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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인검의 서재입니다.

고양이집사의 은밀한 사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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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인검
작품등록일 :
2022.04.22 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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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5.31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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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5.08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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캣커뮤니케이터 2

DUMMY

왜? 의문이 솟구쳤지만 제우스는 지정할 수 없는 대상이란 문구만 계속 떴다.


호감도가 낮아서일까?

호감도를 100까지 다 채워 제우스를 살리면 가능할까?


살린다는 말이 또 웃겼다.

다른 사람들에겐 분명 제우스가 보이지 않는다.

오직 은겸만 볼 수 있는 제우스는 고양이가 아닌 걸까?


고양이의 모습을 따 왔을 뿐 뭔가 다른 종류의... 외계인이라거나 미래에서 온 존재라거나... 많은 황당한 생각이 머릿속을 복잡하게 만들었다.


한숨이 나왔다.

어떤 형태로든 지금은 제우스와의 대화가 불가능하다는 의미다.

은겸은 어쩔 수 없이 란으로 대화의 대상을 바꿨다.


<공적점수 100점을 소모하여 란과 대화한다.

지속시간: 1시간>


“란~ 드디어 너랑도 대화할 수 있게 됐네”


= ......


란은 대답하지 않았다. 식빵자세였다. 조금 전까지 은겸을 바라보며 눈을 반짝였었는데...


“란, 그렇게 식빵을 맛있게 구우면 먹어버린다!!”


= 엄마 미워


“왜? 엄마가 뭐 잘못한 거라도 있어?”


= 제우스가 누구야? 누군데 요즘 들어 그 이름을 자꾸 부르는데? 방금 전도 대화스킬 제우스에게 쓴다며. 있지도 않은 고양이하고 대화하면 좋아?


“아... 란 삐졌구나. 엄마가 미안. 지금은 엄마가 아무리 설명해도 믿지 못할 거야.”


= 그래도 알고 싶어. 내가 알 수 있게 설명해 줘.


“음... 어떻게 말해야 좋을까... 지금 이렇게 란하고 대화할 수 있는 거 기적 맞지? 이런 기적이 일어나게 한 원인이 제우스라고 하면 이해될까?”


= 글쎄, 쉽게 받아들이긴 힘든데 대화스킬이라는 걸 써서 나랑 대화가 가능한 걸 보면 분명 뭔가 있긴 있는 거겠지?


“맞아. 지금은 그냥 지켜봐줘. 엄마가 완료해야하는 굉장히 중요한 퀘스트가 있어서 그게 끝나면 어떻게 될지 엄마도 궁금하거든.”


= 알았어. 근데 요즘 왜 내가 좋아하는 간식 안줘?


“란, 말을 바로 해야지. 안주는 게 아니라 네가 안 먹는 거야. 엄마가 얼마나 노력하는지 몰라서 그래? 엄마가 구매하는 모든 간식 종류가 네 입맛에 맞춰 주문하는 건데 네가 안 먹는 거잖아”


= 아, 질려서 그래.


“잘 먹던 것도 갑자기 안 먹는 게 질린 거라고?”


= 당연한 거 아냐? 엄만 눈치가 그렇게 없어?


“넌 너무 까탈스러워. 그럼 여기 있는 이 많은 종류들 중에서 먹고 싶은 거 골라봐”


은겸은 냥이전용 용품들을 모아 놓은 장식장을 열었다.

캔 종류만 8개, 파우치 종류 10개, 츄르 14가지 맛, 츄르류 6종류, 길고양이용 캔 5종류, 게살, 캣닢, 마따다비 가루, 닭가슴살, 저키, 육포, 게살슬라이스 등등 많은 간식들이 장식장안에 조금씩 골고루 있었다.


매번 간식을 주문할 때면 란이 어떤 걸 좋아할까 고민하고 고민한 끝에 샀던 것들이다.


란이 식방 자세를 풀고 일어서 장식장 앞으로 갔다.

그 많은 것들을 하나하나 살펴보더니 고개를 획 돌렸다.


