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돌봉대왕 님의 서재입니다.

도시파괴자

웹소설 > 자유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불량쥐마왕
작품등록일 :
2014.07.23 13:19
최근연재일 :
2014.11.13 20:51
연재수 :
58 회
조회수 :
196,461
추천수 :
4,778
글자수 :
409,680

작성
14.08.11 03:48
조회
2,824
추천
81
글자
17쪽

39. 날선 세계

DUMMY

셀리와 마을 청년 셋이 그렇게 병사들과 함께 떠났다.


왜 마을에 남자가 없는지 알 것 같았다. 크기만 하면 데려 가는 것이다. 그러나 왜 데려 가는걸까?


"왜?"


마동철은 생각해 봤으나 몇가지 짐작만 될 뿐 확신은 없다.


어째든 더이상 저 마을로 돌아갈 순 없었다. 자신이 귀족이 아님을 알았으니 태도가 변할 것이다. 자신을 이용하려 들수도 있고, 귀족사칭죄로 신고할지도 모른다.


이런저런 이유로 돌아가는 것은 현명하지 않았다.


다시 마을을 벗어나 숲으로 들어왔다.


배가 출출하다. 마동철은 그동안 토끼사냥을 여러번 해 보았으니 어려울 것은 없었다. 토끼를 보자마자 말했다.


"심장마비"


토끼가 바르르 떨며 죽었다. 토끼를 집어들고 이번에는 나뭇가지를 모아 말했다.


"불 붙어라."


그 위에다 토끼를 던져 넣었다. 지글지글 토끼가 구워지는 냄새가 온 숲을 진동했다. 보통은 내장을 제거하고 구워야 하는데 그렇지 않았으니 그 냄새가 더욱 고약했다.


그 냄새를 맡고 한 무리의 오크들이 다가왔다.


무려 다섯마리나 된다.


평소 마동철 같으면 가볍게 처리 했을 테지만, 토끼고기를 먹느라고 정신이 팔려 있었다. 마동철은 오크들이 바로 코앞에 와서야 알아차린 것이다.


"으앜!"


마동철이 비명을 질렀다. 그게 신호라는 듯 오크들이 달려왔다. 마동철은 찰라의 시간 생각했다. 하나씩 저주를 걸기에는 시간이 너무 촉박하다. 그전에 이미 오크들이 먼저 달려와 들고있는 도끼로 자신을 난도질 할 것 같았다. 한번에 처리하자!


"다섯놈 모두 심장마비걸려!"

"퀘에!"


멀정하다!


오크들이 죽지 않고 마동철에게 그대로 달려왔다. 마동철은 뭔가 잘못됨을 느꼈다. 들고있는 토끼구이를 오크들에게 내던지고, 황급히 반대편으로 내 달렸다.


달리면서 소리쳤다.


"오크 심장마비 걸려라!"

"퀰.."


가장 가까이 있던 오크가 마동철의 뒤통수에 도끼를 꼽아 넣으려다 말고 가슴을 부여 잡았다. 일촉즉발의 순간이었다.


다행히 능력이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그제야 마동철은 자신의 능력이 다수에게 먹히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다. 이제 것 생각해 보니 단 한번도 다수를 상대로 저주를 걸어 본적이 없다.


아니 단 두번 있었다. 북한의 모든 핵폭탄이 터지라고 한것과 자신을 때린 조폭들이 고자되라 한적이 있다.


'첫번째 북한의 핵폭탄은.. 터지지 않았었어!'


이제보니 북한이 핵폭탄이 없어서 터지지 않은게 아니라, 다수를 지칭해서 그런 것이다. 또 자신을 때린 조폭들이 고자가 되라 저주한 것도 확인해볼수 없는 문제였다. 즉 그들은 고자가 되지 않았을 것이다.


그제야 마동철은 이 미개한 세상에서 자신은 그저 이능을 가진 사람에 지나지 않음을 알았다.


"젠장! 심장마비 걸려 죽어!"


미친듯이 오크들과 거리를 벌리며 다시 외쳤다.


"심장마비 걸려 죽어!"


