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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Son of The Pitc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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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하늘해
작품등록일 :
2015.12.05 20:19
최근연재일 :
2016.03.05 18:56
연재수 :
66 회
조회수 :
58,784
추천수 :
1,345
글자수 :
284,914

작성
15.12.30 23:42
조회
584
추천
20
글자
8쪽

너무나 먼 출발선 - 5

DUMMY

3


“오? 지혁이 너 하루 안 봤는데 왜 이렇게 반갑냐!”

“하하, 다들 안녕하십니까!”


타이푼즈의 셋업맨 박민섭의 환영에 지혁은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주중3연전의 두 번째 경기가 있는 오늘.


지혁은 타이푼즈의 다른 선수들과 같이 점심이 조금 지난 시각 이미 경기장에 모여 있었다.


수룡과 구단의 결정으로 출장 정지 기간의 경기는 집에서 쉬라는 말을 들었던 지혁이었지만, 오전 중에 지혁에게 전화한 구단 측에서 오늘만은 예외라며 구장에 나와 달라는 말을 했다.


그에 대한 이유는 지혁도 이미 들어서 알고 있었기에 별다른 생각 없이 평소 나오던 시간에 맞춰서 나왔다.


오늘 아침. 한국 야구계를 발칵 뒤집어놓을 초대형 뉴스가 터졌다.


국내 최고의 오른손 타자 중 한 명인 오장훈의 트레이드 소식.


타이푼즈는 윈즈에게 최근 신인드래프트에서 영입한 상위라운드 유망주 둘을 내주고 현금 15억을 지불하는 조건으로 윈즈의 중심타자인 오장훈을 데려오는 데 성공했다.


여담으로, 이 사건을 본 외부 사람들은 윈즈 선수단의 갈등이 이 정도였느냐는 말과 함께, 기존에 의심받던 김광진을 비롯한 고참층이 아닌 신세대 측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의심을 하고 있다.


이에 대해 당장 순위 싸움이 한창인 타이푼즈가 가장 확실한 즉시 전력을 확보했으니 더 이득을 보는 트레이드라는 의견이 대세지만, 둘 중 어느 쪽이 이득인 트레이드일지는 아직 모른다는 말도 많다.


오장훈이 기존의 윈즈와 했던 FA 계약 기간이 바로 올해로 끝인 탓이다.


만일 타이푼즈가 올해 우승에 실패하고 오장훈이 다시 FA를 선언하여 타이푼즈를 떠나게 될 경우 타이푼즈는 상당한 돈과 선수들을 그저 날려버린 셈이 될 것이다.


선수단이 각자의 대화소리로 떠들썩한 가운데, 오늘 아침에한규철과 성시준의 2군행과 함께 1군으로 복귀한 황추웅이 지혁과 대화를 나누는 것에 여념이 없던 민섭에게 물었다.


“민섭이 너 장훈이랑 사이 괜찮아?”

“사실…… 괜찮다고 하기 이전에, 오장훈 선배랑 대화했던 적이 거의 없어요.”


그렇게 대답한 민섭은 이후 그래도 어색한 사이는 아니라며 말을 마쳤다.


그런 민섭의 대답에 추웅이 이해할 수 없다는 어조로 다시 물었다.


“둘이 고등학교 때 같이 야구했었지? 팀도 잠깐 같이 있었잖아.”

“고등학교 때 사람들끼리 실컷 편 갈라서 싸우고, 감독이 돈으로 야구했던지라 주전이랑 비주전을 아예 따로따로 관리했거든요. 그때 오장훈 선배는 비주전…… 아니, 주전이기는 했는데, 감독이 돈이 안 된다고 욕하면서 주전 팀한테 말도 섞지 말라고 했어요. ……부끄럽게도 저는 주전 팀이었죠. 그때는 그런 유치한 짓 프로가면 끝날 줄 알고 그래도 제 야구만 했는데……. 생각해보면 어떻게 끝나긴 끝났네요.”


좋은 추억일 리가 없던 그 시절을 얘기하는 민섭의 표정은 밝지 못했다.


“그래도 한 가지 확실한 건 열심히 하는 사람이었어요. 매일 혼자 남아서 연습하고, 운동하고, 몸 만들고. 부당한 것, 지는 것, 그런 것들을 정말 싫어했어요. 그러면서 무슨 일이 있어도 변명 한 번, 말 한 마디도 함부로 안 하고 오로지 실력으로만 말하던 사람이었죠.”

