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돌봉대왕 님의 서재입니다.

도시파괴자

웹소설 > 자유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불량쥐마왕
작품등록일 :
2014.07.23 13:19
최근연재일 :
2014.11.13 20:51
연재수 :
58 회
조회수 :
196,454
추천수 :
4,778
글자수 :
409,680

작성
14.08.13 22:48
조회
2,522
추천
86
글자
19쪽

41.날선 세계

DUMMY

왠 사내가 마동철의 여관방문을 두들겼다.


쿵쿵.


"워리어 마르도님."


마동철이 손짓하자 넨시가 문을 열어줬다. 경비병 차림의 사내가 넨시와 마동철을 한번씩 번가라 보고는 답했다.


"명예 결투가 열립니다. 모든 성내 워리어와 기사는 참관하라는 영주님의 명입니다."


마동철은 몰랐지만, 이기지 말아야 할 자가 이기는 것은 노블성에 큰 파장을 불러 일으켰다. 어째든 마동철은 그런 것에 별다른 관심이 없었다. 다만 모두 참석해야 한다는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다."


도시에서 가장 넓은 중앙광장에 수없는 사람들이 모였다. 연단 저위에 노블의 주인과 두 아들 그리고 딸이 보였고, 좌우로 나무로만든 판자의자에 귀족과 기사들이 앉잤다. 워리어들은 반대편 땅바닥에 시민들과 함께 나와있었다. 마동철은 대충 둘러보니 기사가 100명은 될것같고, 워리어는 1000쯤 되어보인다. 시민도 2000명가깝게 왔고 병사들도 주변을 가득 에워싸고 있었다.


아주 큰 행사라 생각한 마동철이 쳄퍼에게 다가가 말했다.


"오늘은 또 누가 싸웁니까?"


"란경과 자이프경이네. 자이프경은 소드익스퍼트 중급이지. 우리 영지의 자랑이라고."


자이프가 일공자 파인듯 싶었다. 쳄퍼가 저리도 자랑하는 것을 보니 쉽게 알수있었다. 란이라면 저번 결투때 자신이 도와준 사람이었다.


어김없이 욘이 소리쳤다.


"돈 걸어야지! 곧 시작되!"


마동철은 넨시에게 검을 사주고 생활비를 뺀 40골드를 란에게 걸었다. 란의 배율이 앞도적으로 높았기 때문이다.


배율때문에 돈이 안걸리고 있었는데 마동철이 40골드나 걸어버리니 다시 배율이 2:2 같아졌다. 욘이 소리쳤다.


"이봐! 지금 배율이 2:2야!"


욘이 마동철을 보며 다시말했다.


"이친구 쉽게 번돈이라고 막쓰는군 그래?"


마동철이 답했다.


"세상사가 다 그런것 아닙니까?"


욘은 짧게 고개를 끄덕였다. 세상사가 다 그런것이다. 쉽게 번돈은 쉽게 생각한다. 40골드라는 돈이 걸리자 이전처럼 사람들이 들석였다.


여기저기서 돈을 다시건다. 중급과 하급간에 대결이니 당연히 중급인 자이프가 이기겠지.


여러 사람들 사이에 한 상인이 100골드 짜리 전표를 내밀었다.


"전표도 받나?"


욘이 답했다.


"물론입죠! 승리 수수료는 5%입니다."


욘은 장사를 하고있는 것이다. 누가이기든 욘이 5%를 챙긴다. 주변에서 그의 장사를 돕는 사내들이 많았다. 대부분 워리어 들이다. 세상을 사는법은 참 가지가지라 생각한 마동철이 다시 경기장을 바라봤다.


란이라는 기사는 반반한 얼굴에 금발머리다. 여성이라면 누구나 흠모 할법한 꽃미남이다. 자이프는 40대중반의 아저씨다. 당연히 여성귀족들이 란이라는 청년기사에게 꽃을 던지며 호감을 표시한다.


