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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인검의 서재입니다.

고양이집사의 은밀한 사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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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인검
작품등록일 :
2022.04.22 03:25
최근연재일 :
2022.05.31 17:30
연재수 :
5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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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897
추천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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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64,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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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5.16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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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캣커뮤니케이터 10

DUMMY

“네, 잘 지내고 있어요. 제가 일이 있어서 서울에 왔는데 카이저가 구조 후 어떻게 지내는지 궁금해서요”


“덕분에 회복 잘 하고 있습니다. 서울에 오셨으면 애들 좀 보고 가시겠어요? 서울지리 잘 모를 테니 제가 데리러 갈게요. 현재 있는 곳 위치 불러주세요.”


“그럴 줄 알고 제가 벌써 집 앞에 와 있어요. 실례가 안 되면 문 좀 열어주세요”


“지금 바로 나갈게요”


주말이라 병원은 문이 닫힌 상태였다.

잠시 후, 3층에서 부부가 함께 내려왔다.


“안녕하세요. 볼 일이 일찍 끝나서 들렸어요”


“그러시군요. 어서 들어오세요.”


“아, 저는 애들 얼굴만 보면 되니까 바로 병원으로 가요”


은겸의 말에 부부가 살짝 놀란 표정이다.


“저희 애들이 모두 병원에 있는 건 어떻게 알고”


“카이저가 많이 다쳤잖아요. 일주일 만에 퇴원할 상처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게다가 시에나는 카이저 껌딱지라면서요. 파이는 아이들이 보고 싶을 거고.”


“그게 그렇게 연결되네요. 탐정님 보고 있으면 정말 놀라운 능력을 가진 것 같아요”


“직업이니까요”


“말한 김에 지금 갈까요? 차로 10분 거리인데.”


그때 은겸의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났다.

점심을 훌쩍 지난 지금까지 먹은 게 없다는 걸 깨달았다.


“아, 배꼽시계가 요동을 치네요”


“저런, 밥 먹을 시간도 없이 일한 거에요?”


“어쩌다보니 그렇게 됐어요. 혹시 근처에 간단히 요기할만한 곳 있을까요?”


“지난번 거기로 갈까요? 탐정님 정말 맛있게 먹던 한우전문점”


“제가 아직 맘 놓고 그런 고기를 먹을 만큼 여유 있는 형편이 아니라서요”


“어머, 무슨 소리에요. 점심은 당근 저희가 쏴야죠. 저희 아이들 생명의 은인인데”


정말 맛있게 먹었던 곳이라 생각만 해도 입에 침이 고였다. 사양하지 않기로 했다.


“그럼 이번에도 염치불구하고 맛있게 얻어먹어 볼까요?”


“그렇게 말해야 저희도 편하게 식사를 대접하죠. 가요!!”


금강산도 식후경이란 말이 왜 나왔는지 알 것 같다.

은겸은 부부의 안내로 지난번 소고기전문점으로 이동했다.


부부가 번갈아가며 구워주는데 이번에도 고기가 살살 입에서 녹았다.

이런 맛있는 걸 돈 생각하지 않고 매일 먹을 날이 오면 좋겠다는 상상을 하며 이번에도 3인분을 순식간에 해치웠다.


“고기 먹은 후엔 또 시원한 물냉면을 먹어줘야 하는데 어때요?”


은겸이 먹는 모습을 흐뭇하게 지켜보던 유지연 고양이집사의 제안에 은겸은 내적 갈등을 심하게 일으켰다.


결국 무너졌다.

겨울이어도 고기를 먹은 후엔 냉면이 진리다.

냉면을 기다리는 동안 은겸은 명함을 꺼냈다.


“지난번엔 미처 준비하지 못했는데 제 명함입니다. 혹시 소개시켜 줄 곳 있으면 환영이고요”


은겸이 건네는 명함을 받고는 두 사람도 각각 지갑에서 자신들의 명함을 꺼내 은겸에게 주었다.


