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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인검의 서재입니다.

고양이집사의 은밀한 사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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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인검
작품등록일 :
2022.04.22 03:25
최근연재일 :
2022.05.31 17:30
연재수 :
5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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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4,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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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4.23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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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우스 시스템 9

DUMMY

“어. 제우스와 헤라. 말하자면 꽤 긴 얘기인데... 지금 할 얘기는 아닌 것 같아”


두 아이에 대해 말하기 시작하면 밤을 새도 모자랄지 모른다.

한성이도 머리가 복잡한지 이동장 안을 살펴보려고 하지 않았다.

평소였다면 관심가지고 보았을 텐데...


“커피 마셔. 식겠다. 날씨가 쌀쌀한데 목도리도 없이 나온 거야?”


익히 알던 다정한 목소리로 물으니 왈칵 눈물이 쏟아질 것 같아 외면했다.


“감기 걸리면 어쩌려고. 이리 와. 버스 도착할 때까지 이렇게 있자”


한성이 은겸을 끌어당겼다.

작은 키의 은겸이 한성 품에 쏙 들어갔다.

사람과 사람의 접촉은 늘 그렇듯 따뜻했다.

아쉽게도 버스가 도착했다.


“가. 톡할게”


“......”


은겸은 말도 하지 못하고 그대로 버스에 올랐다.

손을 흔들어주는 한성에게 애써 환한 미소를 보여주었다.


[생각 정리되면 연락해. 기다릴게]


집에 오는 내내 고민하다 톡을 남겼다.

아버지 일은 은겸의 잘못은 아니지만 그녀가 평생 지고 가야할 숙명이다.

은겸의 특수한 상황을 인정하고 받아들일 수 없다면 헤어지는 게 낫다.


은겸 자신도 그 일로 오랜 방황기간을 겪었기 때문에 한성이 어떤 마음인지 알 것 같았다.

원룸에 가까워지면서 은겸은 식어버린 쓴 커피를 벌컥벌컥 다 마셔버렸다.


정신차려야했다.

집에서 기다리고 있는 4마리의 반려묘와 이동장에 있는 두 마리의 고양이를 돌봐야 할 시간이다.


현관문을 열자 바로 앞에서 대기타고 있던 하데스와 눈이 마주쳤다.

항상 은겸이 문을 여는 것보다 한 발 앞서 기다리는 녀석이 신기했다.


“하데스~ 오늘도 우리 멋진 냥이가 엄마 기다려줬구나. 고마워”


이동장을 내려놓고 하데스를 안으려고 다가갔다.

평소에는 얼굴을 맞대고 비비는 걸로 복귀인사를 마무리한다.

가끔 하데스가 졸졸 따라오며 다리를 감아 돌며 엉겨 붙기도 하지만.


캬아악---!!


하데스가 갑자기 몸을 둥글게 말아 올리며 경계의 하악질을 했다.

이동장 안에 있던 헤라도 맞받아 대응했다.

좁은 그 안에서 털을 세웠다.


캬아~!


잊고 있었다.

고양이들이 영역동물이란 것을.


제우스가 반려묘들 모두에게 너무 편하게 받아들여져 잠시 깜빡했었다.

고양이의 본능을 무시한 건 아니었지만 이 상태로 헤라를 이동장에서 꺼내는 건 불가능해보였다.


“하데스! 헤라! 둘 다 그만.

하데스, 헤라는 며칠만 여기 있을 거야.

곧 아빠를 찾을 거니까 그때까지만 사이좋게 있어.

헤라는 다른 고양이들 처음이지?

제우스한테 하는 것처럼 편하게 지내줘.

안 그럼 거기서 꺼내줄 수 없어”


서로 경계하던 둘의 눈을 번갈아 바라보며 최선을 다해 설명했다.

이제는 고양이들이 자신의 말을 전부 알아듣는다는 걸 안만큼 건성으로 성의 없이 내뱉을 수는 없었다.


“레아, 란, 루나! 너희들도 서로 예의 지켜. 헤라가 아빠를 빨리 찾을 수 있게 기도하고”


이런 말까지 알아들을까 싶었지만 대화스킬 비용이 너무 비싸 함부로 쓸 수 없었다.

나중엔 어떨지 몰라도 지금은 어렵게 모은 공적점수를 쓸 때는 신중해야 한다.


제우스를 공기처럼 받아들이던 녀석들은 헤라에 대해서는 경계를 풀지 않았다.

이동장에서 조심스럽게 나온 헤라는 낯선 환경에 잔뜩 움츠리고 주위를 둘러보았다.

반려묘 4마리는 함께 뭉쳐 시위하듯 헤라를 지켜보았다.


제우스만 이들 가운데 유일하게 자유로웠다.

이럴 때 제우스는 고양이가 맞나 싶다.

생각해보니 제우스와 만나고 한 달이 지나는 동안 잘 먹고 잘 자고 잘 노는 제우스의 성장이 거의 없다.

