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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인검의 서재입니다.

고양이집사의 은밀한 사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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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인검
작품등록일 :
2022.04.22 03:25
최근연재일 :
2022.05.31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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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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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8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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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64,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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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4.22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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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제우스 시스템 5

DUMMY

어제 이맘때쯤 이 이상한 시스템이 시작됐다는 걸 은겸은 기억해냈다.

그럴 듯 했고 아주 합리적인 시스템이라는 걸 새삼 깨닫게 된다.


은겸은 가장 어려운 냥이 마음 읽기를 완료한 기념으로 남은 일퀘를 후다닥 해치웠다.


마침 화장실을 갔다 오던 뚱뚱한 레아의 엉덩이를 닦아줬더니 냥이의 사소한 문제가 완료되었고 간식주기랑 놀아주기도 몰아서 하고 나자 모든 일퀘 완료 보상까지 떴다.


일퀘 완료로 받은 공적 보상을 확인했다.

어제 오늘 합쳐 현재 공적은.


<서은겸 공적 : 60점>


은겸은 현재까지 모은 공적을 투자해 제우스의 호감도를 올려볼까 싶었다.


하지만 호감도가 낮은 상태에서는 실패확률이 높다는 것과 실패 시 투입한 공적 모두가 소멸된다는 사실에 참기로 했다.


하이리스트 하이리턴. 위험이 큰 대신 돌아오는 수익도 크다는 뜻으로 한마디로 쫄딱 망하거나 크게 성공한다는 의미를 담은 뜻.


은겸이 가장 좋아하는 문장이고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과감하게 도전 해보리라 다짐하지만 제우스포함 5마리의 반려묘들을 돌봐야하는 입장에서는 적극적이기 쉽지 않다.


그래... 언젠가는 공적을 아끼지 않고 팍팍 투입할 날도 있겠지.

그러기 위해선 먼저 제우스를 죽이면 안 되겠지?


은겸은 그 후 일주일간 공적을 차곡차곡 모았다.

일주일째 되는 날 일일퀘스트가 업데이트됐다.


<6. 7일 연속 일일퀘스트 완료보상 : 공적 100점>


일퀘가 제우스 시스템이 처음 시작한 10시 14분에 초기화 된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냥이 마음 읽기가 가장 까다로웠는데 아직까지는 어림짐작으로 수십 개의 감정과 단어들을 조합해 완료시키고 있다.

어떤 날은 정말 한 시간 넘게 걸린 적도 있었다.


그렇게 일주일동안 일퀘를 완료하고 7일 연속 일퀘 보상까지 합쳐 현재까지 모은 공적.


<서은겸 공적 : 360점>


이 순간을 얼마나 기다렸는지 모른다.


“브론즈박스 2개 구매”


<공적 +200점을 소모하여 브론즈박스 2개 구매. 인벤토리를 확인하라.>


<브론즈박스를 구매하라 완료. 보상 : 40점 >


브론즈박스를 구매하자 반복퀘스트가 완료되며 보상이 들어왔다.

브론즈박스를 까면 뭐가 나올까 은근히 기대됐다.


이게 진짜 보상이지.

은겸은 인벤에 들어 있는 브론즈박스를 흐뭇하게 바라보다 손으로 브론즈박스를 클릭하자 허공으로 브론즈박스가 나왔다.


가로세로 10센티 크기의 브론즈박스가 눈 앞 허공에 뜬 채 빙글빙글 돌고 있었다.


“브론즈박스 두 개 다 열어줘.”


은겸의 말과 동시에 브론즈박스가 열리며 구리 빛이 환하게 밖으로 쏟아져 나왔다.


<스킬 : 마음 읽기>


스킬? 이런 게 나온다고?

가만... 마음 읽기?


일퀘랑 연동되는 스킬인가 싶어 내용을 확인했다.


<스킬 : 마음 읽기

- 지정한 고양이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 소모 공적 : 10점. 재사용대기시간: 1일 >


대박!!

이 스킬을 사용하면 이제부터 고생하지 않아도 일퀘를 완료할 수 있다.


일퀘 보상과 동일한 공적을 소모하는 게 좀 아깝긴 하지만 이제부턴 진짜 냥이 마음을 읽을 수 있게 된 거다.


흥분을 가라앉히며 은겸은 두 번째 스킬을 확인했다.


<패시브스킬 : 맛있게 냠냠>


패시브스킬은 공적소모 없이 항상 사용 가능한 스킬인 것 같다.


그런데 맛있게 냠냠이라니...

설명을 읽어보니 고양이가 먹는 음식을 맛있게 먹을 수 있다고 한다.


좀 엉뚱하고 황당한 패시브스킬이다.

정말이라고 해도 별로 시도해보고 싶은 생각은 없다.


브론즈박스 두 개를 까고도 반복퀘스트 완료보상으로 받은 공적으로 200점이나 남아있다.


은겸은 일퀘가 리셋 되기를 기다렸다 제우스를 향해 마음 읽기 스킬을 사용했다.


