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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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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공자
작품등록일 :
2019.07.17 01:42
최근연재일 :
2019.11.16 23:00
연재수 :
97 회
조회수 :
26,897
추천수 :
901
글자수 :
357,029

작성
19.09.10 07:16
조회
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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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글자
3쪽

폭풍전야 5

DUMMY

달이 손톱 만해져 빛을 제대로 내지 못한 밤은 어두웠다.

이카루스와 크로노스는 옥저와 함께 어디론가 향하고 있었다.

이카루스가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옥저에게 물었다.


“우리 지금 어디로 가는 거이니?”


“학교의 영향이 미치지 않는 곳.

총장이 우리를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규모를 키울 수 있는 곳으로.”


그들이 도착한 곳은 광화문이었다.

과거 세종대왕과 이순신 동상이 세워졌던 곳은 아무것도 남지 않은 폐허로 변했다.

경복궁도 마찬가지로 불에 그을려 잿더미만 남은 공터였다.

불에 타다 남은 엉성한 광화문이 자리를 지키지 않았다면 이곳에 궁이 있었다는 사실조차 알 수 없었을 것이다.


국가에 대한 충성을 강조하고 왕조의 영광을 상징하는 것이라 하여 시민혁명 당시 시민들이 파괴한 것이었다.

그것만 봐도 개인의 생존을 책임지지 못한 국가에 대한 분노가 얼마나 컸는지 짐작이 갔다.

과거의 유산을 없애는 것이 옳은 것인지에 대한 의견이 분분했지만,

민족과 국경이 해체되는 시대의 공통적인 현상이라는 것은 확실했다.


이곳은 모든 문화와 경제의 주도권이 강남과 분당에 집중된 채 폐허밖에 남지 않았다.

그나마 블루 네임카드를 받아 디벨로이드 생산이나 수리를 담당하는 사람들이 밀집해 살아가는 주거단지가 있었는데,

그곳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한 폐건물에 들어섰다.

작동되지 않는 에스컬레이터를 걸어서 내려가 지하로 들어서자 크로노스와 이카루스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또래처럼 보이는 수많은 학생들,

아키텍쳐 스쿨에 있었던 학생회 멤버의 열 배는 많은 사람들이 끼리끼리 모여 무언가를 하고 있었다.

누군가는 현수막을 만들고 있었고, 누군가는 전단지를 인쇄하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인터넷에 게시할 글을 작성하거나 아나운서를 뽑아 방송을 제작하기도 했다.

그것들은 모두 학교의 부당한 운영을 고발하는 내용이었다.

물론 비단 아키텍쳐 스쿨에만 해당하는 얘기들은 아니었다.


여기 모인 인원들은 화이트 스쿨과 바이올렛 스쿨의 학생들이었다.

화이트 스쿨은 2군데, 바이올렛 스쿨은 4군데였기 때문에 아키텍쳐 스쿨보다 모일 수 있는 인원의 규모가 훨씬 큰 것이다.

물론 여기에 모이지 않은 아키텍쳐 스쿨의 인원까지 합세하면 규모는 더 커질 것이다.


옥저는 밀폐된 방에 들어가기 전 둘에게 기다리라고 했다.

옥저는 방에 들어가 누군가와 인사하며 한참을 이야기했다.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 이카루스는 모든 학생들이 헉슬리 타워 앞에 모여 시위를 하는 ‘결전의 날’을 꾸미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거기에 그레이 스쿨의 학생회는 와해되어 참여하지 않을 예정이라는 것이다.

옥저는 상대와 날짜를 맞춘 뒤 문을 열어 나왔다.


방에서 옥저와 이야기하던 이도 함께 나왔는데 그 순간 크로노스의 손끝이 파르르 떨리고 머리가 하얘졌다.

그는 크로노스를 힐끔 보고 미소를 짓다가 눈을 돌려 이카루스에게 손을 내밀었다.


“반갑습니다. 스쿨 연합회장 카이로스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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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폭풍전야 4 19.09.09 70 5 8쪽
38 폭풍전야 3 +1 19.09.09 64 4 7쪽
37 폭풍전야 2 19.09.08 69 4 8쪽
36 폭풍전야 1 19.09.06 78 4 8쪽
35 야만의 거래 8 19.09.05 80 7 4쪽
34 야만의 거래 7 19.09.04 85 5 10쪽
33 야만의 거래 6 19.09.04 129 5 4쪽
32 야만의 거래 5 19.09.03 87 6 8쪽
31 야만의 거래 4 19.09.02 90 6 8쪽
30 야만의 거래 3 19.09.02 96 5 8쪽
29 야만의 거래 2 19.09.01 112 6 8쪽
28 야만의 거래 1 19.08.31 130 4 9쪽
27 아키텍쳐 스쿨 3 19.08.30 161 9 8쪽
26 아키텍쳐 스쿨 2 +3 19.08.29 188 6 9쪽
25 아키텍쳐 스쿨 1 +2 19.08.28 232 8 7쪽
24 12구역의 박해 5 +4 19.08.27 249 10 11쪽
23 12구역의 박해 4 +5 19.08.26 258 12 8쪽
22 12구역의 박해 3 +2 19.08.26 273 9 9쪽
21 12구역의 박해 2 +1 19.08.23 259 9 9쪽
20 12구역의 박해 1 +2 19.08.23 291 12 7쪽
19 세상 속으로 4 +1 19.07.28 292 11 7쪽
18 세상 속으로 3 +3 19.07.28 311 11 6쪽
17 세상 속으로 2 +5 19.07.28 341 15 8쪽
16 세상 속으로 1 +4 19.07.28 421 14 6쪽
15 야만의 정의 4 +4 19.07.28 391 14 7쪽
14 야만의 정의 3 +1 19.07.27 431 13 11쪽
13 야만의 정의 2 +3 19.07.27 457 16 6쪽
12 야만의 정의 1 +4 19.07.26 524 17 7쪽
11 잠입 2 +6 19.07.24 591 2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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