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기록장

A Son of The Pitcher

웹소설 > 일반연재 > 스포츠, 일반소설

하늘하늘해
작품등록일 :
2015.12.05 20:19
최근연재일 :
2016.03.05 18:56
연재수 :
66 회
조회수 :
58,742
추천수 :
1,345
글자수 :
284,914

작성
15.12.29 23:59
조회
509
추천
21
글자
16쪽

너무나 먼 출발선 - 4

DUMMY

**


“형님 저 땄어요!”

“도박했냐?”

“아니 번호요, 번호!”


타이푼즈 홈구장의 식당.


헌터즈와의 1차전이 끝난 타이푼즈 선수단은 식당 안에 모여서 각자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일요일을 제외하고 매번 이렇게 그 날 경기가 끝나고 나면 선수단이 모여 식사를 하며 하루의 일과를 마치는 것이다.


그냥 식사만 하는 것이 아닌, 반드시 서로 얘기를 하며 팀워크를 다지고, 경기 중 아쉬웠던 것이나 다음 경기에 대비해 주의해야 할 사항 등을 파악하는 미팅도 겸하는 자리였다.


태화는 다이어리를 뜯어서 만든 쪽지를 세상에서 제일 소중한 것처럼 고이 접어 넣으며 연신 웃고 있었다.


“정말 이거 하나 따겠다고 제가 오늘 얼마나 기합을 빡세게 넣었는지……! 솔직히 인화가 그렇게 던질 때는 인화한테 부탁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다니까요?”

“그 아나운서 아가씨가 예쁘기는 하지. 그런데 거참 요즘 뭐 이렇게 옆구리 시려하는 애들이 많아?”


호승은 능글맞게 웃으면서 옆자리에 앉아 있는 인화의 옆구리를 툭툭 찔렀다.


인화는 한숨만 내쉬며 그저 당하고 있었다.


“저도 참 오늘 엄청 준비 열심히 했는데…….”

“인화 너도 관심 있었어?”


태화가 낙담하는 인화를 향해 경계 자세를 취하며 그렇게 물었다.


인화가 고개를 젓는 가운데 호승이 대신 대답했다.


“얘가 마음에 둔 아가씨가 있는데, 오늘 인터뷰 받게 되면 도중에 자기 것이라고 이름을 확 말할 생각이었단다 글쎄. 완전 민폐 아니냐?”

“어쩔 수 없잖아요, 형. 그것 말곤 답이 안 보였는데.”

“뭐 유명한 사람이에요?”


경쟁 상대가 아니라는 사실에 태화가 안심하며 관심 있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글쎄다. 나도 거기까진 모르겠는데 얘가 방법이 그것 뿐이라고 하니.”

“그래요? ……어쨌든 아쉽다 인화야. 조금만 더 잘하지 그랬어.”

“하하……!”


태화의 말에 인화가 허탈한 듯 메마른 웃음소리를 뱉었다.


이렇게 인화에게 “더 잘하라.”는 말을 아무렇지 않게 할 수 있는 선수가 국내에 몇이나 있을까 생각하며 호승은 주변을 둘러보았다.


이 자리에 있어야 할 몇몇의 얼굴이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규철이는 어디 갔어?”


놓인 고기와 야채를 끓는 육수에 집어넣기 시작하며 인화가 대답했다.


“감독님, 타격코치님이랑 같이 정밀검사 받으러 간다고 하더라고요.”

“걱정되는고만. ……원찬이는?”

“수석코치님이랑 특타한다고…….”

“특타?”


이제 첫 경기 끝났는데 쉬어야지 벌써 그러느냐고 생각하는 호승이었다.


호승의 기억으로는 분명 오늘 주원찬이 안타를 기록하진 못했지만, 감이 나쁘지 않았던 것 같았기에.


“알만큼 알 녀석이 왜 벌써 그런데?”


태화가 물을 따른 컵을 호승의 앞에 두면서 답했다.


“원찬이 형 FA 신청할 거라고 했잖아요. 이런 말하긴 뭐하지만, 이렇게 두둑해진 제가 있으니. ……아아! 그게 중요한 게 아니에요, 형님!”

“왜?”


호승은 주원찬은 ‘형’이고 자기는 ‘형님’이느냐고 속으로 서운해 하며 태화가 건넨 컵을 입으로 가져갔다.


인화의 다 됐다는 말에 고기를 집어 먹으며 태화의 호들갑을 지켜봤다.


“저 그 타석이요! 그 홈런!”

“응. 아주 깔끔하게 투수를 뭉게 버리는 좋은 홈런이었지. 잘 쳤어.”

