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라인검의 서재입니다.

고양이집사의 은밀한 사생활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라인검
작품등록일 :
2022.04.22 03:25
최근연재일 :
2022.05.31 17:30
연재수 :
50 회
조회수 :
27,895
추천수 :
1,645
글자수 :
264,550

작성
22.04.24 14:00
조회
240
추천
9
글자
12쪽

고양이 탐정 1

DUMMY

고양이가 계단을 통해 45층을 내려가는 동안 CCTV에 한 번도 찍히지 않았다는 것도 이상했다.

아래로 어떻게 내려갔는지 알 수 없었지만 혹시 중간에 누군가 발견해 보호 중일지도 몰라 한 층 한 층 내려가며 수소문했지만 결과는 보시다시피 빈손.


헤라가 가출했다는 걸 알고 김건형은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다.

애교 많은 헤라는 김건형의 유일한 낙이었다.


속만 섞이는 양아들보다 백배 나았다.

피한방울 섞이지 않은 양아들을 가족관계에서 끊어내고 스노우뱅갈 고양이를 가족으로 올리고 싶을 만큼 헤라에 대한 애정이 깊었다.


한 시간 단위로 상황 보고를 올리게 했다.

아파트 단지를 이 잡듯이 뒤져서라도 찾아낼 것!


말단 직원 한 명이 혹시나 하는 마음에 사진을 들고 관리사무소를 찾았다.


“혹시 이런 고양이 보셨나요?”


“아, 진짜!! 고양이는 우리 단지에서 기르지 못하게 되어 있는 거 몰라요?

잃어버렸으면 본인들이 알아서 찾아야지 왜 자꾸 관리사무소로 와서... 아니 저번엔 그게 아니였지?”


여자는 날카롭게 쏘아붙이다 얼마 전 기억이 떠올랐다.

그땐 잃어버렸다고 찾아달라고 한 게 아니라 주웠다며 주인을 찾는다고 했었지.


“누가 고양이를 주었군요. 이 고양이가 맞는지 확인해 주세요”


맞다.

워낙 특이하게 생겨 기억났다.

하지만 지금 인정하면 자신의 실수를 대놓고 드러내는 게 된다.


관리사무소 직원 여자는 거짓말을 했다.


“아뇨. 그렇게 생긴 아인 아니었어요!”


왠지 믿음직스럽지 못한 말과 표정에 직원이 다그쳤다.


“말 가려서 잘 하셔야 합니다.

이 아이는 스노우뱅갈 고양이로 여기 207동 44층과 45층을 복층으로 함께 사용하는 두리투어 대표님의 소중한 반려묘니까요”


겁을 주면 여자가 진실을 말할 줄 알았다.

하지만 여자는 무섭고 두려울수록 자기 합리화를 더 철저하게 하는 부류였다.

떨리는 손과 심장을 간신히 진정시키며 더 강하게 부정했다.


“아니라니까요!! 그런 고양이는 못 봤어요!!”


젠장, 열흘 전 키 작은 여자의 말을 귀담아 들었어야했다.

아니면 그 여자가 버리지 말아달라고 신신당부하고 간 프린트 물을 여자가 나가자마자 구겨서 쓰레기통에 버리지 말았어야 한다.


그랬다면 좋았을 텐데 일은 이미 벌어졌다.

사실을 얘기하면 왜 그냥 보냈냐, 프린트 물은 왜 버렸냐고 항의하고 책임을 물을 것 같았다.

전화번호가 적혀있던 프린트 물이 머릿속에 아른 거렸지만 어쩔 수 없었다.

여자의 강한 부정에 직원은 한숨을 쉬었다.


“지금은 저도 급하니 그냥 갑니다. 하지만 거짓말이 밝혀질 경우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받게 될 겁니다”


지얼시티 1, 2차를 다 돌아본 말단 직원은 확신할 수 있었다.

분명 누군가 대표님의 고양이를 보호 중이란 사실을.


양쪽 관리사무소 직원들은 작당한 듯 부정했지만 누군가 고양이를 구조했고 보호하고 있으며 주인을 찾기 위해 고양이의 사진을 찍어 최소 한번은 방문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꽤 똑똑한 직원이었지만 지얼시티 1, 2차 단지 관리사무소만 찾아간 건 그가 한 최고의 실수였다.

한발 더 움직여 은호어울림 관리사무소까지 방문했더라면 게시판에 붙여진 프린트물을 발견했을 거고 그럼 일이 더 커지지 않고 해결될 수 있었을 것이다.


