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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Son of The Pitc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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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하늘해
작품등록일 :
2015.12.05 20:19
최근연재일 :
2016.03.05 18:56
연재수 :
66 회
조회수 :
58,739
추천수 :
1,345
글자수 :
284,914

작성
15.12.07 20:56
조회
1,235
추천
31
글자
7쪽

그 투수의 현위치 - 10

DUMMY

여기저기서 "우린 또 왜 여기 있어?" 같은 대화도 들리기 시작했다.


익숙하다며 야유 듣는 것에 대해 해탈한 표정으로 웃는 윈즈의 선수도 보이고 여러 관중들이 사진과 영상을 찍는 것도 보인다. 어쩌면 지혁의 그 행동들도 이미 찍혔을지도 모른다.


윈즈 선수들이 지혁을 둘러싸고 왜 항상 악역처럼 되는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하는 가운데, 갑자기 뒤에서 지혁을 우악스레 낚아채 그 무리에서 끌어내는 손이 있었다.


"우리 애 내놔라, 이것들아! 가서 너네 아저씨나 주워!"


설마 자기 선수들 망신을 줬다고 복수하는 건가 생각하며 지혁이 뒤돌아보니 호승이 믿음직스럽게 서서 주변 윈즈 선수들을 몰아내는 중이었다.


윈즈 선수들이 별말 없이 물러서고 호승은 지혁의 팔과 목, 등 등등을 손으로 만져보며 물었다.


"어디 아픈 데 있어?"

"아뇨. 특별히 맞은 것도 없고요."

"다행이다. 너 다치게 하면 딸이 왜 못 지켰느냐고 화낼지도 몰라서."


그냥 순수하게 걱정해주진 않는가 생각한 지혁은 그저 웃으며 고맙다고 했다.


호승이 갑자기 자기들끼리 다투기 시작하는 윈즈 선수들을 바라보며 말했다.


"방금 그거 뭐야? 호신술이야? 아, 맞아. 유도했다고 했었지."

"제대로 한 건지 저도 잘 모르겠는지라 그걸 당당하게 유도 기술이라고 말은 못 하겠어요."

"어쨌든 유도가 몸에 배어있어서 그럴 수 있었다는 거지."


그러고 호승은 잠시 생각하더니 다시 지혁에게 물었다.


"유도쪽에 아는 여자 강사 혹시 없어? 딸한테 호신술 배우게 하고 싶었는데."

"아쉽게도, 죄송합니다."

"아니 죄송할 필요는 없고."


호승은 그렇게 은근슬쩍 딸바보스런 면을 노출하고는 앞장 서서 타이푼즈의 선수들을 뒤로 빼내기 시작했다.


이제 막 아이싱에 들어가 트레이너가 나오는 걸 뜯어 말렸던 은석도 기어코 그라운드에 나와 선수들을 들여보내기 시작했다.


최근 윈즈의 상징처럼 된 파벌 싸움이 벌어져 그라운드가 난장판이 되기 시작한 탓이었다.


"너 뭐라고 했어 임마? 그래도 팀 선배가 넘어졌는데 말을 그따위로 하냐?"

"선배고 뭐고 이딴 식으로 꼬장이나 부리니까 꼰대 소리나 듣지! 집에 전화하면 아들자식이 아빠 왜 또 싸우느냐고! 깡패냐고! 그러면서 우는데 아주 지긋지긋해, 이 인간들아! 너네가 뭔데 남의 아들을 울려?"

"이게 그래도 잘 했다고!"

"오냐, 아주 끝장을 보자!"

"제발 다들 좀 진정해요. 이거 다 찍혀요!"


리그에서 대표적인 부자 구단으로 손꼽히는 윈즈는 현금 트레이드와 FA 등의 선수 영입에 아주 적극적인 것으로 유명하다.

그로인해 여기저기서 들어온 선수들이 워낙 많다보니 알게 모르게 파벌이 하나둘씩 생기게 됐는데, 그런 편 가르기 중 가장 심각한 게 바로 신세대와 영입 선수들, 기존 프랜차이즈 베테랑들 간의 알력 다툼이었다.


이런 이유로 윈즈의 팀워크는 기대하지 않는 편이 좋았으나, 역설적으로 이런 모래알 같은 팀 분위기로 인해 팀을 벗어나기 위해 개인 성적을 드높이려는 선수들의 의욕이 매우 강하다 보니 개개인의 강함 덕에 팀은 어느 정도 강팀의 이미지를 갖출 수 있었다.


허나 상황이 이러다 보니 선수들은 팀에 대한 애정이 없고 나갈 기회만 되면 떠나려 들어서 전력 유출 또한 만만치 않았다.


