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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인검의 서재입니다.

고양이집사의 은밀한 사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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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인검
작품등록일 :
2022.04.22 03:25
최근연재일 :
2022.05.31 17:30
연재수 :
5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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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64,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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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5.06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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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고양이 탐정 14

DUMMY

<추적대상 고양이 혐오자 박진혁 서은겸과의 거리 3km>


더 멀어졌다는 알림에 살짝 안도했다.

확실히 상태 창 지도에 표시된 선이 은겸이 있는 곳에서 멀어져 갔다.

감일 뿐이지만 왠지 은겸이 있는 방향으로 방향을 돌릴 것 같진 않다.

추적 스킬은 계속 납치범 박진혁과의 거리를 알려주었다.


<추적대상 고양이 혐오자 박진혁 서은겸과의 거리 7km>


거리가 10km까지 벌어졌을 때 납치범의 동선을 알려주는 선이 사라졌다. 동시에,


<고양이 혐오자 박진혁 추적범위 밖으로 나가 더 이상 추적할 수 없다. >


<긴급퀘스트 탈출 완료.>

<보상: 계산 중...>


뭘 계산한다는 거지?

긴급퀘스트 완료보상은 공적점수 10,000점 이었던 것 같은데?


아! 그러고 보니 +α 라는 게 있긴 했다.

+α 가 무얼 뜻하는 걸까?

현재로선 알 수 없다.


<보상 : 계산 중....>


계산중이란 말이 계속 깜빡거렸다.

기다렸다.


<기본 공적 10,000점 + 53,000점.

총 공적 63,000점 획득>


<서은겸 공적 : 71,720점>


<공적점수 10,000점 초과 상점 업데이트 중...>


<상점 업데이트 완료 : 골드박스 구입가능>


<띠링!!>


<반복퀘스트 발생!!>


<골드박스를 구매하라.

개당가격 : 공적 10,000점.

완료보상 : 공적 2,000점

재사용대기시간 : 없음>


<공적점수 50,000점 초과 상점 업데이트 중...>


<상점 업데이트 완료 : 에머랄드 상자 구입가능>


<띠링!!>


<반복퀘스트 발생!!>


<에머랄드 상자를 구매하라.

개당가격 : 공적 50,000점.

완료보상 : 공적 10,000점

재사용대기시간 : 없음>


골드박스와 에머랄드 상자를 구입할 수 있다는 설명과 새로 뜬 퀘스트는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공적점수만 보였다.

눈이 휘둥그레졌다.

71,720점?


납치범의 팔을 부러트렸을 뿐인데?

이거 실화야?


대답해줄리 없는 제우스를 바라보았다.

제우스는 은겸의 어깨 위에서 편한 자세로 제 털을 그루밍 하고 있었다.


제정신이었다면 결코 하지 못했을 행동.

하지만 아무리 평온스킬을 썼다고 해도 은겸은 스스로에게 놀랐다.

내부에 잠재되어 있던 폭력적인 성향이 무의식중에 뚫고 나온 것이다.


자신에게 이런 본능이 있으리라고는 한 번도 생각해 본적 없다.

다시 생각해봐도 아무렇지 않게 납치범의 팔을 발로 눌러 뼈를 부숴버린 행위는 도가 지나친 행동이었다.


그로인해 5만점이 넘는 보상을 받았다 해도 좋아할 수 없다.

어쩔 수 없는 아버지의 유전자가 피 속에 흐르고 있다는 것에 소름 돋았다.

연쇄 살인마의 딸이란 수식이 못 견디게 싫었는데 이젠 그 살인마의 피를 공유하고 있다는 것이 증오스럽다.


아무리 악당이라도 그러면 안됐다.

납치범을 쓰러트리고 바로 탈출할 수 있었다.


그런데 하지 않았다.

그 순간을 즐긴 건 아닐까?

어쩔 수 없는 아버지의 딸인가?


너무 싫다.

그따위 피는 몽땅 다 몸 밖으로 버려버리고 싶다. 할 수만 있다면.


“여기 계셨군요. 탐정님. 전화도 안 받아 걱정하던 참입니다.”


