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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봉대왕 님의 서재입니다.

도시파괴자

웹소설 > 자유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불량쥐마왕
작품등록일 :
2014.07.23 13:19
최근연재일 :
2014.11.13 20:51
연재수 :
58 회
조회수 :
196,441
추천수 :
4,778
글자수 :
409,680

작성
14.08.11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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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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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
글자
23쪽

40. 날선 세계

DUMMY

마동철이 길을 가다말고 멈춰서 고개를 돌려 말했다.


"왜 나를 쫓아오는 것이냐?"

"..."


여자 아이는 말이 없었다. 마동철이 다시 걷자 여자 아이가 또 따라온다. 한숨을 내쉬며 마동철이 물었다.


"원하는게 무엇이냐?"


아이가 한참을 망서리다 들릴듯 말듯 말했다.


"넨시.."

"뭐?"


아이가 다시말했다.


"넨시입니다 나리."


그리고는 마동철 앞에 무릎을 꿇고 고개를 조아렸다. 작고 비루한 모습이 꼭 비맞은 강아지마냥 처량해보였다. 더구나 이세계 사람들과 비교해 거구인 마동철 앞에서니 정말 강아지 만하다.


마동철이 헛웃음을 내며 말했다.


"나와 함께 가겠느냐?"

"네.네! 시키면 무엇이든 하겠습니다. 나리.."


힘차게 말하다 다시 뒷끝이 흐려졌다. 도대체 이 아이가 무슨생각을 하기에 저러는걸까 싶지만, 짐작못할 것도 아니다. 이세계는 그냥 따먹고 죽이고 빼앗는 세상이다. 길에서 살려 주었으니 자신을 마음씨 좋은 변태라도 되는양 생각 할 것이다. 어째든 저 아이를 씻겨야했다. 너무 더러운 것이다.


"여관으로 먼저 가자. 노블에서 가장 깨끗하고 저렴한 여관으로 안내해라."


넨시가 불안한 표정으로 답했다.


"그런 것이라면 제가 잘 압니다.. 맡겨만 주세요."


그리고는 앞장서 걷는다. 주인의 앞을 종이 걷는것은 큰 무례라 귀족 이었다면, 치곤덕을 당했을 것이다. 그러나 마동철이나 넨시나 그런 예법에는 무지한 사람들이다. 바람부는쉼터 라는 여관에 도착해 넨시가 말했다.


"이곳입니다. 아줌마도 친절하고 음식도 깨끗합니다."


마동철이 말했다.


"들어가자."


무슨 생각인지 넨시가 두주먹을 꽉쥐며 따라 들어왔다.


"어서오십시오. 응? 넌 넨시 아니냐?"


왠 거구의 사내와 넨시가 함께 들어오자 아줌마가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마동철이 말했다.


"방을 하나 잡아주시오. 그리고 저 아이를 깨끗히 씻겨 그 방으로 보내고, 빵과 우유도 아이에게 주시오."


여관 안주인이 고개를 푹 숙이며 되물었다.


"나리가 먹을 것은 어찌할까요?"

"나는 먼저 볼일이 있어 나중에 올것이오. 그때 내가 먹을 것은 다시 주문하지."


그리고는 마동철이 허셀에게 뺏은 돈 주머니에서 금색 동전을 하나 던졌다. 1실버의 가치는 큰 빵 20개를 사먹을 돈이다. 이 세상은 음식의 가치가 높아서 그정도면 지구에서 10만원의 가치가 있는 돈이다. 10실버가 1골드이니 마동철이 던저준 금화는 한화 100만원의 가치다.


여관 안주인이 깜짝놀라 말했다.


"나리 이리 큰돈은 어찌?"

"그돈 이면 아이와 내가 몇칠을 묵을 수 있는 돈이오?"

"점심과 저녘을 먹는다면 20일은 묵으실 돈입니다."


마동철은 생각하다 되물었다.


"아침은 안먹소?"

"아침이요? 아침은 하지 않지만 원한다면 해드리겠습니다. 나리."


이 세계는 지구가 아니었다. 지구에서도 아침이라는 개념이 생긴건 100년이 안된다. 마동철이 고개를 끄덕였다.