어릴 때는 눈에 띄게 빠른 속도로 성장하는 게 보통이다.


그런데 제우스는 처음 만났을 때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털만 윤기 있어진 2개월에서 3개월 사이의 작은 고양이의 모습이다.


한손에도 가볍게 올라가고 두 손으로 잡아 꼭 쥐면 그대로 부셔질 것만 같은 여리고 약한 몸이다.

보호본능을 자극시키는 모습이랄까?


너 정체가 뭐야?

하고 대화스킬을 사용해 묻는다면 제우스는 대답해줄까?

본인도 모른다고 하면 괜히 공적 100점을 날리는 셈이니 함부로 쓸 수 없다.


<배고픈 길냥이 챙겨주기

: 5마리 *10 = 50점>


다음날 10시 14분 새로 뜬 일퀘를 막 끝냈을 때 길고양이 공적 점수가 추가되어 공적점수가 1250점이 되었다.


은겸은 상점을 열어 브론즈박스 옆 칸에서 은색으로 번쩍이는 상자를 보며 살까 말까 망설였다.

저 상자를 열면 뭐가 나올까도 궁금했지만 제우스의 호감도를 올리는 게 너무 어려워 그쪽으로 투자를 해볼까 싶기도 했다.


긴 고민 끝에 상자를 택했다.


“실버박스 구매”


<공적 1,000점을 소모하여 실버박스를 구매>


<실버박스를 구매하라

완료 보상 : 공적 200점>


인벤에 들어 있는 실버박스를 꺼내 공중에 띄웠다.

상자에서 나올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 생각했다.


스킬, 공적점수, 냥이용품이 현재까지 상자를 열어 나온 것들이다.

한 단계 높은 실버박스에서는 뭐가 나올까 기대됐다.


“실버박스 열어줘”


은겸의 말과 동시에 빙글빙글 돌던 실버박스가 멈추며 상자가 열렸다.

브론즈박스보다 더 눈부신 빛이 안에서 쏟아져 나왔다.


<스킬 : 추적 -

지정한 대상의 경로를 추적할 수 있다.

범위 : 10km.

소모공적 100점.

재사용대기시간: 4시간>


은겸의 눈이 황소보다 더 커졌다.


‘이... 이건!’


지정한 대상이라고 했다.

고양이에 한정된 게 아니다.

그렇다는 건 모든 대상을 지정만 하면 추적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인간이든 고양이든 강아지든!!

심장이 미친 듯이 거세게 뛰어댔다.


고양이탐정이라는 직업을 알고 있다.

카페를 통해 우연히 알게 된 직업으로 특이해서 기억하고 있었다.

잃어버린 고양이를 찾아주는 것으로 찾든 못 찾든 일정 금액의 의뢰비를 받고 시작한다고 했다.


찾게 되면 성공보수가 붙는다고도 했다.

현재 은겸은 주말 알바자리를 잃었다.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만 야간에 편의점에서 알바를 뛰고 있었다.

주말을 이용해 할 만한 고소득 사업이 생긴 것 같아 기뻤다.


아이를 잃어버린 사람도 강아지를 잃어버린 사람도 넘쳐흐른다.

하지만 무리하게 진행했다 잘못되면 안 된다.

범위가 의미하는 것도 알아야했다.

일단 고양이부터 시작하면서 실력을 늘릴 필요가 있다.


즐거워진 은겸은 최신노래를 음정박자 다 무시하고 흥얼거리며 제우스를 끌어안고 춤을 췄다.

그러다 제우스와 눈이 마주쳤다.


그렇게 좋으냥?


이런 눈빛이었다.

기분 좋은 김에 공적을 제우스의 호감도에 투자하기로 했다.


“공적 300점으로 제우스의 호감도 구매해줘”


<공적 300점으로 제우스 호감도 구매>


<제우스의 호감도가 +5 올랐다.

제우스 호감도 : 13/100>


“5점이면 나쁘지 않아. 고마워 제우스 5점이나 호감도를 올려줘서~”


<제우스의 호감도가 +1 올랐다.

제우스 호감도 14/100>


만족한다는 말을 했을 뿐인데 또 올랐다.


“역시 제우스는 분위기 탈 줄 안다니까~ 우음~ 쪽쪽쪽쪽”


은겸이 제우스를 두 손에 끌어안고 얼굴 여기저기에 뽀뽀를 해댔다.

제우스가 털을 세우며 캬아~~ 했다.

싫다는 의미인 걸 은겸도 안다.

그래도 뽀뽀는 멈추지 않았다.


“귀여워서 그래~ 그러니까 더 이쁘잖아. 쪽쪽쪽쪽”


작은 몸집으로 해대는 하악질은 귀엽기만 했다.

몸을 버둥대는 바람에 잠깐 멈춘 사이 제우스가 탈출에 성공했다.

폴짝 날아올라 가볍게 착지한 제우스는 헤라 옆으로 가서 다가오는 은겸에게 다시 하악질을 했다.