다섯 오크를 그렇게 죽이고 나서야 마동철이 가푼 숨을 내쉬며 돌아봤다. 위험했다. 쓰러져 있는 오크들 손에 하나같이 큰 양날 도끼가 들려있다.


"다수에게 걸리지 않는다.."


만약 이 사실을 이보다 더 위급한 상황에서 알았다면 큰일 날뻔 했다. 과거 엘리베이터 주락사나 아파트 붕괴도 따지고 보면 사물 하나의 연속성 일 뿐이다.


"조심해야겠군."


만약 다수의 적을 만나면 어찌 되겠는가. 50마리의 오크를 만난다면? 꼼짝 없이 죽었을 것이다.


왜 그동안 자신의 능력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지 않았는지 조금 후회가 생겼다.


그리고 두려움이 몰려왔다.


더이상 무적이 아니다. 다섯 오크를 마주 했음에도 이러한데 이 세계의 권력자 영주, 귀족들에게 잘못 보이면 어찌 되겠는가.


수백 수천의 병사가 쫓아온다면? 끝이다. 더구나 여긴 이계다. 드래곤이니 요정이니 마법사니 하는 놈들도 있을 것 같았다. 알고보면 마동철은 마법사 만도 못한 능력일지도 모른다. 물론 1:1상황에서는 최강일지 몰라도 다수의 적을 만나서는 왠만한 기사, 마법사 만도 못한 것이다.


"능력을 함부로 보여선 안되겠어. 당분간 최대한 몸을 낮추며 살아야 겠군.."


마음에 안들면 아무나 죽여 버려야지 했던 생각을 접었다. 철저히 자신을 감추며 능력은 위기의 순간 써야한다.


"으으.. 그냥 다시 돌아갈까?"


고개를 저었다. 재수없게 땅속으로 순간이동 되어 버리면 바로 그자리가 묘지가 된다.


"그럼 숲이냐 마을이냐군.."


이 세계에서 사려면 신분을 얻고 돈도 필요하다.


"일단 능력은 능력이고 무기부터 챙겨야겠군."


마동철은 오크가 떨어트린 양날도끼를 집어 들었다. 손에 무언가를 쥐니 조금 마음이 안정 되는것 같았다.











노기사 허셀이 자신의 모든기술을 전수한 종자와 함께 길을 걷고 있었다.


종자가 말했다.


"마스터 이제 노블성이 멀지 않았습니다."

"15년만에 영주님을 뵈려는데 판 너가 있어 체면치레는 하겠다."

"과찬이십니다."


판은 22살로 소드익스퍼트 하급에 다달했다. 소드익스퍼트 하급이면 영주가 기사로 임명할수 있어, 옛부터 기사와 평민을 가르는 척도였다.


"아니다 나는 30살이 넘어서야 소드익스퍼트 하급에 다달했느니라. 너는 너 자신에 자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노블에 가서도 절대 기죽지 말고 당당해야 한다. 너의 체면이 곧 나의 체면이다."


판이 가던길을 멈추고 가슴을 주먹으로 치며 말했다.


"명심하겠나이다. 나의 오랜 마스터."


노기사 허셀이 인자하게 웃다 말고 풀 숲 한쪽을 바라보며 말했다.


"누가 온다."


판이 자동적으로 칼을 빼들었다. 이 세계는 언제 무엇이 튀어나올지 모른다. 언제나 긴장을 늦추지 말고 경계하는 것은 당연하다. 풀숲이 움직이더니 생전보기 힘든 키큰 사내가 모습을 드러내며 투털댔다.


"존나 나무밖게 없구나."


판이 경계하며 물었다.


"누구십니까?"

"아 길을 잃어 헤매고 있습니다."


노기사 허셀이 그를 위아래로 훑어 봤다. 사내는 큰 체구에 오크들이나 쓰는 녹슨 양손도끼를 들고있다.


"용병이요?"


마동철은 그냥 둘러댔다. 시민권도 없는 난민이라고 할수도 없기 때문이다.


"넵 용병입니다."


그제야 판이 검을 집어넣고 말했다.


