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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공자 님의 서재입니다.

스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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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공자
작품등록일 :
2019.07.17 01:42
최근연재일 :
2019.11.16 23:00
연재수 :
97 회
조회수 :
26,896
추천수 :
901
글자수 :
357,029

작성
19.09.01 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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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
추천
6
글자
8쪽

야만의 거래 2

DUMMY

“탁월한 선택이십니다. 나는 다른 사람이 들으면 안 되는 정보와 제안을 준비해왔으니까요.”


“당신이 방금 장관급 인사 두 명과 가져야 할 회의를 취소시켰습니다. 좋은 정보를 기대하죠.”


“사령관님. 12구역의 상황을 어떻게 아셨는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그곳에 주둔했던 무장세력이 어디로 갔는지 알고 있습니다.”


“그걸 어떻게 알죠?”


“제가 이래뵈도 12구역의 대장이었어요.

빅 브라더란 놈한테 자릴 내주긴 했지만요.

그 놈의 부하들 중 하나가 정보통 역할을 해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놈에게 들은 정보가 사실이라면 이건 12구역만의 문제가 아니에요.

그들이 간 곳은 상하이인데 그곳에 대규모 반란세력이 결집해있답니다.

관찰사도 그들의 인질이나 다름없는 상태고요. ”


“그러니까 당신의 수하가 자연스럽게 상하이 반란세력의 정보통으로 녹아들었군요.”


“바로 그겁니다!”


유정무는 기대도 못한 성과에 온 몸에 희열을 느꼈다.

상하이 지역에 대규모의 반란세력이 있다는 것은 진작 알고 있었다.


과거 연합사령부에서 NC시스템을 반대했던 에르메스라는 학자가 있었다.

그는 결국 챔핀코 연합사령부가 결성된 이후 방위정보국에게 체포되어 모진 고문을 받고 사망했다는 소문이 돌았다.

그의 유지를 이어 지금의 정부에 반기를 든 세력이 알바트로스였다.


문제는 이들이 모두 점조직이라는 것이다.

연락책이 용의주도해 몇몇을 체포해봐야 조직의 규모조차 파악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이런 시점에 이무근이 일망타진할 가능성을 선물로 가지고 온 것이다.


하지만 한 편으로 유정무의 머리는 혼란스러웠다.

온갖 망나니짓을 하고 다니던 똥개가 갑자기 충실한 사냥개처럼 꿩 한 마리를 물고 다가와 꼬리를 흔든다.


‘뭘 바라고?’


“앞으로 반란군 진압에 주도적인 공을 세울 수 있을 것 같군요.

혹시 나를 돕기 위해 따로 필요한 것들이 있습니까?”


“저를 한반도 광역기동단장으로 임명해주시죠.”


‘단단히 미친놈이군.’


이무근이 괘씸하기도 하고 당황스럽기도 하여 그것을 감추기 위해 유정무는 마리화나를 꺼냈다.

유정무의 대범한 행동에 이무근이 오히려 안심하며 조심스레 다가와 말했다.


“갈지 않고 곱게 잘려있는 시가라.

이것도 12구역에서 생산했던 특등품이네요.

안목이 있으시네요. 헤헤.”


이무근은 실없이 웃고 있지만 계속해서 긴장하는 티를 감추지 못하고 있었다.

유정무는 이무근에게도 마리화나를 건넸다.


“챔핀코의 최고권력자가 마약을 하니까 이상합니까?

총사령관의 자리에 있으면 말입니다.

하루에도 수십 번 고민할 때가 와요.

마리화나가 없으면 오히려 제정신을 유지하지 못하죠. 지금처럼 말입니다.”


“욕망에 솔직한 모습이 저에겐 한없이 멋져보이십니다.”


“욕망에는 대가가 따르는 법이죠.”


“저는 제 욕망에 어울리는 값을 치르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사령관님께서는 어떻게 보십니까?”


“당신의 입장에서는 그럴 수도 있겠죠.

지금 당신의 도움을 받는다면 반란세력을 일망타진하는 일이 아주 수월해질 수 있다는 것은 인정합니다.

야망이 아주 크신 것 같으니 내가 하나 가르쳐 드리지.

반대로 내가 반란세력 내부의 정보통을 얻기 위해서,

신원이 검증되지도 않은 자를 한반도 광역기동단장에 임명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 어때요?

정규군보다 발빠르게 무장세력을 움직일 수 있고,

마음만 먹으면 순식간에 서울을 포위해서 권력을 찬탈할 수도 있는 그런 직책 말입니다.

내 입장으로 욕망에 맞는 대가를 치르고 있다고 보시오?”


이무근은 유정무의 말을 듣고 그제야 그의 고민이 무엇인지 깨달았다는 듯,

아아아 하며 추임새를 내었다.


“저를 아직 믿지 못하신다는 것은 압니다.

하지만 신뢰를 대체할만한 보증은 걸 수가 있지요.

얼마 전에 그럴만한 것을 얻었거든요.”