김건형은 그 보고를 받고 헤라가 누군가의 품에서 무사하다는 걸 알게 되었다.


마음이 조금 안정되었다.

최대한 일을 빨리 끝내고 한국 청주 집으로 돌아가 함께 헤라를 찾겠다고 다짐했다.

그전에 찾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해외를 포함 4천여 명의 전 직원에게 공지사항을 올렸다.


[김건형 대표님의 반려묘를 찾아주는 직원에게 특별포상금 천만 원 지급.

품종 : 스노우뱅갈. 대표님 고양이 관련 제보만 해도 백만 원]


헤라의 이름과 나이는 김건형 자신에게만 의미 있는 것 같아 올리지 않았다.

공지가 올라오자마자 전 직원에게 비상이 걸렸다.


포상금이 자그만치 천만 원이다.

누군가는 연봉의 반에 해당하는 거금인 만큼 모두의 신경이 고양이 찾기로 쏠렸다.


인터넷이 들끓기 시작했다.

검색어에 스노우뱅갈 고양이가 떴다.

연관검색어로 두리투어 대표, 김건형, 포상금 천만 원, 고양이가출이 포함되었다.


안타깝게도 실시간 검색어를 은겸은 보지 못했다.

고양이탐정 쪽 일에 푹 빠져 있었기 때문이다.


*****


스노우뱅갈 고양이가 인터넷 검색어 1위에 올랐다 사라지는 동안 은겸은 냥이랑 카페에서 고양이탐정에 관련된 자료를 수집했다.

가출한 고양이, 잃어버린 고양이, 방충망을 열고 도망간 고양이 등 많은 사례가 있었다.


고양이를 찾아달라는 부탁에 욕설과 소리를 지르며 화만 내는 탐정도 있었고, 조수를 두고 가출한 고양이를 찾는 탐정도 있었으며, 친절한 탐정, 이상한탐정, 사기꾼 탐정 등 한사람을 두고도 호불호가 갈리는 글들이 참 많았다.


무조건 칭찬만 하는 탐정은 없었다.

상황에 따라 의뢰인의 성격에 따라 같은 탐정을 두고도 잘 찾네 사기꾼이네 하며 갑론을박이 심했다.


평일 편의점 야간 알바를 하며 틈날 때마다 냥이랑 카페에 올라온 탐정과 관련된 모든 글을 꼼꼼히 읽었다.

3일이 지났을 때 일일퀘스트가 다시 한 번 업데이트 되었다.


<7. 30일 연속 일일퀘스트 완료보상 : 공적 1,000점>


그와 함께 바로 완료 보상도 떴다.


<30일 연속 일일퀘스트 완료 보상 : 공적 1,000점>


<서은겸 공적 : 2,840점>


은겸은 높은 공적치를 보면서도 탐정 일을 알아보는데 온 신경을 집중하고 있어 공적 점수만 확인만하고 바로 탐정일로 넘어갔다.


일반 탐정들은 고양이의 습성과 행동을 유추해 찾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은겸이 하려는 건 추적 스킬을 사용한 방법이었다.


말해도 믿지 않을 능력이기 때문에 적당히 포장해야했다.

그래서 더 탐정들의 행동과 가출 고양이들이 숨는 곳들의 특성에 대해 공부했고 숙지했다.


자신감이 생겼다.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추적 스킬이 얼마나 통용되는지 연습할 시간이었다.

잘하면 돈도 벌고 스킬도 활용하고 꿩 먹고 알 먹고 일석이조였다.


밴드에는 가출했다는 고양이가 없었다.

카페에도 청주지역은 집나간 고양이가 없었다.


서울과 대구 쪽에서 글이 올라왔지만 초보 주제에 너무 멀리 가는 건 두려웠다.

괜히 실패하면 어쩌나 싶어 망설였다.


하루 더 관찰하고 있는 와중 가까운 대전에서 러블러브란 닉네임으로 가출한 고양이를 찾는다는 글이 올라왔다.

고양이집사에겐 안타까운 일이었지만 은겸은 환호성을 질렀다.


[고양이 탐정입니다.

초보라 의뢰비는 받지 않겠습니다.

찾게 되면 성공보수 20만원입니다]


쪽지에 휴대폰 번호와 이름을 적고 반드시 문자로 의뢰해주세요란 문구를 적어 보내는데 심장이 미친 듯이 뛰었다.


얼굴도 달아올랐다.

기다렸다. 소식이 없었다.

하루가 지났지만 연락은 오지 않았다.


내친김에 천안과 광주에서 고양이를 잃어버렸다는 집사들의 글에도 쪽지를 보냈다.