부쩍 건강해진 제우스는 자기 마음을 은겸이 스킬을 사용해 읽는 동안에도 몸을 한껏 말아 눈을 감고 있었다.


= 생각보다 잘 하고 있군. 기특한 녀석. 지금 공적을 쓰면 처음이니 호감도를 올려줄 텐데...


마치 독백처럼 중얼거리는 소리가 머릿속으로 들어왔다.

웃기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했다.


말투 봐라?

완전 애늙은인데?


스킬을 사용한 공적은 일퀘 완료로 다시 채워졌다.

재밌다.


제우스의 마음을 읽었으니 은겸은 망설이지 않았다.


“남은 공적 200점 전부 사용해 제우스 호감도 구매!”


눈을 감고 있던 제우스가 한쪽 눈만 떠 은겸을 쳐다보았다.

의외라는 표정. 동시에.


<제우스의 호감도가 +3 올랐다!>


<제우스의 호감도를 사라 반복퀘스트 성공!! 보상: 공적 100점>


예쓰!!

은겸이 팔짝 뛰며 환호성을 질렀다. 그러자.


<제우스의 호감도가 +1 올랐다.>


제우스가 흐뭇하게 웃고 있다고 생각한 건 지나친 착각일까?


호감도를 더 올린 제우스는 눈을 감으며 다시 몸을 처음처럼 잔뜩 웅크렸다.


은겸은 기분이 좋아져 반려묘들이 잘 먹지도 않는 간식을 듬뿍 꺼내 주었다.


재밌고 살만 났다.

공상도 심하고 판타지 소설을 좋아하는 은겸은 제우스 시스템이 뜨고부터 은근히 기대했다.

뭔가 좋은 일이 생길 것 같고 행운도 있을 것 같고 금방 부자가 될 것 같은 느낌.


하지만 그건 정말 소설에 지나지 않는다는 걸 다시 한 번 깨달았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복권도 사보고 로또도 자동으로 사봤지만 다 꽝이었기 때문이다.


결국 외적으론 변한 게 정말 하나도 없었다.

하지만 심리적으로는 은겸을 풍요롭게 만들어 주었다.


원래도 은겸은 나름 소신 있는 방식으로 만족스런 삶을 살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요즘엔 마음이 더 풍요로워지고 부자가 된 느낌이다.


남친 한성에게도 힌트를 남겼다.

김한성이 일이 바쁘다며 데이트를 자꾸 연기하는 바람에 알려줄 시간이 없었기 때문이다.


[나한테 놀라운 일이 벌어 졌어. 다음에 만나면 꼭 얘기해 줄게~]


[뭔지 기대되는데? 길냥이 사료 어제 인터넷에서 구입해서 보냈으니까 내일쯤 도착할거야]


김한성과 사귀게 된 계기도 고양이였다.

지금 집에 있는 루나가 길고양이였던 시절 김한성이 발견해 임시로 보호 했었다.


은겸은 당시 레아와 란를 반려묘로 두고 있었는데 루나의 입양처를 찾던 김한성의 글을 밴드에서 보고 고민하다 입양을 결정했다.


김한성은 가끔 루나를 보러 은겸의 집에 왔고 그걸 계기로 둘은 사귀기 시작했다.


5년 사귀는 동안 한 번도 싸우지 않았다.

최근 한성이 이직으로 새로운 회사에 적응하느라 연락이 뜸해지고 만나는 횟수가 줄긴 했지만 한성이 군복무 하던 시절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


한성이 장화를 거꾸로 신지도 않았고 은겸이 고무신을 거꾸로 신지도 않았다.

한성이 군복무 하던 2년의 시간동안 둘은 더 사이가 깊어졌다.


아직 결혼까지는 생각하고 있지 않지만 만일 한다면 김한성과 하게 될 거라고 은겸은 생각했다.


[회사는 어때? 요즘도 과장이 힘들게 해?]


[아무래도 나 찍힌 것 같아. 그래도 다음 주엔 꼭 시간 내볼게]


[힘내~!! 다음 주 금요일엔 꼭 얼굴 보구]


오래된 연인이 그렇듯 한 달 가까이 한성을 보지 못하고 있었지만 신경 쓰이지 않았다.


제우스 시스템 덕분에 외롭지도 않았다.

제우스 시스템이 은겸을 계속 몰입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남은 일퀘를 순식간에 끝내고 보상으로 받은 공적을 확인하니 130점.

은겸은 브론즈박스를 하나 더 구입해 열었다.


<공적 80점>


이런!!

공적 100점으로 산 브론즈박스에서 기대했던 스킬이나 패시브스킬은 안 뜨고 오히려 공적이 깎여버리다니...


공적이 깍일 수 있다는 걸 처음 알게 된 은겸은 앞으로 박스를 열 때 조금 신중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모든 게 처음인 제우스 시스템은 불친절했다.

은겸이 직접 실행해서 하나씩 알아가는 것 빼고는 더 좋은 방법도 생각나지 않는다.