영입으로 인해 유출의 원인이 된 싸움이 발생한 건지 기존에 싸움이 이미 있어서 유출이 심화되고 그 탓에 영입에 열을 올리게 된 건지는 이제 아무도 모르고 중요하지도 않았다. 문제는 멀쩡히 있는 선수가 부족할 지경이라는 것일 뿐.


트레이드나 2차 드래프트 등으로 팀을 떠난 선수들의 표정과 야구를 대하는 자세 변화는 이미 타팀 팬들에게 조롱거리를 넘어서 이젠 윈즈의 정체성이라고 불린다.


가장 가까운 사례가 현재 타이푼즈의 핵심 계투인 박민섭이다.


"고등학교에서 끝날 줄 알았는데 프로까지 이따위 모래알이니, 나는 뭘 바라고 야구를 하는 건지 모르겠다." 고 자신의 SNS에서 터뜨린 건 유명하다.


이 일로 인해 윈즈의 모기업이 직접 기업 이미지를 망친 내부 고발자 취급하며-구단 담당자들에게 책임을 묻지는 않고- 민섭을 현금 트레이드를 통해 타이푼즈로 이적 시켰고, 이 내용을 들은 김수룡은 "어리석다."고 발언하며 민섭을 적극적으로 옹호하고 기용했다.


다만 데뷔 전부터 프로에 오고 나서까지 그런 일을 겪다 보니 선수의 멘탈과 성장에 악영향을 끼친 건 분명하여 이 탓에 현재 정체된 것은 아닌가 하는 안타까운 목소리도 나온다.


김수룡 감독이 "자신의 욕심이었다." 말한 부분은 사실 그 때 윈즈를 상대로 발언한 것도 있고 선수를 기용하지 않을 경우 정말 두 구단이 짜고 선수 하나를 묻어 버리려는 그림이 될 것이 분명했기에 어쩔 수 없이 하게 된 선택이었지만, 만일 당시 수룡 자신을 스스로 조금만 굽히고 선수와 얘기를 나눈 다음 더 미래를 도모했다면 분명 지금보다 더 큰 투수가 됐을 것이란 마음에서 나온 말이었다.


유인화와 더불어 당시 최고의 좌완 유망주로 손꼽혔던 민섭이 지금은 이도저도 아닌 불펜 투수일 뿐인 상황이 너무나 안타까워서.


이런 이야기야 어쨌거나, 윈즈 선수들끼리 벌어진 몸싸움도 시간이 조금 흐르자 어느 정도 진정이 됐다.


윈즈와 타이푼즈 선수들은 각자 자신들의 덕아웃, 포지션으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몇몇 선수만 빼고.


"둘 다 퇴장!"


주심의 그 선언에 윈즈의 양대 파벌 중 신세대 측의 리더격 선수인 오장훈은 억울하다며 따졌다.


"아니 난 왜요!? 퇴장 시키려면 저기 작당하고 판 벌인 두 명을 먼저 시켜야죠? 난 쟤한테 손도 안 댔는데!"

"저 둘은 당연히 퇴장이고~! 그러게 누가 경기장에서 당신들끼리 싸우래요?"


주심은 더 할 말 없다며 다시 한 번 각 파벌의 수장들의 퇴장을 선언했다.


이 팀은 미래가 없다고 한숨 쉬며 장훈은 터벅터벅 경기장을 나섰다.


윈즈에서만 총 6명이 퇴장되어 전체적인 선수 교체가 이루어지고 있을 때 , 마운드에 다시 서던 지혁에게도 주심의 퇴장 선언이 이어졌다.


지혁은 자신이 뭔가 잘못 들었다 생각하고 충격받은 얼굴로 서있었고 이번엔 타이푼즈의 감독인 김수룡이 적접 덕아웃에서부터 뛰쳐나왔다.


관중들의 환호와 박수가 터져 나오는 가운데 수룡이 거의 뛸 듯이 걸어와 주심 앞에 섰다.


선수 시절부터 태풍을 몰고 다니는 용이라는 말과 함께 큰 체구로 유명했던 수룡인 만큼, 그런 수룡의 기세에 주심이 자기도 모르게 움찔하는 것도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작가의말

 <인물 소개 ─ 오장훈>

 나이 : 28

 포지션 : 3루수, 유격수 (우투우타)

 신체 : 191cm, 100kg

 등번호 : 5

 소속 : JS 윈즈


  윈즈 소속의 주전 3루수. 요즘 보기 드문 진성 우타 거포로 그 체구에 유연성과 반사신경 또한 매우 뛰어나 팀사정에 따라 유격수 수비를 보기도 한다. 데뷔 이후 꾸준히 경기에 출장하여 데뷔 3년차에 30홈런을 넘기고는(32홈런) 그후 꾸준히 9할 이상의 OPS와 30홈런을 보장해주는 특급 타자로 성장했고, 최근 아시안게임의 우승을 통해 군면제 혜택을 받았다.