그럼에도 란이 조금 불안한듯 계속 너클을 매만지며 검을 쥐었다 놨다 반복했다.


그런 란을 보며 자이프가 말했다.


"네놈이 죽인 호크가 내 형이다. 이건 명예 결투니 기사답게 나오거라."


란이 침을 꿀꺽 삼켰다. 죽이지만 말아주세요. 라고 말하고싶었다. 그러나 기사로써 평생을 살아온 란이다. 그도 호구처럼 굴순없었다.


"형만한 아우 없다 더라고!"


뭔가 쫄았지만, 나 쫄지 않았어요 하는 듯한 대꾸에 자이프가 피식 웃으며 다가왔다.


서로 검을 한 두합 주고받아 보더니 자이프가 갸웃했다.


"그정도 실력으로 어떻게 내 형을 죽였지?"


비꼬는듯 한 말투에 란이 소리쳤다.


"깔..깔보지마!!"


그러며 전력을 다해 자이프에게 검을휘둘렀다. 마동철이 그순간 말했다.


"심장마비."


자이프가 가슴에 오는 통증에 부르르 몸을떨고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란에게 목이 잘렸다.


사위가 조용해졌다. 서로 오러를 끌어 올리지도 않았는데 끝이 난 것이다. 역시 가장 당황한 것은 란이다. 란은 자신의 두손을 바라보며 멍하니 서있었다.


가장높은 곳에서 경기를 지켜보던 첫째 공자 군터가 자리에 일어나 노블의 영주이자 자신의 아버지에게 소리쳤다.


"아버지! 독입니다 독이에요!"


오른편 의자에 앉아있던 이공자 길버트가 답했다.


"형님 그런것 아닙니다. 증거도 없이 몰아 세웁니까?"

"이자식이 뻥치지마!"


늙은 영주는 침음했다. 첫째 아들 군터는 성격이 불같고 생각이 짧다. 반면 둘째 길버트는 진중하며 생각이 깊다. 전통을 생각하면 첫째에게 영주자리를 주어야 잡음이 없다. 그러나 왜인지 둘째에게 마음이 가는것은 어쩔수없다.


`세월을 헛 살았구나 노블의 주인이여, 너의 그 우유부단함이 영지를 둘로 가르게 생긴 것이다.'


영주는 자기자신을 질타하며 말했다.


"군터 다시한번 기회를주마. 기사를 내보내라."


확실히 노선을 알려줘야 했다. 이대로가단 노블이 두쪽 날것이다. 그럼 영주의 선택은 첫째다. 세 자식중 군터와 헬리나는 본처의 자식이다. 그러나 길버트는 첩의 자식이다. 노블을 위해서는 첩의 자식에게 성을 내줄 수 없다. 많은 원로들이 반대 할 것이다. 그럼 영주가 될 첫째가 명예를 회복할 기회를 줘야했다. 위엄을 내보이지 못하는 군주는 더이상 누구도 따르지 않는다.


저 위에서 영주가 많은생각에 빠져 있을 때 마동철이 욘에게 말했다.


"제 돈 주십시오."

"음.. 6배야. 240골드쯤 되는군."


마동철이 주변을 보니 사람들의 표정이 심상치 않다. 대결이 좀 박진감 넘치게 진행되다 패했으면, 억울하지 않을 테지만 왜인지 사기당한 기분인 것이다. 나름 마동철도 란이란 자가 금방 죽어 버리면 어쩌나 싶어 좀 일찍 상대를 죽인 것이다. 그런데 이것이 화근이 된 것이다. 어째든 마동철이 욘에게 말했다.


"200골드만 주시고 나머지는 욘님이 가지십시오."


욘이 활짝 웃으며 말했다.


"이친구 뭘좀 아는군! 이봐 이승부는 확실히 결정 난 거니까 딴소리 할랑 말라고."