“아니 그 ‘잘’이라는 게 전 대체 어떻게 한 건지 모르겠다니까요!”

“네가 모르는데 내가 어떻게 알아? 코치님한테…… 아 지금 안 계신다고 했지?”


그러면서 자신을 바라보기에 인화가 그렇다고 대답했다.


태화가 그럴 리가 없다는 태도로 말을 자신의 질문을 이어갔다.


“아니 형님 분명 뭐 알고 계시는 표정이셨잖아요? 저 기특하다고 웃고 계셨던 거 아니셨어요?”

“그냥 네가 홈런 처음 쳐본 애처럼 잔뜩 흥분해 있기에 재밌어서 웃은 건데. ……답답한데 우리 이거 그냥 다 부어 버리자.”


인화에게 접시를 넘겨받은 호승이 고기를 육수에 전부 털어 넣었다.


빈 접시를 놓자마자 곧바로 고기가 가득한 새 접시로 바뀌었다.


해당 테이블의 선수들이 직원에게 고맙다고 고개를 숙였다.


“정말로요?”

“정말이고 뭐고 네가 뭐라고 물어도 알려줄 게 없잖아. 냅다 걸려들었다고 힘으로 장외홈런을 날리는 애한테 내가 뭘 가르쳐 줘.”

“……제가 힘으로 넘겼다고요? 노리고?”

“난 무슨 옛날에 그 타이거 하워드 보는 줄 알았다. 공을 부셔버린다는 게 그런 거겠지?”


그런 호승의 말에 태화의 옆자리에 앉아 있던 한성구가 그렇다며 맞장구를 쳤다.


그런 주변의 대답과 반응에 태화는 다시금 자신의 손바닥을 내려다보고는 한 번 쥐었다 펴보았다.


“저 지금까지 한 번도 홈런 노리고 쳐본 적 없어요.”

“정말입니까!?”


그 말에 성구가 믿을 수 없다며 그렇게 외쳤다가 직후 자신이 너무 큰소리를 냈다며 태화에게 죄송하다며 사과했고, 호승은 알 것 같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태화의 말에 대답했다.


“너 뭐가 되고 싶냐?”

“뭐라는 게 어떤 걸 말씀하시는 건지…….”

“어떤 타자가 되고 싶으냐고.”

“음, 전 그냥 이기는 것만 집중해 와서, 여태까지 팀이 이길 수 있는 것만 생각했어요. 헌터즈에 있을 때는 팀에서 1번이 필요하다고 해서 1번이 되기 위해서 노력했던 것 같아요.”

“4번이 필요하다고 했으면 4번을 했겠네?”

“아마도 그러기 위해서 노력은 했을 것 같네요.”

“학교 다닐 때는 어떻게 했어?”

“아 그때는…….”


그러고 보니 이런 얘기를 어디에 해본 적이 없다면서 태화는 말을 이었다.


“야구는 계속 하고 싶었는데 집이 잘 사는 것도 아니어서, 그냥 시키는 건 뭐든지 했어요. 누가 갑자기 투수를 해야겠다고 하면 다른 곳 찾고. 그냥 어딜 가든 거기 있는 누구보다 훨씬 잘하면 안 쓸 수는 없을 거라고 생각하고…….”


거기까지 들은 호승이 이게 뭐냐며 인화에게 말했다.


“주면 척척 다 했다는 건데 얘 천재 아니냐?”

“형이 그런 말하면 안 되는 것 아니에요?”

“……사실 여기 있는 사람들 중 천재소리 안 들었을 사람이 있겠느냐만.”

“은근슬쩍 인정하신 것 같은데 지금!?”


물론 그런 점도 존경한다며 인화가 호승에게 박수를 보냈다가 한 대 쥐어박혔다.


뭐 어쨌든 계속 말해보라는 호승의 말에 태화가 못 다한 말을 이었다.


“뭐가 되고 싶다는 생각은 안 해본 것 같아요. 그냥 팀이 필요한 걸 내가 할 수 있으면 야구를 계속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만 했던 것 같은데. 그러다보니까 어느새 1번이 제 자리라고 여기게 된 것도 같고요.”

“얘기만 들어보면 너도 운이 좋은 케이스고만.”

“운이요?”


성구가 끼어들었다.


호승이 참여하려는 자세 아주 좋다며 말을 이었다.


“리더스에 박두희 있잖아. 걔 대학 다닐 때 무지하게 천재소리 들었거든? 대학생으로 아시안게임 나갔을 때도 내내 천재, 천재해서 봤더니 확실히 기대되더라.”