“그런 애가 이미 한 명 있던 거 같은데…….”


추웅이 잠시 시선을 태화에게 돌렸다.


옆에 있는 성구와 연신 대화를 나누며 진지한 표정을 하고 있었다.


가볍게 연습 중이던 선수들을 한 곳에 집합 시켰던 감독 김수룡이 선수단을 향해 입을 열었다.


“다들 오늘 무슨 일 있었는지 알지?”

“예!”

“뭐 궁금한 것 있으면 지금 물어봐.”

“감독님은 알고 계셨습니까?”


그렇게 물은 것은 팀의 주장이자 4번 타자였던 박호승이었다.


호승의 옆에 서 있던 인화 또한 같은 의견이라는 눈빛을 하고 있었다.


수룡이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내가 부탁한 건데 당연하지.”


그 대답에 선수단 일동이 조금 긴장한 표정을 지었다.


교환 조건을 어떻게 상대편에서 수긍했으니 망정이지, 혹시라도 다음에 또 이런 일이 있을 때 그 대상이 자신이 되지 말라는 법이 없었다.


호승이 계속해서 물었다.


“조건 같은 것도 말씀하셨던 겁니까?”

“밑에 있던 감독, 코치들과도 이미 얘기했지. 나중에 우리한테 부담 없을 애들로 추려 보라고.”

“이 자리에 있는 선수들 중 누군가가 지목받았을 가능성은 없었습니까?”

“그렇게 되면 트레이드하지 말라고 했지.”

“말씀 감사합니다.”


호승이 질문을 마쳤다.


“……우리끼리 있으니까 하는 말인데.”


수룡이 다시 입을 열었다.


“사실 나도 진짜 될 거라는 기대는 안 했어. 그냥 걔 힘들어 보이고 그쪽은 그쪽대로 제대로 쓸 생각 없는 것 같으니까 혹시나 해서 그냥 뱉어 봤던 거야 나도. 그래도 거기 4번인데 진짜 줄줄은 몰랐지. 하여간 신기한 동네야.”


선수단이 공감하듯 작게 웃었다.




**




이 날의 경기는 지금까지 타이푼즈가 자신들의 영원한 친구라고 여겼던 헌터즈의 외국인 선발투수 클라우스 메이슨의 예상 못한 호투에 의해 철저하게 졌다.


최근 몇 경기 동안 터질 듯 말 듯 하면서 결국은 한 번쯤 터져주었던 타선이 오늘은 불조차 붙지 않았다.


다시 3위. 이미 위닝 시리즈를 달성한 리더스와는 게임차는 4경기로 늘어났다.


“볼배합이 아예 다른 사람이었어.”


식사를 마친 호승이 빈 컵을 내려놓으며 그렇게 입을 열었다.


그러나 인화는 당연한 것 아니냐며 공감하지 못하는 표정을 지었다.


“어제랑 포수가 달랐으니까요.”

“아냐. 포수가 할 볼배합이 아니었어.”

“강준영 감독님이 직접 냈을 거예요.”


태화 또한 분한 기분을 숨기지 않았다.


다른 테이블의 멤버들도 분한 것은 마찬가지였다.


오늘 경기 선발이었던 우금진이 고개 숙인 채 테이블을 내려다보며 같이 앉아 있던 멤버 중 하나인 추웅에게 물었다.


연승 행진이 끝난 만큼 상실감이 큰 모양이었다.


“형, 저 오늘 뭐가 문제였을까요?”

“문제라고 할 게 있나? 8회 끝까지 잘만 던졌으면서.”


낙담하고 있는 금진을 보며 아무렇지도 않게 “그 덩치가 운다.”고 말한 추웅은 태연하게 물을 따라 마셨다.


8이닝 1실점 패전투수.


이렇게 억울한 패전도 흔하지 않으리라.


금진이 고개를 가로저었다.


“타선이 하락세라는 걸 알고 있었는데 아~.”

“……죄송합니다.”


오늘의 포수이자 6번 타자였던 성구가 그런 금진의 한숨에 죽을죄를 지었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금진은 성구의 잘못이 아니라며 대답했다.


“내가 제대로 못 던진 건데 네가 왜 그러고 있어? 고개 들어 이 녀석아.”

“병살타…….”

“치고 싶어서 친 것도 아니잖아.”

“후우…….”

“…….”


안 되겠네.