그러자 욘 주변에 워리어 들이 눈을 희번덕이며 주위를 압박했다. 확실히 진것이고, 욘이 데리고있는 워이러들이 지키고있으니 돈을 건 사람들이 입맛을 다시며 다시 자리에 앉았다. 욘이 100골드짜리 전표 2개를 내밀었다.


그때 노블의 주인 늙은 영주가 외쳤다.


"재 시합을 한다!"


검을 들고 결투장으로 들어서는 상대를 보고 누군가가 외쳤다.


"노블기사단 부 기사단장이다!"


욘이 턱을 괴며 말했다.


"란경을 확실히 죽이겠다는 말이군.."


마동철이 물었다.


"왜 그렇습니까?"

"노블에는 다섯명의 중급 소드익스퍼터가 있지. 이제 자이프경이 죽어서 넷이군. 그중에 가장 으뜸은 역시 부기사단장 브론경이네."


가장 미치겠는건 란이었다. 란이 테라스 위에 있는 둘째공자를 바라보며 애원하듯 말했다.


"왜 이러십니까? 둘째 공자님.. 저는.. 당신을 위해.."


둘째 공자 길버트는 모른척 눈을 감았다. 이미 아버지의 마음을 알아버렸다. 노블의 주인에게 반해 봐야 희망이없다. 기사단장과 부기사단장 마져 첫째형인 군터의 수족이다. 애초에 상대가 안되었지만, 젊은 기사들이 그를 따른것이다.


그 사람 됨됨이 만을 보고 말이다.


원래 젊은 사람들은 새로운 것을 좋아한다. 그리고 기존의 질서를 깨고싶어한다. 그 욕구가 길버트에게 표출 된것 뿐이다.


그것이 현실이 될순없다. 욕구는 욕구일 뿐이다.


길버트는 현명한 사람이었다. 눈을 감았다.


란이 절망했다. 주군이 자신을 버린것이다.



마동철도 고민했다. 란이란 자에게 한번더 걸까? 그럼 엄청난 돈을 벌것 같았다. 그러나 돈이 생긴다해도 그것을 지킬힘이 없다. 욘을 바라봤다. 주변에 워리어들이 가득했다. 결국 돈으로 그들을 사서 데리고 다니는 것이다.


이왕 이세계에서 사는데 멋지게 살아봐야지.


마동철은 200골드 짜리 전표를 모두 란에게 걸었다.








란은 힘없이 칼을 들었다.


죽는다. 아니 기필코 죽는다. 설사 이긴다 해도 문제다.


군주가 자신을 버렸다. 만에하나 이긴다해도 누구에게 돌아간단 말인가?


자신이 괜잖다한들 이공자 길버트가 괜잖지 않다. 자신이 버린기사에게 충성을 요구할수 있겠는가? 그런것은 판타지 소설에나 있는 것이다. 결국 노블을 떠나야 할 것이다. 다른 성에 가면 받아줄까? 모르겠다. 알수없었다.


"그러나 개죽음은 할수없지."


란은 이제 독기가 올랐다. 주군이라 믿었던 둘째공자도 버렸고, 노블의 주인 영주도 버렸다.


첫째공자가 노블의 주인이되든 둘째가되든 이제 다 좇같은 상황일 뿐이다.


"개새끼들!"


소리치며 란이 달려들었다. 부기사단장 브론은 갑자기 밀려오는 란에게 방심하지 않았다.


이미 호크와 자이프가 당했다. 둘다 상당한 실력자다. 처음부터 오러를 주입하고 조심스럽게 란을 마주했다.


결코 선급하게 공격하지 않았다. 완전한 헛점이 보인다 싶으면 그때 공격하려는 것이다.


그런데 브론은 당황했다.


'헛점이 너무많아.'


뭔가 호크와 자이프를 해치울정도의 실력자라면, 이래선 안된다. 이제 막 기사가 된 자신의 종자만도 못하지 않느냔 말이다!


'의도된 트릭이란 말인가!'


