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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봉대왕 님의 서재입니다.

도시파괴자

웹소설 > 자유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불량쥐마왕
작품등록일 :
2014.07.23 13:19
최근연재일 :
2014.11.13 20:51
연재수 :
58 회
조회수 :
196,453
추천수 :
4,778
글자수 :
409,680

작성
14.08.10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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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96
글자
21쪽

38.아랍의 바람

DUMMY

국제 사회는 큰 충격에 빠졌다.


중동 남부에 통일국가가 생겼다.


샤리프제국!


인구 1억명이며 전세계 원유생산량 4분에 1을 생산해내는 막강한 권한을 가진 나라다.


전세계 하루 원유생산량은 9000~1만 배럴이다.


그러한데 샤리프 제국에서만 하루 2300만 배럴이 나오는것이다.


새로운 왕조는 기존 질서를 무시하고 그들만의 세계를 구축하고 있었다.


이 신흥강국을 세계 열강들은 어떻게 다뤄야할지 고민스러운 것은 당연했다.




이번 사건으로 가장큰 피해를 입은것은 역시 나토회원국들이다. 그들이 비상대책회의를 열었다.


영국대표가 말했다.


"신흥국 샤리프는 이라크, 쿠웨이트,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바레인, 오만, 예멘 기존의 여덟 국왕들을 시해하고 정권을 잡은 괴뢰집단입니다. 국제법을 어긴것도 부족해 죄없는 시민들을 학살하고있습니다."


프랑스대표도 거들었다.


"그들은 연합국 병사 25만을 구금하고있고, 국제법에 어긋나게 비전투시 사령관들을 시해 했습니다."


끝으로 미국대표가 말했다.


"그들의 수괴는 나디아라는 소녀를 내세우고 있으나, 사실상 라잔이라는 자입니다. 그들을 경제제제 해야합니다."

"신흥국 샤리프를 뭘로 경제제제 합니까? 그냥 원유만 팔아도 잘먹고 잘사는 나라인데.."


힘으로도 이제 어쩔수없고, 경제적으로도 어쩔수없다. 원유 생산량 1~2%정도라면 미국이나 다른국가에서 생산량을 늘려 매꾸면되지만, 20%가 동결된다면 당장 발전소들이 멈춰선다. 즉 블랙아웃이다. 나토 회원국들의 고민이 깊어졌다. 그런다고 딱히 답이 나오는것도 아니라 더 답답했다.






회색빛 대리석으로 치장되고 좌우로 100미터는 될듯한 넓은 공터에 작은 테이블 두개가 놓여있다.


한곳에는 뚱뚱한 사내가 앉자있고 다른 한쪽에는 바짝마른 여인이 손톱을 다듬고 있었다.


그앞 5명의 늙고 젊은 서있는 사내들 중 가장 늙고 바짝마른 노인이 말했다.


"친애하고 위대하며, 조국의 광영을 되찾으실.."

"집어치워 노땅 새끼야!"


대리석에 앉자있는 뚱뚱한 사내가 그의 말을 끊고 다시 말했다.


"그놈의 친애하고 위대하며 좀 안하면 안되냐! 등신들도 아니고 내가 다 쪽팔린다 니놈들 때문에."


옆 테이블에 앉자 손톱을 다듬던 20대 초반 여인이 말했다.


"오빠야 이미 호구라고 전세계가 다 아는데 무슨상관이야?"

"뭐! 이년이! 야 뭐해 이년 잡아다 처형해 버려!"


20대 초반의 여인 김아정이 풋 하고 웃었다.


"호구처럼 뒤통수나 맞은게 누군데 나한데 성질이야? 존나 재수없어."


그리고는 자리를 뜨고 나가버렸다. 김정운은 헉헉 대며 소리쳤다.


"저년 저거 회의하는데 못오게 하랬지? 누가 인민 최고 7인회에 저년 이름 넣으랬어?"


안절 부절 못하며 서있던 다섯 남자중 한 젊은 청년이 말했다.


"장군님 께서 하시라 하지 않았습니까?"

"내가 언제?"

