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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농장 님의 서재입니다.

수라의 이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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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농장
작품등록일 :
2021.08.17 21:24
최근연재일 :
2021.12.22 18:00
연재수 :
10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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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3
글자수 :
549,536

작성
21.11.30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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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개천에서 난 용

안녕하세요! 사과농장 입니다. 최선을 다해 만들었습니다. 재미있게 읽어 주세요




DUMMY

미엘은 체력을 아끼기 위해 적당한 속도로 순보하고 있었다. 아직 출발 지점으로부터 거리를 많이 벌리진 않았는데 이는 특정한 조건을 만들기 위해서였다.


‘흔적을 지우는 방법 중 가장 효과적인 것은.’


흔적위에 흔적을 덧씌우는 방법이 되겠다. 마침 숨을 고르고 있을 때, 예상대로 누군가가 다가오는 소리가 들려 옆으로 숨게 되었다. 아직 출발 지점으로부터 많이 벗어나지 않았기에 아직 주위엔 사람들이 더욱 있을 것이다.


‘다행히 남자, 중위권에 있던 사람인가?’


그녀의 의도대로 추적한 것이 아닌 듯 곧장 지나가려고 한다. 그때 목패의 존재가 생각나 거리를 벌리기 위해 조금 더 안쪽으로 들어가게 되었다. 목패의 탐지 반경인 5m 이내만 들어가지 않으면 되었으니 말이다.


‘우선 내 흔적을 섞어야지.’


자신의 존재를 눈치체지 못한 남성을 목패의 탐지반경보다 더욱 뒤에서 따라 붙었다. 그의 흔적에 자신의 흑적 또한 겹치게 하기 위해 그의 발자국에 맞춰 그 위를 똑같이 달려 나아갔는데 다행히 그는 모르고 있는 것 같았다. 이대로만 계속 가면 된다.


‘나보단 몸무게가 많이 나가니 다져진 흙 위에 내 흔적을 얹어도 되겠어.’


그는 남성이었고 자신은 여성이다. 당연히 무게는 저쪽이 더 나갔고 그의 발자국 위를 똑같이 딛게 되면 그의 무게로 눌렀던 다져진 흙 위엔 자신의 흔적이 남지 않게 된다. 물론 여기서 중요한 점은 아직 출발 지점에서부터 얼마 벗어나지 않았기 때문에 냄새를 중첩 시킬 수 있는 효과도 볼 수 있었다.


‘발바닥은 평평하게.’


여기서 중요한 점은 발자국 위를 딛고 나아갈 때 발바닥의 전체적인 부분을 이용해서 딛어야 한다는 점이다. 까치발을 들게 되면 그만큼 하중이 모이기 때문에 그의 발자국 안쪽에 더욱 깊은 흔적이 남게 된다. 그래서 뒤를 돌아보았다.


‘됐어. 이 정도면.’


앞서가는 남성의 발자국 안쪽엔 다행히 자신의 발자국이 남지 않았다. 약간 신발의 밑창 무늬가 약간 헝클어진 점이 눈에 띄지만 흙이라는 것이 시간이 조금만 지나면 공기가 들어가게 되고 흙의 입자와 입자사이에 공극이 존재하는데 그곳이 부풀려지게 되어 약간은 희미하게 변하게 된다.


‘시간이 지나면 저것도 해결이 되겠지.’


미엘이 또 한가지 눈에 보이는 건 발자국을 딛게 되면 지면이 파이기 때문에 흙의 색깔이 다르게 된다. 발자국은 조금 더 촉촉한 검은 빛이 되고 주변의 흙은 햇볕으로 인해 건조한 느낌의 색을 보여준다. 하지만 이건 모두 시간이 지나게 되면 해결될 일이었다. 발자국 때문에 생긴 수분은 잠시 후 날아가기 때문이다.


‘탐지견은 초반부이기 때문에 괜찮을 거야.’


