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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달응뎅이 님의 서재입니다.

S급 회귀자에게 죽지 못했습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슈달응뎅이
작품등록일 :
2020.08.31 00:24
최근연재일 :
2020.09.17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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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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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1 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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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4-5.불사의 업보.

DUMMY

'내가 두려워한다?'


놀라울만한 자극이었다.

스릴감이라고도 볼 수 있는 감정.

지속적으로 여흥과 흐임를 찾아다닌 이프리트는 현재, 처음 만난 이 알 수 없는 아이에게서 공포심을 얻는다.


'그 분은...'


절대적이다.

절대적이기에 다른 거북함이 함께한다.

그렇기에 그것은 스릴과는 다르다.

반항한다면, 묵직하며 어느샌가 자신에게 날아올 칼 날과도 같은 것.

저항하는 것은 미련한 짓이며, 자신이 건드리는 것은 당연하게도 바보 짓이 된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것은 그 분과 격의 차이만 생각해도 뻔한 일일 뿐.


'이 어린 놈은.'


알 수 없는 두려움.

격은 자신에 비해 눈꼽, 아니 태양과 먼지 크기 차이 정도 밖에 되지 않을 것이다.


'그래, 차라리 이건...'


저 아이에게서 느끼는 두려움은 배덕감에 가까웠다.

옳바르지 못한 일을 했을 때, 얻는 두려움과 스릴.

기억나지도 않는 태생의 과거에 얻은 선악의 개념.

그 선을 넘었다는 두려움과 어린 손에 달려있는 피 뭍은 칼.

첫 살인을 했을 때의 짜릿함, 그리고 황홀함, 그리고.


'두려움!'


이프리트는 진니라고 하는 설화의 신이라는 개념 속, 악신으로 통하는 녀석이다.

불을 좋아하고, 파괴를 원하며 사이를 찢어놓는 것을 즐긴다.

학살을 자행하면서도, 사람 사이의 관계를 잇고 가르는 것에 관심이 많은 알 수 없는 자.

유독 마스크에게 관심을 보인 것도 그런 이유일 수도 있다.


"니 안 속에는 뭐가 잠자고 있는 것이냐?"


이프리트의 물음에 진명은 화답한다.


"꼰대."

"응?"

"꼰대이자, 스승 그리고 내..."


불사의지.

더 이상 말하지 않고, 진명은 자신의 품에서 한 물체를 꺼낸다.


"그건..."

"네가 제일 혐오하는 것."

"어떻게 이 나라에서 솔로몬의 낙인이 박힌 것을 얻었지?"

"쉽지."


진명이 들고 있는 것은 바로 램프였다.


"여긴 과학이 발달한 세계거든."

"과학?"

"응, 처음 널 찍고 있던 기계들이 우리만 보고 있는 줄 알았어?"

"어이가 없군, 기술문명이라고 해봤자, 결국 화기에 의존한 기술력만 가진 것들이..."

"거기에 재능보유자들."


진명은 마스크의 작전을 믿었다.

마스크가 내민 작전은 일명.


[전국 재앙 공략 임시 연합.]


마스크가 지금까지 재능보유자 커뮤니티를 유지한 이유.

만일, 다른 국가 혹은 다른 세계관의 설화나 신화를 가진 괴수가 재앙으로 등장하면 어떻게 해야할까.

그것에 마스크는 주도적으로 해답을 얻었다.


'그럼 그 설화나 신화와 관계된 재능보유자에게서 힘을 빌리면 된다.'


정보도 좋다.

아이템이나, 사람이 온다면 더욱 좋을 것이다.

현재, 진명이 든 램프는.


"전이 개성."


생명체가 아닌 물체를 개성의 레벨에 비례해 멀리 보낼 수 있는 방법.

다행히, 솔로몬과 관계된 이 아이템은 대구에서 한 개성보유자가 얻었고, 전이 개성을 통해 급하게 서울 남부 지역으로 보낸 것이다.