"아침도 해주시오. 그리고 10일을 묵는걸로 하는대신 음식은 푸짐하게 하고 목욕은 매일 할수있도록 준비해주시오."


1골드로 10일이라 목욕물을 받고 데우는 일이 보통힘든 일이 아니지만, 10일에 1골드면 한참 남는장사다. 여관주인이 환히웃으며 말했다.


"알겠습니다. 나리. 넨시야 너는 나를 따라오너라."


바람부는쉼터 안주인은 기분이 좋아졌다. 저런 씀씀이라면, 넨시가 남자를 잘 물어온 것이다. 어차피 넨시는 누군가의 노리개가 되거나, 굶어죽거나, 창녀가 되어야 할 팔자였다. 그중 가장 좋은게 노리개가 되는것이다. 그 주인이 씀씀이가 좋고 호탕하니 마음이 놓인것이다.


마동철은 다시 내성으로 가 경비병에게 물었다.


"쳄퍼님이 어느 분 이십니까?"

"워리어 쳄퍼님이요?"


그리고는 안에서 왠 덩치가 산만한 남자가 나왔다.


"누가 날 찾는거냐?"

"쳄퍼님입니까?"


턱에는 수염이 덕지덕지 붙었고, 몸은 우락부락한 근육이 가득하다. 마동철만큼은 아니지만 키도 175cm나 되었다. 반면 쳄퍼도 놀랐다. 자기보다 더큰 사내는 처음봣다.


"혹시 허셀경의 종자가 왔다는데 당신이오?"


생전 자신보다 큰 남자를 못봤으니 절로 반존대가 나왔다. 마동철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렇습니다."

"허셀경에게 배웠다면 실력이야 안봐도 될 것같고.. 할일도 없는데 뭐 궁금한거 없소?"


마동철은 당황해 물었다.


"제가 해야할 일이나 뭐 그런것 없습니까?"

"당신도 알다싶이 우리는 워리어요. 다들 기사들의 종자였다 재능이없어 모인사람들인데, 전쟁이 없는한 우리가 무슨 할일이 있겠소?"


마동철은 잠시 생각했다. 아까 만난 아만도 성취가 어떠냐 물었던게 이것인 모양이었다.


"성취를 뒤늦게라도 하면 어찌됩니까?"


쳄퍼가 답했다.


"나나 당신이나 벌써 30살이 넘었는데 소드익스퍼트가 될수있겠소? 만에하나 소드익스퍼트가 된다면 기사가 될수도있겠지. 우리야 그냥 영주님이 부르면 나가 싸워주고 그전에는 별일 없소."


마동철은 그제야 알았다. 소드익스퍼트가 성취의 기준인 것이다. 그러나 또 다른게 궁금하다.


"그럼 봉급은 안받습니까?"

"매달 3골드를 받지.. 하긴 이게 제일 중요한 일이지. 그만 볼일봤으면 가보시오."


귀잖다는 듯 쳄퍼가 다시 들어가버렸다.


마동철은 생각했다.


"3골드라 그럼 여관에서 30일을 묵을수 있는 돈이군."


워리어로 종사해 받는 돈은 여관에서 먹고 자면 없어질 딱 그정도의 돈이다. 그리고 여관 주인의 태도로 보건데 워리어란 평민보다 신분이 위일 것이다. 워리어란 이사회에 중상정도의 위치에 있는 것이다. 그런데 고작 먹고 자는 정도를 벗어나는 봉급을 받을 뿐이다. 그럼 평민들의 삶은 어떠하겠는가? 보지 않아도 알것 같았다. 이 야만적인 세상을 어찌 살아야 하는 것일까?


마동철이 상념에 잠겨 있을때 내성안에서 일단의 사내들이 우르르 몰려나왔다. 그 중에는 방금 들어간 쳄퍼도 있어 마동철이 물었다.


"갑자기 무슨일 입니까?"

"란경과 호크경이 한판 붙는다는 구만, 이런구경을 놓칠수 없지 않나?"


이세계의 기사들이 어떤 존재인지 궁금했던 마동철이 말했다.


"저도 가도 됩니까?"

"오면 오는거지 무슨 허락이 필요해."


마동철은 빠르게 걷는 쳄퍼를 뒷따르며 물었다.


"왜 싸우는 겁니까?"

