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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인검의 서재입니다.

고양이집사의 은밀한 사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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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인검
작품등록일 :
2022.04.22 03:25
최근연재일 :
2022.05.31 17:30
연재수 :
50 회
조회수 :
27,902
추천수 :
1,645
글자수 :
264,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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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4.22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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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제우스 시스템 7

DUMMY

현재 위치를 밴드에 공유하고 글을 올리며 심호흡으로 빨라진 심장을 가라앉혔다.


제한시간이 41분대로 떨어졌다.

아무것도 하지 못했는데 벌써 19분이 흘렀다니...

은겸은 제우스를 좀 더 소중하게 꼭 끌어안으며 작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우린 할 수 있을 거야. 그렇지?”


밴드에 남긴 글에 댓글이 달렸다는 알람이 떴다.

바로 들어가 확인했다.


└ 미키맘 : 거기 강주동이죠? 제가 율내동이라 도와주고 싶어도 힘들 듯...ㅠ.ㅠ

└ 우리두리맘 : 집이 근처이긴 한데 하필 야근 중이라... 어째요.

└ 사진동캣맘 : 아... 이동장 빨리 구하길 바라요

└ 수연 : 냥이 잃어버린 집사도 그 아일 찾고 있을 테니 곧 만나게 될 거에요

└ 라라&루루 집사 : 품종 있는 냥이니까 버려진 건 아니겠죠?


몇 분 만에 댓글이 여러 개 달리긴 했지만 이동장을 지원하겠다는 회원은 보이지 않았다.


은겸은 마냥 기다릴 수 없어 결단을 내렸다.

아파트 단지 밖으로 나와 애완용품점을 찾았다.

새롭게 조성된 번화가라 없는 게 없는 곳이었다.


예전에 한성이와 만났을 때 들어갔던 애완용품점 위치를 기억 속에서 소환하며 달렸다.


여기 어디쯤이었던 것 같은데....

다행히 그때 그 애완용품점을 오래지 않아 찾을 수 있었다.


애완용품점에 도착하자마자 힘차게 문을 열고 들어가 아무런 고민 없이 대형이동장을 샀다.


뱅갈고양이의 크기를 알 수 없어 선택한 방법이었다.

고양이를 발견하면 유혹할 적당히 고급스런 캔과 츄르도 하나씩 샀다.


충동적인 구매와 무절제한 행동인걸 알고 있다.

하지만 고양이가 관련되면 쉽게 흥분하고 눈 돌아가는 일이 은겸의 성격이다.


기억은 희미하지만 은겸은 아주 어릴 때부터 그랬던 것 같다.

고양이만 보면 마냥 좋았다.

길고양이를 볼 때마다 은겸은 자기가 먹던 것까지 기꺼이 내어주었다.

5살이나 어린 동생에게도 고집을 피우며 욕심 부리던 맛난 간식들을.


빨리 움직였다고 생각했는데 이동장을 들고 다시 오고 보니 긴급 퀘스트 제한시간이 15분밖에 남지 않았다.


밴드에 올린 글에 답글이 달릴 때마다 확인하고, 애완용품점을 찾아 헤매고, 물건을 사서 돌아오는데 아까 남아 있던 시간에서 다시 26분을 소모해버린 것이다.


지얼시티로 돌아왔지만 범위가 너무 넓었다.


막연하고 막막했다.

일단 이동장을 화단과 나무가 많은 곳에 내려놓았다.


그 안에 캔을 따 넣었다.

뱅갈고양이가 언제 가출했는지 알 수는 없지만 배가 고프기를 바랐다.

은겸은 이동장과 살짝 떨어져 거리를 두고 앉았다.


“냐옹아~”


조심스럽게 고양이를 불러보았다.

쓸데없는 짓이란 걸 알면서도 하게 되는 행동이다.

다시 부르고 싶음 마음을 꾹꾹 눌러 참으며 숨죽이고 한참을 기다렸다.


근처에서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마른 낙엽이 밟히는 소리였다.


은겸은 찾고 있는 고양이 이기를 기도했다.

마른침을 꿀꺽 삼키며 숨소리마저 죽였다.


