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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인검의 서재입니다.

고양이집사의 은밀한 사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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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인검
작품등록일 :
2022.04.22 03:25
최근연재일 :
2022.05.31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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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4.22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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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우스 시스템 4

DUMMY

늘상 하던 일을 하고 보상을 받으니 더 즐거웠다.

일퀘 3개를 하는데 20분도 안 걸릴 만큼 쉬웠다.

냥이 마음 읽기도 자신은 없지만 도전해보고 싶었다.


하지만 출근시간이 임박했다.

냥이 마음 읽기는 알바하면서 제우스에게 도전해보기로 하고 서둘렀다.


평일엔 집에서 도보로 15분 거리에 있는 편의점 야간 알바를 한다.

사장은 주말알바 하는 편의점과 같은 사람이다.


그러니까 은겸은 토요일과 일요일은 도보로 30분 거리에 있는 편의점에서,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평일은 도보로 15분 거리의 편의점에서 알바를 하고 있다.


주휴수당을 주지 않기 위한 사장의 얍삽한 알바고용 형태였지만 어쩔 수 없다.

지난번 제우스 사건으로 사장에게 경고 먹었기 때문에 신경이 쓰였다.


고민 끝에 제우스의 몸집이 작아 주머니가 큰 옷을 입고 그 안에 넣어 편의점으로 출근했다.

이동장 없이 이렇게 편하게 주머니에 고양이를 넣고 다니는 건 기적이다.


제우스가 정말 특별한 고양이이긴 한가보다.

제우스 시스템은 정말 아기고양이 제우스의 선물인 걸까?


아니다.

목숨을 담보로 진행되는 퀘스트를 선물이라고 할 수는 없다.


교대할 남자알바가 은겸을 보자마자 눈살을 찌푸렸다.

은겸은 주머니 속 제우스를 들켰나 했다.


아차 싶었다.

남자에게 고양이털 알레르기가 있다는 사실을 깜빡했다.

코가 먼저 반응했구나 싶어 먼저 사과했다.


“미안 내가 요즘 정신이 없어서...”


“정말 5분만 좀 더 일찍 오라고 몇 번이나 말해요!”


제우스를 들킨 게 아니었다.

인수인계와 관련해 예민하고 꼼꼼한 남자알바의 신경질이었다.


재채기를 할 줄 알았는데 조용했다.

고양이가 있다는 걸 모르면 털 알레르기도 반응하지 않는 건가 싶어 고개를 갸웃했다.


모르면 발현되지 않는 알레르기라니...

진짜라기보다 심리 문제일 가능성이 더 컸다.


에취!!

남자알바가 갑자기 재채기했다.


은겸의 몸이 자동으로 경직됐다.


“먼지 날리는 털옷도 자제해주세요”


제우스가 안보이니 털옷 탓을 한다.

차라리 다행이다.

제우스를 들킨다면 예민한 남자알바는 이대로 물러나지 않을 것이다.


조심스러웠다.

투덜대며 최대한 거리를 두고 인계를 마친 남자 알바는 서둘러 자신의 물건을 챙겼다.


은겸의 교대 알바들은 왜 다들 고양이를 싫어하는지 모르겠다.

남자는 편의점 문을 열고 나가는 순간까지 은겸이 들으라는 듯 큰소리를 쳤다.


“알레르기 일으키는 먼지랑 도둑고양이 멸종 시키는 법 누가 안 만드나.”


은겸은 제우스가 들을까 무서워 주머니속에 손을 넣어 양쪽 귀를 막았다.

제우스가 뭐하는 짓이냐는 표정으로 은겸을 쳐다봤다.


“들어서 좋을 게 없는 말이야”


은겸이 설명해줬다. 그러자.


<제우스의 호감도가 +1 올랐다.

현재 제우스 호감도 2/100>


라는 문구가 허공에 떴다.


호오?

내 말을 알아들은 걸까?


은겸이 놀란 표정으로 제우스를 바라보자 제우스는 무심하게 앞발을 핥았다.


편의점 안으로 손님이 들어와 은겸은 제우스를 재빨리 주머니에서 꺼내 아래로 숨겼다.


그 후 한동안 손님이 계속 들어왔다.

담배 손님이 가장 많았고 그 다음으로 복권, 즉석식품 순이다.

캔 커피를 사간 손님이 나간 후 잠깐 짬이 생겼다.


그 짬을 이용해 은겸은 제우스에게 영양제를 주었다.

튜브형으로 치즈가 함유되어 기호성이 좋은 종합영양제였다.

제우스는 기대한 대로 낼름낼름 잘도 받아먹는다.


“이렇게 좋은 것도 주는데 호감도 안 올라가려나?”


나름 기대했는데 기다려도 무소식.


“먹고 짼다 이거지?”


그래도 별 반응 없다.

