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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인검의 서재입니다.

고양이집사의 은밀한 사생활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라인검
작품등록일 :
2022.04.22 03:25
최근연재일 :
2022.05.31 17:30
연재수 :
5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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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883
추천수 :
1,645
글자수 :
264,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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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4.29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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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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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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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고양이 탐정 7

DUMMY

김건형의 비서는 은겸에게 자신의 휴대폰 번호를 알려주었다.

만일의 경우를 생각해 소통할 사람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그는 자신의 임무를 마친 후 걸어서 골목을 빠져나갔다.

은겸은 그가 사라질 때까지 지켜보다 집으로 들어왔다.


막상 돈을 준다고 하니 은근히 기대됐다.

부자니까 인심 좀 쓰려나?


은겸은 무의식중에 비용을 계산했다.

고양이 호텔 하루 숙박비용이 3만원에서 7만 원선이라고 했지?

호텔은 아니지만 보호한 정도 있으니 호텔 비용으로 책정해 60만원?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 은겸은 다시 마음을 고쳐먹었다.

30만원만 받아도 좋을 것 같았다.


혼자 상상하며 낄낄댔다.

벌써 고양이탐정 비용으로 40만원을 벌었다.

돈의 단위가 커지는 게 신기했다.

시간단위로 급여를 계산하는 편의점알바 일이 점점 갖잖게 느껴지고 있었다.


그러면 안 된다는 걸 알면서도 자꾸 떠오르는 생각을 막을 수 없다.

고양이탐정 일은 지속적인 일이 아니다.

꾸준히 수입이 보장되는 안정적인 일이 필요했다.


대화 스킬을 사용해 고양이들을 집사와 소통할 수 있게 도와주는 일을 어떨까?

소문나면 사실여부를 떠나 말이 많아질 테니 아주 은밀하게 진행해야겠지만 멋진 일일 것 같다.


그런 일도 직업으로 할 수 있을까 알아보고 싶어 노트북을 켰다.

네이버에 들어가니 메일 204개와 쪽지 6개가 와 있었다.

메일을 먼저 정리했다.

특별할 것 없이 모두 광고나 스팸이었다.

한 번에 정리하고 쪽지로 들어갔다.

4개는 [오빠~] [뜨거운 밤] [외로워] [콜~ 기다릴게] 로 시작되는 쪽지들이라 것들이라 열어보지 않고 바로 삭제했다.

성별도 모르고 무조건 쪽지를 던지고 낚이길 기다리는 광고들이 확실할 거다.

이런 쪽지에 낚이는 사람도 있을까 싶다.

나머지 쪽지를 열었다.


[고양이탐정 일을 하시는 것 같은데 의뢰비를 받지 않는다고요?

이쪽 업계도 많이 힘든 곳입니다. 그렇게 물 흐리면 다른 탐정들에게 욕먹습니다.

탐정 일을 하지 말던가 상도덕을 지키던가 냥이랑 카페에 있는 글, 본인 홍보 글인 거 아니까 당장 내려주세요. 경고합니다]


쪽지를 다 읽었을 때 은겸의 심장은 두려움으로 심각하게 뛰고 있었다.

높은 곳에서 떨어지는 아찔한 느낌이었다.


생각도 못했다.

이쪽 세계에도 룰이 있다는 걸.

다른 쪽지를 열었다.


[탐정? 웃기네. 니가 뭔데 까불어?

여자가 집에서 살림이나 할 것이지.

너 보면 그냥 안 둘 테니 조심해라]


온 몸에 소름이 쫙 돋았다.

글만 읽었을 뿐인데도 무섭고 두려웠다.

실제로 당하면 아예 얼어붙어 움직이지 못할 것 같았다.

냥이랑 카페를 클릭하는 손이 덜덜 떨렸다.


러블러브님이 쓴 글에 댓글이 100개가 넘게 달려 있었다.

엄청난 공방전이 댓글로 이어지고 있었다.


└미수지 : 와, 정말 글 잘 쓰신다. 제가 현장에 있는 느낌이에요.

└핑크맘 : 좋은 탐정 만나 막대도 구조하고 잘됐네요.

└라랄락크하 : 딱 보니 사기 각 나옴. 짜고 친다 에 내 손목 건다.

└내꼬양 : 말 너무 심하네요. 그러다 손목 잘려요

└라랄락크하 : 너도 한패냐?

└내꼬양 : 말 안 통하네. 이분 진짜에요. 제 랑이도 찾아줬어요.

└타향살이 : 여자탐정? 키까지 작아? 듣보잡.

└우먼파워 : 여자가 탐정하는 게 어때서? 탐정님 파이팅입니다. 힘내세요.

└노랑이랑 : 우리 메이도 찾을 수 있을까요? 어떻게 연락드려야 하나요?

└우울해 : 제 아들 사이다 찾아주면 전 재산 줄 수 있음. 가출한지 1년 3개월 됨

└코지 : 님 냉수 한 사발 쭉 들이 키고 정신 차리세요. 가출한지 한 달 넘으면 못 찾아요

└21458 : 혹시 모르잖아. 전 재산을 왜 걸겠어?