“박두희 선배가요……?”


호승의 그런 타팀 선수 칭찬에 인화가 공감하지 못하는 표정으로 고개를 갸웃했다.


그런 인화의 반응에 호승이 씨익 웃었다.


“너 지금 그 정도인가 하고 생각했지?”

“솔직히, 조금 어중간하다고 해야 하나. 아, 나중에 혹시라도 제가 이랬었다고 말씀하시면 안 돼요?”

“……두희 만날 날도 얼마 안 남았구나.”

“형!?”


인화의 당황하는 모습을 감상하며 호승은 자신의 설명을 이어갔다.


“그쪽에서 나오는 얘기도 그렇고, 내 생각도 그렇고, 가끔 딸 때문에 기사를 봐도 그렇고. 야구에 만약은 없다지만, 정말 만약 박두희에게 고정된 타순이 있었다면 지금보다 더 대성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하고는 해. 나도 처음에는 여기 갔다가 저기 갔다가 하면서 적응하느라 고생했으니까.”


고등학교 당시만 해도 크게 두각을 드러내지 않았던 박두희는 대학에 들어가고 나서 본인의 잠재력을 터뜨리기 시작했다.


당시 각 구단들은 기회가 되면 반드시 영입해야 하는 1순위를 꼽으라면 주저하지 않고 바로 박두희를 지목할 정도였다.


근래 보기 드문, 앞으로도 나오기 힘든 ‘5툴 플레이어’라는 것이 당시의 평가였다.


“그런데 알고 보니 생각보다 주루 센스가 없었다나 봐? 리더스는 그래도 1번으로 쓰겠다고 달리는 훈련만 무지하게 시키다가, 가끔 클린업이 비면 거기로도 보냈다가, 가보니까 또 여기서도 괜찮네 싶어서 장타력을 키우라고 했다가, 그 다음에 더 괜찮은 용병 데려와서 두희는 다시 1번 쓰려고 했다가, 제법 발 빠르고 잘 맞추는 애들 나와서 나이도 들었겠다, 편하게 하라면서 하위로도 보냈다가…… 그러다보니 지금은 딱 ‘박두희스러운’ 야구만이 남았지.”

“……저도 그렇게 됐을 수도 있었겠네요.”


박두희를 폄하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그렇게 생각하게 되고 마는 태화였다.


언제 어디에 있어도 자신의 역할을 안정적으로 해줄 수 있는 타자가 박두희다.


하지만 그 정도 성적은 다른 어린 선수들에게도 기대할 수 있다는 게 구단들의 평가.


그 탓에 항상 시장에서의 가치는 그렇게 높지 않은 타자이기도 하다.


이렇게 얘기하려니까 꼭 뒷담화 같다고, 두희에게 사과해야겠다고 말하고 호승은 말이 길어진 탓에 목이 마른지 다시 목을 축였다.


“그래서 어떤 타자가 되고 싶은지 알라고 하는 거다. 중심에 서고 싶고 중심에서 지금보다 더 잘 할 수 있다면 그런 모습을 보여 봐. 왜, 그 리더스에 1번하다가 3번 간 다음에 50홈런 때린 그 용병처럼 될 수 있을지 혹시 알아?”

“태화 형이 클린업 치면 형은 어디로 가고요?”


자기 자리는 걱정 안 되느냐며 인화가 그렇게 물어 왔다.


호승은 괜찮다며 대답했다.


“원찬이 앞으로 보내고 2번이라도 치라고 하겠지.”

“형 뛸 수 있어요?”

“글쎄 나 안 아프다니까? 사실 5번 아래로 내려가라고 하면 그만할 생각이지만.”

“다른 팀에서 4번을 해달라고 하면?”

“넌 이 나라를 떠나서 다행이라고 생각하게 되겠지.”

“……정말 존경합니다.”


인화가 다시 박수를 보냈다.


“그러니까 슬슬 누가 좀 뺏어봐.”

“열심히 하겠습니다!”


그러면서 호승이 성구를 쳐다봐, 성구는 기합을 넣으며 자세를 똑바로 했다.


‘되고 싶은 타자……?’


그런 그들을 보며 태화는 곰곰이 생각에 잠겼다.


여태까지는 프로에 데뷔하고 1군에 안착한 이후로는 그저 계속 1번을 맡아왔다.


감독과 코치진이 중심타선에 대한 걱정을 시작할 쯤에는 항상 새로운 용병 타자와 유망주들이 나타났고, ‘안정적인 리드오프’를 선호했던 헌터즈의 특성상 자신의 타순이 이동하는 일은 없었다.


