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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농장 님의 서재입니다.

수라의 이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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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농장
작품등록일 :
2021.08.17 21:24
최근연재일 :
2021.12.22 18:00
연재수 :
102 회
조회수 :
24,639
추천수 :
223
글자수 :
549,536

작성
21.10.28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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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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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사과농장 입니다. 최선을 다해 만들었습니다. 재미있게 읽어 주세요




DUMMY

둘은 그 노인에게 눈짓으로 감사의 인사를 하였다. 그렇다. 바텐더인 그 노인은 치안청 정보처에서 요원으로 활동중인 정보원이며, 이 푸마르라는 펍 자체가 정보처에서 비밀리에 운영하는 곳이었다. 물론 지하에 갇혀 있었던 사람들은 작전을 위해 투입되었던 호크미온 용병단과 정보원들이다.


“자 가보죠.”


셀리아는 들뜬 제시와 함께 옥상으로 향하였다. 그들이 빠져나갈 곳으로 예상되는 펍의 뒷문을 셀리아는 지붕으로 이동하여 내려다볼 생각이었다. 잠시간의 시간이 흐르고 슬며시 열리는 뒷문. 벌어진 문틈 사이로 사람의 정수리가 보였다. 밖에 이상이 없는 걸 확인한 그가 문을 열어 노예들을 이끌었다.


노인의 말대로 마차는 준비되어 있었고 그곳에 노예들을 태운 마차는 서서히 출발하였다. 준비된 마차는 둘, 셀리아와 제시는 마차가 향하는 방향을 추적하기 위해 건물에서 건물로 이동하며 추격하였다.


하지만 마차는 하이넨시아를 빠져나가 한참을 더 달렸다. 제시와 셀리아는 예상했던 것과 달리 왕도를 빠져나가는 바람에 그들을 노칠 수밖에 없었다.


“어디로 가는거지?”

“그래도 위치추적기를 달아놔서 다행이네.”


왕도를 벗어날 수도 있다는 전제하에 설치해둔 위치추적 아티팩트가 정상적으로 작동한 것을 확인하고 돌아섰다. 말을 타고 따라갈 수 없으니 위치를 파악하여 추적할 수밖에 없었다.


“우선 펍으로 돌아가자.”

“알겠어. 언니.”


셀리아와 제시는 그렇게 펍으로 돌아갔다. 극비로 움직이는 임무이니 눈에 띄는 불필요한 행동은 금물이다. 바텐더로 위장한 정보요원과 만나 작전대로 움직여야 했다.

한편, 호크미온 용병대와 리안은 흔들리는 마차에서 쥐죽은 듯 앉아 있었다. 두 눈은 천으로 가려져있었으며, 손에도 수갑이 채워져 있었다. 한동안 그들은 말없이 어딘지 모를 곳으로 향하고 있었다.


잠시 마나구속발찌에 대항해 보기위해 기운을 끌어올려보았으나 역시나 실패였다.


‘역시 이대로 기다려야 하나.’


애당초 각오는 하고 있었지만 불편한 건 사실이었다. 그렇게 생각에 잠시 몰두하는 동안 어느새 도착한 것 같았다. 멈춰진 마차에서 녀석들이 내리는 소리가 들리더니 한 녀석이 뒤에 짐칸의 천을 걷어내며 외쳤다. 마치 동물을 다루는 듯한 목소리다.


“내려.”


그들의 거친 손길이 느껴졌다. 잠시 후 마차의 발판을 밟고 땅에 내리니 녀석들의 욕짓거리와 함께 안대를 풀어준다. 잠시 눈이 부셔서 게슴츠레 눈을 뜨다가 적응이 되어 주변을 살펴보았다. 인적이 드문 장소였다. 어딘지 모르겠지만 숲이었는데 자주 들락거린 모양인지 마차길이 잘 깔려있고 어디선가 사람들의 목소리도 많이 들려온다. 매우 먼 곳인 것 같은데 청각을 오묘하게 자극했다.


“앞으로 가라.”

“꾸물거리지 말고 가라니까!”


