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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농장 님의 서재입니다.

수라의 이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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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농장
작품등록일 :
2021.08.17 21:24
최근연재일 :
2021.12.22 18:00
연재수 :
102 회
조회수 :
24,668
추천수 :
223
글자수 :
549,536

작성
21.12.20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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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정치

안녕하세요! 사과농장 입니다. 최선을 다해 만들었습니다. 재미있게 읽어 주세요




DUMMY

공작은 그런 부분이 염려 되었다. 자신과 후작의 기싸움으로부터 발생한 그 파급력이 조용히 끝나지 않을 것이기에. 분명 하이젠으로써도 엄청난 손실을 입을 터, 허나 이 또한 어쩌면 기회이지 않을까?


“저, 저기 전하 드릴 말씀이...”

“음?”

“실은 제게 좋은 생각이 하나 있습니다.”

“말해보라.”


백작인 자작이 생각했던 방법을 마치 자신이 생각한 것 마냥 바꿔 이야기하였다. 실은 자작에게 그 이야기를 듣고 얼마나 깜짝 놀랐던지 나중에 이 일이 생각대로 후작이 노선을 바꾼다면 엄청난 업적임이 분명하였다. 순간적으로 살심까지 들 정도였으니 말이다.


“아까 말씀드렸던 그 리안이라는 소년이 이번에 마리오체 후작의 에이전트라고 합니다. 녀석이 그 배경을 믿고 이렇게 설쳐댄 것이니 후작을 잘 구슬려 저희 귀족파로 노석을 변경하라고 하심이 어떠십니까? 그럼 균형은 저희 쪽으로 확실히 되지 않을까 합니다.”

“그게 최선인가?”

“네?”“그게 자네가 생각할 수 있는 최고의 묘수라는 말이야.”

“아, 아...예 그렇습니다.”


분위기가 이상하게 흘러갔다. 주위에 있는 다른 귀족들은 머리를 흔들며 안타깝다는 혹은 착잡한 눈으로 바라봤다.


‘내, 내가 뭘 잘못 했나?’


다시 시선을 공작에게로 돌렸다. 여전히 그 의중을 알 수 없는 표정을 유지한 체 자신을 뚫어져라 보고 있었다. 등에 식은땀이 흘렀다.


‘뭐, 뭐지 괜찮은 방법인데...명분도 확실하고...약점도 있고...’


이대론 위험했다. 공작의 성격을 잘 알고 있는 자신이었기에 지금 공작의 노기가 솟고 있음을 느끼고 있었다. 그런데 어떤 부분에서 잘못 하였는지를 도통 모르겠다.


“저, 전하 혹시 제가 실언을 하였는지...”

“이런 미련한 놈을 보았나.”

“사, 살려주시옵소서.”


백작은 재빨리 바닥에 업드려 조아렸다. 그러면서도 아직도 영문을 모르겠다. 허나 무언가가 잘못 되었기에 공작이 화를 내고 있었다. 대체 어디가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인가? 중립을 표방하고 있는 마리오체 후작과 그의 재력을 우리쪽으로 끌어들인다면 더할 나위 없는 것 아니겠는가?


“전하 제가 한 말씀 드려도 되겠습니까!?”

“말하라.”


다행히 라시온 백작을 도와주는 리먼 백작이었다. 리먼 백작은 라시온 백작의 영지와 붙어있었고 더군다나 같은 귀족파이니 만큼 가깝게 지내는 사이었다. 다행히 리언 백작이 제때에 나서주었다.


“아마 후작이 당당한 것은 국왕파를 믿고 있음이지 않겠습니까?”

“맞다. 우리에게 오려는 기색이 보인다면 로렌이 가만히 있지 않겠지.”


로렌, 로렌 하비에르 후작. 원래는 중립이었으나 판테라 백작가를 무리하게 건들이는 바람에 지금은 국왕파에 투신한 인물이었다. 원래부터 친 국왕파였으나 그가 충성을 다 한건 그 전 국왕이었다. 지금의 현 국왕은 아니였다는 것이다. 허나 판테라 백작가를 무리하게 도모하는 통에 나서게 된 하비에르 가문이었다.


