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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Son of The Pitc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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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하늘해
작품등록일 :
2015.12.05 20:19
최근연재일 :
2016.03.05 18:56
연재수 :
66 회
조회수 :
58,746
추천수 :
1,345
글자수 :
284,914

작성
16.01.05 20:15
조회
535
추천
17
글자
9쪽

너무나 먼 출발선 - 9

DUMMY

**


따악!


내야의 시선이 모두 한 곳을 향했다.


타이푼즈의 3루수 오장훈이 파울라인 바깥으로 이동하더니 한 곳에 자리를 잡지 못 하고 계속해서 주춤주춤 위치를 옮겼다.


그렇게 타이푼즈의 선수들이 불안한 시선으로 오로지 장훈만 바라보고 있을 때, 겨우 장훈이 타구를 잡아내는데 성공했다. 3루수 파울 플라이 아웃이었다.


[이 타구가 파울플라이로 기록되면서 리더스의 5회 초 공격이 끝이 났습니다. 이번 회는 어땠습니까, 위원님?]

[예. 이은석 투수, 4회까지 잘 던지던 모습이었지만, 5회에 갑자기 흔들리고 말았습니다. 최근 타선의 침묵이 길어지는 타이푼즈 타선을 생각할 때 이 3점은 조금 크겠는데요.]


은석이 덕아웃으로 돌아와 거칠게 벤치에 앉았다.


“와, 저것들 로봇이냐?”


옆에 앉아있던 유인화와 이지혁이 그런 은석의 한탄에 공감했다.


철저하게 기다리는 타선. 2스트라이크까지 절대 배트를 낼 생각을 하지 않았다. 2스트라이크를 잡히더라도 어려운 공에는 절대 배트를 내지 않고 기다리고 또 기다리는 것이다.


포볼(Base on balls)로 걸어 나가게 할 생각이 없는 은석이기에 결국 기다리는 타자와의 정면 승부에 나서고, 끝까지 기다렸던 타자들은 그 공이 스트라이크가 될 것이란 것을 알기에 맹렬하게 휘둘렀다. 부족한 구위는 타선의 힘을 이기지 못 했고, 결국 5회에 3점이나 내주고 말았다.


약점을 찌르고 공을 바로 집어넣어서 유리한 카운트를 가져가는 걸 전부 그저 가만히 지켜보고 있었다. 아예 2스트라이크까지 그냥 가만히 있었다.


어려우면 걷어내면서 투구 수까지 늘리게 하더니 결국 은석을 이렇게 만들고 말았다.


“죄송합니다.”


자신에게 다가온 투수코치 연강훈의 말조차 듣지 않고 은석은 먼저 대답했다. 필시 어디까지 가능할 것 같으냐고 물어보러 온 상황.


팀에게는 미안했지만, 너무 지쳤다. 다음 투수의 준비가 끝날 때가지 던지는 것도 겨우 가능할 것 같았다.


“다음 투수를 준비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런 은석의 대답에 알았다며 다시 멀어진 강훈은 감독 김수룡에게 다가가 그렇게 말했다. 은석이 벌써 지쳐버린 상황. 최대한 빨리 6회에 투입할 수 있는 투수를 준비해야 했다.


그런 강훈의 의견을 가만히 듣고 있던 수룡이 이내 입을 열었다.


“준비 시켜놓은 애 있어?”

“예. 2명 보냈습니다. 그렇지만 6회에 바로 넣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이번 시즌 은석의 평균 이닝은 6이닝 안쪽. 그것을 알고 있었기에 5회에 접어드는 시점에서 이미 몸을 풀라고 지시했던 투수들이야 있긴 했다.


다만 그 선수들을 믿을 수 있느냐 묻는다면 필승 카드는 아니었다.


이미 수요일과 목요일에 연달아 패하며 루징 시리즈를 기록한 상태로 맞고 있는 주말 시리즈의 첫 경기. 리더스의 5선발 연우주가 나온 오늘 경기까지 놓칠 경우 3연패는 물론이거니와 리더스의 1선발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내일 경기도 장담하기 어렵다.


일요일 경기는 유인화인 만큼 걱정도 안 하고 있던 상황. 적어도 이번 주를 3승 3패로 마치려면 오늘이나 내일, 둘 중 한 경기는 꼭 잡아야했다.


내일보단 오늘이 더 승산이 있었다.


“박민섭 준비 시켜.”

“……예.”


저번 2경기가 1점차 승부였던 탓에 이미 연달아서 내보냈던 박민섭이었지만, 지금은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




**



“……너 괜찮냐?”


오늘도 타이푼즈의 선발포수로 출전하고 있던 한성구는 은석과 교체하여 올라온 박민섭을 향해 그렇게 물었다.