브론은 긴장했다. 더 란이 무섭게 느껴졌다. 젊은놈이 벌써부터 트릭을 사용할 줄 알다니!


나중에 소드마스터 라도 되는것 아닌가 싶었다.


오러를 주입하고 치고 받고 탐색전이 계속 이어졌다.


두사람의 결투를 지켜보는 수많은 관중들도 놀랐다. 란이 브론을 상대로 벌써 수십합째 격렬한 접전중이다. 칼이 마주할때마다 불꽃이 사방으로 비산했다. 란이 전력으로 휘두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어떤 유효타도 내주지 않았다.


가장 놀란건 이공자 길버트다.


'저런 실력자였나..'


마동철은 애가 탓다. 사람들이 납득할 만한 상황에서 란이 이기게 해야했다. 그때 쳄퍼가 옆에서 말했다.


"란경이 브론경을 맞이해 벌써 30합을 주고받고 한치도 밀리지 않아! 원래 실력을 숨기고 있었어!"


기생오라비 라고 했던 평가는 싹 사라졌다. 마동철은 지금이라고 생각했다.


"심장마비."


란이 때마침 브론의 심장에 칼을 꼽아 넣고 있을 때 였다. 브론은 가볍게 그것을 쳐내려다 잠시 멈칫했다. 그것으로 끝 이었다.


푹!


깊게 심장을 꿰뚫고 란의 검이 브론 등뒤로 삐져나왔다.


란은 숨을 몰아쉬며 외쳤다.


"으아아아! 내가 란이다 개새끼들아!"


늙은 영주가 황급히 말했다.


"저놈을 가둬라."


길버트가 말했다.


"아버님!"


영주가 그의 말을 끊었다.


"닥쳐!"


이미 영주는 첫째에게 노선을 굳혔다는 것을 둘째 길버트에게 확실히 보여줬다. 이런 상황에서 길버트가 정권을 잡고 노블의 영주가 된다면, 자신은 묘지조차 온전치 못하게 될 것이다. 또 자신의 아들 딸 뿐만아니라 수많은 가신들도 도륙당할 것이다. 갖지 말아야 할자가 가지게 되는 것. 그것은 끔찍한 혼란 뿐이다.


그렇게 둘 순 없었다. 이제 둘째 길버트는 자신의 아들이 아니라 적이다. 영주가 다시 말했다.


"란 저놈을 감옥에 가두어라! 암수를 쓴게 틀림없다. 그리고 길버트! 란 저놈은 너의 사주를 받은게 분명할터! 이놈도 가둬라!"


추상같은 명령이 떨어졌다.


"아버지! 어찌 이럴수있습니까!"


그가 대들자 늙은 영주는 더욱 확신이 들었다.


"오냐 네놈이 드디어 본색을 드러내는구나 뭣들 하느냐!"


영주의 행사다.


영주의 권한이다.


기사라면 응당 따라야 했다. 이는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다. 세상사가 옳고 그름으로 돌아갔다면 불행한 사람은 있지도 않았을 것이다.


"충!"


기사들이 칼을 빼들고 란과 길버트를 연행해 감옥에 가두었다.


기사들은 이 부당한 행위에 말할 권한조차 없다.


군주가 시키면 기사는 따른다.








마동철은 그러든 말든 욘에게 말했다.


"돈줘요."


테이블을 보니 란에게 300골드가 걸려있고, 브론에게 3천골드가 넘게 걸려있었다.


딱봐도 10배가 넘는다. 욘이 웃으면서 말했다.


"자네의 운이 얼마나 쎈지 나도 확인해보고 싶었거든. 그래서 100골드 걸어봤지."


그러니까 마동철이 200골드 욘이 100골드를 걸고 그외에 누구도 란에게 돈을 건사람이 없었다.


마동철이 말했다.


"제가 좀 운이 좋네요."


욘이 품에서 100골드 짜리 전표 20장을꺼내 주며 말했다.