그렇게 계속해서 헌터즈의 리드오프 생활을 하고 있던 중 1번의 역할이 출루만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하위타선의 출루라는, 쉽게 오지 않는 찬스.


그 찬스를 이어가거나, 또는 직접 해결해야 하는 것이 1번이었던 것이다.


사실상 가장 많이 타석에 들어서는 만큼 해야 할 게 더 많았다.


그것을 깨달은 뒤 하위타선이 잡아준 기회 또한 놓치지 않기 위해 더 노력하기 시작했고, 그것들이 가능해질 쯤 자신을 불러들이지 못하는 중심타선에 대해 가끔 아쉬운 마음이 들기 시작했다.


지금까지는 그것을 그저 팀이 이기길 바라는 자신의 갈망 정도로만 여겨왔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저 답답해하고 있던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 홈런은 내가 치고 싶었던 홈런이겠지.’


여태까지 태화의 홈런은 ‘안타를 때리다보니 나오는’ 홈런이었다.


일단 출루를 신경 써야 했던 만큼, 그러면서 하위타선도 불러들이자고 생각했던 만큼 방망이에 정확히 맞추는 것에 집중했다.


그러다보니 안타가 늘어났고 그 속에 장타와 홈런이 섞이기 시작했다. 여태까지 노린 적은 없었다.


하지만 오늘 친 홈런은 명백히 자신이 바라고 있던 홈런일 것이다.


압도적인 인화의 모습에 자신의 일처럼 기뻐했던 태화였지만, 속으로는 오늘은 자신이 수훈선수를 차지하고 싶다는 욕심도 있었다-이런 욕심을 가진 것도 처음일 것이다-.


그대로 간다면 인화의 기록 달성은 확실해보였고, 그렇다면 자신이 그것에 대항할 수단은 하나 밖에 남지 않았다고 생각했다.


계속해서 그래도 팀이 이기는 게 우선이라고 스스로를 설득하려고 했지만, 결국 그 타석에서 자신은-본 동료들이 말하기를- 명백히 홈런을 노리는 스윙을 가져갔다.


결과적으론 성공이었다. 아주 큼지막하게.


‘내가 하고 싶은 건.’


팀을 이기게 하고 싶다.


더 많이 나가며 기회를 만들어서 이기게 하고 싶다.


자신의 앞에서 나간 주자들을 자신의 방망이로 불러들이며 이기게 하고 싶다.


남에게 바라는 것보다 차라리 자신의 손으로 이기고 싶다.


결국 타자로서 모든 걸 잘하고 싶은 것 아닌가?


이제 시키는 걸 하는 게 아닌, 하고 싶은 걸 하고 싶어졌다.


“……정했습니다.”


무언가 깨달음을 얻은 기분이었다.


자신을 바라보는 주변 선수들, 그 중에서도 호승을 정면으로 바라보면서 태화는 선언했다.


“한 번 실력으로 형님 자리를 뺏어 보겠습니다.”

“사실 타순은 감독님이 정하는 것이겠다만.”


그래도 바람직한 일이라며, 호승은 빙긋 웃었다.






2


[네. 지금까지 타이푼즈의 이태화 선수였습니다!]


그 말을 마지막으로 지혁은 채널을 돌렸다.


아직 경기가 진행 중인 채널을 찾다가, 리더스의 경기가 아직인 것을 확인하며 리모컨을 다시 내려놓았다.


지혁의 옆에 앉아서 같이 경기를 지켜보던 지혁의 여동생, 이미연이 갑자기 박수를 치더니 입을 열었다.


“이태화 선수 멋있었어.”

“그러게.”


지혁은 태화보다 인화의 피칭이 더 강렬했지만, 뭐 미연의 감상에 지혁 본인의 생각은 필요 없지 않겠는가.


그렇게 생각하고 있으려니 미연이 반가운 사람을 만난 것처럼 화면을 향해 손가락을 가리켰다.


“어? 아빠다.”


미연의 말대로 TV 중계 화면에는 현재 리더스의 수석코치인 이우진의 얼굴이 비치고 있었다.


캐스터와 해설자가 연신 우진의 업적, 현재 등판한 투수와 우진의 관계 등을 설명하는 중이었다.


‘……주변에 위대한 사람 정말 많네.’


아버지인 이우진, 팀의 에이스인 유인화, 왕년의 에이스이자 메이저리그의 마운드까지 밟고 온 이은석 등등.


자신을 작아지게 만드는 투수들이 정말 너무 많았다.