“그럼 여기서 정당하게 재판으로 몰고 가심이 옳을 듯 합니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평민이 귀족에게 폭행을 가하였다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 이 죄목으로만 하여도 사형임이 틀림없습니다. 즉 애들 싸움에 저희가 나서지 않아도 된다는 말씀이옵니다.”

“그렇군.”

“또한 여기서 부수적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이 바로 아직 저희 노선으로 갈아타지 않는 중립성향의 귀족들을 다시 한번 끌어들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계속 하라.”


리먼 백작은 침을 꿀꺽 삼키고 다시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우리도 모두 귀족이지만 감히 평민이 귀족을 상하게 했다는 것은 공포심을 불러일으키기 충분합니다. 아시다시피 비율로 보면 평민보다 귀족의 수가 압도적으로 적기 때문입니다. 그들이 이번 사건을 계기로 귀족을 업신여긴다면 자칫 앞으로도 규율이 흐트러질까 심히 염려되는 바입니다.”

“옳은 말이다.”

“하여 이번 기회에 만들어진 그러한 명분으로 중립성향의 귀족들을 우리의 노선으로 끌어들인다면 균형은 저희 쪽으로 기울지 않겠나이까? 무리하면서 까지 마리오체 후작을 끌어들이실 필요가 없이 균형은 저희 쪽으로 기울 것입니다.”


이제야 표정이 풀리는 공작, 앞으로 라시온 백작은 이런 자리에 설 수 없을 것이다. 공작은 무능력하고 부족한 사람을 극도로 혐오하기 때문에.


“흩어져 있던 중립 성향의 귀족들을 끌어들이는 데 그대가 직접 움직일 수 있도록 하며 이번 재판은 공개재판으로 하여 우리가 얼마나 정당한 귀족인지 백성들에게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로 삼아라. 현장에서 즉참을 하는 것 보단 명색이 재판을 통한 사형이 더욱 그럴싸 하니 말이다. 또한 중립 성향의 귀족들을 재판의 참관인으로 초대하여 우리의 노선과 접점이 될 수 있도록 하라. 그들도 귀족이라면 분명 사형에 처하는 데 불만은 없겠지.”

“그렇습니다. 전하. 또한 마리오체 후작은 감히 이번 일로 우리에게 덤빈 결과를 똑똑히 알 수 있을 것입니다. 후작은 유능한 에이전트를 잃으니 말이지요.”

“좋군.”


여러모로 좋은 결과다. 리먼 백작은 라시온 백작이 물고 온 소식을 가로채 잘 가공하여 자신의 공으로 삼았다. 결과적으로 리먼 백작의 공이 되버렸다. 이 또한 모르는 것이 아닌 라시온 백작은 공작의 분노를 잠시 멈춰 준 것은 감사하게 생각하나 통째로 공을 빼앗겨 버림으로써 원망이 가슴속에 피어나기 시작했다. 허나 다음의 말이 더 충격으로 다가왔다.


“앞으로 라시온 백작은 우리 귀족파와 노선을 함께 할 필요는 없다.”

“저, 전하!!”

“그대가 흡수한 철광산을 리먼 백작에게 넘겨라.”

“전하!! 어찌!! 전, 전하!! 제발 그것만은!!!...”


토사구팽, 공작에게 있어서 라시온 백작은 그저 철광산을 운영하는 하수인에 불과했지 아무것도 아닌 것이었다. 라시온 백작은 그란지노 자작의 말을 믿고 행동한 결과 자신의 전부라 할 수 있는 귀족파의 일원이라는 소속과 자금줄인 철광산을 빼앗겼다. 이로써 주변 다른 영주들에게 어쩌면 남아있는 것까지 뜯어 먹힐 수도 있게 되었다. 확실히 그의 정치 생활은 여기서 종료된 것이라고 보아야했다.


“다, 다시 한번만 생각해 주시옵소서!! 전하!!”

“내보내라.”