"이건, 이프리트. 널 위한 아이템이겠지."

"난 신이다. 이미, 램프 따위에 지배당하던 시절은 지났을 뿐이지."

"그런데 왜 거리를 벌리지?"


진명의 숨겨진 격의 두려움, 그리고 램프에 천 년 이상 갇힌 기억으로 뒷걸음질 친 이프리트.


"넌, 여기 올 때 분명 더미라고 말했어."


대신하는 인형과도 같다는 뜻인 더미.


"신 자체는 무리겠지만, 더미 정도라면 과거를 답습하는 것은 일도 아니겠지."

"한 방 먹었군."


이프리트는 호루스의 눈을 가진, 진명을 바라본다.


"넌..."


[솔로몬의 램프.


내구도 ?

과거, 소원을 들어준다는 램프와

비슷한 재질, 색깔, 그리고 솔로몬의

낙인이 박힌 램프.


평범한 램프일 뿐이다. ]


솔로몬의 낙인이 있다는 것이 중요하다.

지식을 가진 솔로몬은 이프리트를 가두기 위해 여러 안배를 두었다고 알려져 있다.

호루스의 눈으로 적의 이름을 간파하고, 불사의지로 녀석의 지식을 습득한다.

그리고, 관찰을 통해 지식과 지금 적의 행동, 그리고 말을 빠르게 분석하여 해결하는 것.


[이프리트의 이름, 역사, 공략법을 알아내셨습니다.]

[지능이 1 상승합니다.]


램프가 문질러지며, 안으로 빨려들어가기 시작한 이프리트.


"솔로몬과 닮았구나."


지식인.

다른 세계에서 자신을 가둔 지식의 왕의 얼굴이 스쳐지나간다.


'설마.'


지금 두려움을 느끼는 것은 진명 본연의 두려움일지도 모른다.

말로, 그리고 지식으로 이프리트를 간단히 요리해 램프에 박아둔 인간.


'후후, 재밌어...하지만...난 이번 세계에선 빠져야겠군.'


이프리트의 격이 빠져나간 더미.

껍데기만 남아, 완전히 램프 안에 스며들었다.


[이프리트의 분신을 가두셨습니다.]

[대부분의 격이 빠져나간 껍데기지만, 강한 신격이기에 업적을 거두셨습니다.]

[업적, '신을 가둔 자(B)' 칭호를 얻습니다.]

[신을 가둔 자(B)


지식으로 신을 가둔, 선지자들의 업적을

계승한 업적.

신격에게 다시 한 번 모욕을 선물한

자만이 얻을 수 있다.


지능 + 20 ]

[총 지능이 20을 넘어, 마나(D) 개성을 얻으셨습니다.]


'됐다.'


진명은 이프리트의 이름을 알고 난 후, 얻은 지식으로 필요한 아이템을 말했다.

솔로몬의 낙인이라는 혹은, 솔로몬이라는 이름이 들어간 아이템.

혹시나 모를 귀한 아이템은 얻을 수 없겠지만, 지금 F급 난이도 보스라면 해결 법이 있을 것이라 판단하고 믿었다.

그 와중 시간을 끌어줬던 마스크, 혁진, 예지, 창섭을 바라본다.


"무사한가?"


이제야 안심한 혁진이 검을 검집에 넣으며 묻는다.


"다리는요?"

"방법이 있겠지."

"아니요, 지금 피 흐르잖아요. 지혈이라도 해야죠! 그,그그! 잘린 다리도 챙기고!"

"상대도 안 될 괴물과 싸워서, 다리 한 쪽이면 운이 좋은 셈이다."

"아아악! 그런 뻘소리 하지 말고 당장 앉아요!"


일단 혁진을 눕힌다.

급하게 악력으로 혁진의 무릎을 막는 진명.


"미안하구나."

"뭐가요?"