"마스터와 전 노블로 갑니다."


허셀이 눈쌀을 찌프렸다. 판은 15년동안 산속에서 자신과 수련만했다. 그러했기에 너무 순진하다. 만약 저 거구의 사내가 나쁜마음을 품고 있다면 어쩌려고 저러는 것일까. 나중에 따끔하게 혼을 내야 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지금은 아니다. 종자라지만 자신의 모든기술을 전수받은 제자의 체면도 생각해야 한다. 방금 너의 체면이 나의 체면이다 라고 해놓고 바로 면박을 줄순없었다.


`저자가 없을 때 혼을 내야겠군.`


그리고는 마지못해 허셀이 말했다.


"길을 잃었다면 같이 가십시다."

"감사합니다. 몇칠을 숲속에서 혼자 헤매고 다녔습니다."


허셀이 짧게 고개를 끄덕였다.




사람이 없는 곳에서 사는 사람은 사람이 그립다. 지금 판이 그랬다. 이제야 수련을 마치고 세상에 나왔으니 들뜨지 않을수 없었다.


"저는 마스터와 15년동안 숲속에서 수련만 했습니다."

"대단하시군요. 15년이라니.."


마동철은 미친놈들 아닌가 싶었다. 15년동안 숲속에서 칼질만 하다니? 그럼 돈은 누가벌고 소는 누가키우나? 이세계 사람들은 재정신인 놈이 없다.


속도 모르고 판이 기분이 좋아져 계속 이런저런 쓸대없는 말을했다.


어렸을때 부터 마스터와 숲속에서 칼질만했고, 마스터는 노블의 오랜 기사라는둥 이런저런 말을 했다.


허셀이 결국 참지못하고 한마디했다.


"판. 쓸데없는 소리 그만해라."


수련할때 빼고는 인자하던 마스터가 매섭게 말하자 그제야 판이 입을 다물었다.


함께 길을 가다 어둑어둑해지는 밤이되자 판이 말했다.


"노숙을 해야겠습니다. 마스터. 나뭇가지를 주어올게요."


마동철이 기다렸다는듯 말했다.


"저도 같이 도와 드리겠습니다."


판이 사람좋게 웃었다. 그렇게 단둘이 나뭇가지를 줍기위해 노기사 허셀이 보이지 않을때쯤 되자 기다렸다는 듯 마동철이 물었다.


"15년이나 성을떠나 수련만 했다면, 만약 노기사님이 변을 당하면 어찌됩니까?"

"예?"


판이 뭔 소리냐고 되묻자 마동철이 다시 말했다.


"노블에서는 판님의 존재 자체도 모를것 아닙니까? 그런데 노기사님이 무슨일이 생기면.. 그쪽에 가더래도 종자라는 증명을 할수없잖습니까?"


그제야 판이 알아듣고 목에 걸린 반달목거리를 가르켰다.


"이 반쪽 펜턴트가 증표입니다. 마스터가 나머지 반쪽을 가지고계시죠. 만약 마스터에게 변이 생기면 마스터가 가진것과 제것을 합쳐 보여주면 되는겁니다. 그러니 그쪽에서 저를 알아보지 못할리가 없습니다."


마동철은 고개를 끄덕이며 눈을 빛냈다.


자신은 이 세상에 어떠한 신분도 없다. 그러니까 이곳에서 마동철의 지위는 난민이다. 만약 한 사회에 가장 천한 계급이 있다면, 지금 마동철이다. 일반 백성들의 목숨도 파리 목숨인데 시민권 조차 없는 마동철의 목숨은 무엇이겠는가.


그냥 벌레만도 못한 놈이다.


벌레처럼 살수는 없는노릇이다.



마동철이 판에게 물었다.


"판님은 세상을 살면서 꼭 해보고싶은 일이 있다면 뭡니까?"


판은 뭘 그런걸 묻느냐는 듯 나뭇가지를 줍으며 해맑게 답했다.


"노블에 가면 크라센 대륙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헬리나 자작영애를 직접 뵙고싶습니다."