주변에 있던 기사가 매달리는 라시온 백작을 끌어냈다. 멀리서 들리는 백작의 비통한 외침에 주변의 귀족을이 숙연해 졌지만 사실 같은 귀족파라고 하여도 너무 멍청하고 나대는 작자였기에 오히려 후련해졌다고 해야 할까.


씨익.


남아있는 귀족들이 차마 고개는 들지 못하고 있었으나 모두 입가에 미소를 올리고 있었다.


“내일 있을 왕실회의에 늦지 말도록 하며 그만 돌아가도록 하라.”

“물러나겠습니다. 전하.”


이번에 좋은 묘수를 제시한 리먼 백작이 회의의 폐회식을 알렸다. 그를 따라 모두들 깊게 예를 드리며 나갔다. 조용해진 회의실의 상석엔 눈을 감은 슈라이어 공작이 깊은 생각에 빠져 들었다.


* * *


만나기로 한 시간이 한참이 지났다. 오늘 아버님께서 특별히 식사를 같이 하자고 하였는데 약속했던 리안은 아직 도착하지 않았다. 혹시 그때 내색은 안했지만 부상을 당한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되었다.


‘아버님께서 오실 시간인데...’


미엘은 이틀 전 아버님과의 대련이 끝나고 리안이 돌아가기 전 마르슈테스 경에게로부터 점심 식사 약속을 전달해 받았다. 내일이면 슬슬 신대륙으로 향하는 마이어스왕국으로 향해야하기 때문에 아버님과의 마지막 식사라고 볼 수 있는 중요한 자리였다. 평소 성실한 리안이 약속을 못 지키게 되었다면 미리 사람이라도 보내 소식을 알렸을 것이다. 그런데.


똑똑-


“주군께서 도착하신 것 같습니다.”

“벌써요?”

“그런데 아직 리안 군은...”

“아무래도 무슨 일이 있는 것 같아요.”

“사람을 보내서 확인해 보겠습니다.”

“고마워요.”

“별말씀을.”


마르슈테스는 목례를 취하고 나갔다. 그리고 곧이어 후작이 들어왔다.


“아버님.”

“아직 그 녀석은 오지 않은 것이로구나.”

“네, 아무래도 무슨 일이 생긴 것 같아서 사람을 보냈습니다.”

“그래? 음. 우선 우리끼리라도 식사를 하자꾸나.”

“...네.”


미엘은 어쩔 수 없이 식사를 먼저 하였다. 그러면서도 머릿속은 온통 리안 생각뿐이었다. 여자의 직감으로 알 수 있었다. 누군가에게 당할 만한 실력이 아니라는 걸, 잘 알기에 그 외의 힘에 의해 움직일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을 유추할 수 있었다.


그렇게 약간의 시간이 흘러 어느새 식사는 끝나갈 무렵이었고 잠시 후 리안의 소식을 알아낸 마르슈테스가 들어왔다.


“문제가 있었습니다.”

“말해보게.”

“그란지노 자작의 아들을 폭행해서 그의 저택에 감금되어 있다고 합니다.”

“...정말이에요?”


미엘은 ᄁᆞᆷ짝 놀라 목소리가 높아졌다. 그 만큼 평민이 귀족에게 폭력을 휘둘렀다는 것은 대단히 큰 죄였기 때문이었다.


“하하하하하. 거참 사람 놀래키는 재주가 한두 가지가 아니군. 그 녀석.”

“마르슈테스 경, 조금 더 자세하게 이야기를 해주세요. 그럴 애가 아닌데...”

“리안 군이 지내고 있는 검투사양성소에 친분이 있던 아이솔이라는...”


제롬의 검투사양성소에서 전해 들었던 이야기를 상세하게 이야기 해주었고 잠시 후 분위기는 가라앉게 되었다.


“아버님.”

“사랑하는 딸아, 이야기 하지 않아도 안단다. 감히 우리 쪽 사람을 건들다니, 간이 배 밖으로 나왔구나.”