중간 지점에서 갑자기 냄새가 섞이게 되면 분명 탐지견은 혼동을 하게 될 것이고, 조련을 한 레인저는 분명 의문을 가지고 정밀수색을 할 것이 분명했기에 초반부터 섞인 냄새를 탐지견에게 맡게 해야만 했다. 그렇게 발자국을 따라 달리는 건 미엘에겐 매우 쉬운 일이었다.


‘그런데 걔는 잘 하고 있으려나, 이런 기술은 누군가가 알려주지 않으면 모를텐데.’


미엘은 아카데미의 기사학부 학생으로서 기초적인 추적술과 도피술을 배우게 되는데 방금 전 도피술은 아카데미에서 배운 제반지식과 가문에서 배운 기술을 응용하여 만든 도피술이었다. 하지만 리안이 과연 이런 기술을 배웠을지 의문이었다.


‘그의 강함도 이상하긴 하지.’


리안은 분명 숨기고 있는 것이 많다고 느껴졌다. 왜냐하면 도저히 평민의 신분으로 이정도까지의 강함을 가질 수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미엘에게 있어서 강함을 얻기 위해선 권력 즉 신분이 어느 정도 높아야 한다는 것, 아무리 그가 천재적인 재능을 가지고 있어도 말이다. 분명 그는 의심스러운 부분이 한두 군데가 아니었다.


‘마리오체 후작의 지원을 받는 다는 것 자체도 이상해.’


검으로는 하비에르 후작가를 최고로 치지만 재력으로는 마리오체 후작가를 최고로 치는게 현 시대의 평가다. 추구하는 이상이 다르기에 직접적으로 부딪치는 부분은 없지만 아버님에게도 여러 번 들어서 알 수 있었다.


‘분명 위험한 사람이라고 했었지.’


미엘이 그러한 의심을 가지고 있는 건 이유가 있었다. 가문의 전대 집사장이 남긴 회고록을 현재의 집사장이 발견하였고 그게 또 미엘의 손에 넘어왔기 때문에 과거에 있었던 일들을 단편적으로 알게 되었다.


‘마리오체 후작...’


회고록에 남겨진 기록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왕자 도피사건.’


현재야 재력으로 강력한 세력을 구축하고 있다지만 마리오체 후작의 가문은 과거 백작으로 강등 되었을 만큼 큰 사건에 연류 되었던 적도 있었다.


지금의 왕족인 하이젠 가문의 초대 국왕, 마커스 하이젠 후작이 혁명을 일으켰을 때 마리오체 후작가에서 패망한 왕국의 왕자를 피난시켰다는 혐의를 받았기 때문이었다.


‘기록에는 초대 국왕의 힘을 조금이라도 억제 하고자 귀족들이 술수를 부렸다고 적혀있었지만...’


당시 하이젠 후작가와 마리오체 후작가의 사이가 매우 좋았고 이런 점을 우려스러워 했던 귀족들은 초대 국왕의 힘을 억제하고자 마리오체 후작가를 처냈다고 되어 있었다. 어디까지나 집사의 의견이 적혀 있었기에 정확하지는 않았지만 아랫사람들 사이에서도 분명 정보가 새어 나왔을 것이고 당시의 집사였던 회고록의 주인은 이렇게 기록하였으니 말이다.


당시 국왕이 된 하이젠 후작은 친구의 배신을 가슴 아프게 생각했다. 하지만 마리오체 후작은 결코 그런 일은 없다며 결백을 주장하였지만 귀족들의 성화에 못 이겼고 정국을 안정케 하고자 그를 내칠 수밖에 없는 선택을 하고 만 것이다. 그렇게 후작가는 백작가로 떨어졌고 권력의 중심에서 벗어나게 되었다. 그래도 옛 정이 있어 그를 보호하고자 가문의 멸문과 사형을 막아낸 것으로 대신하였다.