"자네는 오늘와서 모르겠지만, 우리 노블성에는 두명의 주인이 있네, 서로 세력이 갈려있지. 자네도 조만간 선택을 해야 할 껄? 자네 정도의 덩치라면 도움이 될 테니까."


무슨 말인지 모르겠지만, 마동철은 무작정 뒷 따라가 보니 공터에 사슬로 엮은 체인메일을 입은 두 사내가 검을 마주하고 있었다.


쳄퍼가 말했다.


"저기 오른쪽에 털복숭이가 호크경이네, 왠쪽에 기둥 서방 같은게 란경이지."


말하는걸 들어보고 마동철이 물었다.


"쳄퍼님은 호크경 세력에 들어가있습니까?"


쳄퍼가 의외라는듯 말했다.


"자네 어떻게 알았나?"


그야 자기편을 기둥서방이라 할리가 없지 않냐고 말하고 싶었지만, 마동철은 입을 다물었다. 그때 다른 한쪽에서 누군가가 외쳤다.


"돈걸어 돈돈!"


여기 저기서 나온 워리어들이 돈을 걸며 난대없이 도박판이 벌어졌다. 그 모습을 바라보며 기사들은 혀를 차며 멀지감치 떨어져 있었다. 워리어들 중에 한 사내가 말했다.


"당연히 호크경이 한수위 아닌가?"


또다른 사내가 말했다.


"란경이 그래도 기술은 좋은데?"

"밤기술?"


누군가의 말장난에 웃음바다가 되었다. 마동철이 쳄퍼에게 물었다.


"누가 이기겠습니까?"

"누가 이기는지는 돈이 말하지. 저기보게"


쳄퍼가 가르킨 테이블위를 보니 두개의 그릇이 있다. 하나는 호크라 써있고 다른 하나는 란이라 써있다.


호크라 써있는 테이블에 돈이 5배는 더 많았다.


"호크님이 더쌥니까?"


쳄퍼가 귀잖다는듯 말했다. 이미 두 사람이 기운을 끌어모으고 싸울체비를 마치는 중이다.


"거참 보면 모르나?"


마동철은 테이블에 있는 곳으로 다가갔다.


"저도 돈 걸어도 됩니까?"


테이블을 지키는 째진눈의 사내가 말했다.


"자네는 처음보는데?"

"나이트 허셀의 종자 마르도 입니다."

"음 그래? 나는 욘이라 하네. 어디다 걸건가?"


마동철이 주머니를 열어보니 금화가 5개 은화가 2개있다. 금화 5개를 꺼내 란에게 걸었다.


욘이 깜짝놀라 묻는다.


"아니 자네 그렇게 많이 걸어? 지금 배율이 5배인데.. 이러면 2배로 내려가겠군?"


5골드면 거진 워리어 두달치 월급에 해당한다. 지금 걸려있는 돈에 30%정도가 되 배율이 확 내려가버려가 버렸다.


그러자 주변에서 마동철이 걸어둔 돈을 욕심내며 말했다.


"오 호크경 배율이 그럼 2배도 넘는거 아닌가!"


하며 여기 저기서 호크에게 돈을 걸었다. 판돈이 커지니 욕심도 커져서 사람들이 거는 액수도 단숨에 늘어났다.


어느덧 호크라고 씌어진 쟁반에 란이라 쓰여진 쟁반보다 돈이 10배나 늘어나 있었다.


욘이 소리쳤다.


"그만! 이제 결투가 진행된다고 더이상 판돈을 안받을거야. 벌써 10배라고. 호크경에게 걸어봐야 너희들은 1.1배밖게 못받아."


그 말을 듣고서야 사람들이 아쉬운 듯 다시 두 사람의 결투를 지켜본다. 호크라는 털복숭이 기사가 커다른 투핸드 소드를 휘드르고, 란이라는 기사는 그 절반만한 롱소드로 이리저리 호크의 검을 피하며 기회를 엿보고 있었다.


마동철은 그들의 움직임을 보며 생각했다.


`보통 사람보단 좀 빠르지만, 큰차이는 없잖아?`


그저 지구에서 숙련된 무술인 이라도 저정도의 움직임을 보일 수 있을것 같았다. 뭘까? 의문이 들때 갑자기 두사람의 검에서 옅은 빛이 나기 시작했다. 칼이 서로 맞닿자 강한 불꽃이 일어났다.