그렇다면 이 참에 제우스의 마음을 읽어볼까?

퀘스트이기도 하니...


막상 마음을 읽으려니 애매하다.

고양이의 마음이라...


“제우스는 지금 서은겸 집사의 말을 무시하고 있다”


나름 그럴 듯하게 제우스의 마음을 추측한 후 띠링이 울리며 완료되길 기다렸지만 조용하다.


그 뒤 제우스는 심심하다 제우스는 졸리다 제우스는... 응가가 마렵다 등등 이것저것 제우스의 현재 심리를 파악해보려 노력했지만 퀘스트는 완료되지 않았다.


마음을 읽는다는 게 이런 거 아닌가?

어떻게 읽으라는 거지?


혹시나 싶어 허공에 대고 힌트!! 하고 말해보았지만 반응이 없다.


곧 자정이다.

자고로 일일 퀘스트라 함은 24시간 단위로 초기화 되고 초기화 시점은 대부분 자정이다.


은겸은 새로 시작하는 게임들 일퀘는 모조리 해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이다.

일퀘를 통해 게임의 기초를 익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러니 제우스 시스템이란 게 생성된 후 게임처럼 퀘스트가 뜨자 슬그머니 집착이 생기는 건 당연지사.


조급한 은겸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제우스는 손님이 맡겨 놓은 택배 상자 위에서 몸을 웅크리고 그루밍 중이다.


자정까지 1분.


“마지막 남은 일퀘 힌트가 필요해~~”


간절하게 외쳤지만 오늘 일퀘는 포기해야할 듯싶다.

꽤 자신 있는 미션이라고 생각했는데 어렵다.


이렇게 되고 보니 냥이 마음을 읽는다는 게 뭔지 감도 잡히지 않는다.

그래도 미련을 버리지 못한 은겸은 혹시나 하는 마음에 다시 한 번 추측성 발언을 방언처럼 쏟아내기 시작했다.


“제우스는 만족한다. 제우스는... 기분 좋다. 제우스는 귀찮다. 제우스는 관심 없다. 제우스는 짜증난다. 제우스는... 제우스는 행복하다!! 제우스는 아프다! 제우스는 배고프다?”


이것저것 다 같다 붙이며 남은 1분을 최대한 활용해보았지만 소용없었다.


아쉬운 마음에 은겸은 큰소리로 “제우스는 화가 난다!!”라고 힘껏 소리쳤고 그 순간 편의점을 들어오던 손님과 눈이 마주쳤다.


손님은 은겸의 외침에 놀라 그 자리에 딱 멈췄고 당황한 표정이었다.


“아... 죄송합니다. 제가 여..연극 연습중이라서...”


은겸이 미안해하며 임기응변으로 사과하자 그제서야 손님은 가슴을 쓸어내렸다.


“아... 네...”


손님은 삼각 김밥 2개와 음료를 골라 계산대위에 올려놓았다.


“죄송합니다. 3,200원입니다. 만원 받았습니다. 거스름돈 6,800원입니다.”


손님을 보내고 시간을 확인하니 12시 2분.

결국 일퀘는 초기화 됐구나 싶었다.


후-

한숨을 크게 한번 푹 쉬고 은겸은 어깨를 으쓱했다.


지나간 건 지나간 거.

일퀘는 일퀘일 뿐 오늘부터 다시 시작하면 되지 뭐.


새롭게 리셋된 일퀘 확인을 위해 일일퀘스트를 띄웠다.


<일일퀘스트>

1. 마음 읽기. 완료보상 : 공적 10점

2. 냥이의 사소한 문제 해결 완료.

3. 냥이 간식주기 완료.

4. 냥이와 놀아주기 완료.

5. 모든 일일퀘스트 완료시 완료보상 : 공적 10점


어? 리셋이 안됐다?

분명 자정이 넘었는데...


은겸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제우스 시스템은 일반 게임하고 틀린 개념인가?

일일퀘스트의 일일에 매일매일이란 뜻 외에 다른 뜻이 있는 걸까?


은겸은 알바 하는 내내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며 아기고양이 제우스에게도 여러 번 질문해보았지만 해답은커녕 힌트도 얻지 못했다.


결국 퇴근 후 집으로 돌아와 집사로서의 책무를 충실히 이행한 후에도 은겸은 계속 고민에 빠져 있었다.


편의점에서 유통기한이 막 지난 삼각 김밥을 가져와 까먹으며 예전에 사 놓았던 고양이 관련 서적을 뒤져보았지만 도움이 될 만 한 건 없었다.


한때 국내 유일의 동물전문 프로그램 <동물사랑>에서 외국의 유명한 애니멀 커뮤니케이터를 데려와 동물의 마음을 읽어내는 기적을 본 후 은겸도 냥이들의 마음을 읽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 적 있다.