몇 년 전까지만 하여도 전쟁터에서 살아온 후작이다. 자기 사람을 끔직하게 아끼는 그의 기질이 아직도 있었으며 그 사람들이 누군가에게 당하는 꼴을 못 보는 사람이 바로 후작이었다. 그러기 때문에 그의 주변엔 항상 그를 따르는 사람들로 넘쳐났다. 판테라 백작이 귀족파의 억지스러운 명분으로 전쟁을 걸었을 때도 마찬가지다. 공작이 그 뒤에 있다고 하여도 후작은 상관없다는 듯이 판테라 백작을 도와서 그를 구해주었다.


‘감히 내 딸의 사람을 건들다니.’


리안은 후작이 봐도 앞으로 크게 될 놈이었다. 사람을 보는 눈은 정확하다고 스스로 자부하는 후작이 인정한 놈이었다. 그 나이에 그 정도 무력이면 어디를 가든 작은 공만 세운다면 귀족이 되는 건 당연한 놈이었다. 그 정도로 그 재능은 대단하였고 내심 미엘과 더욱 가까워지기를 바라고 있었다. 그리고 그놈과 함께라면 신대륙에서도 미엘이 안전할 것이다.


‘마리오체가 어떻게 움직일까.’


하지만 그도 기분대로만 움직일 수 없었다. 상대는 이 나라의 유일무이한 공작이다. 가진 바 힘과 권력이 대단하여 국왕도 명분이 없다면 그를 함부로 대할 수 없는 노릇이었다. 그 만큼 지금의 이 문제는 기분대로만 풀면 안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정치하는 게 이래서 싫다는 말이야.’


우선 노회한 너구리라고 할 수 있는 마리오체에게 사람을 보내고자 한다. 그라면 지금 이 소식을 누구보다 빨리 알았을 것이고 그 대책 또한 마련되고 있을 것이다. 우선 그의 생각을 듣고 싶다. 그리고 옆에서 우리가 도움을 준다면 좋지 않겠는가?


‘마리오체 후작이라...확실히 그라면 이미...’


그는 국왕파와 귀족파를 아슬아슬하게 넘나들며 부를 쌓고 있었다. 분명 의도적으로 누구에게도 붙지 않는 그가 한쪽에 가세하게 된다면 팽팽했던 균형이 무너지고 내란이 발생활 수도 있었다. 그걸 알기에 어쩌면 후작이 균형을 맞추고 있는지도 모른다. 물론 모든 건 부를 쌓기 위함일 수도 있겠지만...


“마리오체 후작에게 가봐야겠군.”

“예.”


생각은 거기까지 이제 움직일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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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 가자! 신대륙으로 (1부 종료) +2 21.12.22 120 0 13쪽
101 재판 21.12.22 32 0 12쪽
100 재판 21.12.21 38 0 12쪽
» 정치 21.12.20 33 0 12쪽
98 정치 21.12.17 44 0 12쪽
97 정치 21.12.16 46 0 12쪽
96 일상 21.12.15 53 0 11쪽
95 일상 21.12.14 44 0 12쪽
94 일상 21.12.13 51 1 13쪽
93 분수령 21.12.10 65 0 13쪽
92 분수령 21.12.09 64 0 12쪽
91 분수령 21.12.08 63 0 12쪽
90 분수령 21.12.07 70 0 12쪽
89 개천에서 난 용 21.12.06 75 0 12쪽
88 개천에서 난 용 21.12.03 79 0 12쪽
87 개천에서 난 용 21.12.02 67 0 12쪽
86 개천에서 난 용 21.12.01 71 0 12쪽
85 개천에서 난 용 21.11.30 80 0 11쪽
84 팀에서 적응하기 21.11.29 75 0 12쪽
83 팀에서 적응하기 21.11.26 76 1 12쪽
82 숙련평가 21.11.25 80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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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 숙련평가 21.11.23 76 1 11쪽
79 합류 21.11.23 82 1 12쪽
78 합류 21.11.19 93 1 12쪽
77 기초평가 21.11.18 86 1 12쪽
76 기초평가 21.11.17 83 1 12쪽
75 기초평가 21.11.16 94 1 13쪽
74 기초평가 21.11.15 99 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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