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사과농장 님의 서재입니다.

수라의 이름으로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사과농장
작품등록일 :
2021.08.17 21:24
최근연재일 :
2021.12.22 18:00
연재수 :
102 회
조회수 :
24,663
추천수 :
223
글자수 :
549,536

작성
21.12.07 18:00
조회
69
추천
0
글자
12쪽

분수령

안녕하세요! 사과농장 입니다. 최선을 다해 만들었습니다. 재미있게 읽어 주세요




DUMMY

분명 페트라의 실력이라면 끝까지 올라 올 것이다. 그때 그를 제압하거나 항복을 받아내면 된다. 분명 그의 자존심이 커다란 흉터를 새기게 될 것이지만 이때까지 괴롭힘 아닌 괴롭힘이라고 해야 할지. 짜증나는 짓들을 해왔기에 이번 기회를 통해 알려 줄 심산이었다.


그렇게 머릿속에서 셈을 하고 있을 때.


“야. 가자.”

“네.”


다음으로 미엘 팀이 뽑을 차례였다.


‘과연, 몇 번을 뽑았을 까. 두근두근 거리네.’


-13번.


내가 뽑은 숫자는 13번, 음. 무난한 숫자였다.


“몇 번이야?”

“전 13번이요.”

“그러냐? 난 5번.”

“아하하하. 이거 숫자를 서로 알려 주어도 상관없는 거겠죠?”

“그런 설명도 안했잖아? 그러니 상관없겠지. 팀끼리 서로 지목만 안하면 된다는 거잖아. 이때까지 항상 평가에는 빈틈이라는 게 있었어. 그것도 매우 당연하다는 듯이 말이야.”

“이야...역시 대단하시네요. 파르도스님.”

“그렇지? 내가 지금 생각해 보니 좀 이상하더라고, 그래서 딱 느꼈지. 아! 이거 또 빈틈이 있겠구나, 하고 말이야. 하하하하하.”

“역시 대단하십니다.”


리안의 아부에 파르도스의 기분이 한 껏 좋아졌다.


‘그걸 지금 느낀 건가?’


그렇다. 파르도스의 말대로 살인을 금한다고 하면서도 별다른 확인이나 감시 같은 활동은 하지 않았다. 너무나 허술하게도 평가를 운영하였고 그런 빈틈을 찾아 살인을 하는 건 아주 쉬운 일이었다. 물론 상대방보다 월등한 실력은 있어야 하겠지만 말이다.


‘평가는 대부분 쉬웠지. 단지 경쟁하게 만드는 부분이 있어서 서로가 서로에게 장애물이 된 것일 뿐.’


약자들을 일찌감치 배제시키는 걸 종용하는 느낌이 매순간마다 들었다. 이번도 마찬가지, 숫자를 알려주면 안 된다는 말도 없었다. 그러면 같은 팀끼리는 서로 숫자를 공유할 수 있게 된다는 말이 된다. 그렇게 되면 선두권인 세피온 팀과 미엘 팀은 큰 이변이 없는 한 합격을 하게 된다는 소리다. 바로 여기서 순위가 나뉘게 된다. 1위부터 10위 까지가.


“역시! 파르도스님 그저 싸움밖에 모르는 줄 알았는데 의외로 생각이 깊으시네요.”

“너 나 조롱하냐? 앙? 이 자식아.”


리안의 조롱을 뒤늦게 눈치 챈 파르도스, 하지만 그 옆에서 대화를 듣고 있던 티그리스의 조용한 독백에 파르도스는 울상이 되고 말았다.


“내 동생이지만 가끔 놀랍도록 둔하군.”


확인사살이었다.


[자 그럼 숫자 1번을 뽑으신 분에게 먼저 선택할 영광을 드리겠습니다. 나오세요.]


추첨은 종료되었고 이제 대결만 남아있는 상황, 모두 이 평가가 끝나면 누가 남게 되고 누가 돌아갈 것인지 예상하고 있는 눈치들이다. 하지만 일말의 기대를 가지고 있는 몇 명도 보인다. 물론 난 아니다. 이제 평민이라고 해서 날 하찮게 보는 이들은 없어졌다. 대신 잘 알려지지 않은 에스피노나, 세피온 팀의 토테미즘 가면 녀석, 그리고 변수는 역시.