"그..그것이 저번주에 처형된 최고인민 7인회 둘을 공석으로 둘수없다 하였더니, 그럼 서열대로 두명을 채워 올리라 하셨지 않습니까? 그래서 서열대로 넣다보니 김아정 중앙당 최고행정비서께서 발탁 되었습니다."


김정운은 잠시 생각해봤다. 저번주에 불순해 보이는놈 둘을 즉결쳐분 했는데 그 공석을 여동생 김아정이 들어온 것이다. 듣고보니 어이없어 말했다.


"아니 우리 공화국에 얼마나 인재가 없으면 저년이 7인회야 허참.. 우리 공화국도 다 망할때가 되니 별 거지같은 일이 계속 벌어지는 구만.."


늙은 장성이 말했다.


"망녕되신 말씀입니다."

"망녕이고 노망이고 어찌할꺼야. 곧 개성도 밀리게 생겼다며? 평양까지 밀고 들어오면 그놈들이 나를 어찌 할까? 이대로 우리가 당하고 있어야 되나? 중국과 러시아는 왜 답변이 아직도 없는거야? 빨리 지원을 보내야 할거아냐?"


늙은 장성이 난처한 듯 말했다.


"그..그것이 중국은 평안북도, 자강도를 달라하고 러시아는 함경북도, 량강도를 넘긴다는 조약을 맺으면 도와준다 합니다."


김정운이 테이블 위에있는 컵을 내던지며 소리쳤다.


"시발! 전국 9도에 2개씩 내놓으면 4도야! 한마디로 우리 북한 땅 절반을 달라는거잖아! 미친놈들!"


청년총연맹 소속 젊은 대표가 말했다.


"그러나 시간이 없습니다. 이미 10만명이 넘는 사망자가 나왔습니다. 전차만 3000대가 넘게 격파되고, 전투기들은 뜨자마자 격추되기 일수입니다."


김정운이 손톱을 물어뜯으며 말했다.


"개성에다 화학무기 써버려! 바퀴벌레 죽이듯 싹 박멸 해 버리라고."

"하..하지만 그것을 쓰면 우리도 그땅에 들어갈수 없는 지옥이 됩니다."


김정운이 소리쳤다.


"미친놈아! 그럼 나보고 북위 4도를 전부 넘겨주고, 매국노가 되라는거야 뭐야! 그런짓을 한다는 소문이 퍼지는 순간 너나 나나 남한군이 아니라, 북한 주민 총칼에 죽는다. 머저리냐?"


늙은 노인이 말했다.


"화학무기를 쓰는순간 남한도 같은 화학탄을 쓸겁니다. 그때는 공멸입니다."

"그럼 내가 간디고, 예수며, 부처님이라 모든 걸 양보하고 넘겨줘야 겠냐?"


노인이 지지않고 답했다.


"그것이 아니라 러시아, 중국에게 북위 4도를 넘겨줄때 조건을 다는겁니다."


나름 지혜로워 옆에 두고있는 노인이 꾀를 내려하니 김정운이 호기심이 동해 물었다.


"어떤조건?"

"남한을 우리가 손에 넣으면 그때 북위4도를 준다하는 겁니다."

"그러니까 공수표를 날리자? 남한을 점령못하면 없는 일이되고, 점령 한다해도 우리는 염원을 이룩하고 남한 8도를 더 얻으니, 4도를 주고 8도를 얻는일이군.. 그럼 4도 이득이군.."


노인이 얼굴가득 주름을 잡으며 웃었다.


"그렇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실패했다. 남한도 똑같이 북위 4도를 준다고 해버렸기 때문이다.


중국, 러시아 입장에서는 가만히만 있어도 누가이기든 4도를 받게되었으니 굳이 참전하면서 피를 흘릴 필요가 없어진것이다.




국제 뉴스에서 연일 남북한의 대치가 장기전 양상을 보인다며 떠들고있었다. 미국, 일본은 남한전쟁에 끼어들 여력이 없었다. 그간 손실한 병력과 자금, 그리고 중동에서 잃어버린 원유소유권에 엄청난 손실을 입었다.


당장 이번달부터 국가채무가 끝도없이 오를 예정이다.