오오!


사람들이 환호하며 바라본다.


마동철은 그때야 알았다.


'저것이 소드익스퍼트 인가?'


쳄퍼에게 물었다.


"저분들은 성취가 어느정도 입니까?"

"호크경이나 란경 모두 하급이네 그러나 호크경은 하급에 오른지가 벌써 10년이 넘었지. 란경은 세달이나 되었나?"


마동철이 턱을괴며 생각했다. 같은 하급이면 한쪽이 갑자기 이겨도 상관없지 않나?


마동철이 아무도 모르게 신발에 먼지를 터는척 하며 말했다.


"호크 오른팔 마비."


여기 저기서 응원하는 함성 소리에 마동철의 말을 들은 사람은 없다. 더구나 마동철은 한국어로 작게 중얼거렸으니 그것을 들었다 해도 알아 들을리가 없었다.


갑자기 호크가 검을 휘두르다 말고 팔이 오른쪽으로 기울기 시작했다. 기사의 운동신경으로 재빨리 왼발로 몸의 균형을 잡으려 했지만, 이미 란의 칼이 호크의 목을 베고 지나갔다.


툭..


나이트 호크의 목이 순식간에 잘린것이다. 소드익스퍼트가 칼에 검기를 주입햇으니 그 날카로움이 보통의 칼과 비교가 안되기에 가능한 일이다.


갑자기 장내가 쥐 죽은듯이 조용해 졌다.


쳄퍼가 숨을 훅훅 드러내쉬며 말했다.


"가문내 결투에서 살인을 했어!"


호크의 목을 베어버린 란도 당황했다.


"아니..난그저.. 갑자기 호크경이 방어를 안해서.."


호크는 일공자 파고 란은 이공자 파다. 이공자 파의 기사가 말했다.


"이는 정당한 결투였다! 피를 본것은 안타까운 일이나 그것이 기사의 길이다!"


상당한 지위에 있는 기사 였는지 그의 말에 다들 별다른 말을 하지 못하고 흐터졌다.


마동철이 욘에게 다가가 말했다.


"제가 건돈 주십시오."


욘이 그에게 금화 50개가 든 자루를 넘겨주며 말했다.


"자네 운이 좋은건지 나쁜건지 모르겠구만."

"에?"


욘이 다시 말했다.


"허셀경이 일공자 군터님이 어렸을 때 검술 지도교사 였잖은가? 그러니 자네도 일공자 파의 일원인데, 일공자파 호크경이 당했으니 하는 말이네."


마동철이 그제야 무슨소리인지 알고 건성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군요?"


마동철은 여관으로 돌아가며 50골드나 들어있는 돈 주머니를 보며 말했다.


"지들 끼리 칼질 할 땐 언제고 누가 죽었다고 날리람."


마동철이 보기에는 일공자니 이공자니 하는 모든게 개소리일 뿐이다. 그저 서로 죽이겠다고 검을 휘두른 것 뿐이었다. 그리고 둘중 하나가 죽었다. 다만 죽어야 할 대상이 뒤바뀐것 뿐이다. 마동철은 읍조했다.


"그게 무슨 차이야?"






노블성의 일공자 군터가 원탁 테이블을 내려치며 소리쳤다.


"호크경이 란 그놈에게 그렇게 맥없이 당할수 있단말이오!"


늙은 조언자 호르만이 답했다.


"란경이 여태껏 실력을 숨기고 있었을 겁니다."

"그럼 이게다 계획된 음모란 소리오?"

"그것 말고는 말이 안됩니다. 소드익스퍼트 하급에 다달은지 석달이 안된 자가 어찌 10년전에 하급을 달성한 호크경을 이길수있단 말입니까?"


노블기사단의 단장 첸코가 말했다.


"못할건 없습니다. 다만 기사들의 말을 들어보니 너무 허무하게 당한게 의심스럽습니다."


일공자 군터가 흥분해 소리쳤다.


"독이야! 독을 쓴거야 그리고 죽인거라고!"

"일리가 있는 말입니다."


늙은 조언자가 동조하자 일공자 군터가 더욱 미쳐날뛰며 소리쳤다.


"우리도 독을 써서 놈을 죽이여야해!"