“뭐야. 페트라가 1번 뽑았네?”


페트라는 앞으로 나섰다. 그가 쇠구슬을 다시 반납하고선 숫자를 지목하였다. 물론 나를 지긋이 응시한 후에 말이다.


“14번.”


그가 호명한 사람은 14번, 간발의 차이로 나와의 대결은 무산되었다.


‘초반부터 강하게 나가면 안되겠지.’


이런 대결은 어렸을 적 마을 아이들과 대장자리를 두고 겨루었을 때 많이 했던 방식이다. 물론 그때와 지금은 확연히 다르겠지만 다른 이들이 보는 앞에서 싸운다는 것은 큰 용기를 가져야만 한다. 또한 검투경기도 도움이 된 부분이 컸다.


[14번 맞으시네요. 그럼 설명했다시피 절대 살인은 금지입니다. 제압 혹은 상대가 항복할 때까지만 대결을 하겠습니다. 두 분 아셨죠?]


중위권에 머물고 있던 마법사 드윌레 마르안, 연보라색의 단발과 흰 피부를 가진 그녀가 페트라의 첫 상대였다.



* * *


전국의 마법사들은 왕실과는 다른 독자적인 세력을 구축하여 그들만의 왕국인 마탑을 세워 살아갔고 왕실도 그들의 전력이 힘이 되기에 그들의 존재를 인정하며 함께 살아가고 있었다.


모든 나라가 그러듯 자국에 마탑이 있으면 큰 힘이 되기에 마탑이 없는 나라는 오히려 엄청난 제안까지 하며 데려오기 위해 안간힘을 쓸 정도였다. 그 정도로 한 나라에 마탑의 존재여부는 매우 특별하였다.


어울리지 않게도 작은 왕국일 뿐인 하이젠이 마탑을 보유하고 있는 이유는 과거엔 주변국에 영향을 끼칠 정도로 막강한 힘을 보유한 나라였기 때문이었고 현재의 마탑은 그 시절에 지어졌기 때문에 존재할 뿐이었다. 오래전부터 있었던 하이젠의 마탑은 대륙에서 적탑이라는 이름으로 불릴 정도로 호전적인 마법사들의 집단, 화염계 마법과 같은 공격에 치중된 마법으로 유명한 칼리포스 학파가 있는 곳이었다.


드윌레 미르안, 그녀는 별로 유명하지 않는 자작가의 딸로 태어나 어렸을 적 집안에 손님으로 찾아온 마법사의 눈에 띄어 마나의 길을 걷게 된 경우였다. 그녀는 마법사의 가장 중요한 재능이라고 할 수 있는 마나 감응력을 가지고 태어나 적탑에서도 제법 유망주에 들만큼 잘 나가고 있었다. 그런 그녀는 현재 스승의 권유로 모험가 자격을 취득하기 위해 시험에 참가하였고 끝끝내 마지막 시험까지 올라서게 되었다. 하지만 그녀의 운은 여기서 끝이었을까.


“어이, 자세 잡으라고.”


난폭한 기세를 끌어 올리는 페트라를 바라보고 있자니 다리가 후들거려 큰 지팡이로 몸을 의지할 수밖에 없었다.


‘내가 이, 이길 수 있을까.’


칼리포스 학파의 마법사는 분명 거친 자들이 많았다. 검사에 뒤지지 않을 정도이니 말이다. 지식의 탐구를 목표로 하는 그들이 또 하나에 열광하는 것은 바로 화염으로 이루어진 폭발, 대부분의 웨 메이지라는 전쟁마법사들이 칼리포스 학파출신일 만큼 전쟁터를 좋아하였다.


이러한 성향을 이용하여 연구비를 충당하기 위해 탑에서는 제자들을 다른 나라의 마법병단으로 파견하였고 지원비를 받음으로써 막대한 부를 축적하였다. 하지만 마법사에게도 개인적인 성향은 있었고 바로 드윌레 같은 경우가 재능은 뛰어났으나 심성이 유한 편이었다.


“나 먼저 간다?”


