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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구석 테라리움의 신이 되었다

무료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양승훈
작품등록일 :
2024.07.16 03:20
최근연재일 :
2024.09.02 19:10
연재수 :
37 회
조회수 :
25,979
추천수 :
1,212
글자수 :
221,650

작성
24.08.29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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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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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글자
12쪽

방구석 테라리움의 신이 되었다35

DUMMY


그냥 알 수 있었다.

세계핵. 혹은 게이트 코어.

이 구슬에 존재하는 특별한 힘을 말이다.

그것이 정확히 무엇이라고는 말하기 어려웠지만, 테라리움을 제외하면 그 어떤 것도 느낄 수 없었던 내가 아니던가.


“문제는 이걸 어떻게 하느냐인데.”


쏴아아아. 화장실의 물줄기 소리를 뒤로하고서, 나는 테라리움 앞에 앉았다.

이런 문제의 답은 늘 테라리움에 있었으니까.

나에게 이걸 활용할 방법을 알려다오.

구슬을 테라리움 속으로 넣었다.

그 순간, 테라리움은 그 질문에 대답하였다.


## 시스템 알림: 다른 세계의 편린 발견


**다른 차원의 이정표를 기록하시겠습니까?**


**주의:**


* 관측자 존재: 대상 차원에는 관측자 <제라. 외골격 군단의 창조주>가 존재합니다.

* 세계의 편린 소모: 이정표 개방에는 세계의 편린이 필요하며, 이는 세계 일부의 유실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 정보 확보: 더 많은 세계의 편린을 확보할수록 대상 세계에 대한 정보를 더 자세히 파악할 수 있습니다.


**선택:**


* 이정표 기록: 세계의 편린을 소모하여 이정표를 열고, 대상 차원에 대한 정보를 얻습니다.

* 기록 보류: 현재는 이정표 기록을 보류하고, 더 많은 세계의 편린을 확보합니다.


**[이정표 기록] | [기록 보류]**


**참고:**


* 대상 차원은 미지의 위험을 내포하고 있을 수 있습니다.

* 신중하게 결정하여 불필요한 손실을 방지해야 합니다.

* 세계의 편린은 소중한 자원입니다.


**어떤 선택을 하시겠습니까?**


역시, 테라리움에 넣는 게 정답이었다.

UI메시지가 떠오르기가 무섭게 손에서 구슬이 녹듯이 흩어져갔다. 그 대신에 UI오른쪽 하단에 지구본 모양의 트레이 아이콘 하나가 생겨났다.

테라리움의 말을 빌리자면 세계 편린에 대한 정보가 저 카테고리에 정리되는 모양이었다.


“딱히 시행하지 않을 이유가 없겠는데?”


몇 번이고 시스템 알림 메시지를 읽어보고 그런 결론에 다다랐다. 쉽게 말해서 저쪽에의 이정표.

즉, 게이트를 열고자 한다면 이쪽도 세계 일부를 걸어야 한다는 뜻이었다.


‘근데 언제까지 방어만 하고 있을 수는 없잖아?’


그런 건 질색이었다.

게이트 현상이 느닷없이 일어나는 재앙보다는 적의 침공이라는 게 더 명확해진 이상, 내가 해야 할 일은 오직 하나밖에 없는 셈이었다.


“이정표 기록.”


## 개정된 시스템 알림:


**이정표 등록 및 차원 이동**


관측하고 있는 세계의 특정 지점에 이정표를 찍습니다. 이후, 이정표가 위치한 세계의 고정축과 영역을 설정하면 다른 차원으로 이어지는 이정표가 활성화됩니다.


**주의:**


* 이정표 활성화: 이정표를 활성화하려면 세계의 고정축과 영역을 설정해야 합니다.

* 차원 이동: 활성화된 이정표를 통해 다른 차원으로 이동할 수 있습니다.

* 신앙 포인트 소모: 이정표를 열거나 닫을 때마다 신앙 포인트가 소모됩니다.

* 세계 편린: 이정표 등록 및 차원 이동에는 세계 편린이 소모될 수 있습니다.


**등록을 진행하시겠습니까?**


**[예] | [아니오]**


**참고:** 이정표는 다른 차원으로 이동하는 관문입니다. 신중하게 결정하여 등록해주세요.


테라리움이 유난히 친절했다.

근데 다 읽어보고 난 이후의 소감은 그냥 쓸데없이 설명을 어렵게 하는 듯한 느낌이랄까?

그냥 간단한 얘기였다. 그 제라의 관측자가 그랬던 것처럼, 나도 내가 보고 있는 이 테라리움의 세계 일부 영역을 걸어야만 한다는 거.


“흠. 어디가 좋을까.”


테라리움 내부를 슥 둘러보다가 눈에 들어온 장소가 있었다. 바로 얼마 전에 호영의 그 식인귀 놈들을 혼내주었던 그 폐건물 지대. 기관의 사람들이 다녀간 뒤로는 바리케이드로 출입 금지된 곳이었다.