하지만 마리오체 후작은 어떻게 생각했을까. 자신을 믿지 못했던 친구인 하이젠 후작을 미워하지 않았을까? 또한 그의 배신에 칼을 갈고 당시에도 재력이 훌륭했던 후작가는 자금을 풀어 수소문 끝에 왕자를 찾아내었고 그의 후손을 지금까지 돌보고 있었지 않았을까.


‘리안은 마리오체 후작가에서 데리고 있던 전 왕실의 혈족일 수도 있어.’


가설일 뿐이지만 이렇게 되면 어느 정도 맞아 떨어진다. 그의 귀족에게 굴하지 않는 대범함과 강함, 그리고 신대륙의 기술인 신속기를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설명이 된다.


‘에스피노에게 말해 두었으니 궁금증은 곳 풀리겠지.’


그렇게 리안에 대해 고민을 가지고 발자국을 따라 걷고 있을 때 앞서가던 녀석이 멈추었다.


샤그락.


조심히 풀을 손등으로 거두며 앞을 바라봤다.


‘앞에 누가 있는 건가?’


그도 자신과 똑같이 앞을 보고 있었다. 행동이 조심스러운 것을 보니 그의 앞에도 누군가가 있다는 것쯤은 알 수 있었다. 그때.


“제기랄.”


그의 입에서 거친 음성이 튀어 나왔다.


“하필이면 이때 몬스터가.”


집중해서 들으니 몬스터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곳은 충분히 몬스터들이 있을 법한 산이다. 그렇기 때문에 어디에서 몬스터가 나타나도 하등 이상할 이유가 없었다. 물론 이 지역의 명물인 프루토 베어도 조심해야 할 맹수다.


‘여기까지 왔으니 그래도 괜찮겠지. 이제 나무를 하나 골라서 올라가야겠어.’


그의 쓰임새가 다 되었기에 옆에 있는 나무에 매달려 올라갔다. 하지만 저 녀석은 운이 좋지 못했나 보다.


“쿠르르륵. 인간 냄새다!!”

“저기다!!”


오크가 그를 발견하고 만 것이다. 분명 이곳에 있는 몬스터들은 약한 종들이었다. 지금 앞에 있는 오크도 가장 약한 녹색 숲 오크로 그가 충분히 상대할 수 있는 몬스터들이지만 문제는.


마나 구속 장치


지금은 마나를 봉인당한 상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2마리의 오크를 상대로 우의에 섰다. 분명 하위권에 있던 사람이지만 모험가 시험을 치루고 있는 만큼 그도 충분히 실력자의 부류에 속했으며 여기까지 합격을 해왔을 만큼 충분히 강했기 때문이었다.


- 크르륵.


엉기설기 만들어진 조잡한 오크의 창을 피해내며 그가 가지고 있던 검으로 하나 씩 상처를 입혀 나갔다. 마나를 신체에 두르고 싸웠다면 분명 한방에 동강 낼 위력이지만 그러지 못했기에 오크의 가죽을 조금 깊게 베어 내는데 그쳤다.


챙챙!! 빠각!


조잡한 나무창을 검으로 부수고 안쪽으로 깊이 들어간 그가 명치를 향해 검을 내지르자.


꾸에에엑.


단말마의 비명을 지른 오크가 녹색 혈흔을 뿌리며 앞으로 고꾸라졌고 그 옆에 있던 다른 오크가 공격하자 회전하며 피해 낸 그가 허벅지를 쓸어내고 물러섰다. 미엘이 보기에도 제법 기본은 잘 잡혀 있는 솜씨였다. 하지만.


왈왈왈!!!


꾸에에에에!!


어디선가 나타난 성난 사냥개 두 마리가 오크의 팔과 다리를 물고 매달렸고 잠시 후 쇄도한 화살이 오크의 목을 꿰뚫었다.


털석.


으르르릉!!


개들은 아직도 분이 안 풀렸는지 죽은 오크의 살을 찢으려 머리를 강하게 흔들어댔다. 그러자 옆에서 다가온 레인저가 휘파람을 불며 개들을 진정시켰다.