하지만 다양한 서적을 읽고 책에서 조언하는 대로 따라해 봤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솔직히 말하면 두려운 마음이 더 컸기 때문에 중도에 포기했다는 게 맞다.


정말 냥이들 마음을 읽어냈는데 자기가 해 줄 수 없는 일이라면 슬플 것 같았고 감당하지 못할 것 같았다.


때문에 은겸은 반려묘들의 진심을 알고 싶은 마음과 그걸 감당할 수 없을 것 같은 마음 사이에서 늘 줄다리기를 하다 번번히 포기하곤 했다.


냥이들에게 니가 무슨 생각하는지 정말 알고 싶어. 말해줘 제발!!

이라고 애원을 하는가 하면 내 주제에 무슨... 이라거나 냥이 마음을 읽을 수 있을 리 없잖아!! 라고 변명하며.


양가감정.

대립되는 두 가지 감정이 마음속에 공존하는 상태를 말하는데 은겸이 고양이에 대해 가지는 감정이 그랬다.


알고 싶은 마음과 대화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한 만큼 정말로 고양이가 어느 날 갑자기 안녕!! 하고 인사를 건넨다면 감당할 수 없을 거라는 생각에 스스로 마음을 닫고 부정하게 만들었다.

지금까지는.


하지만 이제 해야 할 목표가 생겼다.

제우스 시스템이 은겸이 할 수 없는 퀘스트를 띄웠을 리 없다.


더군다나 일퀘는 제우스 시스템이 단순한 게임이 아니라 해도 가장 쉬운 것일 테고 튜토리얼과 같은 개념일 것이다.


이런 간단한 것도 해내지 못한다면 고양이집사로서 자격 미달이다.

여기까지 생각하고 굳게 다짐한 은겸은 자신의 주위를 둘러싼 냥이들 중 가장 나이 많은 레아와 아이컨텍을 시도했다.


레아는 자신을 바라보는 은겸의 시선을 느꼈는지 편하게 늘어져 있다 눈을 떠 은겸을 쳐다보았다.


“레아는 배고프다. 레아는... 지금 귀찮다. 내버려둬라? 이렇게 말하면 안 되나? 그럼 레아는 지금 서은겸 집사가 갑자기 이상해졌다고 생각한다.”


<마음 읽기 완료. 보상 : 공적 10점.>


성공? 진짜?

내가 레아 마음을 읽었다고?

아니 그보다 레아가 정말 그렇게 생각한 거야?


소 뒷걸음치다 쥐 잡은 것처럼 되어버려 당혹스럽긴 했지만 레아에게 일단 변명은 해야 될 것 같다.


“어... 그러니까... 내가 좀 이상해 보이긴 하지? 그러니까 이게 다 이 녀석 제우스가 나한테 이상한 걸 띄우는 바람에...”


레아가 더 들을 가치가 없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돌렸기 때문에 은겸도 두서없는 변명을 멈췄다.


레아한테 제대로 설명해 줄 날이 올까?

그날이 오면 진지하게 토론이라도 해볼까?


은겸은 냥이 마음 읽기라는 퀘스트의 성공으로 한껏 공상의 나래를 펼치다 뭔가 이상하다는 걸 기억해냈다.


일퀘 마지막 보상이 왜 안 떴지?


은겸은 일퀘를 생각으로 불러냈다.


<일일퀘스트>

1. 마음 읽기 완료.

2. 냥이의 사소한 문제 해결. 완료보상 : 공적 10점

3. 냥이 간식주기 완료보상 : 공적 5점

4. 냥이와 놀아주기 완료보상 : 공적 5점

5. 모든 일일퀘스트 완료보상 : 공적 10점


마음 읽기만 완료되고 나머지는 리셋된 상태.


언제 초기화 된 거지?


은겸은 시간을 확인했다.

오전 10시 21분.


오후 12시도 아니고 평범한 오전 시간대에 일퀘가 리셋 됐다고?

리셋 조건이 대체 뭐야?


그러다 갑자기 생각났다.

아, 제우스 시스템이 시작된 시간이구나!!




재밌게 읽으셨으면 선추코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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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고양이 탐정 9 22.05.01 215 11 11쪽
19 고양이 탐정 8 22.04.30 232 11 12쪽
18 고양이 탐정 7 22.04.29 219 1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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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고양이 탐정 1 22.04.24 240 9 12쪽
11 제우스 시스템 11 22.04.23 225 10 12쪽
10 제우스 시스템 10 22.04.23 251 10 11쪽
9 제우스 시스템 9 22.04.23 245 11 11쪽
8 제우스 시스템 8 22.04.23 239 10 11쪽
7 제우스 시스템 7 22.04.22 249 10 11쪽
6 제우스 시스템 6 22.04.22 285 11 12쪽
5 제우스 시스템 5 22.04.22 322 1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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