"자네 혼자 다니기 위험할껄?"


마동철도 알고있다 이미 주변의 눈이 심상치 않다. 권력자의 이목을 끌수있는 돈은 아니지만, 충분히 좀도둑이나 거친 사내들을 불러오고도 남을 돈이다. 2000골드면 약 20억정도의 돈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쳄퍼에게 말했다.


"쳄퍼님 일좀 해볼 생각 없습니까?"

"무슨일?"

"저를 호휘하는 일입니다."


무슨 말인지 알았다. 그러나 곤란하다 혼자서 저 사내들의 탐욕을 어찌 막나?


"나 혼자는 좀.."


마동철이 말했다.


"매달 3골드씩 드리죠. 아는 워리어 전부 불러도 됩니다."


3골드면 영주성에서 받는 금액과 같다. 영주성 에서도 돈받고 마동철에게도 받을수 있으니 조건은 최고였다. 쳄퍼가 말했다.


"몇명이나 불러올까?"

"다 불러오세요."


쳄퍼는 친한 워리어를 죄다 불렀다. 그게 100명에 달했다. 쳄퍼가 일공자 파다 보니 다들 일공자파 워리어들이다.


"정말 이많은 사람들을 다 봉급 줄수있겠어?"


마동철은 개이치 않았다. 돈이야 벌면되는 것이다. 가장중요한 것은 세력이다. 그리고 인맥이라 생각했다. 아무것도 없이 가만히 혼자 있다간 언제 누구칼에 죽을지 모른다. 마동철이 보았을때 이 세상은 그런세상이다.


"상관 없습니다."


그날부터 100명의 워리어들이 아침이되면 마동철을 따라다녔다. 뭐 하는일은 없다 그냥 따라 다니다 배가고프면 음식을 사먹고 오고 다시 따라가고, 가고싶을때 가고 오고 싶을때 온다.


쳄퍼가 당황해 물었다.


"아니 그냥 이래도 돈줄꺼야?"

"그렇다니까요?"


쳄퍼가 뒷목을 긁적이며 말했다.


"허참 나야 좋치만.."









군주가 시키면 기사는 따른다.


그러나 불만이 없는건 아니다.


청년 기사의 선망이 되어버린 란을 흠모하는 젊은 기사가 많았다.


또 길버트의 성정을 흠모하는 젊은기사도 있었다.


그들이 은밀히 작은 오두막에 모였다. 그중 젊은 기사가 말했다.


"이럴 수가 있습니까? 신성한 결투가 끝나고 승리한 기사를 감옥에 가두다니요!"


다른 기사도 분개했다.


"군주께서도 이제 노망이 나신게 분명합니다. 죄없는 길버트 이공자는 왜 가두십니까!"


그들이 하나같이 한 중년기사를 향해 성토하고 있었다. 그는 노블의 이제 3명밖게 안남은 중급 소드익스퍼트 중 가장 젊은 30대 후반에 마틴이다.


"마틴님! 우리가 이대로 있을수는 없습니다."


마틴이 눈을 감고 말했다.


"그럼 어쩌자는 건가. 군주를 배반이라도 할까."

"군주를 배반하는게 아닙니다. 우리가 새로운 군주를 찾는겁니다."


마틴이 눈을 뜨고 주위를 둘러봤다. 작은 오두막 안에 젊은 기사들이 가득하다. 못해도 40명은 넘는다.


노블의 기사가 전부 100명을 넘지 않으니 이 안에 절반가깝게 있는 것이다.









이공자파의 젊은 기사들이 내성으로 은밀히 접근했다.


마틴이 말했다.


"우리가 실패하면 어찌되겠는가."


옆에있는 기사가 답했다.


"죽습니다."

"그렇다 죽느냐 사느냐의 문제이다. 지금이라도 고민되거든 돌아가라."