판의 나이가 22살이다. 15년 동안 칼질을 해댔으니 7살때 부터 숲속에 살아왔다는 말이다. 당연히 이름난 여자도 따먹고 세상에 나와 호령도 하고 싶을 것이다. 마동철이 다시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 소원 제가 대신 이뤄드리겠습니다."

"예?"

"제가 대신 해드리겠다고요. 심장마비."


판이 부르르 몸을떨며 가슴을 부여잡았다.


"끄으.."


인간의 혈액속에는 산소가 들어있다. 장기들과 뇌는 그 혈액속 산소가 단 5분만 공급되지 않아도 썩기 시작한다. 심장마비란 그 산소를 공급하는 혈액순환이 멈추는 일이다.


이때 심장은 멈추지만, 장기들은 멈추지 않는다. 장기들은 계속해서 새로운 산소를 공급받고자 심장으로 더러워진 피를 보낸다.


심장이 멈춘지도 모르고 계속해서 피가 몰려드니 심장부근의 혈관들이 몰려든 혈액 때문에 찢어질듯 부풀어 오른다.


이때의 고통은 말그대로 심장이 찢어지는 고통이다.


판은 그 고통에 입밖으로 신음소리 조차 낼수없었다. 혈액들이 나갈길을 찾지 못해 판의 두눈을 붉게 물들어 놓았다. 그렇게 피눈물을 흘리며 판은 쓰러졌다.


마동철은 붉게 충열된 그 눈을 마주보며 말했다.


"그렇게 원통 할 것 없다. 어차피 15년간 능숙한 살인마가 되기위해 살아오지 않았느냐? 누군가가 너의 칼에 그렇게 죽듯 너는 나에게 죽은 것 뿐이다."


그리고는 그의 목에서 펜던트를 떼어내고 이번에는 노기사를 향해 다가갔다.


판과 똑같이 노기사도 가슴을 부여잡고 쓰러졌다. 무엇이 그리도 억울한지 그도 판처럼 눈을 감지 못했다.


마동철은 묵묵히 그 모습을 바라보며 다시 말했다.


"일생을 살면서 사람하나 안죽여 본 기사는 듣도 보도 못했소. 나나 당신이나 그냥 출세를 위해 죽이고 죽고 빼앗는 것이지."


그리고는 노기사의 몸을뒤져 그의 동전 주머니와 검을 자신의 허리춤에 채웠다. 돈 주머니 안을 보니 누런색 은색 코인이 보인다. 누런색은 황금이고 은색은 은이겠지. 마동철은 쉽게 생각했다.


"아차 이게 가장 중요하지."


노기사의 목에 걸린 펜던트도 떼어냈다. 이미 반쪽도 자신에 손에 있는 터라 두 펜던트를 하나로 합치자 딸각 소리를 내며 합쳐졌다.


"이 세계의 대장장이 기술이 생각보다 좋군."


마동철은 그렇게 노블로 향했다.



그저 길을 따라 쭉가면 노블이라 이미 판과 허셀에게 들은터라 노블을 찾는것은 어렵지 않았다.


커다란 거성이 산위에 있고, 성을 둘러 외벽을 하나 만들고, 그 아래에 외벽을 두번이나 더 둘러 만든 대도시다.


그 웅장함에 이 세계의 문명을 다시봤다.


적어도 지구 중세에 비대여도 결코 뒤떨어지지 않으리라.




그렇게 마동철이 거대한 성문앞에 다다르자 경비병이 말했다.


"어디서 온 누구십니까?"


검을 차고 나름 행색이나 품체가 크니 존대를 안할수가 없었다.


"나이트 허셀의 종자 마르도입니다."

"나이트 허셀?"


가만 듣고있던 성벽위의 고참이 말했다.


"정말 허셀경의 종자이십니까?"

"그렇습니다."


노기사 허셀의 위명이 꾀나 자자한듯 성안이 분주하더니 한 늙은 사내가 나와 말했다.


"나는 노블 영주성의 집사 아만이오. 그래 허셀경은 어디있소?"

"마스터께선 돌아가셨습니다."


집사가 잠시 눈을 감고 뜨고는 말했다.