“아... 죄송해요. 제가 생각에 잠겨 있어서...”


은겸은 상념에서 깨어나며 일어섰다.

자신이 쪼그려 앉아 있었다는 사실도 그제야 깨달았다.


다리가 저려왔다.

그나마 눈에 잘 띄는 화장품 가게 앞에 있어 다행이었다.

사람들이 많이 오가는 곳이었다.

무의식중에 사람들이 많은 번잡한 곳을 찾아 그대로 쪼그려 앉아 있었던 것 같다.


“다치셨군요!”


장한수가 본인의 차로 은겸을 안내하며 같이 걷다 은겸의 팔을 가리켰다. 꽤 놀란 표정이었다.


은겸도 자신의 팔을 보았다.

압정 두 개가 카키색 점퍼를 뚫고 팔에 깊숙이 박혀 있었다.


언제 찔렸을까?

박혔는지 몰랐을 땐 아픔도 몰랐는데 의식하자 통증이 느껴졌다.

아픔에 얼굴을 찡그렸다.


“아... 밍키란 고양이를 찾다 다쳤나 봐요.”


“이 정도면 꽤 심각한 상천데 의뢰인이 치료도 안 해 주고 보낸 건가요? 양심도 없이...”


“아니요. 제가 급해서 그만... 저도 지금 알았거든요.”


사실을 말할 수 없으니 얘기가 자꾸 엇나가는 느낌이다.

말을 하면 할수록 억지로 꿰어 맞춘 듯한 이질감에 예리한 사람이라면 금방이라도 거짓말인 것을 알 것 같다.


“청주 가기 전에 일단 치료부터 해야 겠어요”


차에 타며 장한수가 말했다.

은겸은 비어 있는 조수석에 앉았다. 팔이 욱신욱신 쑤셨다.


“치료 부탁해도 될까요?”


“제 직업이 의사입니다. 비록 치과전문의지만 그 정도 상처는 눈감고도 치료할 수 있어요”


“감사합니다”


“이제부터 탐정님 치아 관련된 치료도 모두 제가 해드리겠습니다.”


“아... 그렇게까지 안하셔도...”


장한수는 밝고 쾌활한 치과의사인 것 같다.

나이도 15살 이상 차이 나는 것 같은데 꼬박꼬박 존대 말로 상대방을 높여준다.


잡념을 기분 좋은 말로 날려 버리게 만드는 에너지가 느껴진 다고나 할까?

무겁던 마음이 사라지고 유쾌해졌다.


이런 치과의사라면 이가 아파도 방문을 망설이게 되는 치과에 대한 두려움도 사라질 것 같다.


“방금 서은겸 고양이탐정님에게 평생 무료 쿠폰 발급해 드린 겁니다.”


“전 해드릴 게 없는데... 아, 그럼 저도 평생 무료권 발급해드릴까요? 냥이들 가출하면 언제든 사용할 수 있는...”


“그거 정말 좋은 생각이네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저희 아이들 모두 위치를 파악할 수 있는 내장칩을 심을 생각이긴 합니다만”


유쾌하고 가벼운 농담과 진담이 오고갔다.


“사모님은 냥이들 하고 같이 있는 거죠?”


“카이저 상태가 좋지 않아 지켜보는 중입니다”


그 말을 하는 장한수의 낯빛이 어두워졌다. 카이저의 뒷다리가 궁금했다.


“심각해요?”


“회복을 장담할 수 없다네요. 일주일 넘게 다친 상태로 방치되어 있어 곪은 자리가 썩어 있었답니다.

탈수증세도 심해서 지금 포도당과 항생제가 들어간 링겔을 맞추고 있습니다”


얼마나 아팠을까...

은겸은 어떤 위로도 소용없다는 걸 알았다.

카이저가 완치될 수 있기를 마음속으로 기도했다.


“이런, 아이들 구해준 은인한테 쉰소리를 했군요. 괘념치 마세요.

저희는 아이들을 다시 볼 수 있는 것만으로 행복합니다.