상황은 1아웃에 주자 2, 3루.


가뜩이나 이미 연투했던 민섭에게 상당히 가혹한 상황에서의 중간 투입이었다.


“괜찮고 말게 뭐가 있어. 던지라면 던지는 거지. 그제랑 어제 그렇게 많이 던진 것도 아니고.”

“지친 것 같은데.”

“길게 던지려고 일부러 힘 빼고 있는 거야.”

“……알았다.”


이후 작전에 관해 서로 잠깐 의견을 나누고 성구가 마운드에서 내려가 자신의 자리로 향했다.


[자, 이제 타이푼즈의 두 번째 투수로 올라온 박민섭이 리더스의 타선과 대결을 맡겠습니다. 리더스는 8번으로 이어집니다.]

[이미 3점을 내준 상황에서 평소 셋업맨의 역할을 하고 있던 박민섭 카드를 꺼내 들었어요. 오늘 경기를 가져가겠다는 감독의 의지가 엿 보이는 순간입니다.]


성구는 자세를 잡으며 생각했다.


‘5회에는 이 상황에서 만루를 채웠다가 싹쓸이를 맞았다(3타점 2루타). 이 사람이 뒤에 나올 타자보다 실력이 나쁘긴 한데 어쩔래?’


그런 생각과 함께 바깥쪽의 투심 패스트볼을 요구했다. 만루를 채운다는 것에 대한 생각이 없던 민섭은 주저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


승부다.


민섭이 그대로 와인드업 모션을 취했다. 주자가 있었지만, 2루와 3루. 좌완인 민섭이기에 3루 주자가 잘 보이진 않았지만, 홈스틸을 할 것 같지는 않았다.


타자가 타격자세를 취하고 민섭도 다리를 들어올렸다.


[자, 제 1구!]


그대로 공을 뿌리는 순간 갑자기 자신의 팀 1루수가 앞으로 뛰어나가기 시작했다.


타자는 순식간에 번트 모션을 취했다.


이미 공은 던져진 상황.


민섭도 공을 던진 직후 곧바로 앞으로 달려 나갔다.


[아, 여기서 기습 번트가 나옵니다! 3루 주자 그대로 홈인! 3루수가 공을 잡아 1루로! 한 점 추가, 리더스! 스코어 4:0! 경기를 넉 점차로 만듭니다!]

[타이푼즈 벤치는 아무래도 생각도 못하고 있었던 것 같죠? 스퀴즈 번트가 멋지게 성공했습니다.]


“미안하다. 솔직히 생각 안 하고 있었어.”

“아니야. 너만 그런 것도 아니고.”


자신에게 사과하는 성구에게 민섭이 그렇게 대답했다.


벤치에서조차 아무런 사인이 나오지 않았었다. 솔직히 민섭도 요즘 겪어보질 않았던 플레이였기에 잊고 있었다.


애초에 리더스가 할 것이라고는 생각조차 하지 않았던 게 스퀴즈 번트다. 작전보다는 선수 개개인에게 맡기는 팀이었으니 말이다.


그만큼 리더스 또한 타이푼즈와 마찬가지로 오늘 경기를 무조건 가져가려고 한다는 뜻.


‘그래도 2아웃이니까. 이 타자로 마무리하자. ……은석이 형 죄송해요.’


승계주자를 들여보낸 것에 대해 책임을 느끼며 민섭이 속으로 은석에게 사과했다.


마운드에 다시 선 민섭이 다시 자세를 바로 했다.


8번과 마찬가지로 9번 또한 일단 자세는 강공 자세. 이 자세에서 곧바로 자신의 투심을 띄우지 않고 땅으로 굴렸으니 대단한 팀이었다.


분명 평소에 번트 훈련조차 게을리 하지 않았을 것이다.


‘스퀴즈 한 번 맞으니까 계속 의식하게 되네.’


이제 2아웃에 주자 3루. 현재 3루에 있는 주자는 발이 빠른 편은 아니었다. 2아웃인 만큼 다시 한 번 기습 번트가 나올 가능성은 적은 편이었지만, 아예 있을 수 없는 일은 아닐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들었다.


‘이 녀석(타자) 발이 굉장히 빠르단 말야.’


현재 타석에 선 리더스의 9번은 작년부터 급부상한 신예 타자로, 번트와 주루에 굉장히 능한 타자였다. 장타도 없고 단타도 많이 보긴 힘들지만, 좌타자에 발이 빠르고 각종 작전에 능한 만큼 아무 생각 없이 상대하긴 어려웠다.


‘하지만 집중하자. 2아웃이야. 얘만 잡으면 끝난다.’


성구의 사인에 민섭이 고개를 끄덕였다.