성격 더러운 어느 한 녀석이 한곳으로 몰아서 밀어냈다. 요원들과 용병대원들은 순순히 체념한 표정으로 연기하며 그들이 이끄는 곳으로 향했다. 다들 베테랑답게 연기들도 일품이다. 그렇게 숲길을 걸어 들어가자 절벽이 보였다. 그 사이로 조금 더 들어가니 매우 커다란 공터가 보이고 사람들이 있었는데 역시나 이곳은 채굴장이었다.


‘뭘 캐는거지?’


수많은 사람들이 저마다 곡갱이와 삽을 이용해서 벽면과 지면을 내리치고 있었다. 그 뒤에는 녀석들과 같은 조직원들이 몽둥이를 들고 힘들어하는 사람들을 거칠게 다루고 있었다. 그것도 무자비하게 말이다.


“으...살려주세요. 제발.”

“이 새끼가 아까부터 게으른 모습을 보이고 말이야.”


퍽!!


비실비실 거리는 사내는 몽둥이를 얻어맞고 혼절하였다. 정확히 혼절했는지 죽어버렸는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땅에 쓰러져 버렸다. 그러자 그와 비슷한 형색의 사람들이 그를 질질끌고 어딘가로 가버렸다. 쓰러진 사람을 데려가는 자들도 노예들인 모양인데 이곳에서는 저게 규칙인가보다.


“빨리빨리 안해? 이것들아! 그래서 언제 채굴할 거야. 언제!! 누누이 말했지만 마나석을 발견한 자는 이틀간 휴식을 부여한다. 그러니 열심히 하라고 열심히!”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정보요원들과 용병대원들은 이를 악 물고 참을 수밖에 없었다. 이런 비인간적인 행동을 하고 있었다니. 그들이 지금 채굴하고 있는 건 마나석이었다. 마나석이 출토되는 지역은 희귀할뿐더러 발견즉시 나라에 신고를 해야한다. 왜냐하면 마나석은 매우 중요한 국가의 자원으로 취급하고 있기에 엄격하게 법의 태두리 안에서 관리하며 부당하게 이득을 취한 자는 높은 작위를 가진 귀족이라고 하여도 엄벌에 처하는 사항이었다. 그러나 이 정체불명의 집단은 힘없는 사람들을 납치하여 가혹하게 일을 시킨것도 모자라 법에서 엄격하게 규정하는 마나석에 대한 채굴을 진행하고 있었다.


“어이 너희들 뭐해? 왔으면 빨리빨리 일들 해야 될 것 아니야!”


일행들을 이끌고 온 인상 더러운 사내가 카툰의 등을 발로 차 넘어트렸다. 이에 순간적으로 불끈한 카툰, 하지만 오히려 건강해 보이는 그 모습에 주변에 있던 조직원 놈들은 입에 미소를 지었다.


“오랜만에 힘 꾀나 쓰는 놈들이 오셨군. 좋아 좋아. 계속 팔닥 거려라. 으하하하. 뭣들해 빨리 안움직여?”


중앙에서 관리하는 놈이 보채자 일행을 이끌고 온 녀석이 각자의 수갑을 모두 풀어준다. 그리고 어벙하게 서있는 일행들에게 몽둥이로 위협하였다.


“어서 가서 곡갱이 잡고 일 안해?”


하는 수 없이 곡갱이를 들고 적당한 자리로 갔다. 그렇게 모두 벽을 때리며 곡갱이질을 할 수밖에 없었다. 그들의 목적과 위치를 알게 되었으니 어서 제시와 셀리아가 빨리 올 수밖에 없었다.


‘그래 조급해 하지 말자. 오랜만에 기운을 쓰지않고 육체적인 수련을 한다고 생각해야지.’


순수한 근력으로 벽을 내리쳐봤다. 오랜만에 이렇게 해보니 감회가 남달랐다. 곡갱이는 검과는 다르게 무게중심이 끝으로 나 있어 다루기 만만치 않았지만 몇 분 지나지 않아 요령을 깨우쳤다. 다른 모두도 리안처럼 생각하는 모양인지 열심히 곡갱이질을 하고있다. 그러자 그 모습을 본 녀석들도 별다른 터치는 하지 않았다. 일을 잘 해주니 그저 손 놓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이렇게 치면 조금 더 깊이 들어가군.’