그래도 페트라가 자기 나름대로 배려를 해 주었다. 일일이 자세를 잡으라는 둥, 공격 한다는 둥 알려주고 있으니 말이다. 그만큼 어수룩한 드윌레는 페트라에게 있어서 그저 얕보이는 존재였다.


치지지직.


당황하고 있는 드윌레를 향해 전류를 일으키며 앞으로 쏘아져 나아가는 페트라, 드윌레는 황급히 지팡이를 겨누고 마법을 시전하였다. 그의 검술기 대부분이 전류를 일으키는 효과를 보이는 만큼 속도에 치중한 접근전이라는 것은 예전부터 알고 있었다. 그것은 바로 주문을 외울 시간적 여유가 없다는 것. 상성이 좋지 못했다.


2서클 가동[double Circle Operation]

화염마법[Flame magic]

파이어 실드[Fire shield]


1서클인 매직실드보단 속성력을 부여한 2서클의 파이어 실드를 선택하였다. 자고로 화염과 전류는 서로 공격적인 양상을 띄지만 속성력에 있어서도 서로 간섭받지 않는다.


하지만.


“느리다고.”


크라데이번 검술기(劍術氣)

섬전


신속기는 아니나 비슷한 효과를 부여하는 단발성 이동기, 섬전이 발현하여 전류를 뿌린 채 접근하였다. 지그재그로 꺾이며 허공에 투영한 파이어 실드를 피해내고 그 뒤에 있을 드윌레를 직접 치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그녀 또한 적탑에서 유망주로 선택받은 자, 비록 이번에 응시한 자들이 너무나 뛰어난 사람들이 많아 그녀가 빛나지 못했을 뿐, 그녀도 자격이 충분하였다.


3서클 가동[Treble Circle Operation]

특수마법[Special magic]

블링크[Blink]


마법사들의 필수 마법인 블링크[Blink]가 발현되었다. 블링크는 마법사에게 있어서 검사들에게 대항할 수단이며, 검사들에게 있어서 가장 까다로운 기술이기도 하였다. 마나가 있는 한 마법사들은 근거리에서 자유롭게 공간을 이동할 수 있었고 원거리에서 마법을 쏟아 붙는 것이 가능해지기 때문이었다.


‘이렇게 피하기만 하면 안돼.’


역시나 빠른 속도전을 위주로 공격해 오는 페트라에게 있어서 드윌레는 별다른 대응을 하지 못한 채 수세에 몰리고 말았다. 너무나 빠른 접근에 공격마법을 한 차례 이상 날리지도 못하고 블링크를 사용할 수밖에 없었다.


2서클 가동[double Circle Operation]

화염마법[Flame magic]

파이어 에로우[Fire arrow]


‘헛.’


파지직.


블링크[Blink]


계속 이런 식이었다. 3발의 불화살을 피하거나 쳐내버리는 페트라에게 드윌레는 교과서 적인 움직임만을 보여줄 수밖에 없었다. 페트라는 섬전을 계속 사용하며 끈질기게 접근하였고 드윌레는 블링크로 이동하며 간간히 공격마법을 사용할 뿐.


‘조금 더 확실한 공격이 필요해.’


4서클인 그녀는 4서클의 마법을 무영창으로 할 수 없었다. 그러기 때문에 무영창이 가능한 3서클의 마법으로만 상대해야 했다. 파괴력을 강하나 느리다는 단점이 있는 것이 마법사다. 그럼 발이 빠른 검사를 느리게 만들 수밖에 없었다.


‘이 방법밖엔 없어.’


현재 보유 마나는 얼마 남지 않았다. 블링크는 마나를 많이 잡아먹기에 시간만 끌어서는 분명 필패였다.


‘그래! 해보는 거야.’


그녀는 지팡이를 굳세게 잡았다.


한편 페트라는 다시 한쪽에 나타난 드윌레를 향해 빠르게 접근하였다. 그는 역시나 섬전을 유지한 체 직선으로 달렸지만 그녀가 공격마법을 뿌리면 타이밍에 맞춰 바로 방향을 틀 기세였다.