마동철은 결정했다.


"이제 한국으로 돌아간다."


용팔이 물었다.


"위험하지 않겠습니까?"

"한국에 주한미군은 철수했고, 나는 단지 나디아의 남편일 뿐이지 샤리프제국의 주인은 나디아고, 실세는 라잔이다. 나를 뭘 어쩌겠어? 그리고 서울에 치안대가 127만이나 있는데, 아무 힘도없는 남편하나 잡겠다고 서울을 불바다 만들겠어?"


미국이 정부군을 장악한 아프가니스탄에서도 탈레반 수괴를 잡는데 10년이 넘게 걸렸다.


그런데 수괴도 아니고 장악력이 전혀없는 서울에서 무슨수로 마동철을 죽이나?


암살이 아니라면 어림도 없는 말이었다.


"간다 한국으로."


나디아가 울면서 달려와 말렸다.


"여기서 살아요!"

"여기서 살거야. 그러나 지금은 아니지. 조만간 모든것을 평정하고 돌아올게. 오래걸리지 않을거야."


마동철을 죽여서 얻을것이 없지만, 나디아는 가치가 달랐다. 아무리 장악력이 없는 서울이라도 암살을 시도할 이유가 충분했다.


마동철은 5대의 국제비행기를 전세내 서울치안대 2500명과 우선 서울로 출발했다.


서울로 향하는 747비행기 안의 서울치안대는 하나같이 들떠있었다.


"서울에 도착하면 애인이랑 3일간 호텔잡기로 했어!"

"헐.. 3일이나? 죽어나겠는데.."


다른대원이 용팔에게 물었다.


"제1 친위대장님은 학교 여선생님하고 결혼하기로 했습니까?"

"몰라 엄마가 국회의원 사위 되 볼 생각 없냐고 하던데.. 마담뚜가 왔다나?"


치안대원들의 야유가 쏟아졌다.


"출세했다고 여자친구 차는겁니까?"

"세상사가 다 그런거 아니겠어?"

"우우!"


그순간 기체가 흔들리며 굉음이 울렸다.


쾅!


소리에 놀라 한 치안대원이 창문밖을 보며 소리쳤다.


"폭발했다!"


비행기가 하늘에서 폭발해 꼬리만 남기고 땅으로 떨어지고 있었다.


용팔이 소리쳤다.


"시발! 미사일이야!"


용팔은 아주찰라의 순간이었지만 그것을 보았다. 오른쪽에 또다른 747기도 굉음을 일으키며 폭발 하고 있었다.


벌써 2대째!


마동철도 자리에 일어나 창문넘어 주변을 바라봤다.


누가 어디에서 미사일을 쐇는지 알수조차 없다. 미사일이 날아오는 속도는 마하 최소 5가 넘는다.


이는 6120km다. 지상에서 최고빠른 스포츠카가 최고속력으로 지나쳐봐야 고작 400km 그 15~20배가 넘는 속도로 날아오는 미사일을 비행기내에서 볼수있다는게 말이 안됐다.


그래도 혹시나 몰라 소리쳤다.


"미사일쏜놈 뒈져라!"


용팔이 곡해해 듣고는 소리쳤다.


"시장님! 지금 누구탓할 시간 없습니다. 빨리 탈출하십시오 여기있다간 다 죽습니다."


그말처럼 또한대의 비행기가 격추되었다. 전투기가 하나가 아닌게 분명했다. 이래선 자신의 부정의 힘도 소용이 없었다. 답답해 소리쳤다.


"어디로 간단말이냐!"


용팔이 황급히 배낭하나를 내밀었다.


"낙하산입니다! 시장님먼저 띄어내리세요!"


그순간 또한대의 전세비행기가 폭발했다. 앞뒤볼것없이 마동철은 낙하산 가방을 매고 비행 출입구를 열었다.


용팔이 엄청난 풍압을 느끼며 소리쳤다.


"꼭 살아 남으십시오!"


마동철은 띄어내리는 순간 또한번 외쳤다.


"시발 미사일 쏜놈 뒈져라!"


저주를 걸고 뛰어내리는 순간 자신이 타고있던 747기 마져 폭발했다.


