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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舶 님의 서재입니다.

흑응회

웹소설 > 자유연재 > 일반소설, 대체역사

완결

金舶
작품등록일 :
2015.04.20 05:42
최근연재일 :
2015.07.09 08:04
연재수 :
10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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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935
추천수 :
2,174
글자수 :
584,692

작성
15.07.02 0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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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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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글자
13쪽

속죄은(贖罪銀)을 내시오

DUMMY

진원성이 술시(戌時)가 지나서 흑응장원 자기의 방에 들어서자, 진원성의 침대에서 잠들려다 다시 깨어난 아린 총관이 물었다.


"대형아, 대형이 비룡방 상향주를 죽였다고 그러는데 정말이야?"


"뭐? 비룡방 상향주가 죽었다고?"


"그래. 지난 1 월 18 일 밤에 누군가가 상향주의 심장을 칼로 찔러서 죽었다고 소문이 났어."


"난 아니야. 나도 죽여 복수하고 싶었지만, 누가 내 대신 죽였는가봐."


진원성은 이제야 비룡방 경비대원들을 포로로 잡았던 그날 비룡방에서 응원대를 보내지 못한 이유를 알게 되었다. 지휘의 핵심 상향주가 죽었기 때문에 지휘에 공백이 생겼던 것이었다.


"그래, 흑응회원들은 대형이 흑응회주의 원수를 갚았다고 다들 그렇게 말하던데 ......"


"난 상향주를 죽이지 않았어. 죽이고 싶기는 했지만, 누군가 내 대신 죽여줬구만."


"그래? 난 무서웠어. 흑응회주를 이렇게 반쯤 죽여놓고, 또 상향주도 죽고, 이렇게 죽고 죽이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어......"


"나도 그런 일이 없었으면 좋겠어. 하지만 아린 총관, 어쩔 수 없는 때도 있는거야. 지금은 바로 그 때야. 비룡방이 먼저 흑응회를 건드렸고, 우리는 죽지 않기 위해서 싸워야만 하는 거야. 그렇지 않으면 비룡방이 모든 것을 다 뺏어가고 말거야."


"......"


"저기 흑응서기 좀 불러와. 초 회주 방으로 같이 오라고, 난 초무량을 좀 만나고 있을 께."


"응 그래."


진원성은 초 회주의 방에서 흑응회 서 서기와, 마 서기보, 흑응회주, 총관 등을 한꺼번에 만났다. 초 회주는 이제 정신이 돌아왔지만, 아직도 자리에 누워 있어야 하였고, 기운을 쉽게 차리지 못하였다. 그러다가 대형이 왔음을 알고 굳이 일어나려고 하였으나, 진원성은 다시 눕혀주었다. 초 회주가 울먹이는 목소리가 되어서 말했다.


"흑대형, ...... 주군, 고맙소 내 원수를 갚아주어서."


흑응회원들 즉 흑응 총관과 흑응 서기, 흑응 서기보는 흑응회주가 흑대형을 주군라 부르는 것을 처음으로 듣게 되었고, 이 둘 사이의 진정한 관계를 비로소 알게 되었다. 진원성은 얼마간이 지난 이제서야 누가 살수를 보내서 상향주의 죽음을 도모하였는지를 짐작할 수 있었지만, 그것은 짐작일 뿐이기 때문에 입 밖으로 꺼내서는 안되는 일이었다. 그저 잠시 눈을 감고, 자기에게 혐의를 살짝 씌우고 마는 그 누구의 솜씨를 음미하였을 뿐이었다.


"다들 잘 들어. 상향주는 내가 죽인 것이 아니다. 그러나 나도 죽이고 싶었다. 그런데 누군가 선수를 친거야. 난 상향주를 죽이지 않았다. 그리고 상향주가 죽은 날, 그날 아니 전날 아침 비룡방은 66 명을 천불산으로 나를 잡으려고 보냈다. 그래서 나는 그들을 피해서 남쪽에 있는 산으로 도망을 치고 있었어. 그러다가 결국 어떤 도움을 얻게 되서 나는 비룡방 66 명을 모두 죽일 수 있었어. 그래서 살아서 돌아온 것이야."


"혼자서 66 명을 죽였다고요? ......"


진원성은 지형지물을 도움을 얻었다고 말하지 않고, 그냥 어떤 도움이라고만 말을 하였다. 구체적인 내용은 알리고 싶지 않아서였다.


