다면? 자신을 따르는 귀족파가 국왕파의 세력과 비등하니 그 말은 즉 마리오체의 힘이 절반으로 줄어든다는 것과 다름없다.


‘녀석이 중립을 표방하는 건 바로 그 때문,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면 그만큼 절반을 잃기 때문이지.’


또한 그들도 사람인지라 오래 버틸 수는 없다. 그 막대한 손실을 감당하고서라도 감히 각종 세금법과 같은 것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까.


‘그렇다고 단순 애들 싸움에 나라를 뒤흔들 수도 없고 말이야.’


조금 더 고민을 해 봐야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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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 가자! 신대륙으로 (1부 종료) +2 21.12.22 120 0 13쪽
101 재판 21.12.22 32 0 12쪽
100 재판 21.12.21 38 0 12쪽
99 정치 21.12.20 32 0 12쪽
» 정치 21.12.17 44 0 12쪽
97 정치 21.12.16 46 0 12쪽
96 일상 21.12.15 52 0 11쪽
95 일상 21.12.14 44 0 12쪽
94 일상 21.12.13 51 1 13쪽
93 분수령 21.12.10 65 0 13쪽
92 분수령 21.12.09 64 0 12쪽
91 분수령 21.12.08 62 0 12쪽
90 분수령 21.12.07 70 0 12쪽
89 개천에서 난 용 21.12.06 75 0 12쪽
88 개천에서 난 용 21.12.03 79 0 12쪽
87 개천에서 난 용 21.12.02 67 0 12쪽
86 개천에서 난 용 21.12.01 71 0 12쪽
85 개천에서 난 용 21.11.30 80 0 11쪽
84 팀에서 적응하기 21.11.29 75 0 12쪽
83 팀에서 적응하기 21.11.26 76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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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 숙련평가 21.11.24 73 1 12쪽
80 숙련평가 21.11.23 76 1 11쪽
79 합류 21.11.23 82 1 12쪽
78 합류 21.11.19 93 1 12쪽
77 기초평가 21.11.18 86 1 12쪽
76 기초평가 21.11.17 83 1 12쪽
75 기초평가 21.11.16 94 1 13쪽
74 기초평가 21.11.15 99 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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