기다렸다.


니앙--!


분명한 고양이 소리.

불안에 떠는 소리였다.

하지만 그 이상 어떤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제한시간이 9분대로 떨어지고 있었다.


“제우스!! 어떻게 좀 해봐. 저 아이 살려야지”


초조해진 은겸이 제우스에게 사정했다.

그러자 마치 은겸의 말을 알아들은 듯 품안에 있던 제우스가 땅으로 폴짝 뛰어내렸다.


제우스가 순식간에 어둠속으로 사라졌다.

고양이들은 경계를 심하게 하는데 괜히 보냈나 싶은 생각도 들었다.


어딘가에서 금방이라도 하악질을 하며 대치할 것 같았는데 의외로 조용했다.

다시 초초한 시간이 흘렀다.


냐앙~!


조금 전보다 안정적인 울음소리.

제우스의 소리는 아니다.


제우스가 뱅갈고양이를 찾은 걸까?

어둠속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무척 궁금했다.

꾹꾹 눌러 참으며 기다렸다.

1분이 1초처럼 빠르게 흘렀다.


<제한시간 5분 43초>


그때였다.

화단 안쪽 조명 아래로 뱅갈고양이의 머리가 살짝 보였다.

어두운 밤에도 뚜렷하게 구분될 만큼 하얀색이었다.


회색무늬도 보였다.

스노우뱅갈이다.


뱅갈고양이는 잔뜩 경계하며 천천히 걸어 나왔다.

뒤에서 제우스가 뱅갈고양이의 엉덩이를 코로 밀어붙이고 있었다.


‘잘한다, 제우스. 그래 그렇게 좀 더 밀어붙여!’


은겸이 마음속으로 제우스를 응원했다.

멍하니 바라보다 재빨리 츄르를 따 냄새로 자극을 주었다.


망설이던 스노우뱅갈이 배가 고팠는지 냄새에 끌리듯 다가왔다.

츄르를 먹어본 녀석이 틀림없다.

몇 번을 망설이다 뱅갈고양이가 츄르를 핥았다.


맛있게 먹었다.

아예 봉지까지 물어뜯으며 정신없이 먹는 모습이 귀여웠다.


얼마나 배가 고팠으면...

어두운 밤 조명아래였지만 어려 보이지는 않았다.

세상물정 모르고 곱게 자란 애교 많은 스노우뱅갈인 듯했다.


<제한시간 3분 11초>


한손으로 츄르를 주면서 옆에 있던 이동장을 살며시 들어 조심스럽게 바로 앞에 내려놓았다.

이동장 안에 들어 있는 참치 캔 냄새를 맡았는지 녀석이 코를 씰룩거렸다.


마침 츄르를 다 먹은 상태.

츄르 하나를 더 까줄까 고민하다 참치 캔으로 밀어붙이기로 했다.


<제한시간 1분 23초>


부디 평소 녀석이 먹는 것이기를 기도하며 놀라지 않게 숨소리마저 죽이고 지켜보았다.

망설이던 뱅갈고양이가 뒤에서 다시 콕콕 찌르는 제우스에게 떠밀리듯 천천히 조심스럽게 이동장 안으로 들어갔다.


제우스가 따라 들어갔다.

마치 내가 이런 것까지 해야 돼?

라는 것 같기도 했고, 처음이니까 알려주는 거야라는 듯도 했다.


도움이 안 된다고 중얼거렸던 말을 무안하게 만드는 행동에 많이 미안해졌다.

입구를 닫자 제한시간이 멈추며 퀘스트 완료 문구가 떴다.


<제한시간 16초

뱅갈 고양이 구조 완료

보상 : 공적 1,000점 + 행운상자>


<공적점수 1,000점 초과 상점 업데이트 중>


<상점 업데이트 완료 : 실버박스 구입가능>


띠링!


<반복퀘스트 발생>


<실버박스를 구매하라

개당가격 : 공적 1,000점

완료보상 : 공적 200점

재사용대기시간 : 없음>


띠링!


<특별 퀘스트>


<뱅갈 고양이 집사 찾기 :

위험에 처한 뱅갈고양이를 구한 서은겸, 뱅갈고양이의 집사를 찾아 줘라.