"신발 선물 해줬는데, 한 쪽 밖에 못 신겠구나."

"그게 미안해요?! 빨리 치료 개성보유자들!"


헬하운드와 불여우들을 처리하면서 수 많은 사상자들이 나타났다.

힐러 계통 개성보유자들이 바쁜 와중, 다리 하나 보다 더 심각한 상처를 얻은 사람들도 많았다.


"겨우, 다리 하나다. 생사를 오가는 사람들이 먼저야."

"지금 아니면 못 붙일 수도 있어요!"

"그럴 수도 있겠지."


혁진이 진명을 바라보며 웃었다.


"잘해줬구나."

"제가 좀 더 빨리 왔으면..."

"아니, 충분히 빨랐다."

"이 아저씨는 거의 뒤져가면서 쎈 척하고 있네!"


예지가 뛰어들어와, 혁진의 왼 무릎과 다리를 들어 이어붙인다.

자신의 물 개성을 이용해 상처 사이를 감싼다.


"조금 치료 효과 있으니까 꽉 붙들고 있어요."

"너희 길드원 쪽도 피해가 많지 않나?"

"아니, 그런거 따질 때에요? 제일 가까운 곳에 있는 사람부터 치료하고 보는거지!"

"세상 이 꼴 안났으면 훌룡한 의사가 됬겠어."

"피 계속 나니까, 진명! 너 빨리 더 압박해!"

"네!"


혁진의 팔이 널부러져 있다.

일부러 내린 것이 아닌, 손 하나 꿈쩍할 힘도 없는 것.


"피를 너무 많이 흘렸어요..."


사람이 흘릴 정도가 아닐 양.

이프리트를 견제하기 위해, 다리가 잘린 채로 공수 자세를 잡는 미친 짓을 벌인 혁진.

주위가 붉은 잉크를 뿌린 것처럼 새빨개졌다.


"진명아."

"좀! 조용히 좀 해요! 조금만 떨려도 피 더 흐르니까요!"


한 방울마저 소중하다.

물로 가둔 상처부위는 피가 계속 새어나와, 가로막은 물을 빨갛게 물들였다.

이프리트는 잡았으나, 수 많은 사상자들이 만들어졌다.

해냈다는 기쁨을 느낄 새도 없이 구조작업이 한창인 순간.

재능보유자들이 사방을 달리며, 쓰러진 재능보유자들을 확인하고 깨우며, 응급구조약들을 꺼내든다.


"검의 마지막을 말했는데 기억하느냐?"

"네?"

"검의 마지막 말이다."

"아저씨 좀! 조용히 하라니까! 피 더 나온다고! 진명이 너! 대답하지마!"


예지가 화가 난 얼굴로 진명을 바라봤다.


"난 네가 검의 마지막까지 안 가면 좋겠구나. 아니...그건 욕심이겠지."


진명이 가진 검의 욕심을 봐버렸다.

누가 말린다고 해도, 끝까지 갈 욕심은 과거 혁진이 그랬던 것처럼 그렇게 될 것이다.

햇살이 유난히 뜨겁다.

붉은 하늘은 풀리며 어느 새 해가 져 석양이 나타나는데, 추운 밤 공기는 올 생각을 하지 않았다.

조금 고집을 부리고 싶어졌다.


"앞으로 바라는게 있느냐?"

"야이 새끼야! 사람 말 안들리냐고! 조용히 하라고!"

"진명아, 대답해주렴."

"...사부가 치료받는거요."

"........."


그게 아니라는 듯, 혁진은 진명을 바라봤다.

예지는 포기한 듯 고개를 떨궜다.


"...꼭 되살리고 싶은게 있어요."

"그렇구나."


그제서야 혁진이 눈을 감았다.

서서히 차가움이 몰려온다.

만족스럽다는 듯 입가에 웃음이 맴돌고, 잠이 찾아오듯 두 눈이 감겨온다.