└바보천치 : 아하! 이분 전 재산이 만원이다 에 내 손목 건다.

└와이파이맘 : 앗, 저는 모가지 걸어요...ㅋㅋ

└터앙사랑 : 여기 무서운 곳이다. 모가지랑 손목 남아나지 않겠다.

└나야나 : 이런 건 공유해야죠. 글 캡쳐 합니다. 얼굴 책하고 블로그, 트위티에 소문낼게요

└선샤인 : 저도 가져갑니다. 문제되면 삭제하겠습니다.

└허브231 : 이 사람 사기꾼 맞아요. 제 가출냥 토마토 찾아준다고 3시간 동안 주변만 뺑뺑이 돌리다 가버림

└따르릉ㅋ : 저도 사기 당함. 의뢰비 안 받는다고 해놓고 나중에 두 배 받음. 애도 못 찾고.

└야옹아울어봐 : 진짜? 글보고 의뢰하려고 했는데...

└마우스사냥꾼 : 관종들 많네.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는 탐정님 빨리 오해를 풀고 답 글이라도 써야 할 듯

└소라 : 여기 핫하네. 나도 좀 끼워줘

└김9820 : 누가 뭐래도 탐정님 응원할게요. 여자탐정 나올 때도 됐어요.


은겸은 더 이상 댓글을 읽을 수 없었다.

하나 하나 읽을 때마다 심장에 비수가 꽂혔다 축포를 터트렸다 했다.


이렇게 집중적인 관심을 받을 일이었던가?

은겸은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단연코 처음이다.

아버지 사건은 두려움과 공포에 떨게 만들긴 했어도 실제로는 어떤 일도 일어나지 않았었다.

당시 미성년자였던 아이들(서은겸, 서태겸)을 배려해 가족관계는 비공개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더 부담이 심했다.

이제 겨우 막대와 랑이를 찾아줬을 뿐인데 댓글은 은겸이 듣지도 모지도 못한 고양이를 찾아주기도 하고 실패도 하고 있었다.


사기꾼이란 소리는 너무 썼다.

돈을 더 요구했다는 말도 상처가 됐다.


이런 글을 매일 보게 되면 진짜 미쳐버리거나 우울증에 걸리고 말 거다.

은겸의 멘탈은 아직 단련되지 않은 상태였다.

이러다 신상이라도 털려 아버지 일까지 알아낸다면... 상상만으로도 끔찍했다.

댓글보고 상처받아 자살했다는 사람들 심정이 이해됐다.


은겸은 어떻게 반응하고 대처를 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혼돈 그 자체였다.

머릿속이 하얘져서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았다.

꽤 긴 시간 은겸은 정지화면처럼 멍 때렸다.

차가운 게 손등을 문지르는 느낌에 정신 차리고 보니 제우스가 손등을 코와 수염으로 비비고 있었다.


진짜 차가웠다.

은겸은 제우스를 꼭 안아 들었다.

체온은 따뜻했다. 이상했다.

제우스는 은겸에게 보통 고양이와 다를 바 없었다.

그런데 다른 고양이나 사람들은 보지 못한다.


오늘이 지나면 제우스와 반드시 대화를 시도해 보리라 다짐했다.


기분이 우울했다.

분위기 전환이 필요할 것 같아 상자를 열어보기로 했다.

인벤에 있는 행운상자를 꺼냈다.


“행운 상자니까 행운이 담긴 게 나오면 좋겠다, 그렇지 제우스?”


헤라를 구하고 받은 행운상자에서 대화 스킬이 나왔을 때처럼 이번에도 뭔가 특별한 스킬이 나오길 기도하며 은색과 금색으로 쌓여져 공중을 돌고 있는 상자를 열었다.


<스킬 : 공포 획득>


“공포?”


감이 오지 않았다.

어떤 내용인지 확인했다.


<스킬 : 공포(고양이 앞에 쥐)

- 공적 100점을 소모하여 지정한 대상을 공포로 얼어붙게 만든다.

(단, 격이 높은 상위서열에겐 통하지 않는다.)

지속시간 : 10분

재사용대기시간 : 1일 >


설명을 보니 이해됐다.

쥐는 포식자인 고양이 앞에 공포로 인해 몸이 굳어진다.

그런 쥐를 고양이는 장난감처럼 가지고 논다.

지겨워지면 먹거나 집고양이의 경우 집사에게 선물한다.

자기가 잡은 사냥감을 자랑하려는 의도가 포함된 행위다.


그런데 이런 게 왜 뜨지?

어디에 써먹으라고?

행운상자에서 나올법한 스킬이 아닌 것 같은데... 좀 실망했다.

자신도 모르게 꽤 기대하고 있었나보다.


좋은 생각이 났다.

공포 스킬을 써 먹을 곳이 생길지도 모른다.


조금 전까지 은겸은 자신을 두고 갑론을박 하는 댓글과 협박성 글이 담긴 쪽지에 상처입고 잔뜩 쫄아 있었다.