"독을 쓰는것은 좋지만, 그것이 들통나면 뒷감당이 안 됩니다."

"기사답게 생사 결투를 신청하는게 어떨가 싶습니다."


조언자 호르만이 말류하고 첸코가 말했다. 군터는 턱을괴며 읍조렸다.


"생사결투장이라 말이지?"





마동철이 여관으로 돌아오자 여관 안주인 에이미가 넨시에게 말했다.


"마음을 단단히 먹어라. 나쁜사람 같지 않으니 너만 잘하면 오랫동안 너를 보살펴 줄 것이다. 중요한 것은 싫은 표정을 지어선 안된다. 그리고 거부해서도 안된다. 알겠니?"


넨시는 몸을 깨끗히 씻었다. 여관 안주인인 에이미가 잠옷도 새것으로 입혀주었다. 알수없는 긴장감으로 넨시가 고개를 끄덕였다.


"네 에이미 아줌마."

"자 들어가보렴."


그리고는 마동철이 있는 방문을 살작열고 넨시를 밀어 넣었다. 에이미는 넨시의 엄마를 안다. 넨시의 엄마는 그녀의 친구였기 때문이다.


남편이 전쟁에가 일찍 죽어 홀로 넨시를 키웠다.


젓먹이인 넨시를 데리고 일을 할수도 없고, 그렇다고 애를 봐줄 사람도 없었다.


결국 넨시엄마가 해야할 일은 몸을 파는것이다. 젓먹이인 넨시를 옆에 두고 몸을 판 것이다.


살아야 하니 어쩔수가 없었다. 그럼에도 얼마 못가 성병에 걸려 고통속에서 넨시엄마가 죽었다.


그렇다고 에이미가 넨시를 돌볼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저 간혹 오면 빵을 조금 나눠주었을 뿐이다. 매일 얻어 먹는게 미안 했는지 한동안 오지 않았는데 멍투성이가 되어 왠 거인을 대려왔다.


그간 무슨일이 있었는지 알고싶지 않다. 그저 그런것이다. 아는 사람의 아이가 노숙자가 되어 길거리를 배회하는게 한둘이 아니다.


자신이 거리에 있는 수없는 아이들을 키울수도 없는것이다. 이 땅의 주인인 영주도 모른척 하는 아이를 왜 에이미가 거둬야하나?


에이미는 눈을 질끈 감고 계단을 내려왔다.


"오히려 잘 된 일이야."


자조했다.


넨시는 방에 들어가 문앞에 서서 한참을 가만히 있었다.


침대에 누워있던 마동철이 말했다.


"거기서 뭐하느냐? 침대에 누워자거라."


올것이 왔다는 듯 넨시가 주춤주춤 하며 마동철 옆으로 다가왔다. 마동철은 촛불을 끄고 잠이 들었다. 넨시는 그 옆에서 뜬 눈으로 있다 날이 샜다.


다음날 아침 마동철이 말했다.


"가서 아침을 가져오너라."


눈이 빨갛게 충전된 넨시가 후다닥 내려가 빵과 스프를 나무식판에 가져왔다.


마동철이 그것을 보며 말했다.


"왜 한개냐? 너것도 가져와야지."


다시 후다닥 가서 식판을 하나더 가져온다. 마동철이 다시 말했다.


"테이블에 앉자 같이 먹자구나."


스프와 빵이 코로 들어가는지 입으로 들어가는지 한참을 그러다 넨시가 결국 참지 못하고 말했다.


"저.. 저를 왜 품지 않아요?"


마동철은 먹던 스프를 푹하고 뱉어내며 말했다.


"너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안다만 나는 너에게 그런것을 원하는게 아니다."

"그럼 무엇을.."


마동철이 말대신 백팩에서 속옷과 양복 을 꺼냈다.


"너는 내 빨래와 청소, 그리고 내가 시키는 일을 하면된다."


마동철은 능력을 얻고나서부터 씀씀이도 커졌고, 귀잖은 일은 하기 싫어했다.


뭔가 자신의 뒤치닥 거리를 할 사람이 필요한 것이다.


넨시는 그제야 무엇 때문에 자신을 거두었는지 알았다. 황급히 빵과 스프를 입속으로 구겨넣더니, 걸레를 가져와 방을 닦기 시작했다.