 타이푼즈 소속의 불펜 투수 박민섭의 동문으로 2년 선배다. 


 이번 시즌이 끝나면 생애 2번째 FA권리를 행사하게 되어 팀을 떠날 것이 유력해보이는 선수지만, 자식의 교육 여건과 FA의 계약 규모를 생각했을 때 쉽사리 윈즈를 떠나기는 힘들 것이란 예측도 적지 않다.

 다만 최근 기근이라고 불리는 우타 거포에 3루수와 유격수를 볼 수 있는 내야 멀티포지션이라는 점, 그리고 이미 한 차례의 FA에서 증명한 꾸준함 등을 보았을 때 그가 시장에 나왔을 때 투자할 구단은 적지 않을 게 확실하다.

 최근 윈즈의 알력 다툼에 정신적으로 피폐하여, 되려 더 열심히 하는 타자. 생에 첫 40 홈런을 기록할 수 있는지가 기대된다.



  <작 중 FA제도>

  타자는 매 시즌 페넌트레이스 경기 수의 2/3 이상 출전, 투수는 규정 투구 횟수의 2/3 이상을 투구한 시즌─혹은 투타를 가리기 않고 정규시즌 1군 등록 일수가 145일 이상인 시즌─이 일정 시즌 이상에 도달한 선수들이 기존 소속 구단, 혹은 다른 구단과 계약할 수 있는 자유계약신분이 될 수 있는 규정으로 본 작품에선 군제대, 대학 선수, 고졸 선수를 구분하지 않고 5년으로 통일했습니다.

 해외 리그 이적은 5년차에 포스팅, 7년차에 자유입니다.

 FA계약 이후 재자격 취득은 4시즌이 필요합니다.


 FA가 공시되면 해당 선수가 1주일 이내에 한국야구위원회에 등록해야 자격을 얻으며 이때 한국야구위원회는 FA등록 선수들을 각 구단에 통보. 각 구단들은 교섭 의사가 있는 선수들을 지목하며 다시 한국야구위원회로 재통보하여 교섭 의사가 있는 구단이 일정 이상 넘어갈 경우 보상 선수 규정을 차등 적용한다(다만 교섭 의사가 없다고 한 구단도 후에 교섭은 가능한)는 등등의 방법은 생각해보았지만 이게 올바른 방법은 아닌 것 같아서 사용될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실제 이럴 경우 모든 구단이 교섭 의사가 없다고 하여 보상 선수 유출을 사전에 막아버리고선 계약에 나설 가능성이 아주 크겠습니다. 이거 막겠다고 교섭 의사가 있는 구단만을 대상으로 1차 교섭의 권리를 준다는 생각도 해봤는데 차라리 요즘 이슈인 등급제가 훨씬 낫겠습니다. 역시 이런 제도는 프로들이 건드려야.

 

 FA제도의 경우는 등장인물들의 이적을 자유롭게 하고 싶어서 조금 줄였습니다. 최근 추천과 조회수, 선작 올라가는 것을 보는 재미로 글을 쓰고 있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꾸준히 쓰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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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너무나 먼 출발선 - 6 +2 15.12.31 547 22 7쪽
31 너무나 먼 출발선 - 5 +2 15.12.30 584 20 8쪽
30 너무나 먼 출발선 - 4 +2 15.12.29 509 21 16쪽
29 너무나 먼 출발선 - 3 15.12.28 725 23 12쪽
28 너무나 먼 출발선 - 2 15.12.25 569 18 13쪽
27 너무나 먼 출발선 - 1 15.12.24 698 21 11쪽
26 누구를 위한 함성인가 - 14 15.12.23 579 21 14쪽
25 누구를 위한 함성인가 - 13 +2 15.12.22 746 20 11쪽
24 누구를 위한 함성인가 - 12 +2 15.12.21 558 17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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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누구를 위한 함성인가 - 7 15.12.15 712 22 8쪽
18 누구를 위한 함성인가 - 6 (12.15 - 내용 추가) +4 15.12.14 779 21 19쪽
17 누구를 위한 함성인가 - 5 15.12.13 800 28 10쪽
16 누구를 위한 함성인가 - 4 15.12.12 855 25 8쪽
15 누구를 위한 함성인가 - 3 15.12.12 792 25 7쪽
14 누구를 위한 함성인가 - 2 15.12.11 841 28 9쪽
13 누구를 위한 함성인가 - 1 15.12.10 1,241 31 11쪽
12 그 투수의 현위치 - 12 15.12.09 1,047 29 8쪽
11 그 투수의 현위치 - 11 15.12.08 1,197 30 8쪽
» 그 투수의 현위치 - 10 15.12.07 1,236 31 7쪽
9 그 투수의 현위치 - 9 15.12.06 1,398 36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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