그 모습이 너무 예뻐 은겸이 폰으로 사진을 찍었다.

제우스를 찍다 옆에 있는 헤라까지 함께 찍기 시작했다.

어차피 헤라의 집사를 찾으려면 사진을 찍어야 했기 때문이다.

사진을 찍다보니 탐정놀이보다 먼저 해야 할 일이 생각났다.


갤러리로 들어가 바로 사진을 확인했다.

헤라는 왜? 라는 표정으로 은겸을 보고 있었고 그 옆에서 제우스가 입을 크게 벌려 캬악--! 하는 모습이 예쁘게 찍혀 있었다.


“헤라 잘 나왔네. 이 사진 인쇄해서 아파트 관리사무소에 부탁해 놓을 거야. 혹시 네 아빠가 널 찾는다면 연락 오겠지?”


대화스킬을 통해 깊게 대화를 나눈 사이라 헤라가 은겸의 말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속도는 빨랐다.

은겸은 헤라 사진을 몇 장 더 찍어 편집한 후 근처 아파트에 사는 캣맘 이세연에게 전화했다.

길고양이 밥을 챙겨주다 알게 된 분으로 가끔 은겸에게 밑반찬도 챙겨주는 사이였다.


- 은겸이구나. 한동안 얼굴 안보이던데 잘 지냈어?-


“네 언니. 저야 잘 지내고 있죠. 언니는 어때요?”


- 나도 별일 없어. 애들은? -


“덕분에 다 건강하고 좋아요. 언니, 부탁하나 해도 되요?”


- 뭐든. 내가 할 수 있는 거면 -


“프린트 몇 장 할 수 있어요?”


- 그런 거야 뭐. 항상 오케이지. -


“지금 가도 돼요?”


- 어 와. 모처럼 차도 같이 마시고 수다도 떨자 -


은겸은 전화를 끊고 바로 출발했다.

같이 가겠다는 듯 제우스가 졸졸 따라왔지만 함께 가긴 힘든 곳이었다.


캣맘 이세연 언니네 집은 고양이가 자그만치 15마리나 있었다.

그 중 5마리가 아픈 고양이들이다.


현재 나이 45살.

10년 전 이혼하며 하나 있는 아들의 양육권마저 포기했다.

그때는 전업주부로 7마리의 고양이를 돌보고 있었는데 이혼하면서 정착자금이 필요한 언니는 아들을 포기하는 대가로 3억을 위자료로 받았다고 했다.


그 돈을 주식에 투자한 언니는 다행히 대박을 터트려 10억 이상을 벌었고 3층짜리 상가 건물을 구입해 세를 받으며 캣맘을 하고 있었다.


길냥이 밥을 주면서 눈인사로 시작한 두 사람은 작년에 다친 길냥이를 함께 구조하면서 부쩍 친해졌다.

언니는 사고로 시력을 잃은 고양이를 치료 후 그대로 입양했다.

그 고양이를 보러 올 초까지 자주 언니가 사는 아파트를 방문했었다.


그러나 차츰 언니가 새로운 일을 배운다며 바빠져 반년 정도 안부인사만 하며 지냈었다.

언니 아들이 은겸 또래라는 걸 알면서도 은겸은 이세연을 언니라고 부르며 따랐다.


이세연은 은겸이 초인종을 누르자마자 문을 열어 환영했다.


“어서와. 밖에 춥지?”


“낮이라 괜찮아요”


“그래도 옷 든든하게 입고 다녀. 일교차가 커서 방심하면 바로 감기야”


“네~”


“온다고 해서 커피 내릴 준비 해놓았어. 마실 거지?”


“감사합니다. 잘 마실게요.”


거절하지 않았다.

세연언니가 내려주는 핸드드립 커피는 늘 최고다.

언니가 뜨거운 물을 부어 커피를 즉석에서 내렸다.


“앉아있어. 이것도 혼자 먹으면 맛없어. 누군가와 대화하면서 마실 때가 최고라니까. 근데 프린트는 뭘 하려고?”


“어제 지얼시티에서 뱅갈고양이를 구조했어요. 근처에 그 아이를 잃어버린 고양이집사가 있을지 몰라 사진 프린트해서 관리사무소에 부탁해놓으려고요”




재밌게 읽으셨으면 선추코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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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캣커뮤니케이터 1 22.05.07 203 1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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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고양이 탐정 13 22.05.05 212 7 12쪽
23 고양이 탐정 12 22.05.04 204 7 12쪽
22 고양이 탐정 11 22.05.03 219 7 12쪽
21 고양이 탐정 10 22.05.02 223 11 12쪽
20 고양이 탐정 9 22.05.01 215 11 11쪽
19 고양이 탐정 8 22.04.30 232 11 12쪽
18 고양이 탐정 7 22.04.29 220 10 12쪽
17 고양이 탐정 6 22.04.28 216 9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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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제우스 시스템 10 22.04.23 252 1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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