“수수께끼같은 얘길 하시는군요.”


“아뇨. 전혀 수수께끼같은 얘기가 아닙니다.

량허에 동물보호 특수지구를 만들고 계시잖아요! 저도 동물 좋아합니다.”


이무근은 마치 동물이 된 듯 왈왈 짖거나 코로 킁킁대는 연기를 하고는 말을 이었다.


“거기에 들어가는 돈이 세금으로는 충당할 수 없을 만큼 대규모일 테고.

민간 투자자를 받기 위해 국채를 발행하실 계획이시겠죠.

제 정보력에 너무 감탄하지 마세요.

뉴스에서 한참 떠드는 소재가 그것뿐이니 챔핀코에서 모르면 바보죠!”


“그래서 나의 신뢰를 돈으로 사시겠다?

재밌고 직설적인 친구네요. 얼마 치의 신뢰를 사실겁니까.”


“발행될 국채의 5퍼센트요.”


“국채의 규모는 알고 있는거요?”


“진작 량허지구건설조합에 전화해서 물어봤죠. 1원단위까지 틀림없이기억하고 있습니다.”


“정말 그 정도 돈이 있다는건가?”


“돈보다 가치있고 뒤탈없는 것을 찾았죠.”


“금이라도 숨겨놨다는 말투구만.”


사령관의 말에 이무근이 씨익 웃었다.


“빙고.”


‘사실은 우라노스의 저택에 있는 거지만.

차지하는 놈이 임자지!’


그리고 사령관도 덩달아 웃었다. 어마어마한 양의 금이라니.

웃지 않을 수 없었다.


“경기도에 상하이에 얼마나 소란스럽습니까.

서울을 둘러싼 지역이 이모양이니까 불안하시겠죠.

지금 꽉 잡고 계신 곳은 정보쪽이시고,

치안관과 정규군 모두 어느방향으로 튈지 모르는 불안한 세력이죠.

저를 이용하십시오. 치안은 꽉 잡아놓겠습니다.”


유정무는 마리화나를 있는 힘껏 빨아들이고 연기를 삼킬 듯이 머금었다가 후우 하고 길게 뿜어냈다.


“우리가 탄 배가 침몰할 일이 없게 잘 부탁합니다.”


유정무가 내민 손을 무근이 덥썩 잡았다.


유정무 입장에선 그가 일을 잘해내면 이익이고, 무능해도 그렇게 나쁘지 않았다.

일을 잘해내면 군부와 지역유지를 견제할 수 있는 세력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일을 못하면 치안관 세력을 본인이 견제할 필요가 없어지는 것이고.

무엇보다 그는 자신을 스스로 보증했다. 금으로써.


그것은 유정무 입장에서 이무근의 배신을 염두에 둘 필요가 없다는 것을 의미하는 동시에,

거대한 국가사업 하나를 빠르게 추진할 수 있다는 뜻이었다.

무엇보다 금은 언제든지 자금을 편의대로 유용하거나 세탁할 수 있다.


“그럼 제가 언제쯤 기동단장에 임명 될런지요?”


“언제긴요. 금이 도착하는 즉시 임명할거요.”


“시간과 장소를 정해주시지요. 지체없이 옮길 수 있습니다.”


“그건 말입니다...”


사령관이 이무근에게 친근하게 어깨동무를 하고 문을 열어 관제실을 나왔다.

그리고는 앞에서 대기하고 있던 성유나에게 식당에 조찬을 준비하라고 말한 뒤 이무근에게 말했다.


“식사하시면서 천천히 의견을 나눠보지요.”


“저야 영광이지요. 아참!”


중요한 것을 기억해냈다는 듯한 이무근의 제스쳐에 유정무와 성유나가 동시에 그를 집중해서 쳐다봤다.


“식사를 할 때 비서실장님도 제 옆에 함께 해주실 수 있을까요?

제가 예쁜 아가씨를 좋아하거든요.”


유정무는 음흉한 눈빛으로 자신에게 윙크하는 이무근을 쳐다보고는 잠시 침묵했다.

유나는 정무를 향해 눈빛으로 말했다. 정말 그렇게 할 건 아니지?

하지만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유정무가 돌발행동을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긴장했다.

예전에 유나에게 작업을 걸었던 경호원 한 명의 근무태도에 끊임없이 시비를 걸고 결국 그를 해임한 적이 있었을 정도니까.

아닌 게 아니라 정무의 얼굴은 약간 달아올랐다.


“기동단장이 취임기념으로 하는 부탁인데 안 될 건 뭡니까. 그렇죠 비서실장?”


성유나는 유정무에 대한 원망, 모욕감, 분노를 감추며 알쏭달쏭한 억지웃음을 지었다.


“물론입니다.”


어색한 표정으로 대답하는 성유나를 보며 이무근은 다시 음흉한 웃음과 함께 윙크를 날렸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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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야만의 정의 3 +1 19.07.27 431 13 11쪽
13 야만의 정의 2 +3 19.07.27 457 16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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