아니 작아질 것도 없다. 지금 자신은 분명 작다.


‘그렇다면 지금부터라도 제대로 커야지.’


경기를 보면서 정말 아쉬운 마음이 가득했다.


왜 저 마운드에 있는 것이 자신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


인화의 피칭은 감탄의 연속이었다.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부러웠다.


저 마운드 위에서 공을 던지고 있다는 게 너무 부러웠다.


배운 것, 깨달은 것을 빨리 활용해보고 싶었다.


자신이 지금 할 수 있는, 지혁 자신만의 방법을 빨리 실험해보고 싶었다. 정말 던지고 싶다.


[헛스윙 삼진!]


리더스의 투수가 상대 타자를 멋지게 돌려세웠다.


투수가 무덤덤한 표정으로 공을 다시 받고, 화면이 비치는 우진은 그런 투수의 모습에 진지한 얼굴로 박수를 치고 있었다.


지혁이 야구하는 것을 못마땅하게 여기던 모습을 떠올리니 조금 허탈하기도 했다.


그 탓에, 의욕이 더더욱 솟아올랐다.


‘불효자라…….’


오늘 점심이 조금 지나서 구단으로부터 받은, 지혁 자신의 팬임을 자청하는 사람들이 보낸 선물과 편지가 떠올랐다.


‘타이푼즈의 자랑스러운 불효자 이지혁’이라는 문구가 참으로 인상 깊었다.


다시 떠올리니 자신도 모르게 입 꼬리가 올라가는 게 느껴졌다.


[아, 이 투수는 여기까지입니다.]


이윽고 TV는 리더스의 투수가 마운드를 내려가는 모습을 보여줬고, 그 뒤 다시 우진의 모습을 비쳤다.


우진은 조금 답답한 표정으로 팔짱을 끼고 있었다.


‘나중에 많이 효도할게요, 아버지.’


TV를 바라보는 지혁의 눈빛에 의욕이 가득했다.


작가의말

너무 늦어서 죄송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A Son of The Pitcher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38 너무나 먼 출발선 - 12 +2 16.01.08 632 16 9쪽
37 너무나 먼 출발선 - 11 +2 16.01.07 638 18 11쪽
36 너무나 먼 출발선 - 10 +4 16.01.06 513 17 12쪽
35 너무나 먼 출발선 - 9 +4 16.01.05 535 17 9쪽
34 너무나 먼 출발선 - 8 +2 16.01.04 646 20 14쪽
33 너무나 먼 출발선 - 7 16.01.01 574 18 11쪽
32 너무나 먼 출발선 - 6 +2 15.12.31 547 22 7쪽
31 너무나 먼 출발선 - 5 +2 15.12.30 584 20 8쪽
» 너무나 먼 출발선 - 4 +2 15.12.29 510 21 16쪽
29 너무나 먼 출발선 - 3 15.12.28 725 23 12쪽
28 너무나 먼 출발선 - 2 15.12.25 569 18 13쪽
27 너무나 먼 출발선 - 1 15.12.24 698 21 11쪽
26 누구를 위한 함성인가 - 14 15.12.23 579 21 14쪽
25 누구를 위한 함성인가 - 13 +2 15.12.22 746 20 11쪽
24 누구를 위한 함성인가 - 12 +2 15.12.21 558 17 11쪽
23 누구를 위한 함성인가 - 11 15.12.19 775 17 10쪽
22 누구를 위한 함성인가 - 10 15.12.18 617 19 11쪽
21 누구를 위한 함성인가 - 9 15.12.17 635 18 12쪽
20 누구를 위한 함성인가 - 8 +2 15.12.16 660 19 12쪽
19 누구를 위한 함성인가 - 7 15.12.15 712 22 8쪽
18 누구를 위한 함성인가 - 6 (12.15 - 내용 추가) +4 15.12.14 779 21 19쪽
17 누구를 위한 함성인가 - 5 15.12.13 800 28 10쪽
16 누구를 위한 함성인가 - 4 15.12.12 855 25 8쪽
15 누구를 위한 함성인가 - 3 15.12.12 792 25 7쪽
14 누구를 위한 함성인가 - 2 15.12.11 841 28 9쪽
13 누구를 위한 함성인가 - 1 15.12.10 1,241 31 11쪽
12 그 투수의 현위치 - 12 15.12.09 1,047 29 8쪽
11 그 투수의 현위치 - 11 15.12.08 1,197 30 8쪽
10 그 투수의 현위치 - 10 15.12.07 1,236 31 7쪽
9 그 투수의 현위치 - 9 15.12.06 1,398 36 6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