"증표는 가져왔소?"


마동철이 펜던트를 내밀자 그가 살펴보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증표는 확실하다. 마동철의 행색을 봤다. 큰기에 생전본적없는 옷차림. 그리고 허리에 있는 검이 보인다. 저 검은 분명 그 옛날 나이트 허셀이 차고 다니던 애검이 분명하다.


"좋소 들어가면서 이야기 합시다."


마동철은 아만을 따라 도시 내로 들어왔다. 자갈을 깔아만든 대로를 따러 걸으며 아만이 말했다.


"성취는 어느정도 입니까?"

"아..그게.."


마동철은 딱히 말하지 못했다. 성취가 뭘 말하는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아만이 알아서 오해하고 답했다.


"허셀경이 말년에 거두었는데 결국 성취는 이루지 못하였나 보군.."


마동철은 대충둘러댔다.


"죄송합니다."


별볼일 없다 생각한 하만의 말이 바로 반토막으로 내려갔다.


"뭐 자네가 죄송할건 없네. 나이는 벌써 30살이 넘은것 같은데.. 그래도 최상급 워리어는 될것같군."


허셀이 마동철의 덩치를 보고 말년에 종자로 두었을 것이라 생각했다. 저정도 덩치라면, 굳이 소드익스퍼트 하급이 아니라 해도, 그 이하에선 최상위 실력일 것이 분명하다.


"자네는 영주님을 만날 필요도 없네. 그냥 내성으로 가서 쳄퍼라는 자를 찾게. 그자에게 가서 내가 보냈다고 하면 될것이야."

"알겠습니다. 아만님."


그리고는 휙하고 어딘가로 가버렸다. 처음과는 180도 변한 태도에 마동철은 오히려 더 잘됐다 생각했다.


"주목 받아봐야 위험만 생길 뿐이지."



그때 소란이 일어 한곳을 바라봤다.


"이년이! 멀쩡한 몸뚱아리 놔두고 어디서 도둑질이야!"


한 사내가 어린 여자아이를 반죽할때 쓰는 몽둥이로 때리고 있는 것이다. 빵집 앞인 것을보니 소녀가 호밀빵 하나를 훔치려다 걸린 모양이다.


여자아이의 얼굴 이나 몸 곳곳이 멍투성이와 피투성이다. 그럼에도 누구하나 신경쓰지 않는다.


그래도 21세기의 마인드를 가진 마동철이 나서지 않을수 없었다.


"이보시오. 너무 심한것 아닙니까?"


빵집주인이 마동철을 보고 폭력을 멈추었다. 큰키에 칼도 차고있으니 함부로 말할 수 없는 것이다.


"그..그것이 이년이 도둑질을 해서 때렸습니다. 멀쩡한 몸을 놔두고 도둑질이라니 그게 어디 될 법한 일입니까?"


마동철이 소녀를 봤다. 이제 한 13살이나 되었을까? 삐쩍 마르고 옷은 누더기 같다. 온몸은 피투성이고 머리카락은 떡이져있다. 수없는 나날을 노숙으로 지냈을 것이다. 황당해 마동철이 물었다.


"저런 소녀가 어디서 무슨일을 할수 있단 말이요?"

"뒷 골목에서 몸을 팔아도 되지 않겠습니까? 그럼 적어도 밥은 먹고 살지 않습니까?"


마동철은 할말을 잃었다. 13살 남짓한 어린애보고 몸을 팔라니?


"그게 말이나 될 법한 소리요?"

"예? 다들 그러는데 뭐가 잘못되었습니까?"


마동철은 그제야 알았다. 셀리도 밥먹고 살기가 힘들어 영주에게 망서림 없이 가지 않았나? 다들 그렇게 사는것이다. 저 소녀가 무슨일을 할수있겠나. 우스운 생각이었다. 마동철은 판을 죽인것에 약간의 가책을 느끼고있었다. 늙은 기사 허셀은 살아오며 수없는 살인을 해본 살인마 일것이다. 그러나 판은 예비 살인마 였다. 아직 누군가를 죽이진 않은 것이다. 21세기의 마인드를 가진 마동철은 그것이 마음에 걸렸다. 준비된 살인마 일지언정 아직 살인마가 아니지 않은가? 그런자를 자신은 직접죽였다. 지구에서의 마동철이 의도한 직접적 살인은 엘리베이터 사고와 서울시장을 제외하면 없었다. 그마져도 사람의 눈을 보고 죽이진 않았다.