“워워!! 막시, 메튜!! 그만!! 돌아와!!”


잘 훈련된 사냥개들은 주인의 부름에 쏜살같이 달려갔다.


그 옆에서 멀뚱히 서있던 남자는 그 자리에서 도망가려고 했지만 이미 레인저가 지근거리 까지 다가오자 주머니 안쪽에 있던 목패에서 작은 진동이 일어났다. 그게 어떤 의미인지 대충이나마 느낀 남자는 하는 수 없이 손을 들어 항복의 의사를 표했다. 어쩔 수 없었다. 이들을 포위망을 뚫고 벗어 날 수 없음을 직감하였고 더군다나 목패는 탈락처리가 되어 있을 게 분명하였으니 말이다.


“아쉽게 되었네요. 이대로 출발했던 곳까지 돌아가시면 되겠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네....”


주섬주섬


주머니에서 목패를 꺼내어 확인해보니 역시나 목패는 탈락을 의미하는 붉은 색으로 표시되어 있었다.


“에휴...”


힘없이 오던 길을 되돌아 가게 되었다. 그 장면을 멀리서 지켜보던 미엘은 나무에서도 낙엽이 많은 가지에 몸을 더욱 밀어 넣어 숨게 되었다.


‘아렇게 빨리 찾아 내다니.’


에스피노의 가문을 다시 보게 되었다. 나중에 그를 조금 더 귀히 여겨야겠다.


* * *


그 시각, 리안은.


후다다다다다!!


“와!!!씨!!”


미엘의 예상대로 전문적으로 도피술을 배우지 않은 리안은 개들에게 쫓기고 있었다. 다행히 마나가 없어도 혹독한 수련으로 인해 체력이 월등히 뛰어난 리안은 개들의 추격을 뿌리치며 달리고 있었다. 그런 그를 레인저들이 죽을 힘을 다해

따라 달렸다.


“왜 안 통하는 거야!!”


아무리 좋은 방법과 기술을 배우면 뭣 하겠는가. 실전에서 써본 적이 없는데.


“그만 쫓아와!!”


왈왈왈!!


인생은 역시 실전이었다. 그리고 그 모습을 누군가 멀리서 바라보고 있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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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 가자! 신대륙으로 (1부 종료) +2 21.12.22 120 0 13쪽
101 재판 21.12.22 32 0 12쪽
100 재판 21.12.21 38 0 12쪽
99 정치 21.12.20 32 0 12쪽
98 정치 21.12.17 43 0 12쪽
97 정치 21.12.16 46 0 12쪽
96 일상 21.12.15 52 0 11쪽
95 일상 21.12.14 44 0 12쪽
94 일상 21.12.13 51 1 13쪽
93 분수령 21.12.10 65 0 13쪽
92 분수령 21.12.09 64 0 12쪽
91 분수령 21.12.08 62 0 12쪽
90 분수령 21.12.07 69 0 12쪽
89 개천에서 난 용 21.12.06 75 0 12쪽
88 개천에서 난 용 21.12.03 79 0 12쪽
87 개천에서 난 용 21.12.02 66 0 12쪽
86 개천에서 난 용 21.12.01 71 0 12쪽
» 개천에서 난 용 21.11.30 80 0 11쪽
84 팀에서 적응하기 21.11.29 75 0 12쪽
83 팀에서 적응하기 21.11.26 76 1 12쪽
82 숙련평가 21.11.25 80 1 12쪽
81 숙련평가 21.11.24 73 1 12쪽
80 숙련평가 21.11.23 76 1 11쪽
79 합류 21.11.23 82 1 12쪽
78 합류 21.11.19 93 1 12쪽
77 기초평가 21.11.18 86 1 12쪽
76 기초평가 21.11.17 83 1 12쪽
75 기초평가 21.11.16 94 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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