마동철은 강한 풍압을 느끼며 수천미터 상공에서 그 모습을 봤다. 용팔과 서울치안대 모두가 폭발에 휩싸였다.


안타까움도 크지만, 자신의 처지라고 크게 다를게 없었다.


마동철은 황급히 떨어지는 공중에서 매낭을 매고 줄을 잡아당겼다.


"안돼! 이럴순없어!"


낙하산이 아니다. 용팔은 알바천국 vip 회원이었다. 뭐가 낙하산인지 알 턱이 없었다. 용팔이가 준것은 그져 생필품이 들어있는 군용 백팩일 뿐이었다.


"이런 시발!"


마동철은 하늘에서 떨어지며 완전히 이성이 마비됐다. 그냥 대는대로 소리쳤다.


"이럴땐 소설에서 이계라도 보내주던데! 시발! 이계라도 보내줘!"
















똑..똑..


차가운 이슬이 마동철의 뺨을 때렸다.


"으으.."


마동철은 눈을 뜨는순간 온몸이 쥐가난듯 저렸다. 아주오래전 비슷한 경험을 해본적이 있다. 한겨울 술먹고 노숙을 하고 일어날때 바로 그 기분이다.


온몸이 후들후들 떨리고 뼈마디가 비명을 지른다.


뭐가 어떻게 된건지 모르지만 하나는 분명했다.


"살았다."


떨어지는 순간 외친말이 떠올랐다.


"이계라니 나도 어진간히 급했구만.."


그리고는 몸을 일으키려다 말고 다시 주저앉잤다.


"어?"


기대여 있던 나무에 자신의 머리카락이 박혀있는 것이다. 마치 처음부터 나무와 자신의 머릿카락이 하나였던 것처럼 일치 되어 있었다.


나무가 머리카락을 먹는다는 말은 못들어봤다.


자신은 수천미터 상공에서 떨어졌다. 그리고 살아남았다. 이게 상식적으로 가능 한 일이 아니었다.


그럼 답은하나다. 순간이동.


이상할게 없었다. 시도해보질 않았을 뿐이다.


"그럼 머릿카락이 순간이동 하면서 나무와 겹쳤다는 말이잖아!"


오싹함이 느껴졌다. 만약 신체 일부가 머릿카락이 아니라, 팔이나 몸의 일부였으면 꼼짝없이 죽었을 것이다.


"이 능력은 다신 쓰면 안되겠어."


앞으로 순간이동을 한다는 생각은 접었다. 허무하게 죽을순 없는 노릇이었다.


마동철은 백팩에서 군용칼을 꺼내 머릿카락을 자르고 자리에 일어나 걸었다.



"존나 나무밖게 없구나.."


몇시간을 걸어도 계속 똑같은 풍경만 나오니 욕이 안나올수가 없었다. 백팩에서 초콜렛을 하나꺼내 입에 넣을때였다.



꺄악!



날카로운 여인의 비명소리 였다.


3시간을 넘게 돌아다닌 마동철로서는 그 비명소리가 반갑지 않을수없었다.


황급히 달려가보니 걸레짝 같은 누더기를 옷을 입은 소녀가 쓰러져 두려움에 떨고있었다.


소녀를 두려움에 떨게 한것은 영화에서 흔히보는 오크 그것이다.


마동철은 그순간 알아버렸다.


"이계로 보내 달랬더니.. 진짜냐.."


문화적 충격이니 정신적 충격이니 그런것은 없었다. 이미 지구에서 해볼만큼 해본 능력이다. 단지 이능력의 끝이 어디인지 그게 두려울 뿐이었다.


어째든 소녀는 살려야 했다. 마동철이 오크를 향해 말했다.


"심장마비 걸려죽어."

"퀰.."


오크가 심장마비라니 어울리지 않게 가슴을 쥐어짜며 발발떨며 숨이 끊어졌다. 마동철이 소녀에게 다가가 말했다.


"야 괜잖냐? 여기가 어디냐? 하긴 물어도 모르겠지?"