곡갱이를 다루는 것도 나름의 기술이 필요했다. 그저 힘만으로 내려치니 숨이 조금씩 가파온다. 보통의 사람이 곡갱이질을 열심히 한다면 5분도 안되어 지쳐버린다. 하지만 리안은 1시간 가까이 열심히 그 자세로 곡갱이를 휘둘렀다. 하지만 그도 역시 순수한 근력으로만 내려치니 슬슬 힘에 부치기 시작하였다.


“잠깐 휴식을 부여하지.”


그때 다행히도 휴식시간이 찾아왔다. 시간이 얼마 지난 것 같지 않았지만 어느새 많이 지났나보다. 노예로 온 것도 잊고 열심히도 파주었다라고 자신이 본 벽면을 보고 감상하였다. 이건 또 이것 나름대로 재미가 있었다. 이렇게 위기에 몰려있는 상황에서도 재미를 느끼다니. 참으로 자신도 어쩔 수 없다고 여기고 있는 그때였다.


“이런 개 같은. 못해먹겠네. 진짜.”


어느새 옆으로 다가와 주저앉은 카툰. 그의 잎에서 거친 욕이 남발한다. 그 도 그럴것이 남에게 지고는 못사는 성격답게 아무리 잠입하여 임무를 수행한다고는 하지만 별것도 아닌 놈에게 얻어맞고 곡갱이질만 하자니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닌 것 같았다.


“조금 만 참으세요. 그나저나 역시 예상대로 채굴장이었네요. 설마 했던 부분이긴 한데. 제시와 셀리아씨를 믿고 기다리죠. 오늘 하루밖에 지나지 않았잖아요.”

“역시 나보다 낮군. 그래 기다려야지.”

“하하. 그리고 이렇게 기운을 쓰지 않고 순수한 근력으로만 수련하니 옛 생각도 떠오르고 나름 괜찮네요 이 짓도.”

“어후. 난 싫다.”


카툰은 진저리난다는 듯이 몸을 부르르 떨며 오버하였지만 그도 리안의 말을 듣고 한층 차분해졌다. 그렇게 휴식이 끝나고 다시 작업이 계속되었다.


‘음? 저 할아버지는 아까부터 정말 잘하시네.’


불과 몇 미터 떨어지지 않는 곳에 머리가 흰 노인이 곡갱이 질을 한다. 남들과 다르게 지치지 않고 일정한 속도로 곡갱이를 내리친다. 잠시 집중했던 곡갱이질을 대충하며 노인이 하는 모습을 곁눈질로 바라봤다.


‘다른 사람들과 확연히 달라. 들어 올릴때는 오른손을 미끄러지듯이 앞으로 뻗어서 곡갱이의 앞부분 가까이 잡고 들어 올리는군. 그리고 내려칠 때는 다시 오른손이 미끄러지듯이 뒷부분을 잡고 내려친다. 대충 이렇게 인가?’


노인이 하는 모습을 보고 그대로 따라했다.


왼손은 곡갱이자루의 끝을 잡고 오른손도 끝을 잡는다.


그리고 힘껏 내려친다. 다시 들어올릴 때는 자루를 타고 오른손이 곡갱이머리에 가까운 곳을 잡고 들어올린다.


이렇게 하니 정말 힘을 효과적으로 사용하게 되었다.


내려칠 땐 자루끝을 잡고 내려치니 무게중심이 앞에 있는 곡갱이에 힘이 더 실리게 되고 들어올릴 때 앞을 잡고 들어올리니 쉽게 들어 올려진다.


‘예상치 못하게 좋은 걸 배웠어. 무게중심이라. 무게중심...흠.’


몸은 노인으로부터 얻은 그 곡갱이질을 하며 머리로는 스승이 했던 이야기를 생각한다.


