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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공자 님의 서재입니다.

스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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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공자
작품등록일 :
2019.07.17 01:42
최근연재일 :
2019.11.16 23:00
연재수 :
97 회
조회수 :
26,922
추천수 :
901
글자수 :
357,029

작성
19.08.23 03:02
조회
291
추천
12
글자
7쪽

12구역의 박해 1

DUMMY

“저놈들 12구역을 초토화시킬 작정이네.”


진압현장과 멀지않은 언덕에서 12구역을 망원경으로 관찰하던 진우의 말에 론리가 물었다.


“여태껏 가만히 두다가 왜 하필 오늘 이러는 거야?”


론리의 입장에서는 약간 죄책감도 느껴졌다.

혹여나 숨어들어온 자신 때문에 이들이 탄압받는 것이 아닌가 하는 불안함이 있었다.


“이제 우리가 쓸모없어졌기 때문이지.”


“빅 브라더와 관계 없는 사람들은?”


론리의 말대로 빅 브라더의 동료들이라고 하기엔 너무 나이가 많거나,

또는 어린 아이들마저 거리에서 쫓기고 있었다.


그중에는 연화와 카이로스도 있었다.

그들은 진압대가 몰아가는 중심가 골목에 군데군데 모인 포위망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한 명의 죄인을 죽이기 위해 100명의 무고한 자를 함께 죽이는 세상이잖아.”


진우는 어깨에 멘 것을 풀어 부품을 꺼냈다.

소총의 총열을 고정해주는 양각대와 스쿠프(조준경)였다.

진우는 그것을 소총과 결합하기 시작했다.


“설마 여기서 쏘려는 건 아니지?”


진우의 행동에 론리가 놀라서 물었다.

진우가 진압대를 저격할 작정인 것처럼 행동했기 때문이다.


만약 이곳에서 총을 쏘면 모든 병력들에게 위치를 들킨다.

게다가 얼핏봐도 소총으로 조준하기 매우 힘든 거리였다.

상대를 제대로 맞출수 있을지 의심되는 상황에 우리 위치를 노출 시키겠다는 작전이다.

게다가 아까처럼 빅 브라더가 나타나기엔 이른 시간이었다.

론리의 입장에선 어떤 방면에서도 무모해 보였다.

진우는 론리의 걱정에 아랑곳하지 않고 스쿠프에 눈을 대고 손가락을 방아쇠에 집어넣었다.


“우리가 왔던 길로 돌아가면 갈림길이 나와.

왼쪽으로 가면 천겸산이 나타나.

그곳은 지형이 험하지 않고 높지 않은 산이라 능선을 따라 12구역을 벗어날 수 있지.

마음만 먹으면 이 도시 자체를 벗어날 수도 있어.

아직 우리 위치가 발각된 건 아니니까 그곳에서 적을 마주치는 일은 없어.”


“무슨 소리를 하는거야?”


“넌 아까 스스로를 살리기 위해 방아쇠를 당겼지. 그렇다면 이번엔 다른 사람을 살리기 위해 방아쇠를 당길 수 있겠어? 만약 그럴 용의가 없다면 지금 바로 내가 말한 길로 도망치는 게 좋을 거야.”


「탕!」


총열에서 불꽃과 함께 소리가 난 뒤 약간의 시간차를 두고 진압대 하나가 쓰러졌다. 연화에게 가장 가까이 다가간 인원이었다. 얼핏봐도 500미터가 넘는 거리를 맞춘 진우는 주저없이 웨이브캐넌을 가진 인원을 두 번째로 저격해서 맞췄다.


빅 브라더가 생산하는 CK-1은 평상시 440미터가 최대 사거리지만 특수한 경우 일시적으로 그 사거리를 증가시킬 수 있다. 탄이 발사되는 순간, 그러니까 추진장약(총알을 전방으로 발사시키기 위해 터지는 화약)이 터질 때 발생하는 가스의 배출량을 조절해 압력을 만들고 그것으로 탄약의 사거리를 조절하는 부품이 있는데 이것을 가스조절기라고 한다. 가스조절기를 평상시보다 더 조여서 가스의 압력을 높이면 사거리가 늘어나지만, 이런 상태로 사격이 지속되면 소총의 수명이 단축된다.