"응, 사실이야. 나 혼자의 힘이 아니라 도움을 받아서 다 죽일 수 있었지. 앞으로 또 소문이 나돌 테지만, 소문에는 모르는 척, 할 일만 해나가면 돼. 알았지. 그들은 어떻게든지 단서를 잡으려고 온갖 수단을 다 쓸거야. 무조건 흑대형이 혼자서 하는 일이기 때문에 모른다고 하고, 그들이 뭐라고 묻든지 간에 아무런 대답을 하지 말아야해. 알았지?"


"예."


"다들 대답해봐. 어떤 물음에도 모른다 라고만 말해 알겠지. 흑돈들에게도 그렇게 대답하라고 가르쳐야 해."


"예"


"예"


"그러다가 정 질문을 해대면, 흑대형은 아무도 죽이지 않았다고 그렇게 말해. 어쩌면 그것이 맞는 말인지도 몰라. 내가 혼자서 어떻게 66 명을 대적할 수가 있겠어? 그리고 죽이고 싶은 맘이야 간절하였지만 어떻게 비룡방을 쳐들어가서 상향주를 죽일 수가 있었겠어? 그렇지 않냐고......"


"......"


"흑돈 사업과 수지원, 흑응장원을 지켜내기 위해서 난 무슨 일이든지 할거야. 누구에게도 빼앗기지 않을 생각이야. 난 비룡방과 끝까지 싸울 것이야. 싸움은 나 혼자서 할 테니까. 모두들 자기 할 일만 해. 그리고 혹 비룡방에게 맞아죽으면, 내가 백 배로 복수를 해줄테니까 너무 손해라 생각하진 말라고......"


"대형아, 그래도 그렇지, 사람을 어떻게 66 명을 죽인다는 게 말이 돼?"


"아린 총관. 삼국지 이야기에서도 나오지만 전쟁이 나면 몇 만 명 아니 몇 십만 명도 죽게 돼. 그리고 내가 그들에게 잡히면 그들도 나를 죽였을 것이야. 나는 살기 위해서 그들을 죽인 것이야. 그리고 내가 다 죽인 것도 아니야. 어떤 도움을 받았는데 그것은 말할 수가 없어."


"대형님이 상향주를 죽였다고 소문이 나서 회의 흑돈들이 선착장 가까이 가지못하고 이마장 쯤 떨어진 곳에서 손님들을 싣고 있는데, 내일부터는 비룡방 사람들하고 큰 사고가 생기지 않을까 참 걱정입니다."


"난 비룡방과의 전쟁이 끝날 때까지 계속 적들을 죽여갈 것이야. 내가 살기 위해서는 죽여야만 하거든. 지금은 비상한 때이니까 모두들 최선을 다해서 잘해주기를 바란다. 이제 초 회주는 눈이 살아났으니 몸만 잘 건사하면 앞으로 서 너 달이면 건강을 찾게 될 거야. 난 편지 두 통을 보낸 후 다시 산으로 가서 전쟁을 준비해야 돼. 흑응회원들에게는 비룡방에서 먼저 공격을 하였으며, 그것에 대응하여 반격한 것이라고, 서 서기가 잘 설명을 해줘. 내가 편지를 쓸 일이 있는데 서기보는 필묵을 좀 가져와라."