제한시간 : 30일

완료보상 : 공적 5,000점 + 행운상자

실패시 : 뱅갈고양이의 새로운 집사가 되어야 함>


특별퀘스트 완료 보상이 믿기지 않아 자꾸 보게 된다.

5천점은 언 듯 피부에 와 닿지 않는 엄청난 점수다.


거기다 행운상자도 준단다.

뭐가 들어있을지는 모르지만 이름처럼 행운이 가득할 것 같다.


새로운 퀘스트가 두 개나 떴고 상점이 업데이트되더니 새로운 상자를 살 수 있다는 문구가 스크롤처럼 쭉쭉 밀려 올라갔다.


바쁘게 올라가고 남은 마지막 문구가 눈에 띄었다.


<실패시 : 뱅갈고양이의 새로운 집사가 되어야 함>


새로운 고양이집사가 되는 건 어렵지 않다.

구조하기로 결정한 순간 예상했던 일이었으니까.


하지만 이 뱅갈고양이는 엄연히 집사가 있는 냥이다.

가출한 고양이라고 분명 퀘스트에 나왔고 다시 뜬 퀘스트도 집사를 찾아주라는 거다.

그렇다면 분명 근방 어딘가에 집사가 있을 것이다.


이동장 안을 들여다보니 배가 고팠는지 캔을 맛있게 먹고 있는 뱅갈고양이와 그런 냥이를 바라보는 제우스가 보였다.


몸집 작은 제우스가 정중앙을 차지하고 있었고 몸집이 큰 뱅갈고양이는 구석에 쪼그리고 캔을 먹고 있었다.

뭔가 상황이 맞지 않았지만 큰 소란이 없으니 일단 그냥 두기로 했다.


밤 9시를 막 넘긴 시간.

은겸은 벤치에 앉아 시간을 확인하며 카톡을 열었다.

한성이로부터 연락이 와 있을지 몰랐다.


[다음에 보자. 나 피곤해. 먼저 잘게]


이쯤 되면 아무리 둔감해도 느껴지는 게 있기 마련이다.

한성이 최근 자신과의 약속을 계속 미루며 만나지 않고 있는 것에 대해 온갖 상상을 다해왔었다.


얼굴 못 본지 두 달이 되어 가지만 카톡은 그나마 다정한 표현 일색이라 위안을 삼았었다.


하지만 이제 그마저도 달라지고 있었다.

성의 없어지고 일방적이다.

자신에게 질렸거나 양다리를 걸쳤거나 둘 중 하나다.


밤 9시는 늦은 저녁이지만 이른 밤이기도 하다.

20대 젊은 남자가 아무리 피곤하기로서니 밤 9시에 피곤해서 자겠다는 걸 어디까지 믿어야 할까?


이곳에 왜 왔는지 생각나자 은겸은 기운이 빠져나가는 듯했다.

마음이 변한 한성이 이별을 통보할 때까지 얌전히 기다려야하는 걸까?


아니면 먼저 나서서 한성을 발로 뻥 차야하는 걸까?

아직 아무런 마음의 준비도 하지 못했는데...


한성의 문제는 혼자 고민해봤자 당장 해결할 수 없는 일이다.

과감히 접고 현재 할 수 있는 일 먼저 하자고 다짐했다.


“후... 넌 이름이 뭐니? 이름이라도 알면 네 아빠 찾는 데 도움이 될 텐데”


휴식 공간에 편하게 앉아 답변이 올 리 없는 질문을 던졌다.

사방을 둘러보아도 사람 그림자는 간혹 가다 한두 명이 전부다.

이 커다란 단지를 활보하는 사람이 별로 없다는 게 신기했다.


막막한 심정이었다.

어디서부터 어떻게 해야 뱅갈고양이의 집사를 찾을 수 있을까?

사진을 찍어 인쇄해 게시판 같은 곳에 붙여 놓을까?


한참 이것저것 생각하다 문득 퀘스트 완료하고 받은 행운상자가 생각났다.

행운상자라고 하니 뭔가 행운이 깃든 물건이 나올 것 같았다.