소녀는 당혹스러워 하며 마동철을 경계했다. 소녀가 자리를 털고 일어나며 뭐라고 말했지만 마동철이 그 말을 알아 들을리가 없었다.


그냥 그 소녀를 뒤 따랐다. 소녀가 힐긋 힐긋 돌아보며 어딘가로 향했다.


스토커마냥 마동철은 말없이 계속 소녀를 뒤 따르다 작은 화전민 마을에 도착했다.


마을주민으로 보이는 청년 셋이 나와 소녀와 무슨이야기를 하더니 마동철을 바라보며 손짓했다.


오라는 것이다. 마동철은 자신이 구해준 소녀가 안내한 작은 오두막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소녀가 또 무엇이라 말하고는 뛰쳐나간다.


"하.. 아주 좇같은 동네구만. 딱보니 화전민이고."


그렇게 불평을 늘어놓고 있을 때 소녀가 작은 나무판자에 죽그릇을 떠왔다. 내용물을 보니 그냥 죽이다. 보리인지 쌀인지 모를 그것을 한입 떠먹어봤다.


역시 생긴대로 오묘한 맛이다. 소녀가 쭈그려 앉자 그런 마동철을 바라 보고 있었다.


자세히 보니 소녀는 제법 오밀조밀한 이목구비에 귀염성이 가득한 얼굴이었다. 나이는 14살쯤 되었을까?


마동철이 말했다.


"이름이 뭐냐 나는 마동철이야."


소녀가 자신을 가르키며 말했다.


"셀리."

"그렇구만 셀리. 나는 마동철."

"마르도"

"마동철이라고."

"마르도"


발음이 어려운 모양이라 마동철이 한발양보했다.


"마르도라.. 그래 마르도 라고해라."


소녀가 방긋웃으며 다시말했다.


"마르도."


셀리라는 아이는 밤에도 오두막을 찾아왔다.


왜 왔나 싶어 가만히 지켜 보는데 한쪽 구석에서 쭈그려 자는것이다.


"니 집이었냐?"


마동철은 이 집주인이 셀리라는걸 그제야 알았다.


다음날이 되서 눈을 뜨니 홀로남았다. 밖을 나가보니 셀리가 나무로 만든 쟁기로 화전민 들과 함께 밭을 갈고있었다. 마을은 대략 일곱가구가 살았는데, 여자가 대부분이고 남자는 촌장하나와 청년 셋뿐이다.


왜 그럴까 생각해 봤지만, 딱히 아는게 없으니 결론이 날수도 없었다.


점심때가 되니 다시 셀리가 죽그릇을 들고왔다. 마동철은 아무 생각없이 그것을 떠 먹으려는데 셀리가 꿀걱 하고 침을 삼키는 소리가 들렸다.


마동철이 그것을 건내줬다.


"너 먹어라.."


셀리는 기다렸다는듯 허겁지겁 받아 먹는다. 이사회는 먹고 사는게 보통힘든 일이 아닌 모양이었다.


마동철은 기둥서방 마냥 여자아이에게 얻어 먹고만 있을 수 는 없었다.


자리를 털고 나가자 셀리가 죽그릇을 먹다말고 깜작놀라 마동철의 발을 붙잡고 애원했다.


무슨 말인지는 모르지만 애원하며 눈물을 흘린다.


"설마 밥먹어서 내가 화났다고 생각하는건 아니겠지.."


그녀의 등을 도닥도닥 해주며 괜잖다는 제스처를 한참을 해서야 그녀가 갸웃갸웃 하며 마동철을 본다.


마동철이 자신을 가르키며 활을 쏘는 모양세를 취했다. 셀리는 그제야 뭔가 사냥을 하로 간다는걸 알고 그를 놓아주었다.


그날 마동철은 멧돼지를 잡아왔다.


화전민들이 모두나와 좋다며 춤을췄다.


그들 앞에 셀리가 허리춤에 양손을 올리고는 의기양양한 모습이다.


마동철은 생각했다.


"왜 내가 잡아왔는데 셀리가 의기양양한거냐?"


그날밤 셀리가 마동철의 품에 파고 들어와 잠을 청했다.