서 서기와 마 서기보에게 비룡방과 천 둘째 공자에게 보내는 편지 두 통을 대필(代筆)시켰다. 흑응서기는 도중에 몇번이나 흑대형에게 확인을 해가면서 글을 썼다. 처음에는 비룡방에게 66 명의 죽음에 대해 사과하려는 그런 편지인가 하였다가, 그게 아니라는 것을 확인하였으며, 또 문맥을 고쳐잡느라고 확인하였고, 또 속죄은을 내라는 데에서는 비룡방에게 속죄은을 내준다는 말인가 하고 생각하였다가, 그게 아니라는 것을 확인하였으며, 마지막 속죄은(贖罪銀)의 금액 부분에서도 두 번, 세 번 확인을 하였다. 그리고 속죄은이 은자 일만 량이라고 다시 듣게되자, 고개를 두어 차례 가로 흔들었다. 서 서기는 속으로 은자 만량을 달라고 한다해서 주겠는가? 비룡방이 결코 줄 리가 없다고 생각하였던 것이다. 그리고 비룡방에 보내는 편지는 평소에 흑응회와 통하던 순검에게도 사본을 한통 보내어 현재의 상황을 알리도록 하고, 천 공자에게 보내는 편지는 그냥 천공자에게만 보내도록 하였다. 한참 후 만들어진 편지의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비룡방 제남향을 책임지고 있는 분에게, 저는 흑응회를 책임지고 있는 흑대형입니다. 지금 비룡방 제남향과 흑응회는 전쟁 중입니다. 저는 비룡방과의 전쟁을 빨리 종결 짓고자 한가지 제안을 합니다. 그동안 비룡방은 본 흑응회에 세 가지의 큰 잘못을 저질렀으며, 이로 인한 모든 손해에 대하여 전적으로 비룡방이 책임을 져야 할 것입니다. 잘못이란 첫째, 흑대형과 어떤 사람의 정혼자(定婚者)였던 여자(女子)와의 불순한 사건을 조작 유포하여 혼사를 훼방하고, 흑대형의 명예를 더럽힌 죄를 지었습니다. 둘째, 흑응회주를 납치하여 흑응회를 강탈하려고 하는 문서에 서명하도록 강요하고, 거기에 따르지 않자 흑응회주를 폭행하여, 한 손과 한 발을 망치질로 박살내고, 거의 죽음에 이르게 한 죄를 지었습니다. 셋째, 비룡방 경비 6 개 갑, 66 명을 보내 본인을 살해하려고 한 죄를 지었습니다. 본인은 다행히 어떤 도움을 얻고서야 살아나게 되었습니다. 이제 본인은 제남 땅에 있는 비룡방과 한 하늘을 같이 머리 위에 이고 살 수 없게 되었습니다만. 만일 비룡방이 본인 흑대형과의 전쟁을 끝내려고 한다면, 흑대형에게 속죄은(贖罪銀) 일만 량을 내고, 모든 사람이 알 수 있도록 사죄하길 바랍니다. 그 때까지는 흑대형은 비룡방에 대해서 공격을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이런 전쟁은 서로에게 무익하니 빨리 끝낼수록 좋은 일일 것입니다. 얼마 간 후에도 응락이 없으면 다시 공격을 시작할 것입니다. 본인은 그 속죄은을 받으면, 좋은 일에 사용할 것을 약속합니다. 흑대형 씀. 끝(終).'


'임청 천 둘째 공자에게, 흑응회 흑대형입니다. 지금 본인은 비룡방 제남향과의 전쟁을 치르고 있어서 천공자와 시비를 가릴 여유가 없으나, 지난 두 달 여 동안 천공자는 본인 흑대형에게 큰 잘못을 저질렀습니다. 천공자는 사실 무근의 소문에 현혹되어 정혼녀와 파렴치한 일을 저지른 누명을 흑대형에게 씌웠으며, 사람들을 보내서 본인을 폭행하려고 도모했습니다. 이에 대하여 천공자는 본인 흑대형에게 속죄은 일 천 량을 내고, 모든 사람이 알 수 있도록 사죄하길 바랍니다. 그렇지 않고는 천공자는 끝까지 본인의 처벌을 피할 수 없을 것입니다. 본인은 그 속죄은을 받으면, 좋은 일에 사용할 것을 약속합니다. 흑대형 씀. 끝.'


진원성은 편지 대필을 끝낸 후에 편지를 나눠 보내도록 하고, 또 자기는 얼마동안이 될지 모르지만 장원에 출입할 수 없다는 것도 말하였다. 그리고 아린 총관만을 데리고 자기 방으로 가서, 이야기를 따로 하였다.


"아린 총관아, 내가 지금 비룡방 사람에게 잡히면, 그들이 나를 살려줄까?"


"아니, 아마도 죽일거야."


"그러면, 내가 그들 66 명을 다 죽이지 않고 60 명만 죽였더라도 마찬가지일테지."


"그렇지."


"내가 그들을 30 명만 죽였다면, 아니면 열 명이라면?"


"죽였을거야."


"그럼 두 명을 죽였다면, 아니 한 명을 죽였든, 한 명도 죽이지 않았든 간에 그들에게 잡히면 나는 죽어, 나는 살기 위해서 그들을 죽여야만 하였어. 이런 나를 아린 총관은 이해할 수 있겠지. 이해를 해야만 해."


"......"


"이것이 전쟁이야. 살기 위해서 죽여야 하는 것."


"......"