마동철은 다시 스프와 빵을 먹으며 말했다.


"나갈 채비를 하거라."


마동철과 넨시가 묵는 방은 2층에 있었다. 방을나오자 에이미가 헐레벌덕 뛰어나오며 넨시의 얼굴을 살폈다. 잠자리에서 때리는 취미가 있어 넨시가 그렇게 엉망이 된게 아닐까 싶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잠을 못자 눈이 충열된것 말고는 멍이 늘어난것 같진 않았다. 에이미가 안도에 한숨을 내시며 말했다.


"어디 나가십니까?"

"아이 옷을 사러가네."


어젯밤 만족한 모양이라 생각한 에이미가 말했다.


"길을 따라 꺽으면 저렴한 옷을 싸게 파는 가게가 나옵니다."








두 소녀가 낡은 옷가게를 둘러보며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아가씨 이런 가게는 뭣하로 오자고 하세요."

"모르는 소리말거라, 이런 가게일수록 유행에 앞선 다자인이 많은거야."

"참 아가씨 취향도 별나셔."


두 소녀가 한참 옷을 고를때 키 큰 사내와 대조적으로 아주 작은 소녀가 가게에 들어왔다. 그걸보고 한 한소녀가 말했다.


"아빠가 딸아이 옷을 사주러 왔나보네."

"그..글쎄요.."

"그나저나 우리 노블에 저렇게 큰 사내가 있던가? 쳄퍼님보다 더 크겠어. 어? 우리한데 온다."


거구의 사내가 다가와 말했다.


"오랜만이구나."


셀리는 감히 그와 시선을 마주치지 못하고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네.."


마동철이 픽하고 웃으며 말했다.


"나는 너의 선택을 원망하지 않아. 그래도 너는 내가 만난 여자중에는 두번째로 착한아이다."


그리고는 돌아가서 다시 아이의 옷을 고르기 시작했다. 옆에 있던 소녀가 물었다.


"뭐야 아는 사람이야? 너 저 사람이랑 사겼었어?"


셀리는 영주성에 도착하자마자 혹독한 교육을 받았다. 귀족을 대하는법 부터 밤에 남자를 대하는 법까지, 몇날 몇칠을 눈물로 지세웠다. 그런 인고에 끝에 나이가 육십이 넘은 늙은 영주의 품에 안겼다. 영주에게는 이미 많은 첩이 있었고, 그녀들의 견제와 시기에 밀려 자청해 시녀가 되었다. 그랬지 않았다면 지금쯤 어딘가에서 목이 메어져 죽었을 것이다. 그제야 마동철과 함께 남에 눈치를 보지않고 살았던 시간이 얼마나 행복했는지 뼈져리게 느꼈다.


사람은 언제나 자신의 행동이 그 순간은 지혜로웠다 판단하지만, 지나고 나면 후회하는 경우가 종종있다.


지금 셀리가 그랬다. 마을에서보다 풍요로울지는 모르나, 마음이 편치가 않다. 지금 이 순간에도 누가 잠자리를 가지자 해도 선택할 권리도 없다.


그녀의 선택은 옆에 어떤 귀족이 있느냐에 따라 매번 변했다. 주인도 없는종이 지금 셀리의 처지었다.


헬리나가 다시 물었다.


"어떻게 아는 사람이냐니까?"


뭐라고 말할까? 왠지 셀리는 자랑하고 싶었다. 나도 한때는 저런 키크고 멋진 남자와 살았었다.


"예전에 함께 살았던 사람이에요."

"지금은 헤어졌어?"


셀리는 뭐라 답할수 없었다. 그러나 물어보니 답해야 한다. 그게 시녀다.


"네.."

"왜 헤어졌는데?"


집요하다. 원래 여자들은 집요하지만, 헬리나는 그 수위가 유독 심했다. 언제나 알고싶은것은 알고, 그녀의 질문에 답해주지 않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있다면 그녀의 두 오빠와 아버지 영주를빼면 감히 그녀의 질문에 답하지 않을 수 없다. 셀리가 한숨을 내쉬며 답했다.


"바람났어요."

"완전 나쁜사람이잖아."


헬리나가 알아서 오해하고는 관심을 끄려했다.