그가 말했음에도 누구 하나 돌아가는 이가 없다. 이미 그들은 자신이 정의라 생각한다. 젊은 사람일수록 정의와 신념을 좋아한다. 개혁이라는 단어를 사랑한다.


내가 희생하여 영지, 나아가 나라가 부국 해진다면 기꺼이 한 목숨 받칠 준비가 되어있는 자들이 많다.


문제는 그들도 나이 먹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 이들은 젊다.


마틴이 말했다.


"간다."


검을 빼들었다.


달빛에 반사된 검이 섬듯한 빛을냈다.


기사단장 첸코는 한참 어린 애첩과 일을 보고있었다. 밖이 소란스럽다 싶더니 한 기사가 달려와 말했다.


"단장님! 반란입니다!"

"뭐!"


황급히 자리에 털고 일어났다. 보고를 하던 기사가 입에서 피를 뿜어냈다. 등뒤에서 누군가의 검이 기사의 몸을 꿰뚫은것이다. 사내를 알아본 첸코가 일갈했다.


"마틴!"


첸코는 검도 없고 갑옷도 입지 않았다. 지금 애첩과 한참 재미를 보고 있었으니 당연하다. 아무리 대단한 무인도 무기와 갑옷이 없으면 별볼일 없는 것이다. 삼국지의 장비 마져도 술먹고 야밤에 뒈졌지 않는가? 첸코라고 용빼는 제주가 있는건 아니다. 마틴이 능글맞게 웃으며 말했다.


"거 재미 좋으셨는데 죄송합니다."


기사단장 첸코는 생각했다. 마틴이 반란을 일으켰다면 이미 내성은 피바다로 변했을 것이다. 젊은 기사들의 중심에 마틴이 있음을 진즉에 알고있었다.


"이런 대범한 짓을 할줄은 몰랐군."


첸코가 체념한듯 말하자 마틴이 답했다.


"어떻습니까. 지금이라도 배를 갈아 타시겠습니까?"


첸코는 고개를 저었다.


"설사 내가 배를 갈아 탓다 치세. 자네의 그 혈기왕성한 기사들이 나를 받들겠는가?"


마틴은 고개를 짧게 끄덕였다. 지금 죽여야 할 수괴중 하나가 기사단장 첸코다. 그런 그를 상전으로 젊은기사들이 모실리가 없다.


마틴이 다가가 그의 목에 검을 대고 말했다.


"기사답게 가셧다 말하겠습니다."

"고맙네."


털석.


노블의 유일한 상급 소드익스퍼트가 그렇게 허무하게 죽었다. 상급 소드익스퍼트가 이러니 갑옷을 입고, 검을 휴대하고 잠을 자지않는 이상 대부분의 기사들도 다를바가 없었다.


마틴이 침대보에 피묻은 검을 닦으며 첸코의 애첩에게 말했다.


"일을 마치면 다시오겠다."


그녀가 고개를 끄덕였다.





노블의 늙은 영주는 자조했다.


"내분을 막기위해 한 결단이 오히려 내분을 제촉하였는가!"


성이 함락되는 대부분에 이유는 언제나 내분이다. 등뒤에 검은 그 어떤 적보다 무서운것이다.


"참으로 인생사는 알수없구나."


늙은 영주가 천천히 걸어나와 영주전용 의자에 앉자 그들을 맞이했다.


둘째 아들 길버트와 마틴 그리고 란이 함께 걸어온다. 영주가 말했다.


"그래 헬리나와 군터는 어찌하였느냐?"


길버트가 잠시 망서리며 답을 못한다. 영주가 일갈했다.


"멍청한놈! 이런 일을 벌였다면 무슨일이 있어도 니놈 형과 여동생 부터 제거 했어야 하지 않느냐!"


기뻐 할 것이라 생각한 아버지가 오히려 화를내니 길버트는 당황했다. 노 영주가 계속말했다.