하지만 이 스킬이 있다면 이제 그럴 필요 없다.


조심하라고? 흥! 너희들이 조심해야 할 걸!!

경고는 내가 너희들에게 한다!

못살게 구는 놈들 있으면 이 스킬로 다 해치워버리겠어!!


당당하게 선포하니 기분이 좋아졌다.

비록 마음속 다짐이었지만 무서워하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한편으로 공포 스킬이 끝까지 쓸데가 없기를 빌기도 했다.

스킬 덕분에 마음이 진정됐다.


세연언니한테 전화했다.

헤라가 원래 집사에게 돌아간 사실을 알려주기 위해서였다.


“언니 통화 가능해요?”


“어... 잠깐은 괜찮아”


“어디에요?”


“병원이야. 호박이 정기검진하고 약 받아가려고”


“아... 호박이 상태는요?”


“좋아졌어. 요즘엔 혼자 일어나 쓰러지지 않고 열 걸음 이상 걸어. 약이 효과 있는 것 같아 다행이야. 근데 그 약이 간에는 치명적일 수 있다고 해서 정기적으로 피를 뽑아 간수치 확인해야해. 복합적으로 문제 생길 수 있는 약이라 안심할 수 없거든”


“좋아졌다니 다행이에요.”


“벌써 3개월째 잘 버텨주고 있어서 나도 고마워. 마음의 준비 단단히 하고 있었는데 호박이는 조금 더 있고 싶은 가봐. 참, 내 정신 좀 봐. 호박이 얘기에 정신 팔려서... 전화 왜 했어?”


“헤라 집사 찾았어요”


“헤라?”


“아! 스노우뱅갈 고양이 이름이 헤라에요. 아침에 집사가 집까지 와서 데려 갔어요”


“은겸이가 그 고양이 때문에 고생 많이 했는데 잘됐다. 그 사람은 확실한 거 맞지?”


“네. 확실해요”


“은겸이가 그렇다면 그런 거지 뭐. 호박이 검사 끝났나 봐. 담에 통화하자”


언니가 먼저 전화를 끊었다.

호박이 상태가 좋아졌다니 기뻤다.

좀 더 오래 엄마 옆에 있고 싶어서 힘을 내는 것 같다.

뇌종양이면 두통으로 머리가 지끈거리고 이명현상도 심할 것 같은데 어떻게 버티는 걸까?


은겸은 자신에게 생긴 이 특별한 일의 끝에 고양이를 치료할 수 있는 스킬 같은 게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상상했다.

이왕이면 호박이가 고양이별로 가기 전에 그런 힘이 생겨 호박이를 구하고 싶다.


아픈 고양이를 치료 할 수 있는 스킬이 생긴다면 동물병원들 다 문 닫는 거 아냐?

상상은 끝도 없이 진화되어 은겸은 1분도 안 돼 기적의 손이 되어 세계 최고의 갑부가 되어 있는 꿈을 꾸고 있었다.

아무리 상상이라도 너무 심했다 싶어 쿡쿡거리며 민망함을 무마시켰다.


혼자만의 웃음이 레아의 관심을 끈 모양이다.

항상 조용하던 녀석이 웬일로 무거운 몸을 이끌고 와 은겸의 발에 제 머리를 마구 비벼댔다.


은겸이 제법 무게가 나가는 레아를 들어 올려 무릎 위에 올렸다.

기다렸다는 듯 골골송을 연주하는 레아의 등을 만져주자 골골송이 더 커진다.

세상에서 가장 듣기 좋은 소리다.

은겸은 기지개를 쭉 폈다.


<고양이기지개가 적용 되어 몸이 자유자재로 유연해 진다.

지속시간 : 1시간>


란이 야앙~ 하며 다리를 휘감고 지나갔다.

루나도 다가와 오른쪽 앞발로 은겸을 툭툭 쳤다.


“왜? 간식 줄까?”


냐아~앙!

루나가 대답하듯 울었다.

은겸이 무릎위에서 골골대는 레아를 보며 고민했다.


“어쩌나? 레아가 이렇게 무릎 위까지 왕림하는 건 드문 일인데... 루나야 조금만 기다릴래? 레아 내려갈 때까지만”




재밌게 읽으셨으면 선추코 부탁드려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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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캣커뮤니케이터 2 22.05.08 189 11 12쪽
26 캣커뮤니케이터 1 22.05.07 203 1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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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고양이 탐정 13 22.05.05 212 7 12쪽
23 고양이 탐정 12 22.05.04 204 7 12쪽
22 고양이 탐정 11 22.05.03 219 7 12쪽
21 고양이 탐정 10 22.05.02 223 11 12쪽
20 고양이 탐정 9 22.05.01 215 11 11쪽
19 고양이 탐정 8 22.04.30 232 11 12쪽
» 고양이 탐정 7 22.04.29 220 10 12쪽
17 고양이 탐정 6 22.04.28 216 9 11쪽
16 고양이 탐정 5 22.04.27 233 1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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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고양이 탐정 1 22.04.24 240 9 12쪽
11 제우스 시스템 11 22.04.23 225 1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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