“서로 너무 늦은 감은 있지만, 제 명함은 지난번에도 약속했듯 탐정님에게 드리는 치과 평생 무료이용권의 의미입니다.”


“제 치아에 문제 생기면 바로 전화 할게요”


“저도 탐정님 명함 주세요. 기념으로 갖고 있을게요”


은겸은 두 사람에게 건네받은 두 장의 명함을 받아 지갑에 조심스럽게 넣었다.


“캣커뮤니케이터는 뭐에요?”


고양이탐정 쪽을 위로 건네준 명함을 돌려본 유지연 고양이집사가 호기심을 담아 물었다.


기다렸던 질문이다.

어떻게 말해야 쉽게 이해시킬 수 있을지 생각을 정리했다.


“고양이와 집사를 서로 연결해주는 거에요. 이를테면 고양이의 감정이나 기분, 생각을 고양이집사에게 알려주고 집사는 본인의 마음을 또 고양이에게 알려주는 이를테면 서로의 마음을 전달해주는 연결고리 같은 역할입니다.”


“혹시 지난번 저희 파이에게 사용했던 게 이 캣커뮤니케이터 능력이었어요?”


“맞아요. 그땐 시범적이라 조심스러워 말하지 못했는데 그 뒤 계속 집중해서 노력하니까 잘 되는 것 같아 아예 제 또 하나의 직업으로 넣었어요”


“역시 탐정님은 보통 사람이 아니에요. 저희 이거 당장 의뢰할게요. 카이저, 시에나, 파이 모두의 마음을 알고 싶어요. 특히 카이저와 시에나가 어떻게 그 먼 곳까지 가 있었는지 알고 싶어요.”


“이거 의뢰비용이 꽤 높은 편이에요. 하루에 한 번 지정한 고양이 한 묘 밖에 집중 못하거든요.”


“하루 한 번뿐인 기회를 저희가 잡을 수 있는 게 더 영광이죠. 비용을 떠나 정말 카이저와 시에나 사건을 알고 싶어요. 오늘 혹시 가능하면 의뢰하고 싶어요.”


“음... 그럼 두 분은 제게 맛있는 점심도 두 번이나 사주셨으니까 특별히 의뢰비용 50% 할인해드릴게요.”


그 뒤 의뢰비용을 말했는데 둘은 전혀 놀라지 않았다.

그 정도는 받아야한다며 오히려 싸다고까지 해 은겸을 놀라게 했다.


은겸에게 내려온 황금동아줄이구나 싶었다.

두 사람의 눈은 은겸에 대한 신뢰로 가득 차 있었다.

사기 치려고 맘먹으면 간단히 칠 수 있을 것 같았다.


“카이저 생각을 알고 싶어요”


은겸은 자신의 가치를 높이라던 세연언니의 말이 떠올랐다.

그렇다면 쉽게 다 보여주는 것보다 조금씩 한정적으로 보여주는 게 더 좋을 거라 생각했다.


“그럼 카이저에게 이것만큼은 꼭 알고 싶었다고 생각한 거 3가지만 저한테 말씀해주세요.”


다음을 기약하기 위한 은겸 나름의 안배다.

은겸의 능력을 계속 필요로 해서 찾게끔 해야 영업에도 은겸의 생활에도 도움이 될 테니까.


“3개면 신중하게 골라야겠네요. 저희끼리 상의 좀 해도 되죠?”


“충분히 상의해서 질문 선택해 주세요.”


은겸이 냉면까지 다 먹어치우는 동안 두 사람은 3가지 질문을 놓고 치열한 공방전을 펼쳤다.

첫 번째는 카이저에게 가출 사건의 전모 대해 알고 있는 대로 듣고 싶어 했다.

나머지 두 개는 서로 양보 없이 주장하다 각자 하나씩 선택하기로 잠정 합의했다.

막상 합의를 하고 나니 두 사람은 더 신중해졌다.


동물병원 겸 고양이전용호텔에 도착할 때까지 두 사람은 고민했다.

지하 1층 주차장에 차를 세우며 고양이집사 부부는 카이저에게 질문할 내용을 정했다.