이틀이 지났는데 세 집사 중 한명도 연락을 주지 않았다.

초보라는 말을 빼고 보낼 걸 싶었다.

여자가 탐정이라고 해서 신뢰가 가지 않았나 싶기도 했다.


다시 월요일이 됐다.

7일 동안 뭘 했나 싶었다.

헤라의 집사를 먼저 찾아볼까 싶었다.

제한시간도 13일로 줄어들어 있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똥꼬발랄한 헤라와 정이 들어 이젠 못 찾아도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다.


헤라도 루나와 하데스랑 엉겨 붙어 서로 구루밍을 해줄 만큼 친해졌다.

헤라한텐 처음 사귄 동족일 테니 모든 게 신기하고 새로울 것이다.


오랜만에 그동안 무시해 온 문자들을 다시 읽어보았다.

지난 일주일 스노우뱅갈의 집사라며 온 문자가 놀랍게도 50여개였다.

받지 않은 전화도 30통이 넘었다.


처음 몇 통엔 나이를 묻는 답문을 보냈으나 어느 순간부터는 그것도 귀찮아져 무시했다.

그런데 갑자기 어제부터 온 문자들은 나이를 정확히 맞추었다.


딱 거기까지였다.

그 외 주식과 간식은 맞추지 못하고 있었다.


헤라는 하나인데 집사는 여자를 걸러내고도 10명이 넘었다.

답문을 보내고 싶은 문자도 없었다.


“헤라야, 네 덕분에 내 폰 불났다. 이렇게 인기 있는 아이를 진짜 집사는 안 찾고 뭐하고 있나 몰라. 죄다 가짜들 판이야.”


휴대폰을 흔들어대고 있는데 문자가 왔다.

처음 쪽지를 보냈던 대전의 러블러브 닉네임 쓰는 여자 집사였다.


[탐정님, 의뢰비 진짜 없는 거 맞아요?]


홧-! 의뢰다!!

나 진짜 고양이탐정 되는 거야?


답문을 보내는데 손이 다 떨렸다.


[네. 찾을 경우 성공 사례금만 주시면 됩니다]


[막대가 집 나간 지 일주일이 넘었는데 가능할까요?]


[주소 알려주세요. 일단 찾아볼게요]


적극적으로 어필했다.

10분 후 주소가 왔다.

의뢰를 받은 것이다. 순간.


띠링!


<반복퀘스트 발생!

가출고양이를 찾아라.

이 퀘스트는 무제한 반복퀘스트로 길을 잃고 헤매며 혼돈에 빠진 가출 고양이들을 집사의 품으로 돌려줄 때마다 보상을 얻을 수 있다.

완료보상 : 공적 1,000점>


퀘스트까지 떴다.

이게 웬떡인가 싶다.

돈도 벌고 스킬도 활용할 수 있는데다 이제는 공적점수도 쌓을 수 있다.


망설일 이유가 없었다.

바로 대전으로 출발했다.

차가 있다면 40분이면 갈 수 있는 지역이었지만 은겸은 뚜벅이였다.


주소로 직접 찾아 가겠다고 했더니 차가 없으면 태우러 가겠다고 해서 대전터미널에서 의뢰인을 만나기로 했다.


청주시외버스터미널까지 택시로 이동해 대전가는 버스에 올랐다.

평소라면 택시를 절대 이용하지 않을 은겸이었지만 마음이 급하다보니 택시비가 아깝지 않았다.


제우스가 어깨위에 있다 은겸이 안전벨트를 매자 허벅지로 뛰어내렸다.

세연언니 덕분에 사람들에게 제우스가 보이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되었다.

은겸에겐 잘 보이고 이렇게 만질 수 있는데 왜 안보일까 싶었다.


생각해보니 제우스는 초등학생들도 만졌었고 수의사도 만졌었다.

일주일이나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았으니 제우스를 볼 수 있는 사람도 있을 것 같았다.

대전에서 돌아오는 대로 제우스에 대해 물어볼 겸 동물병원에 들려봐야겠다.


월요일 야간 알바를 하려면 조금이라도 잠을 자야할 테니 무리하면 안 될 것 같았다.


터미널에서 내려 시계를 확인하니 오후 2시.

늦어도 6시에는 청주 가는 버스를 타야겠다고 마음먹었다.


대전복합터미널은 미로처럼 복잡했다.

만나기로 한 장소를 찾기 위해 한참을 헤매다 스타북스 앞에 멈춰 전화를 걸었다.