오히려 잘 된 셈이었다. 이런 변방의 외진 곳이라면 민간인들에게 발견될 일 따위는 없을 테니까.


‘기관에서는 알아차리겠지.’


테라리움을 통해 발동되는 나의 모든 행위는 어떤 식으로든 마력 입자를 발생시킨다. 그렇기에 기관의 관측소에서도 분명히 포착할 것이다.

뭐, 그쪽은 일반인들은 아니니까. 이후에 잘 협조하고 정리하면 될 일이긴 하다.

폐건물 중심부에 고정축을 설정했다.

그러자 알기 쉽게 테라리움 내부에 투명하게 빛나는 고정핀 따위가 나타나더니, 폐건물을 중심으로 그 일대의 영역을 스캔하듯이 훑어나갔다.


“오호라. 이런 식이구나.”


전략게임 속에서 종종 볼 수 있는 어떤 영향력을 끼치는 건물과 비슷한 느낌. 반투명한 영역이 설정됐다.


“아, IC쪽은 좀 안 좋은데, 숲 쪽으로 조정할 수는 없나.”


혹시 모르니까, 그 영역을 다시 잡아준다는 느낌으로 테라리움 속으로 손을 휘적대자, 영역이 조정됐다.


“오케이. 딱 좋다.”


다음이 클라이맥스였다.

이번엔 내가 저쪽 차원에 게이트를 만드는 거니까.

폐건물의 중앙 현관의 안쪽. 무너진 계단의 앞에 이정표를 만들기로 했다.

그 순간, 그곳에 푸른색으로 빛나는 포탈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것은 확실히 지금까지의 포탈과는 다른 색깔이다.

불길한 느낌은 온데간데없이 투명하고 맑은 느낌이다.


“알기 쉬운 차이도 있네. 어쨌거나 이제 너도 당해봐야겠지? 내 땅을 노린 대가가 어떤 건지, 꼭꼭 숨어서 느껴보도록 해봐.”


그 제라의 관측자. 꽤 빡치겠지.

그건 그렇고.


“게이트 코어. 기관에 요구해야겠는데.”


세계편린은 그 자체가 일종의 정보라는 걸 알게 됐다. 그건 기관에서 가지고 있는 것보다 내가 사용하는 편이 훨씬 더 유용할 터였다.


“카밀로를 통해서 잘 구슬리면 되지 않을까.”


어쨌거나 대외적인 모든 활동은 카밀로에게 맡기는 게 맞았다. 카밀로가 내 얼굴이나 마찬가지니까.

그리고.


‘성당 쪽 게이트.’


저것도 빠르게 정리해야겠지.


“마스터, 배고파! 맛있는 거 먹고 싶어.”


몸을 씻고 나온 하나의 요구에 나는 씩 웃었다.


“이미 배달해뒀다. 배가 터지게 먹을 정도로 말이야.”

“야호!”


하나는 참 남들을 대할 때랑 내 앞에 있을 때가 다르단 말이지. 그 점이 꼭 주인에게 아낌없이 충성하는 진돗개 같은 느낌이라서 귀엽긴 하지만.

그나저나 이렇게 예쁘고 귀여운 여자애가 눈앞에서 저렇게 빈틈투성이로 야하게 입고 있는데도, 아무 생각이 안 들다니······. 나, 특별해지면서 뭔가 중요한 걸 잃은 걸까.

불쑥 그런 울적한 생각이 들었지만, 애써 무시했다. 하나는 내가 소환했으니까······. 이를테면 딸 같은 거니까, 당연히 아무 생각도 안 드는 게 맞다······. 아마도.


*


“3구에서 게이트 레이드 성공했다고 합니다.”

“뭐야, 빠른데? 생각보다 너무 일찍 나왔잖아.”

“기관과 성광교단의 합작인 모양입니다. 성광교단 쪽의 그 정체불명의 각성자가 그만큼 강하다는 거겠죠.”

“그래, 그 정도로 자신이 있으니까, 호영을 상대로 그딴 식으로 나온 거겠지.”

“일이 커질 겁니다.”

“저놈들이 무릎을 꿇지 않는다면 큰일이든 뭐든 할 수밖에 없겠지. 호열아, 잊지 마라. 이거 우리가 시작한 거 아니다. 우린 손을 내밀었을 뿐이야.”

“······.”


호열이라고 불린 사내는 맹수처럼 나지막이 으르렁대는 눈앞의 사내를 눈에 담았다. 터질 듯이 부푼 근육질의 남성은 머리칼도 그렇고 수염도 그렇고, 한번 보면 잊을 수 없는 외관을 하고 있었다.

전광철.

그가 바로 호영의 선봉대장이라고 불리는 각성자다. 3구의 경계 밖. 기관의 눈이 닿지 않는 무법의 지대가 된 가평의 땅에서 설악을 지배하는 산군.

전쟁하기에 앞서 이 남양주의 땅, 외곽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었다. 전쟁의 의지는 없었으므로, 전광철과 그 곁을 보좌하는 호열. 단 두 사람뿐이었지만, 이미 기관에서는 그들의 존재를 파악했다.