“카이저가 우릴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고 싶어요”


“그럼 전 카이저가 원하는 게 뭔지 물어봐주세요”


도착한 곳은 지하2층, 지상 8층 건물로 파라다이스 동물병원&호텔은 2개의 층을 사용하고 있었다.

1층은 동물병원, 2층은 동물들의 입원실 및 호텔 용도로 운영되는 듯 했다.


호텔과 병원을 서로 연계시켜 호텔을 이용하는 고양이들의 건강관리까지 수의사가 책임지는 곳이었다.

상류층들이 많이 이용할 것 같은 고퀄리티의 고급스럽고 세련된 인테리어가 부담스러운 곳이었다.


은겸 혼자 모르고 들어갔다면 분위기에 치여 바로 꼬리 내리고 나갈 것 같은 곳인데 의사부부와 함께 있으니 또 다르다.


당당하게 턱을 살짝 위로 들어 올리고 부부를 따라 엘리베이터를 탔다.

꿀릴 것 없다. 캣커뮤니케이터로 당당하게 방문하는 거니까.

라고 생각하던 은겸은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기 직전 결국 평온 스킬을 쓰고야 말았다.


완전 딴 세상 같은 곳이라 도도냥 스킬만으론 한계가 느껴졌기 때문이다.

더구나 도도냥 스킬은 타인이 은겸을 무시하고 아래로 깔볼 때 빛을 발하는 패시브스킬이라 분위기로 압도하는 곳에서는 효력이 크지 않았다.


부부가 비상계단 옆 카운터로 움직여 면회를 신청하는 동안 은겸은 자연스럽게 지난번 추적스킬로 알아낸 햇살방을 찾았다.


카운터와 앞에 라운지를 제외하고는 모두 병실 겸 호텔인 것 같았다.

중앙 복도를 사이에 두고 양쪽으로 방들이 배치되어 있었는데 안쪽으로 갈수록 방 크기가 넓어졌다.


햇살방은 복도 제일 안쪽에 위치한 마지막 방이었다.

마주보고 있는 방 이름이 태양방인 걸 보니 이 두 개의 룸이 햇빛이 가장 잘 비치는 곳인 것 같았다.


“햇살방은 이름처럼 햇빛이 잘 들어오는 곳이에요?”


“우리 애들이 거기 있는 건 어떻게...?”


방 이름을 거론한 적 없는데도 은겸이 먼저 말하자 부부가 또 놀라고 있었다.

카이저와 시에나를 찾을 때도 주소를 정확히 말했었는데 이번에도 아이들이 있는 방 앞에서 기다리는 은겸을 보니 이 세상 사람이 아닌 것 같았다.


“고양이에 대해서는 가끔 저도 놀랄 만큼 본능적으로 움직여지더라고요”


만족스런 설명은 분명 아니었지만 의사부부는 이번에도 수긍했다.

이미 여러 번 은겸에게 놀라고 있어 이제 조금씩 적응되는 느낌이랄까.


문이 열리자 숨을 곳을 찾으며 귀를 뒤로 바짝 젖혀 긴장하던 세 고양이가 엄마 아빠의 모습을 보고 안심했다.


캣타워 꼭대기에서 머리만 살짝 내밀며 경계하던 파이는 아예 빠르게 캣타워를 내려와 엄마, 아빠의 다리를 쓸며 지나갔다.


은겸이 조심스럽게 따라 들어서자 파이가 살짝 경계하며 은겸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은겸이 손을 흔들며 활짝 웃었다.


“안녕? 파이. 잘 지냈어?”


목소리를 듣더니 파이가 은겸에게도 제 몸을 비벼왔다.

둘이 나눴던 대화를 기억한 모양이다.

파이는 그 후 계속 은겸의 주위를 맴돌았다.


“파이가 카이저랑 시에나 찾아줘서 고맙다고 하는 것 같아요”


유지연이 흐뭇한 표정으로 말했다.

은겸도 동의했다.