"꼭, 이뤘으면 좋겠구나."


서서히, 그의 고개가 꺾였다.


"어..."


진명은 왼 다리를 지혈하며 심장 박동소리를 느끼고 있었다.

느껴지던 심장 박동소리가 서서히 멈추다, 이내 느껴지지 않았다.

자신도 모르게 손에 힘을 풀렸다.


"씨발..."


예지가 천천히 손을 들어 혁진의 목에 가져다댄다.

이내 무릎 사이를 잇던 물이 피를 머금고, 땅으로 떨어져내렸다.


"야."

"........"

"난 다른 사람들 구조하러 간다."

"...저도 갈게요."


예지가 일어난 후, 진명을 바라본다.


"씨발, 너 다른 사람들 제대로 구조할 수 있으면 가고, 아니면 여기서 이 아저씨 임종이나 지켜."

"........"

"니 사부라며."


혁진의 신발은 여전히, 진명이 선물해준 호루스의 신발이 신겨져 있었다.


"하지만, 아직 사람들이..."

"이런 씨발같은 꼴이라도! 어린 애한테 구조 바랄 정도로 우리가 막되먹은건 아니니까! 애는 그냥 울고나 있어!"


예지가 화가 난 듯 다른 구조현장에 달려간다.

이프리트의 불꽃에 그녀를 지키기 위한 길드원들이 대거 죽었다.


"........."


검을 배운 3일 밖에 혁진을 보질 못했다.

추억도 별로 없다.

허나, 진명을 위해 있는 힘을 다해준 사람이었다.

이런 세상에서, 자신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 있다니 이해가 안간다.

이 의사도, 창섭도, 예지도, 마스크도, 심지어 끌고 간 강 대위도, 모두가 진명을 지키려고 나섰다.


"쉬어요. 사부."


눈물이 한 줄기 흘러내렸다.

막으려고 하는데, 자꾸만 흐르는 눈물은 애석하게도 막아지질 않는다.

이제 소중한 사람을 잃어버린 일들이 흔해, 괜찮을 줄 알았는데 괜시리 붉어지는 눈은 진명의 마음을 몰라만 주고 있었다.

석양의 해는 끄트머리만 남아, 점점 밤 하늘이 세상을 매워간다.

마치, 커튼처럼.

잠깐이나마 가려주려는 듯 빛을 가려준다.


[이프리트의 조각을 가둔 램프를 습득하셨습니다.]

[이프리트의 조각을 불사의 조각(E)이 흡수합니다.]

[불사의 조각(E)이 불사의 조각(D)로 승급합니다.]

[불사의 조각(D)의 효과로 타인에게 빠른 재생 능력을 전이시킬 수 있습니다.]

"씨발..."


진명의 입에서 욕이 튀어나왔다.

램프를 내동댕이치며, 오랫동안 고함을 질렀다.


"이런건...빨리...승급하라고..."


늦은 알림창에 주먹을 꽉 쥐고 땅을 몇 번 내리쳤다.

하늘에서 헬리콥터 소리가 들려왔다.

도로가 파괴되어 차량이동이 통제되었기에, 응급실로 옮길 헬기들이 즐비했다.

사람들이 옮겨지고, 그 날 밤부터 근처 병동은 큰 소란이 가득했다.

다음 날, 서울 남부 임시거주센터 합동 장례식이 치뤄진다.


작가의말

날이 점점 추워지는거 같습니다. 착각이겠죠?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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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3-4.일상과 재앙. +2 20.09.03 98 2 13쪽
14 3-3.일상과 재앙. 20.09.03 93 1 16쪽
13 3-2.일상과 재앙. 20.09.03 107 1 15쪽
12 3-1.일상과 재앙. 20.09.03 124 1 17쪽
11 2-6.FF급 게이트. 20.09.02 128 1 20쪽
10 2-5.FF급 게이트. 20.09.01 127 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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