아기고양이의 목숨을 담보로 한 게임이라니...

게다가 처음 시스템을 시작할 땐 은겸의 목숨을, 메인 퀘스트는 실패 시 제우스의 목숨 줄을 잡고 있다.


누군가의 죽음을 당연한 듯 내걸고 있다니 정말 불친절한 시스템이다.

라고 생각했을 때 묘한 시선을 느껴 고개를 돌리니 제우스가 빤히 바라보고 있다.


“뭐? 아니라고? 그럼 설명을 해 주던가”


은겸이 항의했지만 제우스는 일고의 가치도 없다는 듯 몸을 감아 머리를 깊숙이 안으로 말았다.

제 목숨이 달린 줄도 모르고.


*****


“그렇게 됐으니까 주말은 이제 나오지 않아도 돼.”


사장의 말에 은겸은 한숨부터 나왔다.


갑자기 해고다.

정확히 말하면 사장이 장사가 안 되는 편의점 하나를 정리하기로 한 거지만.


“네...”


은겸의 라이프스타일에 꼭 맞아 좋았던 일자리가 하나 날아갔다.


“어제까지 주말 알바비.”


알바비까지 받고 나니 빼도 박도 못할 현실이 돼버린 것 같다.

주 6일을 일해 버는 돈은 은겸과 반려묘들이 살아가는데 부족하지는 않았지만 딱 거기까지.


허리띠 졸라매고 모은 비상금이 5백정도 묶여있긴 하지만 그건 냥이들이 아플 때를 위한 비상금이었다.


당분간은 그 비상금으로 주말 알바비를 대신해 버티겠지만 계속 편의점 일을 해야 할지 이쯤에선 고민이 된다.


진지하게 이직을 검토해봐야 할 때다.

5일 근무하고 주급이 나오는 안정적인 일자리로.


지난 금요일 한성이 또 약속을 미루는 바람에 우울했던 마음이 더 우울해졌다.


하지만 언제나처럼 은겸은 급하게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평일알바는 계속 할 수 있으니까 크게 문제 되지는 않을 거다.


더구나 지금은 아기고양이 제우스를 살려야하는 미션도 수행해야 하니 일단은 이쪽에 무게를 더 두기로 했다.


상자에서 공적이 오히려 깍여 나온 후 열흘, 일퀘를 하며 공적을 계속 모으기만 했다.


그렇게 모은 공적은 어느덧 +430.

일퀘만으로 모은 공적이었다.


가끔 그런 생각도 해봤다.

제우스 시스템이 도입되기 전 자신은 어떻게 천백만이 넘는 공적을 모았을까 하고.

하지만 현재로선 누군가 은겸에게 친절히 그 부분을 알려줄 리 없을 거다.


‘언젠가는 오늘을 생각하며 웃을 날이 올 수 있을 거야 분명.’


자신의 마음을 달래며 은겸은 공적을 계속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상자를 살까 말까 망설이며.


그때 제우스가 폴짝 가볍게 뛰어 은겸의 무릎위로 올라왔다.


니앙~!!

머리를 들이밀며 만져달라는 요구에 은겸은 생각에 잠긴 채 제우스를 만져주었다.


“살까?”


냥~!

대답하듯 제우스가 응답한다.


“사라고?”


니앙~!


왠지 긍정적인 대답으로 느껴져 은겸이 다시 물었다.


“정말?”


니앙-!


“오케이!! 그럼 산다? 이왕이면 여기서 당첨될 로또복권이나 현금다발 같은 게 뚝 떨어지면 좋겠다.

그치? 그럼 우리 모두 지금보다 더 많이 행복할 텐데.”


은겸이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브론즈박스 4개를 구입했다.

그리고 브론즈박스 구입 완료보상 공적을 더해 브론즈박스를 하나 더 구입하고는 5개의 상자를 동시에 열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은겸이 원하는 건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의외의 것들이 나오긴 했다.


<공적 150점>

<냥이 간식 챠오치르 한박스>

<로얄케닝 센서블 사료 10Kg>

<공적 90점>


그리고,


<패시브스킬 : 도도냥(도도한고양이) -항상 품위를 잃지 않지만 위기의 상황일수록 더 품위를 잃지 않고 도도해진다.>




재밌게 읽으셨으면 선추코 부탁드려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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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캣커뮤니케이터 3 22.05.09 191 9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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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고양이 탐정 13 22.05.05 212 7 12쪽
23 고양이 탐정 12 22.05.04 204 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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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고양이 탐정 10 22.05.02 223 11 12쪽
20 고양이 탐정 9 22.05.01 215 11 11쪽
19 고양이 탐정 8 22.04.30 232 11 12쪽
18 고양이 탐정 7 22.04.29 219 10 12쪽
17 고양이 탐정 6 22.04.28 216 9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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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제우스 시스템 8 22.04.23 239 10 11쪽
7 제우스 시스템 7 22.04.22 249 10 11쪽
6 제우스 시스템 6 22.04.22 285 1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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