= 맘에 안 들어


“이 많은 것들 중 먹고 싶은 게 하나도 없다고?”


은겸이 기가 막히다는 듯 물었다.

이 중 절반은 그나마 란이 잘 먹었던 것들이다.

나머지 반은 멀리서 냄새만 맡고 도망가 버렸고.


= 캣닢 줘.


“캣닢은 일주일에 한번이잖아. 규칙 잊었어? 내일이야. 다른 거 말해.”


= 없어. 다른 거 사줘.


“너 때문에 내가 정말... 이번엔 그럼 같이 골라보자. 맘에 드는 거 있음 말해.”


= 헤~ 내가 고를 수 있게 해준다고?


“그래. 하지만 신중해야해. 사놓고 안 먹으면 그땐 진짜 다시는 안 사준다.”


= 알았으니까 빨리 들어가 봐. 나 맛있을 거 같은 거 사진에서 본 거 있어.


은겸은 컴퓨터를 키고 쇼핑몰 사이트에 접속했다.

반려동물용품 고양이간식 탭으로 들어갔다.

파우치, 건어물/육포, 캔, 사사미/훈제, 기타간식, 수제간식 목록이 나타났다.


= 사사미/훈제 들어가 줘.


란이 말한 간식을 클릭했다.

천천히 내려달라고 요구해서 조금씩 조금씩 목록을 아래로 내렸다.


= 그거! 고등어랑 가다랑어. 맛있게 보여


“진짜지? 이거 닭가슴살 하고 포장은 똑같은데”


= 전혀 달라. 허여멀건한 몽둥이 같은 닭가슴살과는 색상부터 비교불가라고!


“그 허여멀건한 닭가슴살도 너 한동안 엄청 잘 먹었거든?”


= 그땐 그때고. 빨리 그거 사줘.


은겸이 수량을 5개씩 선택해서 장바구니에 담았다.


“또 먹고 싶은 거 있어?”


= 치즈 들어간 소세지


“그거 예전에 잠깐 조금 먹고는 안 먹었잖아.”


= 지금은 먹고 싶다고!


“진짜, 너처럼 입맛 까다로운 고양이도 없을 거야!”


= 그래서 안 사준다고?


“사줄게. 엄마 돈 많이 벌어서 이제 이런 거 맘 놓고 사줄 수 있어”


티격태격 하다 보니 어느새 대화스킬 종료 직전이었다.

은겸은 캥거루고기가 함유된 저키와 당근이 토핑 된 참치캔까지 주문했다.


“란, 우리 규칙 정하자. 엄마가 간식 살펴볼 때 너 먹고 싶은 거 보이면 앞발로 톡톡 그거 쳐. 장식장 안에 있는 것들 중에서도 혹 먹고 싶은 맘이 생기면 직접 물어오거나 발로 건드리고. 어때?”


= 좋아. 괜찮은 방법이네


“잘됐다. 아, 시도 때도 없이 달라고 하는 건 안 돼! 간식은 하루 한번이니까”


= 쳇, 알았어.


란과의 대화가 흐뭇하게 종료됐다.

이제 내일은 루나, 모레는 하데스와 대화해야겠다고 결심했다.

그리고 반려묘들에게 제우스에 대해 알려주기로 했다.

사람들에게는 안 되지만 같은 고양이니까 상관없을 것 같았다.


“얘들아, 다들 엄마 봐봐.”


은겸의 호들갑스런 소란에 레아, 란, 루나, 하데스가 동시에 은겸을 쳐다보았다.

은겸은 제우스를 무릎위에 올리고 등을 쓰다듬었다.


“여기, 너희들 눈에는 안 보이겠지만 2개월 정도의 몸집에 털은 까맣고 눈은 황금색인 고양이가 있어.

엄마가 지금 만지고 있거든. 제우스라고 엄마가 이름을 지어줬어.

얘가 엄마한테 특별한 선물을 줘서 우리가 가끔씩이라도 대화할 수 있게 됐어.