"주인님 저는 이것이면 되는데.."


여자아이가 저 멀리서 고개를 푹숙이고 몸을 잘게 떨고 있었다. 헬리나는 생각했다.


`아빠가 아니었어?`


하긴 셀리랑 살았다니 아빠는 아닐것이다. 셀리가 저런 큰 딸을 낳을 나이도 아니다. 그럼 답은 뻔했다.


"저 애랑 바람?"


셀리가 민망한지 헬리나의 소매를 잡아 땅기며 말했다.


"아가씨 우리가요."

"놔!"


헬리나는 지금 호기심과 집요함이 발동했다. 멀리서 마동철과 넨시를 바라보며 탐구한다. 그녀는 봐야했다. 무슨 특별한 이유가 있는건 아니다. 노블성에서 매일같이 같은 나날을 보내는 지겨움에서 생기는 유희 같은 것이다.


사내는 아이에게 옷을 두벌 사주고 가게를 나갔다. 그들을 셀리와 헬리나가 먼발치에서 따라갔다. 이번에는 검을 파는 대장간에 들러 아이에게 단검보단 조금 긴 칼을 하나 사주며 말했다.


"내가 이세계를 오래 살아본건 아니지만, 아주 좇같은 동네다. 언제 무슨일이 일어날지 모르니 항상 칼을 가지고 있어라. 내 옆에서 잠을 자다 누가 들어오면 너는 그칼을 빼들고 크게 소리치거라."


아무리 부정의 힘이 대단해도 마동철은 잠자고 있을 때는 무방비다. 그러니 자고 있을때 적이 왔음을 알려줄 보초가 필요했다. 마동철은 그 일을 넨시에게 맡긴 것이다. 일종의 세콤 알람같은 것이다. 넨시가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목숨을 걸고 주인님을 지키겠습니다."


마동철이 고개를 저었다.


"너의 목숨 따위가 필요한게 아니고 나를 깨우는게 중요하다. 무슨 말인지 알았냐?"

"네 주인님."


그들이 다시 떠나자 헬리나와 셀리가 다가와 대장간 주인에게 그가 무슨말을 했는지 되물었다. 대장간 주인은 말했다.


"같이 자다가 누가 들어오면 칼로 찌르랍니다. 너의 목숨은 중요한게 아니다 라고도 하더군요."


헬리나와 셀리는 경악했다. 저런 무정한놈을 보았나.


다시 황급히 그들의 뒤를 쫓았다. 저 멀리 바람부는쉼터라는 여관으로 들어간다. 창문 넘어로 보니 같은방으로 어린아이와 거인이 함께 들어가는 것이다.


셀리가 체념한 듯 말했다.


"아가씨 더 볼것도 없어요. 돌아가요."


셀리는 마동철과 다시 잘해보고 싶었다. 그래서 헬리나가 집요하게 미행해도 아무말 하지 않고 동참했다. 그러나 그런 생각을 접었다. 자신이 변했듯 그도 옛날에 마르도가 아니다.


헬리나가 고개를 저었다.


"아냐 확실한게 좋아. 이봐 주인"


에이미가 귀족이나 입는 옷을 보고 고개를 깊이 숙이며 말했다.


"예 아가씨."

"방금 2층방으로 함께 들어간 두 남녀는 어떤 사이냐?"


에이미가 잠시 생각했다. 이제야 안정을 되찾은 넨시다. 그런데 왠 숙녀 둘이 찾아와 마동철에대해 묻는다. 여자가 관심이 없으면 이런짓도 하지 않는 법이다. 이래선 모처럼 괜잖은 주인을 만난 넨시가 처량 해진다. 에이미는 말했다.


"보시는 그대로입니다."

"뭐?"


헬리나가 되묻자 다시 에이미가 말했다.


"밤이면 여관이 떠나가라 비명소리가 들리고, 아이 얼굴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멍투성이 아닙니까? 그런 것입니다."


헬리나는 부들부들 떨었다. 노블성에 살면서 온갖 쓰레기는 다보았지만, 귀족도 아닌것 같은데 저런 짓을 한다니 몹시 불쾌했다. 어쩌면 생전본적없는 양식의 차림과 훤칠한 키에 끌려 왔을지도 모른다. 그런 기분이 모두 날아갔다.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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