다음날도 마동철은 토끼 다섯마리와 팔뚝만한 쥐를 잡아왔다. 부정의 힘으로 보이는대로 심장마비 걸어버리니 일도 아니었다.


화전민들이 마동철을 보는 눈빛이나 행동에 존경심을 품기 시작했다.


셀리의 입지도 그와 동시에 변했다. 그저 마을에 작은 구성원에서 어느덧 마을의 안주인처럼 되고있었다.


마동철이 보았을때 이사회는 먹고사는것 자체가 투쟁이다.


마을 밖은 오크처럼 생긴 괴물이 수시로 돌아다니고, 마을안에서는 작은 밭을 일군다. 비료나 뭣도 없어 수확량이 형편없으니 먹고 사는것 자체가 힘든건 당연했다.


이러한데 마동철이 매일 마을주민 모두가 먹고도 남을 만큼의 동물을 사냥해 왔다.


고기는 1년에 세번을 먹기 힘든 화전민 들에게 마동철은 자신들을 먹여주는 고귀한 존재가 되었다.


또 마동철이 입고 있는 옷은 이탈리아 최고급 원단 으로 만든 슈트다. 군용백팩에는 여행을 대비해 와이셔츠와 서울치안대의 정규복처럼 된 양복, 속옷이 각각 두벌이 더 들어있었다. 언제나 말끔하며, 고귀한 모습으로 돌아다닌다.


특히 키가 180cm에 가까운 체격도 그랬다. 이세계 사람들의 체격은 보통 160cm다. 못먹고 살았기 때문에 귀족들도 커봐야 170cm를 간신히 넘는다.


거인처럼 큰 체격에 생전 본적도 없는 옷, 그리고 사냥하는 능력,


그들이 보았을 때 마동철은 절대 평민이 아니었다. 능력을봐도 그렇고 외모를 봐도 그렇다.


어느덧 마을주민들 중에 마동철 앞에서 감히 고개를 들고 이야기 하는 사람이 없었다.


그렇게 몇달을 같은 생활을 반복하며 셀리에게 조금씩 언어를 배웠다. 나름 가벼운 의사소통이 될때쯤 늙은 촌장이 마동철을 찾아와 말했다.


"나으리께서 내일은 잠시 마을을 벗어나 있는게 어떨가 싶습니다."

"왜?"


촌장이 답했다.


"일년에 두번 걷는 세금을 걷으로 오는 날 입니다."

"세금을 걷는것과 내가 집을 나가는 것은 무슨상관이 있느냐?"


촌장은 마동철이 몰락한 귀족이라 생각했다. 영지나 재산을 가진 귀족이 뭣하로 이런 시골에 숨어 들었겠는가? 답은 뻔했다.


"나으리께서 존귀하신분임을 모르는것은 아니나.. 험한꼴을 당하지 않을까 걱정됩니다."


마동철이 잠시 생각하다 답했다.


"알았다. 괜한 분란을 만들필요는 없겠지."


해가중천에 떳을때 화전민 마을 입구로 노세가 끄는 한대의 수례와 여섯의 병사가 다가왔다. 아침일찍부터 나와 기다리고 있던 주민들이 그들을 맞이하며 말했다.


"먼길을 오시느라 고생이 많으셨습니다. 나으리."


그리고는 촌장이 깊게 몸을 낮추었다. 그모습을 보며 유일하게 사슬로만든 갑옷을 입은 사내가 말했다.


"요즘 이 마을 소득이 좋다고 소문이 자자해."

"그저 운이좋아 들짐승을 조금 잡았을 뿐입니다."

"그래? 그나저나 이마을에 자내빼고 사내가 셋이지?"


촌장이 재빨리 손짓하자 마을청년 셋이 달려와 고개를 숙였다.


"이녀석 들입니다. 그리고 이건 세금으로 낼 토끼가죽과 멧돼지 가죽입니다."


가죽의 양이 상당해 만족스러운듯 말했다.


"좋아 이제 본론으로 넘어가야지. 너. 너. 그리고 너 이리와봐라."


사슬갑옷을 입은 병사가 마을 여인들을 선택하자 그녀들이 우물쭈물 걸어나왔다. 그때 그녀들 사이에 있던 셀리가 사내의 눈에 띄었다.