"이제 어찌 할 것이냐! 니놈 때문에 영지가 두쪽 난것만 아니라 내전이 일어나게 생겼다. 조상 대대로 500년이 넘도록 이룩한 이 노블이! 니놈 대에 끝장나게 생겼구나!"


길버트도 참지못하고 화를냈다.


"왜 저만 보면 화만 내십니까! 제가 뭘 어찌 했다고 그러십니까! 그럼 애초에 저를 낳지 말지 그러셨습니까!"


노 영주는 눈을 감고 말했다.


"니 어미는 참 아름다웠지. 따먹지 않고는 배길수가 없었다."

"이..이!!"


노영주는 눈을뜨고 둘째 아들을 똑바로 보며 말했다.


"마치 나를 경멸 하는 듯 보는구나. 너는 그러지 않을 것 같으냐? 너가 이 자리에 앉고 나서, 아름다운 여자를 취할 힘이 있다면 그 여자를 취하지 않고 놓아줄 것 같으냐?"


길버트는 답할수 없었다. 노영주가 웃으며 자신에 물음에 자신이 답했다.


"그것이 인생이다."


길버트는 몸을 돌리며 마틴에게 말했다.


"죽여라."


마틴이 목을 꺽으며 영주에게 다가갔다.


"오늘 처다도 보기 힘든분들 피를 내 검에 묻혔으니 영광입니다."


영주는 눈을 감고 말했다.


"내가 니 마누라도 따 먹었었다. 카하하하! 컥!"


마틴이 부들부들 떠는손으로 영주의 목을 베며 말했다.


"고통없이 죽고자 하는 말 이었다면, 참으로 현명하신 분 입니다. 그리고 참이라 해도 현명 하십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8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도시파괴자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58 58.삶과죽음 +33 14.11.13 2,092 43 11쪽
57 57.삶과죽음 +4 14.11.13 1,812 28 5쪽
56 56.삶과죽음 +4 14.11.13 1,867 22 15쪽
55 55. 삶과죽음 +3 14.11.13 1,599 29 11쪽
54 54.삶과죽음 +4 14.11.13 1,706 32 13쪽
53 53.삶과죽음 +7 14.11.12 1,974 32 10쪽
52 52.삶과죽음 +4 14.11.12 1,547 24 14쪽
51 51.삶과 죽음 +2 14.11.12 1,482 36 14쪽
50 50.정치 +6 14.11.11 1,677 31 16쪽
49 49.정치 +2 14.11.11 1,161 21 13쪽
48 48.정치 +1 14.11.11 1,407 23 15쪽
47 47.정치 +7 14.11.10 1,247 28 10쪽
46 46.정치 +1 14.11.10 1,353 24 12쪽
45 45.정치 +6 14.11.10 1,288 28 16쪽
44 44.내전 +1 14.11.10 1,118 27 16쪽
43 43.내전 +3 14.11.10 1,727 29 14쪽
42 42.내전 +5 14.08.15 3,091 92 18쪽
» 41.날선 세계 +8 14.08.13 2,523 86 19쪽
40 40. 날선 세계 +10 14.08.11 2,675 90 23쪽
39 39. 날선 세계 +8 14.08.11 2,824 81 17쪽
38 38.아랍의 바람 +10 14.08.10 3,407 96 21쪽
37 37.아랍의 바람 +12 14.08.09 3,013 95 24쪽
36 36.아랍의 바람 +5 14.08.09 2,809 87 13쪽
35 35.아랍의 바람 +4 14.08.08 3,082 94 21쪽
34 34.아랍의 바람 +4 14.08.08 2,979 87 21쪽
33 33.아랍의 바람 +3 14.08.07 3,088 90 12쪽
32 32.아랍의 바람 +5 14.08.07 2,941 95 14쪽
31 31.아랍의 바람 +2 14.08.06 3,170 100 19쪽
30 30. 아랍의바람 +11 14.08.05 3,413 91 21쪽
29 29.새로운 질서 +6 14.08.04 3,637 93 19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