시에나는 벌써 엄마 품에서 골골송을 부르고 있어요.

탐정님 아니었음 카이저는 그대로 죽었을 거고 시에나도 장담 못했지요”


“둘 다 건강했다면 좋았을 걸”


“도착했습니다. 내리세요. 탐정님 얼른 치료해서 집에 보내드려야죠.”


많이 아쉬웠다.

나중에라도 치료 관련 스킬이 뜬다면 잊지 말고 카이저를 치료해줘야지 다짐했다.


언젠가는 그런 스킬도 뜰 거라 믿고 싶었다.

좋은 스킬들이 뜬다 해도 공적점수를 소모해야하는 스킬들은 함부로 남발할 수 없으니 동물병원이 망할 일은 없을 거다.


두 개의 압정을 뽑고 치료받는 동안 은겸은 콕콕 쑤시는 통증에 이를 악물었다.

의식하니 더 아파와 신기했다.

이정도 아픔이면 압정이 꽂혔을 땐 알았어야했는데 왜 몰랐을까?


꼼꼼하게 치료 받고 은겸은 파이와 시에나를 보기 위해 3층을 들렸다.

파이는 은겸을 보자 눈을 정확하게 맞추었다.


고마워요, 탐정님.


마치 그런 마음을 담은 눈빛 같았다.


‘카이저까지 무사히 구했어야 하는데 미안해요’


은겸도 마음을 담아 미안함을 전달하고 작별 인사했다.

집에 있는 레아, 란, 루나, 하데스가 빨리 보고 싶었다.


멀쩡히 걸을 수 있는 두 다리를 두고 집까지 태워달라는 게 미안해 강남터미널까지만 데려다 달라고 했다.


하지만 장한수가 고집스럽게 고개를 흔들었다.

꼭 은겸을 집까지 안전하게 데려다줘야 안심할 것 같단다.

염치불구하고 신세를 지기로 했다.


내려가면서 두런두런 이야기가 오갔다.

장한수는 대화를 하면 할수록 속이 꽉 찬 멋진 사람이라는 걸 알게 된다.


43세의 나이에도 30대 중반으로 보이는 외모며 상대방을 배려하는 마음은 타의추종을 불허하는 모습이다.

미혼이라면 유혹이라도 해보고 싶을 만큼.


거기까지 생각한 은겸은 자신의 마음에 깜짝 놀랐다.

미쳤나봐... 남친 김한성이 알면 어쩌려고.


한성이로부터는 여전히 연락이 없다.

이대로 헤어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급 우울모드가 됐다.


“갑자기 분위기가 싸해진 것 같은데 제가 뭐 실수라고 했나요?”


“아니에요. 제 남친 생각하니 사모님이 부러워서요.”


“남친이 왜요? 나쁜 남자라도 되는 가 봐요?”


“그게 좀 개인 사정이 있어서...”


“저 그렇게 멋진 사람 아니에요. 집사람이 더 멋진 여자죠.

저희 집 와 보셨으니 알겠지만 아이가 없어요. 원인은 저한테 있어요.

둘이 CC커플로 만나 연애하고 서로를 응원하며 인턴, 레지던트의 힘든 과정을 견뎌냈죠.

그런데 결혼 직전에 제게 문제가 있는 걸 알게 됐어요. 아이를 갖기 힘든 몸이었어요.

그런데도 집사람은 저를 선택했지요. 그리고 정붙일 곳을 찾다 고양이를 입양하게 됐죠.

파이 이전에도 둘이 더 있었는데 타키는 6년 차에 급성장염으로 또 토토는 5살에 위암으로 고양이별로 먼저 떠났어요.

그때 저희 둘 중 하나는 수의사를 했어야했다고 얼마나 울었는지...

파이 입양했을 때는 불안했어요. 또 잘못되면 어쩌나 싶어 중성화 수술을 미뤄 태어난 애들이 막대, 카이저, 시에나였어요.”


마치 장한수의 인생을 전부 들여다 본 기분이었다.

투명하고 일관된 인생이다. 한 사람의 인생을 이렇게 투명하게 알 수 있다는 건 특별한 경험이다.