“그러게요. 파이가 지난번보다 살이 올랐어요”


“네. 애들과 같이 있고나서 엄청 잘 먹어요.”


“카이저도 좋아 보여 다행이에요”


“다 탐정님 덕분이죠. 며칠만 더 방치했으면 오른쪽 뒷다리가 완전히 괴사했을 거래요. 늦게라도 탐정님을 만난 건 정말 저희로선 기적이었어요.”


오른쪽 허벅다리에 붕대가 감겨 있는 카이저는 구조당시 의식이 없던 상태라 은겸을 몰랐다.

그럼에도 경계심은 없어보였다.


“저 이제 카이저와 얘기해야 되서 조금 집중 좀 할 게요”


“혹시 방해되면 저희가 나가 있을까요?”


“아뇨, 괜찮아요. 가족과 같이 있는 게 카이저도 안심될 거에요”


은겸은 되도록 마음속으로 묻고 들어야겠다고 생각하며 대화스킬을 사용했다.


<공적 100점을 소모하여 카이저와 대화한다.

지속시간 : 1시간>


아직 회복하지 못해 높은 곳을 올라갈 수 없는 카이저는 폭신한 방석 위에 편한 자세로 누워있었다.


‘안녕, 카이저? 난 고양이탐정 서은겸이라고 해? 들리니?’


= 어, 진짜 들리네. 엄마가 아줌마랑 대화했다고 할 때 안 믿었는데


‘아... 아줌마? 내가 그렇게 늙어 보이니?’


= 그럼 뭐라고 불러?


‘탐정은 어때? 아님 이모라던가?’


= 탐정? 하긴 우릴 구해준 게 아줌마... 아니 탐정이라고 했지?


‘그래. 나한테 특별한 능력이 있거든. 그래서 너네 위치도 알 수 있고 대화도 가능한 거야. 안타깝게도 하루 한 번뿐이지만 말야’


= 좋아, 그럼 탐정이라고 불러줄게


“고마워. 너도 멋진 고양이구나”


은겸은 자기도 모르게 입 밖으로 소리를 내고는 머쓱해졌다.


‘내가 아직 마음속으로 대화하는 것에 익숙하지 않아서. 아픈 건 어때?’


= 많이 좋아졌어. 하루 한 번씩 꼬박꼬박 피 뽑아 가는 게 지금은 허벅지보다 더 아파


‘훗, 그거야 건강상태를 측정하기 위해서지.’


= 아프다고! 빨리 집에 가고 싶어. 나 퇴원시켜달라고 엄마 아빠한테 말해 줘.


은겸이 소리 내어 웃었다.

의사부부는 엄청 궁금한 표정을 지었다.

설명이 필요할 것 같았다.


“카이저가 원하는 걸 알아냈어요.”


“뭐에요?”


의사부부가 잔뜩 기대어린 표정으로 은겸을 바라보았다.




재밌게 읽으셨으면 선추코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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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캣커뮤니케이터 3 22.05.09 191 9 12쪽
27 캣커뮤니케이터 2 22.05.08 190 11 12쪽
26 캣커뮤니케이터 1 22.05.07 203 12 12쪽
25 고양이 탐정 14 22.05.06 244 9 12쪽
24 고양이 탐정 13 22.05.05 212 7 12쪽
23 고양이 탐정 12 22.05.04 204 7 12쪽
22 고양이 탐정 11 22.05.03 219 7 12쪽
21 고양이 탐정 10 22.05.02 223 11 12쪽
20 고양이 탐정 9 22.05.01 215 11 11쪽
19 고양이 탐정 8 22.04.30 232 11 12쪽
18 고양이 탐정 7 22.04.29 220 10 12쪽
17 고양이 탐정 6 22.04.28 216 9 11쪽
16 고양이 탐정 5 22.04.27 233 1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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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고양이 탐정 2 22.04.24 216 9 12쪽
12 고양이 탐정 1 22.04.24 241 9 12쪽
11 제우스 시스템 11 22.04.23 226 10 12쪽
10 제우스 시스템 10 22.04.23 252 1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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