[검을 다룰 때에도 무게중심이 있다. 검을 다루는 사람과 검, 검과 사람을 연결하는 팔, 팔과 몸통, 지면을 지탱하는 다리와 상체, 하체를 연결하는 허리, 머리도 무게가 있으니 예외로 둘 수 없다.]


이와같은 많은 부위에서 어느곳에 무게중심을 둬야 하는지 그 묘리를 알게 된다면 검을 더 효과적으로 다루게 되어 끝으론 엄청난 상승의 경지를 볼 수 있다고 했다.


‘흠. 생각해보자. 이런 쪽으로는 생각해 보지 못한 문제야. 그저 기운만 강하면 다 되는게 아니라고 했었지. 효율. 언젠가 효율의 중요성도 언급하셨던 부분이야.’


내려칠 때 끝을 잡고 올릴 때 앞을 잡을 때 곡갱이는 쉽게 다룰 수 있었다.


그럼 반대로 무게 중심이 한쪽으로 쏠려있지 않은 검은 어느곳에 그와같은 무게를 둬야 할까.


순간 뇌리를 스치고 깨달음이 번뜩였다.


‘하하하. 그래. 검은 무게가 일방적으로 치우치지 않았잖아. 왜 그걸 몰랐지? 검으로 찾는게 아니라 나로부터 찾으면 되는 거였어. 내가 내리칠 때 검 끝에 무게를 실어서 내리친다고 생각하자. 그리고 회수할 때는 팔을 더 가깝게 몸으로 끌어당기면 검은 더 빨리 회수가 되지 않을까?’


지금은 단순한 깨달음이며 의문이지만 검과 합일이 되는 첫 걸음이나 다름없었다.


효과적으로 검을 다루는 방법은 이렇게 작은 발상으로부터 시작되었다.


“끝! 다들 연장가지고 숙소로 복귀해.”


촤악!!


총괄하는 놈이 채찍으로 지면을 때리며 종료를 알려왔다.


리안은 조금 아쉬운 느낌마저 들었지만 오늘은 정말 좋은 소득을 얻을 수 있었다.


기운을 쓰지 않으니 다른 곳으로 시야가 넓어지고 끝으로 심검합일에 대한 단서를 얻었다.


검을 효과적으로 다루는 방법은 이때까지 생각해 보지 않던 문제였기에 더 기분이 좋았다.


예상치 못한 행운이었고 내일이 기대되었다.


어서 곡갱이질을 하고 싶어졌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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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 가자! 신대륙으로 (1부 종료) +2 21.12.22 119 0 13쪽
101 재판 21.12.22 31 0 12쪽
100 재판 21.12.21 37 0 12쪽
99 정치 21.12.20 32 0 12쪽
98 정치 21.12.17 43 0 12쪽
97 정치 21.12.16 46 0 12쪽
96 일상 21.12.15 52 0 11쪽
95 일상 21.12.14 43 0 12쪽
94 일상 21.12.13 50 1 13쪽
93 분수령 21.12.10 64 0 13쪽
92 분수령 21.12.09 63 0 12쪽
91 분수령 21.12.08 62 0 12쪽
90 분수령 21.12.07 69 0 12쪽
89 개천에서 난 용 21.12.06 74 0 12쪽
88 개천에서 난 용 21.12.03 78 0 12쪽
87 개천에서 난 용 21.12.02 66 0 12쪽
86 개천에서 난 용 21.12.01 70 0 12쪽
85 개천에서 난 용 21.11.30 79 0 11쪽
84 팀에서 적응하기 21.11.29 74 0 12쪽
83 팀에서 적응하기 21.11.26 75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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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 숙련평가 21.11.24 72 1 12쪽
80 숙련평가 21.11.23 76 1 11쪽
79 합류 21.11.23 82 1 12쪽
78 합류 21.11.19 93 1 12쪽
77 기초평가 21.11.18 86 1 12쪽
76 기초평가 21.11.17 83 1 12쪽
75 기초평가 21.11.16 94 1 13쪽
74 기초평가 21.11.15 99 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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