엄마가 제우스의 호감도를 올려 100까지 채우면 어쩌면 제우스가 너희들 눈에도 보일지 몰라.

그러니까 너희들도 엄마 도와줘. 알았지?”


응냐~

냐아-


대화를 진행했던 레아와 란이 호응하듯 대답했다.

루나와 하데스는 멀뚱히 은겸을 바라보기만 했다.


상관없었다.

내일과 모래 이틀 후면 루나와 하데스에게도 제대로 설명해줄 테니까.


은겸은 그만둘 때까지 3일 남은 야간 알바를 위해 눈을 붙였다.

체력은 국력이니까.

8시간 푹 자고 나서 찌뿌듯한 몸을 풀기 위해 고양이기지개를 켰다.

몸이 유연해지는 걸 느끼며 일요일에 벌였던 엄청난 몸짓들을 재연해보았다.


극한 상황이라 더 자유자재로 움직인 게 아니었을까 생각하며 좁은 방에서 물구나무서기, 공중 뒤돌기를 시도해보았다.


믿어지지 않을 만큼 유연하게 잘 넘어갔고 균형도 흐트러지지 않았다.

우연이 아니었다. 공중 3회전도 가능했다.

어디까지 유연해질 수 있는 걸까 싶어 인터넷을 열어 인간의 한계에 도전하는 영상들을 찾아 따라해 봤다.


안 되는 게 없었다.

거짓말처럼 모든 동작이 가능했다.

어려움이라곤 1도 없었다.


흠이라면 지속시간 1시간이 지나는 순간 본연의 뻣뻣한 통나무로 돌아온다는 것.

하지만 그것도 바로 기지개를 켜는 순간 다시 유연해졌다.


사실상 패시브스킬의 지속시간은 크게 의미가 없었다.

바로 이어서 같은 스킬을 적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은겸은 출근시간을 기다리며 카톡을 열었다.

지난 3일 새로운 카톡이 계속 오고 있었지만 읽지 않았다.

대부분 고양이탐정관련 카톡들이었기 때문. 금요일까진 어차피 시간을 내지 못하니 미리 열어봐야 마음만 아플 뿐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너무 오래 방치하면 소문이 좋지 않게 날 것 같아 정리할 필요성은 있었다.

이제는 일요일 사건처럼 무조건 의뢰만 한다고 덜컥 낚이는 일이 없도록 신중을 기해야했다.


고양이탐정관련 총 23개의 카톡이 와 있었다.

그중 11개가 장난, 호기심, 경고, 협박성 카톡이었다.

톡을 열기 전에 미리 평온 스킬을 써 둔 덕에 맨탈은 평온했다.

심장박동도 정상범위 안.

하나씩 읽어 내렸다.


[호오, 댓글에 카톡 공개하다니 그대는 정녕 멘탈 갑 인정. 근데 나 찾을 수 있어?]


[내가 너 사기꾼 이다에 손목 건 사람인데 신고할 거야? 어디 한번 신고해보시지?]


[재수 없어! 토 나오니까 닥치고 댓글 지우셈]


[야, 미친년아! 너 가짜라며?]


[지랄, 여자가 탐정? 우리의 소원은 전쟁이라고 하는 것보다 안 믿김]


[문제야 문제, 이런 것들 귀신이 안 잡아가나?]


[닥치고 잠이나 쳐 자라. 창의력이 이렇게 없어서야 원... 대한민국 미래가 걱정된다]


내용이 대충 이런 톡들이었다.

하나하나 정성스럽게 캡쳐 했다.

언젠가 진짜 단체소송이라도 할 날이 생기면 싹 다 잡아 고소를 넣을 생각이었다.

뭐든 받은 만큼 돌려 줘야 인지상정 아니겠는가. 그게 이 나라의 정이니까.


되로 주고 말로 받는다는 속담도 실천해볼 생각이다.

물론 반대로 할 것이다.

욕을 바가지로 먹었으니 제대로 콩밥을 먹여줄 생각만으로도 즐거워져 자꾸 킬킬 거리며 웃음이 나온다.