파이어 에로우[Fire arrow]


역시나 3발의 화살이 날아왔다. 하지만 이번엔 머리를 쓴 모양인지 동시에 날아온 것이 아니라 한발 한발 시간차를 두고 날아온다. 이런 건 피해내면 된다.


찌지지직


그렇게 지그재그로 꺾이듯 이동하며 세 발의 불화살일 피해낸 순간.


‘다른 마법?’


블링크를 쓸 줄 알았던 드윌레가 조금 다른 형식의 마법을 사용했다. 허공에 떠오른 붉은색 마법진은 이때까지 못 보던 문양이었다. 그럼 다른 마법이다. 어떤 마법일까.


3서클 가동[Treble Circle Operation]

화염마법[Flame magic]

파이어 락업[Fire lockup]


빠르게 접근하는 페트라의 속도와 동선을 확인하고 그보다 미리 앞서 마법을 발동시켰다. 그 타이밍에 맞춰 페트라의 전방에 생겨난 불의 창살 4개가 사방을 가로막았다. 섬전으로도 꺾어서 나가기 힘들 정도.


이어서.

파이어 실드[Fire shield]


면적을 넓게 차지하면서도 시야를 방해하는 불의 방패가 드윌레와 페트라 사이를 가렸다. 하지만 페트라도 섬전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제법 귀여운 짓을 하는 군.”


크라데이번 검술기(劍術氣)

광휘의 낙뢰


사면에 생성되는 불꽃의 창살을 그대로 점프하여 불의 방패를 가르며 떨어져 내렸다. 그 움직임은 전류의 이동 그 자체일 만큼 빨랐다.


콰아아앙!


정말로 낙뢰가 떨어질 정도의 위력이었다. 드윌레의 실드가 허무하리 만치 갈라져 버리고 다시 시야가 트였다.


이어서.


뇌전....


‘없다?’

검에서 전류를 뿜어내어 원거리의 적을 꿰뚫어버리는 기술을 사용하려고 했는데 드윌레가 안보였다. 그때, 머리위에서 이글거리는 열기가 느껴져 황급히 바라보니.


“뜨거운 겁화의 붉은 바람이여, 염왕의 송곳니를 현세에 현현하여 나의 적을 말살하라.”


4서클 가동[Quadruple Circle Operation]

화염마법[Flame magic]

파이어 토네이도(Fire Tornado)


위를 바라본 페트라의 두 눈동자에 비치는 광경은 불꽃으로 이루어진 토네이도가 지상으로 떨어져 내리고 있는 중이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수라의 이름으로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연재주기 수정 21.09.17 300 0 -
102 가자! 신대륙으로 (1부 종료) +2 21.12.22 120 0 13쪽
101 재판 21.12.22 32 0 12쪽
100 재판 21.12.21 38 0 12쪽
99 정치 21.12.20 32 0 12쪽
98 정치 21.12.17 43 0 12쪽
97 정치 21.12.16 46 0 12쪽
96 일상 21.12.15 52 0 11쪽
95 일상 21.12.14 44 0 12쪽
94 일상 21.12.13 51 1 13쪽
93 분수령 21.12.10 65 0 13쪽
92 분수령 21.12.09 64 0 12쪽
91 분수령 21.12.08 62 0 12쪽
» 분수령 21.12.07 70 0 12쪽
89 개천에서 난 용 21.12.06 75 0 12쪽
88 개천에서 난 용 21.12.03 79 0 12쪽
87 개천에서 난 용 21.12.02 66 0 12쪽
86 개천에서 난 용 21.12.01 71 0 12쪽
85 개천에서 난 용 21.11.30 80 0 11쪽
84 팀에서 적응하기 21.11.29 75 0 12쪽
83 팀에서 적응하기 21.11.26 76 1 12쪽
82 숙련평가 21.11.25 80 1 12쪽
81 숙련평가 21.11.24 73 1 12쪽
80 숙련평가 21.11.23 76 1 11쪽
79 합류 21.11.23 82 1 12쪽
78 합류 21.11.19 93 1 12쪽
77 기초평가 21.11.18 86 1 12쪽
76 기초평가 21.11.17 83 1 12쪽
75 기초평가 21.11.16 94 1 13쪽
74 기초평가 21.11.15 99 1 13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