이런 사실을 알지 못했던 론리는 빅 브라더에 이어 김진우가 두 번째 기적을 일으켰다고만 생각했다. 영문을 알지 못한 채 멀뚱히 자신을 쳐다보는 론리에게 김진우가 말했다.


“도망이냐 죽음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론리는 정신을 차리고 12구역을 관찰했다. 저격당한 기동대원의 동료들은 혼란에 빠져 진열을 흩뜨리기 시작했다. 대열을 이탈하는 사람들도 있었고 저격한 위치를 가리키는 자들도 있었다.


반응을 늦게 보이는 쪽은 오히려 쫓기는 쪽이었다. 한군데 몰려 기동대의 처분을 기다리다가 도망칠 기회가 왔는데도 우물쭈물했다.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몰라 눈치만 보고 있는 것이다. 저항의지가 없는 포로들이었지만 기동대는 그들이 앞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동요했다. 뒤에서 총알이 날아오는 상황이니 당연히 포로들이 반항하며 도망칠 것이라고 짐작했다.


포로들의 처우에 대한 상부의 지시가 없었지만 기동대 일부가 웨이브건을 뽑아 그들에게 다가가기 시작했다. 진우가 그들을 우선으로 표적삼아 저격했지만 모두를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게다가 진우가 있는 곳으로 병력들이 이동하고 있었기 때문에 계속 저격을 하고 있을 수 없었다.


론리는 소총에 탄알집을 결합한 뒤 12구역 방향으로 언덕을 내려가 달리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진우쪽에서 론리를 이해하지 못했다. 사방이 적인 상황에서 자신의 위치를 노출하며 달려가는 전술이라니. 원거리 무기를 사용하는 현대 전투에서 보통은 지그재그로 움직여 상대가 조준하지 못하도록 접근하는 약진이나 자신의 위치를 노출시키지 않고 기어가는 포복을 주로 사용한다. 진우는 론리가 전투경험이 없어서 그런 것이라 여겨 걱정하며 그를 따라가며 외쳤다.


“너 그렇게 막 달려가다간 개죽음 당해!”


하지만 론리는 전투를 몰라서 달려갔던 것이 아니다. 약진이나 포복을 할 필요가 없을 만큼 월등한 능력이 있기 때문이었다. 론리는 주위에 있는 적에 대한 수많은 데이터를 취합해 자신의 움직임에 따른 그들의 사격경로를 예측할 수 있었다. 그래서 안전한 지역과 위험한 지역을 미리 판단하고 골라서 기동할 수 있었던 것이다. 또 포복이나 약진을 하며 어물쩡거리다가는 포로들을 구할 수 없을만큼 시간이 촉박했다. 론리가 총을 들고 싸우기로 결심한 이유는 포로들의 생명 때문이었다.


“나보고 다른 사람을 살리기 위해 방아쇠를 당기라며!”


사정거리에 들어오자 수많은 파동이 론리와 진우를 향해 몰려왔다. 진우는 근처에 있는 건물에 숨어들었다. 론리는 예측된 공격루트만을 절묘하게 피하며 접근하기 시작했다.


“걱정마 조금 늦게 당겨도 괜찮을거야. 연화를 그렇게 약하게 키우지 않았으니까.”


“무슨 소리야?”


영문을 알 수 없는 대답이 들려오고 얼마 지나지 않아 포로들을 포위했던 포위망이 아까보다 어수선해진 것을 느꼈다. 어린 아이와 여자, 연화와 카이로스가 웨이브건으로 기동대를 기습해 몇을 쓰러뜨렸고, 그 틈을 타 포로들이 기동대를 향해 덤벼서 웨이브건을 탈취하기 시작한 것이다.


론리가 진우를 쳐다보자 진우는 익살스러운 웃음을 짓고 있었다.


‘애초에 승산없는 싸움은 하지 않는단다 아가야.’


론리는 진우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들은 것만 같아 피식 웃고는 다시 엄폐된 건물에서 나와 돌격하기 시작했다.


론리의 사격에 기동대의 대열은 순식간에 무너졌다. 대항사격을 했지만 파동은 론리의 몸에 스치지도 못했고, 론리가 사격할 때마다 서넛이 쓰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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