흠흠... 여자답지 못해, 서은겸.

도도냥 스킬이 발휘되며 바로 곧은 자세와 표정을 취했다.


남은 12개의 톡들을 확인했다.

그 중 5개의 내용도 자세히 읽어보니 믿음이 가지 않았다.

제외시켰다. 7개의 톡들이 남았다.

4개는 의뢰하고 싶으니 연락 달라는 짧은 톡들이었고 3개는 꽤 긴 장문의 카톡이었다.

그 중 하나를 읽었다.


[저는 고양이털 알레르기가 있는 집사입니다.

알레르기 약을 먹어가며 고양이와 함께 동거중 이었어요.

인천에 살고 있고 카페 닉네임은 치하맘, 제 반려묘 이름은 치즈태비 털색과 아랫배 하트모양을 따 치하입니다.

품종은 코숏, 나이는 2살. 앞발가락은 하얀 양말을 신고 있고 뒷다리는 장화를 신고 있어요.

치하가 집 나간 지 오늘로 열흘째입니다.

주변을 헤매며 열심히 찾아봤지만 아무리 불러도, 좋아하는 간식이며 사료를 근처에 놓아두어도 보이지 않네요.

저희 아이 사진도 함께 보내드려요. 가능하면 의뢰하고 싶습니다.

24시간 언제든 연락주시면 바로 받을게요.]


그나마 가장 최신, 어제 온 카톡이었다.

고양이털 알레르기라니 남동생이 생각났다.

약까지 먹어가며 키울 만큼 사랑하는 아이가 가출했으니 얼마나 힘들까 싶었다.


사연이 눈에 밟혔다.

하얀 배를 찍은 사진에 선명한 하트 무늬가 보였다.


정말 귀엽고 예쁜 하트다.

사진을 보며 인천에 있는 치하가 추적스킬을 사용해 찾을 때까지 무사하길 기도했다. 그때였다.


<공적 100점을 소모하여 스킬 추적을 실행한다.

대상을 지정하시오>


추적스킬을 생각만 했는데 자동으로 실행됐다.

실수였다. 하지만 이미 공적은 소모가 된 상태.

은겸은 어쩔 수 없이 고양이 이름을 말했다.


“인천 거주. 코숏, 이름 치하. 나이 2살이긴 한데 안 되겠지?”


별 생각 없이 말했다.


<추적대상 : 고양이(코리안숏헤어)

이름 : 치하.

나이 : 2살.

위치와 날짜가 불확실하다.

추적 기준 위치와 날짜를 정확히 지정해라>


에? 추적할 수 있다고?

청주에서 인천 가출 고양이를?




재밌게 읽으셨으면 선추코 부탁드려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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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캣커뮤니케이터 3 22.05.09 191 9 12쪽
» 캣커뮤니케이터 2 22.05.08 190 11 12쪽
26 캣커뮤니케이터 1 22.05.07 203 12 12쪽
25 고양이 탐정 14 22.05.06 244 9 12쪽
24 고양이 탐정 13 22.05.05 212 7 12쪽
23 고양이 탐정 12 22.05.04 204 7 12쪽
22 고양이 탐정 11 22.05.03 219 7 12쪽
21 고양이 탐정 10 22.05.02 223 11 12쪽
20 고양이 탐정 9 22.05.01 215 11 11쪽
19 고양이 탐정 8 22.04.30 232 11 12쪽
18 고양이 탐정 7 22.04.29 220 10 12쪽
17 고양이 탐정 6 22.04.28 216 9 11쪽
16 고양이 탐정 5 22.04.27 233 10 13쪽
15 고양이 탐정 4 22.04.26 215 11 10쪽
14 고양이 탐정 3 22.04.25 224 1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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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고양이 탐정 1 22.04.24 240 9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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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제우스 시스템 10 22.04.23 252 1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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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제우스 시스템 8 22.04.23 239 10 11쪽
7 제우스 시스템 7 22.04.22 249 10 11쪽
6 제우스 시스템 6 22.04.22 285 1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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