2아웃인 만큼 내야는 정위치. 외야는 조금 앞으로 나와 있었다.


1루수와 3루수가 번트에 대비하며 준비를 마치고 민섭이 투구 모션에 들어갔다.


[3루 주자 뜁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타자의 번트 시도.


바로 전 타자와는 달리 준비하고 있었던 타이푼즈의 내야는 당황하지 않고 바로 수비에 들어갔다.


그렇지만 한 번 썼던 작전을 다시 쓴다는 것은 성공 시킬 자신이 있다는 뜻. 마냥 안심하기만은 어려웠다.


‘띄워라!’


애초에 이 타자와 정면대결을 해도 힘으로 이길 수 있다고 생각했던 타이푼즈의 배터리였다.


타격이든 번트든 상관없었던 생각했던 민섭과 성구의 선택은 바로 포심 패스트볼이었다.


눕혀 있는 타자의 방망이를 향해 민섭의 속구가 매섭게 달려들었다.


번트에 능숙했던 그 타자조차 움찔하며 갖다 댄 번트는 결국 그 타구가 높게 뜨는 것으로 끝나고 말았다.


포수 성구가 여유롭게 포수 플라이로 잡아내며 3아웃을 잡아냈다.


작가의말

저는 그저 글을 쓰면서 당연히 책처럼 쓰면 될 줄 알았는데, 그렇게 쓰다 보니 모바일의 경우 눈이 많이 아프다고 하더군요.

다른 글들을 주욱 살펴보면서 사람들이 어떤 구조를 보기 편해 하는지 알아봤습니다.


공지에는 행간 간격을 넓히는 것을 인정하지 않겠다고 써 있었는데 어떨런지……. 보기 불편하시면 말씀해주시기 바랍니다.


1편과 2편을 보면 조회수가 반토막인데 이게 재미의 문제일지 구성의 문제일지 모르겠습니다. 일단 주말을 이용해서 보기 편하게 바꿔보도록 하겠습니다.

지금 보니 왜 이렇게 괄호가 많은지 모르겠습니다.

‘─’ <- 이건 아예 뷰어에서 거의 투명하게 보이던.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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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너무나 먼 출발선 - 12 +2 16.01.08 632 16 9쪽
37 너무나 먼 출발선 - 11 +2 16.01.07 638 18 11쪽
36 너무나 먼 출발선 - 10 +4 16.01.06 513 17 12쪽
» 너무나 먼 출발선 - 9 +4 16.01.05 536 17 9쪽
34 너무나 먼 출발선 - 8 +2 16.01.04 646 20 14쪽
33 너무나 먼 출발선 - 7 16.01.01 574 18 11쪽
32 너무나 먼 출발선 - 6 +2 15.12.31 547 22 7쪽
31 너무나 먼 출발선 - 5 +2 15.12.30 584 20 8쪽
30 너무나 먼 출발선 - 4 +2 15.12.29 510 21 16쪽
29 너무나 먼 출발선 - 3 15.12.28 725 23 12쪽
28 너무나 먼 출발선 - 2 15.12.25 569 18 13쪽
27 너무나 먼 출발선 - 1 15.12.24 698 21 11쪽
26 누구를 위한 함성인가 - 14 15.12.23 579 21 14쪽
25 누구를 위한 함성인가 - 13 +2 15.12.22 746 20 11쪽
24 누구를 위한 함성인가 - 12 +2 15.12.21 558 17 11쪽
23 누구를 위한 함성인가 - 11 15.12.19 775 17 10쪽
22 누구를 위한 함성인가 - 10 15.12.18 617 19 11쪽
21 누구를 위한 함성인가 - 9 15.12.17 635 18 12쪽
20 누구를 위한 함성인가 - 8 +2 15.12.16 660 19 12쪽
19 누구를 위한 함성인가 - 7 15.12.15 712 22 8쪽
18 누구를 위한 함성인가 - 6 (12.15 - 내용 추가) +4 15.12.14 779 21 19쪽
17 누구를 위한 함성인가 - 5 15.12.13 800 28 10쪽
16 누구를 위한 함성인가 - 4 15.12.12 855 25 8쪽
15 누구를 위한 함성인가 - 3 15.12.12 792 25 7쪽
14 누구를 위한 함성인가 - 2 15.12.11 842 28 9쪽
13 누구를 위한 함성인가 - 1 15.12.10 1,241 31 11쪽
12 그 투수의 현위치 - 12 15.12.09 1,047 29 8쪽
11 그 투수의 현위치 - 11 15.12.08 1,197 30 8쪽
10 그 투수의 현위치 - 10 15.12.07 1,236 31 7쪽
9 그 투수의 현위치 - 9 15.12.06 1,398 36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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