눈이란 사람의 감정을 투영하는 신체의 일부다. 사형수들이 천으로 눈을 가리는 것은 사형수를 위한것이 아니라, 집행자들을 위한 것이다.


즉 사람의 눈을 보고 사람을 죽이는 행위. 이것은 멀리서 총을쏴 살인을 하는것 보다 수십배나 더한 죄책감을 주게 한다. 마동철이 지구에서 온갖 패악질을 해왔지만 그도 인간일 뿐이었다. 아무죄가 없는 자를 직접 죽이는것은 멘탈에 손상을 주었다.


마동철은 그 멘탈을 치유하고 싶었다.


"그 소녀가 훔친 빵값이 얼마요?"

"5쿠퍼 입니다만.."


마동철이 허리춤에 있는 주머니에서 은색 동전하나를 던졌다.


"이거면 되겠소?"


100쿠퍼가 1실버다. 또 10실버가 1골드다. 즉 마동철이 빵값의 20배나 지불한것이다. 빵집주인이 함박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감사합니다 나으리!"


그리고 떠났다. 마동철이 소녀에게 다가가 물었다.


"너 이름이 뭐냐?"


소녀는 마동철을 경계했다. 마동철이 픽 하고 웃으며 그냥 소녀를 지나쳤다.


그러자 소녀가 마동철의 뒤를 말없이 따라왔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8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도시파괴자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58 58.삶과죽음 +33 14.11.13 2,093 43 11쪽
57 57.삶과죽음 +4 14.11.13 1,812 28 5쪽
56 56.삶과죽음 +4 14.11.13 1,867 22 15쪽
55 55. 삶과죽음 +3 14.11.13 1,599 29 11쪽
54 54.삶과죽음 +4 14.11.13 1,706 32 13쪽
53 53.삶과죽음 +7 14.11.12 1,974 32 10쪽
52 52.삶과죽음 +4 14.11.12 1,547 24 14쪽
51 51.삶과 죽음 +2 14.11.12 1,482 36 14쪽
50 50.정치 +6 14.11.11 1,677 31 16쪽
49 49.정치 +2 14.11.11 1,161 21 13쪽
48 48.정치 +1 14.11.11 1,407 23 15쪽
47 47.정치 +7 14.11.10 1,248 28 10쪽
46 46.정치 +1 14.11.10 1,354 24 12쪽
45 45.정치 +6 14.11.10 1,288 28 16쪽
44 44.내전 +1 14.11.10 1,118 27 16쪽
43 43.내전 +3 14.11.10 1,727 29 14쪽
42 42.내전 +5 14.08.15 3,092 92 18쪽
41 41.날선 세계 +8 14.08.13 2,523 86 19쪽
40 40. 날선 세계 +10 14.08.11 2,675 90 23쪽
» 39. 날선 세계 +8 14.08.11 2,825 81 17쪽
38 38.아랍의 바람 +10 14.08.10 3,407 96 21쪽
37 37.아랍의 바람 +12 14.08.09 3,013 95 24쪽
36 36.아랍의 바람 +5 14.08.09 2,809 87 13쪽
35 35.아랍의 바람 +4 14.08.08 3,082 94 21쪽
34 34.아랍의 바람 +4 14.08.08 2,980 87 21쪽
33 33.아랍의 바람 +3 14.08.07 3,088 90 12쪽
32 32.아랍의 바람 +5 14.08.07 2,941 95 14쪽
31 31.아랍의 바람 +2 14.08.06 3,170 100 19쪽
30 30. 아랍의바람 +11 14.08.05 3,414 91 21쪽
29 29.새로운 질서 +6 14.08.04 3,637 93 19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