침울해 하는 둘은 그냥 풀릴 때까지 그러고 있으라고 생각한 추웅이 이후 시선을 지혁에게 돌렸다.


분위기상 맥없이 웃을 수도 없고, 달리 자신이 뭐라고 말할 수 있는 게 있지도 않던 지혁은 곧바로 반응했다.


“넌 다음 경기 어떨 것 같아?”

“내일 경기…… 아, 제 경기 말씀하는 거죠?”

“그래. 나도 그 날 선발이니까.”

“사실…… 시험해보고 싶은 공이 있습니다.”

“시험? 언제 준비했어?”


지혁이 구종을 준비했다는 것에 추웅은 흥미가 생긴다는 표정이었다.


지혁은 자신 있는, 그러면서도 눈치를 보는 태도로 설명을 시작하려 했다.


“일단 한 번 보셔야 할 것 같은데…….”

“그래. 써보자.”


그러나 설명할 틈도 없이 승낙 받았다. 그것에 지혁이 두 눈을 깜빡이며 말했다.


“……저 아직 아무것도 설명 안 드렸는데요?”

“아냐. 괜찮아. 써보자. 확인은 나중에 할 테니까 일단 쓸 거라는 것만 알아둬. 너 정지 풀릴 때까지 한 번 어떻게 써야 할지 제대로 생각해두고.”

“그래도 될까요?”

“안 될 게 뭐 있어?”


추웅은 빙긋 웃으면서 말을 이었다.


“자신 있으니까 기다렸다는 듯 대답한 거면서. 그치?”

“……열심히 준비하겠습니다.”

“그래. 다 져도 너는 이긴다는 생각으로 준비해 와.”

“네!”


그 기운찬 대답은 어쩌면 오늘 경기는 그만 생각하고 이제 다음을 보라는 의도였을지도 모르겠다.


작가의말

요즘 질이 왜 이러나.

읽어주시는 모든 분들께 그저 죄송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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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너무나 먼 출발선 - 12 +2 16.01.08 634 16 9쪽
37 너무나 먼 출발선 - 11 +2 16.01.07 639 18 11쪽
36 너무나 먼 출발선 - 10 +4 16.01.06 513 17 12쪽
35 너무나 먼 출발선 - 9 +4 16.01.05 536 17 9쪽
34 너무나 먼 출발선 - 8 +2 16.01.04 647 20 14쪽
33 너무나 먼 출발선 - 7 16.01.01 574 18 11쪽
32 너무나 먼 출발선 - 6 +2 15.12.31 548 22 7쪽
» 너무나 먼 출발선 - 5 +2 15.12.30 585 20 8쪽
30 너무나 먼 출발선 - 4 +2 15.12.29 510 21 16쪽
29 너무나 먼 출발선 - 3 15.12.28 725 23 12쪽
28 너무나 먼 출발선 - 2 15.12.25 570 18 13쪽
27 너무나 먼 출발선 - 1 15.12.24 699 21 11쪽
26 누구를 위한 함성인가 - 14 15.12.23 579 21 14쪽
25 누구를 위한 함성인가 - 13 +2 15.12.22 746 20 11쪽
24 누구를 위한 함성인가 - 12 +2 15.12.21 559 17 11쪽
23 누구를 위한 함성인가 - 11 15.12.19 775 17 10쪽
22 누구를 위한 함성인가 - 10 15.12.18 617 19 11쪽
21 누구를 위한 함성인가 - 9 15.12.17 636 18 12쪽
20 누구를 위한 함성인가 - 8 +2 15.12.16 660 19 12쪽
19 누구를 위한 함성인가 - 7 15.12.15 712 22 8쪽
18 누구를 위한 함성인가 - 6 (12.15 - 내용 추가) +4 15.12.14 780 21 19쪽
17 누구를 위한 함성인가 - 5 15.12.13 801 28 10쪽
16 누구를 위한 함성인가 - 4 15.12.12 855 25 8쪽
15 누구를 위한 함성인가 - 3 15.12.12 792 25 7쪽
14 누구를 위한 함성인가 - 2 15.12.11 842 28 9쪽
13 누구를 위한 함성인가 - 1 15.12.10 1,242 31 11쪽
12 그 투수의 현위치 - 12 15.12.09 1,048 29 8쪽
11 그 투수의 현위치 - 11 15.12.08 1,198 30 8쪽
10 그 투수의 현위치 - 10 15.12.07 1,236 31 7쪽
9 그 투수의 현위치 - 9 15.12.06 1,399 36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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