"흑응회는 세력이 약해서, 난 혼자 뿐이니까, 나는 산으로 숨어야해. 그래서 그들의 공격을 벗어나서, 내가 그들을 공격해야 돼. 앞으로 얼마간 나를 보지 못할거야. 그래도 나와 연락하는 방법은 있어야 하니까 잘 들어둬. 아니다. 내가 필요하면 연락을 할테니 그렇게 알고서 기다려줘. 나에게 꼭 무슨 말을 전하고 싶으면 편지를 써서, 흑돈의 발판 아래에 미리 감추고, 흑돈을 타고 천불산 흥국선사로 불공을 드리러 와, 아침 진시에 도착해라. 그리고 흑돈에게 흑돈 수레는 산문 앞에 그대로 놓아두고, 함께 절에들었다가 한시진쯤 지나서 나와. 흑응장에 돌아와서 발판 아래를 보면 답신이 있을 거야. 알겠지. 만일 답신이 없으면 내가 멀리 도망갔다고 알면 돼. 나도 앞날이 어찌될지 모르겠어. 이것은 나와 아린총관 만의 비밀이어야 해. 이것은 흑돈에게도 아니 초 회주나 선아나 서 서기에게도 누구에게도 말하지마. 감시하는 눈들이 보통이 아닐테니, 알았지?"


"회주도, 서기도, 선아도 알면 안되요?"


"응, 내가 그들을 의심해서 그러는 것이 아니라, 비룡방에서 서기나 선아도 또 납치할지 몰라. 그리고 초회주에게 했던 것처럼 고문을 할지도 몰라."


"그래? 그럼 난 ......"


"그러니까 아린이가 유일하게 하나의 끈이 되어야 하는 거야. 아린 총관은 마지막까지 나를 지켜줘야해."


"응, 알았어, 뎅아 죽으면 안돼, 절대로. 그리고 다치지도 말고."


아린 총관은 벌써 눈이 축축해졌다. 어쩌면 영 영 못보게 될지도 모르는 진원성의 얼굴을 삼 년전, 시집가기 전에 하였던 것처럼 그렇게 만져보았다. 그 때에 한가득 있었던 귀여운 모습이 이제 다 없어지고, 검은 털에 붉게 빛나는 눈을 갖은, 어쩌면 이미 살인마(殺人魔)가 되어 버렸는지도 모를 진원성의 얼굴을 만지는 손길은 더욱 애틋하기만 하였다. 진원성은 다시 발길을 돌려 장원을 떠났다. 곰곰 생각한 끝에 아린 총관은 매월 보름 날이면 흥국선사에 가서 불공을 드리기로 하였다. 왜냐하면 혹시나 있을 그 일을 위해, 누구에겐가 미리 그런 일을 보여주어야 나중에도 흥국선사에 가는 일이 자연스러운 행보로 보이게 될 것이기 때문이었다.

[그림 흥국선사 입구]

092흥국선사입구.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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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 고소(告訴) 보다는 협상(協商) 15.07.06 794 14 12쪽
95 아린총관 자리잡다 15.07.04 993 15 15쪽
94 비룡방의 보고서(報告書) 15.07.03 1,152 13 14쪽
93 <필독자료>과감한 추측 15.07.02 1,101 13 13쪽
» 속죄은(贖罪銀)을 내시오 15.07.02 1,042 15 13쪽
91 거산(巨山)에서 일어난 참사(慘事) 15.07.01 1,101 15 15쪽
90 호구(虎口)에 들어서다 15.06.30 971 14 14쪽
89 전쟁준비 +1 15.06.29 1,187 12 15쪽
88 칼을 뽑으면 칼이 주인노릇한다 15.06.28 974 17 12쪽
87 배반하지 못하는 이유 15.06.27 963 14 12쪽
86 기사회생(起死回生) +2 15.06.26 1,132 13 11쪽
85 포박그물에 잡히다 15.06.25 1,080 16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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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 천가 둘째 공자 15.06.22 1,085 14 9쪽
81 선아의 눈물 15.06.22 1,130 16 11쪽
80 소산(小山)의 비밀(秘密) +1 15.06.20 1,230 17 10쪽
79 미필적 고의(故意) 15.06.20 866 15 10쪽
78 <필독자료>중원대륙에 있었던 고려제국 +2 15.06.18 1,458 14 16쪽
77 누르하치 딸을 시집보내다 15.06.18 1,193 13 16쪽
76 조선국(朝鮮國) 병탄을 상주(上奏)하다 15.06.17 1,161 17 16쪽
75 누명(陋名)을 쓰다 15.06.16 1,130 15 14쪽
74 자릿세를 내라 15.06.15 940 15 16쪽
73 난정의 소풍(逍風) 15.06.13 1,229 18 15쪽
72 아기씨 받기 실패 15.06.13 693 9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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