"이 마을에 저런 미녀가 있었더냐?"


마동철은 매일 아침 세수를 했다. 덕분에 셀리도 따라 씻다보니 절로 시골처녀와 달리 빛이나는건 당연했다.


"저년은 영주님에게 받쳐야겠다. 큰 상을 받겠군."


촌장이 망서리다 답했다.


"저 아이는 존귀하신분이 아끼는 아이입니다."


존귀하다는건 귀족이라는 말이다. 그럼 귀족이 이런 시골에 왜 아이를 버려두었을까?


"촌장 어디서 개소리냐 그 존귀하는분 이름이 뭔데?"

"마르도 님이십니다."


퍽!


촌장이 사내의 발길질에 나가떨어졌다.


"그딴 이름 들어 본적도 없다. 어디서 거짓을 고하느냐. 한번더 개소리하면 다신 서지 못하게 만들겠다."


촌장이 벌벌떨며 몸을 움크렸다.


마동철은 마을 어귀에서 그 모습을 바라봤다. 부정의 힘으로 저 사내들을 죽일까?


그때 셀리가 말했다.


"정말 영주님에게 대려다 주시는거에요?"


사슬갑옷을 입은 사내가 말했다.


"그러하다 너는 영주님에게 가면 내 장담하건데 분명 첩은 될수있을 것이다. 그때가 되면 나를 모른척 해선 안된다."


셀리는 몽롱해졌다. 시골처녀로 살다 하늘같은 영주님의 첩이라니. 이거야말로 인생역전이었다.


"갈게요!"


마동철은 피식 웃었다.


평생 이 세계의 룰로 살아온 사람들에게, 자신의 가치관을 대입하려 했던 것이 웃겼다.


아니다. 지구에서도 재벌의 첩이 되겠다는 여자가 널렸다. 하물며 밥먹고 살기도 힘든 이 세상에서는 오죽할까?


셀리는 풍요를 맛봤다. 자신이 가져온 고기로 말이다. 더이상 그 쌀죽인지 보리죽인지 모를 오묘한 맛을 찾지 않을것이다.


"이세계의 룰이라는게 아니라. 인간의 삶은 어디나 같음을 착각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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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 53.삶과죽음 +7 14.11.12 1,974 32 10쪽
52 52.삶과죽음 +4 14.11.12 1,547 24 14쪽
51 51.삶과 죽음 +2 14.11.12 1,482 36 14쪽
50 50.정치 +6 14.11.11 1,677 31 16쪽
49 49.정치 +2 14.11.11 1,161 21 13쪽
48 48.정치 +1 14.11.11 1,407 23 15쪽
47 47.정치 +7 14.11.10 1,247 28 10쪽
46 46.정치 +1 14.11.10 1,353 24 12쪽
45 45.정치 +6 14.11.10 1,288 28 16쪽
44 44.내전 +1 14.11.10 1,118 27 16쪽
43 43.내전 +3 14.11.10 1,727 29 14쪽
42 42.내전 +5 14.08.15 3,091 92 18쪽
41 41.날선 세계 +8 14.08.13 2,522 86 19쪽
40 40. 날선 세계 +10 14.08.11 2,675 90 23쪽
39 39. 날선 세계 +8 14.08.11 2,824 81 17쪽
» 38.아랍의 바람 +10 14.08.10 3,407 96 21쪽
37 37.아랍의 바람 +12 14.08.09 3,013 95 24쪽
36 36.아랍의 바람 +5 14.08.09 2,809 87 13쪽
35 35.아랍의 바람 +4 14.08.08 3,082 94 21쪽
34 34.아랍의 바람 +4 14.08.08 2,979 87 21쪽
33 33.아랍의 바람 +3 14.08.07 3,088 90 12쪽
32 32.아랍의 바람 +5 14.08.07 2,941 95 14쪽
31 31.아랍의 바람 +2 14.08.06 3,170 100 19쪽
30 30. 아랍의바람 +11 14.08.05 3,413 91 21쪽
29 29.새로운 질서 +6 14.08.04 3,637 93 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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