인벤에서 행운상자를 꺼냈다.

은색과 금색이 섞인 행운상자가 공중에서 빨리 열어달라는 듯 뱅글뱅글 돌았다.


마침 은겸이 앉아 있는 곳 근처를 지나는 한 쌍의 남녀가 보여 대놓고 보여줬다.

그들이 이 상자를 볼 수 있는지 확인하고 싶었다.


은겸의 뜨거운 시선을 느꼈는지 두 남녀는 은겸에게 시선을 주었다.


심장이 미친 듯이 뛰었다.

보일까? 봤을까?


패시브 스킬 도도냥 덕분인지 은겸의 표면은 고요했다.

도전적인 은겸의 눈빛이 부담스러웠을까?


두 남녀가 은겸을 외면했다.

멀어졌다.


확실히 이 상자는 은겸에게만 보여 지는 모양이다.

누군가에게 상자 이야기를 꺼내면 미친년소리 듣기 딱 좋을 듯했다.


한성이 한테 말했으면 믿어줬을까?


“행운상자 열어줘”


기다렸다는 듯 상자가 열리며 안에서부터 꽤 환한 빛이 쏟아졌다.

눈이 시려 살짝 감았다 떴다.


<스킬 : 대화 -

공적 100점을 사용, 지정한 고양이와 대화할 수 있다.

지속시간 : 1시간

재사용대기시간 : 1일>


“대박!!”


은겸이 환호성을 질렀다.

도도냥 패스브스킬로도 숨길 수 없는 기쁨이었다.


고양이하고 대화할 수 있다고?

대박! 대박!! 대박!!!


현재 공적은 1,250점.

12번이나 냥이와 대화할 수 있다.


고민할 필요도 없었다.

현재 가장 필요한 스킬이 아니던가.


확실히 행운상자에서 나올법한 아주 좋은 스킬이다.

바로 뱅갈고양이에게 사용했다.


<공적 100점을 소모하여 뱅갈고양이와 대화한다. 지속시간 1시간>




재밌게 읽으셨으면 선추코 부탁드려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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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캣커뮤니케이터 9 22.05.15 176 9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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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캣커뮤니케이터 6 22.05.12 184 9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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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캣커뮤니케이터 4 22.05.10 181 8 12쪽
28 캣커뮤니케이터 3 22.05.09 191 9 12쪽
27 캣커뮤니케이터 2 22.05.08 190 11 12쪽
26 캣커뮤니케이터 1 22.05.07 203 12 12쪽
25 고양이 탐정 14 22.05.06 244 9 12쪽
24 고양이 탐정 13 22.05.05 212 7 12쪽
23 고양이 탐정 12 22.05.04 204 7 12쪽
22 고양이 탐정 11 22.05.03 219 7 12쪽
21 고양이 탐정 10 22.05.02 223 11 12쪽
20 고양이 탐정 9 22.05.01 215 11 11쪽
19 고양이 탐정 8 22.04.30 232 11 12쪽
18 고양이 탐정 7 22.04.29 220 10 12쪽
17 고양이 탐정 6 22.04.28 216 9 11쪽
16 고양이 탐정 5 22.04.27 233 10 13쪽
15 고양이 탐정 4 22.04.26 215 11 10쪽
14 고양이 탐정 3 22.04.25 225 11 11쪽
13 고양이 탐정 2 22.04.24 216 9 12쪽
12 고양이 탐정 1 22.04.24 241 9 12쪽
11 제우스 시스템 11 22.04.23 226 10 12쪽
10 제우스 시스템 10 22.04.23 252 10 11쪽
9 제우스 시스템 9 22.04.23 246 11 11쪽
8 제우스 시스템 8 22.04.23 239 10 11쪽
» 제우스 시스템 7 22.04.22 250 10 11쪽
6 제우스 시스템 6 22.04.22 285 11 12쪽
5 제우스 시스템 5 22.04.22 323 13 12쪽
4 제우스 시스템 4 22.04.22 382 12 11쪽
3 제우스 시스템 3 +1 22.04.22 498 14 11쪽
2 제우스 시스템 2 +1 22.04.22 666 19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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