“피라미들이 자꾸 힐끔대는 게 거슬리는군.”

“저들은 두려워하는 겁니다. 다른 이도 아니고, 대장님께서 직접 이 땅에 오시지 않았습니까.”

“그랬으면 당장 내 앞에 나타나서 무릎을 꿇었어야지. 예전부터 그랬지만, 기관 새끼들은 쓸데없이 생각이 너무 많아. 고리타분하게 옛 시대의 도리니 윤리니 하는 것들을 지키겠다고 깝죽거리니까 그런 거다.”


광철은 시시하다는 듯 중얼거리며, 슬럼가의 한복판을 걸었다. 3구도 이 외곽은 관리되지 않는 곳이 많다. 버려진 땅. 여러 이유로 기관에서도 크게 터치하지 않는 곳이었다.

그리고 이 너머는 성광교단의 영향권이었다.


“길게 끌 것 없잖아. 당장 쳐들어가서 그 성당이라는 거 다 부수고, 그 외국인 새끼 쳐죽이면 끝날 일 아니냐?”

“조금만 참으시죠. 피를 보는 건 피할 수 없겠지만, 손쉽게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면 그것만큼 좋은 일은 없을 겁니다. 위에서도 그렇게 결정을 내렸고요.”

“······쯧. 대가리나 굴리기는.”


광철은 입맛을 다셨다. 저 너머에 적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벌써 살인충동이 폭발적으로 샘솟았다. 그 건방진 성광교단이라는 것들은 하나하나 사지를 찢어놓을 것이다. 그리고 기관의 헌터들.


“김민준. 그놈은 직접 쳐죽일 가치가 있는 놈이지.”


3구 기관의 카리스마.

그놈과는 예전부터 겨뤄보고 싶었다.

물론, 광철은 자신이 진다는 생각 같은 건 해본 적이 없다. 기관에서 떠들어대기 좋아하는 랭크의 개념은 굉장히 불분명하기 짝이 없는 것이었으니까.


“싸움은 그냥 마지막에 살아남는 놈이 강한 거니까.”


광철이 그렇게 중얼거리다가 고개를 돌렸다.

사전답사. 혹은 정찰.

이미 충분히 오랜 시간을 이곳에 있었다.

그리고 그 시간 동안, 기관은 움직이지 않았다. 어떤 접선도 해오지 않았다는 거다.

즉, 그동안의 호영과의 관계가 파탄이 났다는 것이 기관측의 계산이리라.


“호열아, 이쯤 기다렸으면 저쪽 태도도 명확해진 셈이다.”

“예, 아무래도 3구 기관은 호영이 아니라, 성광교단을 택한 모양입니다.”

“흐흐흐. 병신 같은 선택이지. 한낱 동물조차도 누가 더 강한지는 본능적으로 알아보는 법이거늘.”

“그들은 어리석은 판단에 대한 대가를 치를 것입니다.”


호열이 싸늘하게 중얼거리자, 광철이 이 일대가 쩌렁쩌렁 울려 퍼질 만큼 크게 웃었다.


“흐흐흐. 그럼 작은 경고 정도는 해줘야겠지.”


후우우웁. 호흡을 깊이 들이마시는 광철. 그의 가슴팍이 터질 듯이 부풀어오르는 가운데, 그의 전신의 근육이 부풀었고, 웅웅웅 마력이 요동쳤다.

머잖아 광철의 시꺼먼 눈동자가 붉은빛으로 물들었을 때.


쾅!


그의 신형이 어둠을 가로지르며 쏜살같이 뻗어 나갔다. 오래된 건물의 벽을 찍으며, 단숨에 이십여 미터 위로 날아오르는 거대한 맹수의 그림자.

그 너머에 숨을 죽이고 있던 기관 출신의 헌터가 눈을 부릅떴다. 설마, 자신의 위치가 이미 포착되었다는 걸 꿈에도 생각지 못한 모습.

그 순간, 맹수의 이빨이 헌터의 목을 단숨에 훑었다. 핏물이 솟구치고, 머리를 잃은 몸은 바르르 떨면서 널브러졌다.


“흐으. 맛없는 놈이로군.”


광철이 큭큭 웃으면서 힐긋 고개를 돌렸다. 반경 수십 미터 안팎에서 숨죽이고 있던 기관 출신의 헌터들이 바쁘게 도망가는 게 느껴졌다.


“날파리 새끼들.”


퉷. 침을 내뱉은 광철은 자신의 커다란 손아귀에 반쯤 짓이겨진 시체를 냅다 내던져버리고는 몸을 돌렸다.

.

.

.

.


그리고.

이 광경을 모두 지켜본 존재가 있다.

더 높은 곳에서 이 땅 전체를 관측하는 존재가 말이다.

그는 테라리움을 통해서 그 모든 광경을 보았다.


“내 경고가 충분하지 않았구나?”


방구석의 신이 스산하게 미소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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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방구석 테라리움의 신이 되었다25 +2 24.08.12 520 3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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