“죄송해요. 대전은 처음이라 못 찾겠어요. 저 스타북스 앞인데 이곳으로 와주시겠어요?”


“네 그럼 거기서 움직이지 말고 계세요. 제가 갈게요. 저 눈에 잘 띄는 빨간색 하프코트 입고 있어요”


“저는 카키색야상 입고 있습니다”


5분쯤 지나자 멀리서 빨간 하프코트를 입은 여자가 빠른 걸음으로 다가왔다.

30대 중반쯤으로 보이는 세련된 여자였다.


은겸이 손을 흔들었다.

누구도 볼 수 없는 제우스는 어깨로 올라갔다.


여자가 다가왔다.


“키가 많이 작네요”


여자가 자신을 소개하지도 않고 은겸을 내려다보았다.

원래 큰 키에 힐까지 신어 25센티 가까이 차이 났다.

말투에서 약간의 무시와 불신이 묻어났다.




재밌게 읽으셨으면 선추코 부탁드려요.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고양이집사의 은밀한 사생활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타 사이트 유료화로 인해 비공개전환합니다. +4 22.10.26 60 0 -
50 마이너스 공적 9 22.05.31 188 9 12쪽
49 마이너스 공적 8 +1 22.05.30 173 7 13쪽
48 마이너스 공적 7 22.05.29 165 8 12쪽
47 마이너스 공적 6 22.05.28 164 8 12쪽
46 마이너스 공적 5 22.05.27 166 8 12쪽
45 마이너스 공적 4 22.05.26 160 9 11쪽
44 마이너스 공적 3 22.05.25 173 9 12쪽
43 마이너스 공적 2 22.05.24 172 10 11쪽
42 마이너스 공적 1 22.05.23 172 9 12쪽
41 캣커뮤니케이터 16 22.05.22 175 8 13쪽
40 캣커뮤니케이터 15 +2 22.05.21 190 10 11쪽
39 캣커뮤니케이터 14 22.05.20 170 9 14쪽
38 캣커뮤니케이터 13 22.05.19 182 8 12쪽
37 캣커뮤니케이터 12 22.05.18 177 11 12쪽
36 캣커뮤니케이터 11 22.05.17 170 10 12쪽
35 캣커뮤니케이터 10 22.05.16 175 9 12쪽
34 캣커뮤니케이터 9 22.05.15 176 9 11쪽
33 캣커뮤니케이터 8 22.05.14 177 9 12쪽
32 캣커뮤니케이터 7 22.05.13 180 9 12쪽
31 캣커뮤니케이터 6 22.05.12 184 9 12쪽
30 캣커뮤니케이터 5 22.05.11 189 10 12쪽
29 캣커뮤니케이터 4 22.05.10 181 8 12쪽
28 캣커뮤니케이터 3 22.05.09 191 9 12쪽
27 캣커뮤니케이터 2 22.05.08 190 11 12쪽
26 캣커뮤니케이터 1 22.05.07 203 12 12쪽
25 고양이 탐정 14 22.05.06 244 9 12쪽
24 고양이 탐정 13 22.05.05 212 7 12쪽
23 고양이 탐정 12 22.05.04 204 7 12쪽
22 고양이 탐정 11 22.05.03 219 7 12쪽
21 고양이 탐정 10 22.05.02 223 11 12쪽
20 고양이 탐정 9 22.05.01 215 11 11쪽
19 고양이 탐정 8 22.04.30 232 11 12쪽
18 고양이 탐정 7 22.04.29 220 10 12쪽
17 고양이 탐정 6 22.04.28 216 9 11쪽
16 고양이 탐정 5 22.04.27 233 10 13쪽
15 고양이 탐정 4 22.04.26 215 11 10쪽
14 고양이 탐정 3 22.04.25 224 11 11쪽
13 고양이 탐정 2 22.04.24 216 9 12쪽
» 고양이 탐정 1 22.04.24 241 9 12쪽
11 제우스 시스템 11 22.04.23 226 10 12쪽
10 제우스 시스템 10 22.04.23 252 10 11쪽
9 제우스 시스템 9 22.04.23 246 11 11쪽
8 제우스 시스템 8 22.04.23 239 10 11쪽
7 제우스 시스템 7 22.04.22 249 10 11쪽
6 제우스 시스템 6 22.04.22 285 11 12쪽
5 제우스 시스템 5 22.04.22 323 13 12쪽
4 제우스 시스템 4 22.04.22 382 12 11쪽
3 제우스 시스템 3 +1 22.04.22 498 14 11쪽
2 제우스 시스템 2 +1 22.04.22 665 19 1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