은겸은 그렇게 살 수 있을지 자신 할 수 없었다.

내친김에 장한수는 은겸의 원룸까지 태워다줬다.

헤라의 집사가 타고 왔던 차가 서 있던 자리에서 은겸은 내렸다.


“죄송해요. 집이 너무 좁아 쉬어가라고 권하지도 못해요.

카이저도 걱정될 테니 빨리 가보셔요. 정말 감사했습니다.

사례금은 굳이 따로 안주셔도 될 것 같아요. 이렇게 직접 와주고 데려다 준 것만으로 충분해요”


“제가 더 감사하지요. 치과 치료는 농담 아니니 언제든 꼭 연락주세요~”


장한수의 은색 밴츠가 골목에서 사라질 때까지 배웅했다.

최근 들어 작은 골목에 어울리지 않는 외제차가 두 번이나 들어온 게 괜히 신경 쓰였다.


“제우스, 드디어 집이다!!”


작지만 소박한 공간이 옆에 있는 것만으로도 은겸은 편안해졌다.

원룸을 향해 뛰어 들어갔다.

어떻게 알았는지 하데스가 또 문 앞에서 대기중이었다.


귀신같은 녀석이다.

하데스를 번쩍 안아 올려 꽉 끌어안고 버둥대는 녀석의 등을 마구마구 문질렀다.


이아앙~!


얼마나 싫은지 그 소리만 들어도 알 수 있었지만 무시했다.


“그러게 왜 문 앞에서 기다려!! 너무 반가워서 그러니까 조금만 더!!”


하지만 녀석이 심하게 버둥대며 발톱을 세우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놓아버렸다.


“내일부터는 너희들하고 대화할거야. 공적점수도 충분하니까... 기대해도 좋아. 먼저 엄마랑 젤 오래 산 레아부터!”


대화스킬 사용을 선포하고 은겸은 그날의 일퀘를 모두 깔끔하게 해치웠다.

다사다난했던 일요일이 갔다. 다음날은 월요일이었다. 목요일까지 편의점 야간알바를 해야 하는.


하지만 편의점 야간 알바를 지속할지 고민할 수밖에 없는 일이 생겼다.

9시가 되자마자 온 문자를 본 순간이었다.


[자동입금 11,000,000원(김건형)]




재밌게 읽으셨으면 선추코 부탁드려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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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캣커뮤니케이터 4 22.05.10 181 8 12쪽
28 캣커뮤니케이터 3 22.05.09 191 9 12쪽
27 캣커뮤니케이터 2 22.05.08 189 11 12쪽
26 캣커뮤니케이터 1 22.05.07 203 12 12쪽
» 고양이 탐정 14 22.05.06 244 9 12쪽
24 고양이 탐정 13 22.05.05 212 7 12쪽
23 고양이 탐정 12 22.05.04 204 7 12쪽
22 고양이 탐정 11 22.05.03 219 7 12쪽
21 고양이 탐정 10 22.05.02 223 11 12쪽
20 고양이 탐정 9 22.05.01 215 11 11쪽
19 고양이 탐정 8 22.04.30 232 11 12쪽
18 고양이 탐정 7 22.04.29 219 10 12쪽
17 고양이 탐정 6 22.04.28 216 9 11쪽
16 고양이 탐정 5 22.04.27 232 1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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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고양이 탐정 2 22.04.24 216 9 12쪽
12 고양이 탐정 1 22.04.24 240 9 12쪽
11 제우스 시스템 11 22.04.23 225 10 12쪽
10 제우스 시스템 10 22.04.23 251 10 11쪽
9 제우스 시스템 9 22.04.23 245 11 11쪽
8 제우스 시스템 8 22.04.23 239 10 11쪽
7 제우스 시스템 7 22.04.22 249 10 11쪽
6 제우스 시스템 6 22.04.22 285 11 12쪽
5 제우스 시스템 5 22.04.22 322 13 12쪽
4 제우스 시스템 4 22.04.22 382 12 11쪽
3 제우스 시스템 3 +1 22.04.22 498 1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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