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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럿거라! 안평대군 행차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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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명천
작품등록일 :
2024.07.18 13:16
최근연재일 :
2024.09.17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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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30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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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단종 즉위. 4

DUMMY

궁을 나서는데 이현로가 와서 고개를 숙였다.


“다녀오신 일은 잘되었습니까?”


“수릉을 알아보러 갔는데 정인지가 자리를 잘못 잡았네. 땅을 파보니 물이 나와서 전하께 보고하고 나오는 길이네. 의정부에서는 날짜를 정해 내가 알아본 수릉 자리를 살펴보러 갈 것이네.”


“알아보신 자리가 있는 것입니까?”


나는 내 뒤에 수문장이 있는 것을 보고 걸음을 걸어 거리를 두었다.


“··수양의 무덤을 대행대왕의 능으로 사용할 것일세.”


“명당의 자리입니까?”


“자네가 명당이라 판단했으니 명당이지 않겠는가?”


“제가 말입니까?”


“자네가 알아본 자리라고 말해 두었으니 그리 알게.”


“··알겠습니다.”


목효지와 이현로를 대동하여 다녀오는 것이 좋겠지만 정수사 동굴의 공사가 빨리 끝나야 했다. 그래서 생각한 인물이 있었다.


“최양선이 어디 있는지 알고 있는가?”


“그분은 왜 찾으시는 겁니까? 의정부, 예조, 승정원까지 허황한 말을 한다고 찍어서 다시는 조정에 발을 들일 수 없을 것입니다. 특히 정인지 대감이 극도로 싫어합니다.”


“정인지가 왜 최양선을 싫어하는가?”


“세종께서 수릉을 정하실 때 최양선이 손이 끊어지고 맏아들을 잃는다고 했습니다. 그때 풍수제조였던 정인지와 이정녕을 모욕했습니다.”


“어떻게?”


“풍수에 관한 공부만 해왔지. 실질적으로 산천을 돌아다니면서 땅을 선점해보지도 못한 것들이 아는 척을 한다고 상당히 모욕적인 언사를 하며 무시했습니다.”


“··맞는 말이네. 맏아들이 읽는다는 그의 말이 현실이 되었어.”


“대행대왕을 말씀이십니까?”


“그 이후로도 영릉을 천장하기 전까지 계속되었네.”


내가 이현로에게 알려준 사실들은 계유정난까지였다,


이현로는 곰곰이 생각하고는 자신의 의견을 말했다.


“···영릉을 천장하기는 쉬운 일이 절대 아닙니다. 재물과 인력이 상당할 것입니다.”


“알고 있네. 최양선이 어디에 살고 있는가?”


“오간수문터 근처에 사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곳으로 가서 알아보면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워낙 입이 맵기로 소문난 분이니 근처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것입니다.”


오간수문터는 흥인지문(興仁之門)과 광희문(光熙門) 사이에 있던 수문이었다.


바쁘게 움직였고, 오간수문터 근처에서 빨래하는 여인들에게 이현로가 물었다.


“이 근방에 최양선이라는 사람이 살고 있다고 하는데 어디로 가면 되는가?”


“최양선 어르신께서는 조금 더 올라가셔서 물어보시면 아실 것입니다.”


“알겠네. 고맙네.”


이현로와 함께 청계천을 지나갔다.


대한민국에서 봤던 정비된 하천이 아니었다. 오물과 퇴적물들이 쌓여있어 악취가 나고 주변에 어지러운 집들이 모여 있는 곳이었다.


“이곳이 여름이면 물난리가 나며, 사람들이 똥, 오줌을 버리며 관리가 전혀 되지 않습니다. 도성 가운데 흐르는 계천을 정비해야 왕궁의 기운이 좋아집니다.”


“자네 말대로 그래야 하겠네.”


우리는 오간수문터에서 흥인지문으로 이동했고,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서 최양선이 사는 집을 찾았다.


“지방을 돌아다니면서 지관으로 살아도 떵떵거리면서 살 수 있을 텐데 미련을 못 버리고 이런 곳에서 생활하고 있다니 끈 떨어지니 형편없습니다.”


이현로가 최양선이 사는 집을 보며 한 소리했다.


집이 아닌 움막으로 보이는 곳이었고, 이현로의 말이 들렸는지 문을 막아놓은 거적때기를 열고 최양선이 모습을 드러냈다.


“자네는 나와 다를 줄 아는가? 장리(贓吏)에 이름을 올린 이현로가 나를 걱정할 정도는 아니네.”


최양선은 궁에 있을 때 몇 번 본적이 있는 사람이었다. 궁에 나와 얼마나 고생했는지 얼굴이 많이 상했고, 초라하게 늙어있었다.


“오랜만에 뵙습니다. 수양대군이라면 모르겠지만 안평대군께서 이 사람을 찾아올 줄은 몰랐습니다.”


“수양 형님이 왜 자네를 찾겠는가?”


“욕심이 많은 사람은 자신이 가진 것에 절대로 만족하지 않습니다. 남이 가진 것을 빼앗아야 만족하는 법입니다. 그런 사람이 수양대군이지요.”


“자네는 복서(卜筮)도 볼 줄 아는가?”


“복서는 볼 줄 모르지만, 지금까지 살아온 연륜이라고 말하겠습니다.”


“서운부정(書雲副正)까지 지낸 사람이 왜 이런 곳에 살고 있는가?”


“올해가 지나면 고향인 서천으로 내려가려고 했습니다만 안평대군께서 이 사람을 찾아오셨습니다. 제게 무엇을 바라고 계신 것입니까?”


“대행대왕의 수릉자리를 함께 살펴봐 줄 수 있겠나?”


“이미 찾으신 자리가 있는 것입니까?”


“그렇네.”


최양선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내게 물었다.


“제게 무엇을 해주실 수 있습니까?”


“원하는 것이 있는가?”


“머무를 수 있는 집과 노후를 책임져 주신다면 안평대군께 늙은 가노가 되어 보이겠습니다.”


나는 최양선을 쳐다봤고, 반짝이는 눈빛을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먼저 목욕부터 하시고, 옷부터 갈아입는 것이 좋아 보이네. 그 후 저녁에 이현로와 함께 무계정사로 찾아오게.”


“··알겠습니다.”


나는 이현로를 남겨놓고 무계정사로 돌아왔다.



****



반가운 이들이 사랑방 대청을 차지하고 있었다.


황귀존, 김대성이었다.


이 둘은 거문고의 명인들이었고, 나와 가깝게 지낸다는 이유로 수양에게 처형당했던 이들이었다.


“조선에서 그 누구보다 바쁜 이들이 밤도 아닌데 나를 찾아왔는가?”


“나라의 큰일이 있는데 그 누가 음악 소리를 내겠습니까? 요즘 매일 집에만 있습니다.”


“자네도 그리하는가?”


김대정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숙였다.


“잘 왔네. 자네들에게 부탁할 것이 있네.”


나는 대청마루에 올라 먼저 자리를 잡고 앉았고, 그 후 황귀존과 김대정이 맞은편에 자리했다.


“내가 재주가 있는 이들을 선별하여 모으고자 하네. 가령 상인이나 장인을 말함이네.”


황귀존은 곰곰이 생각하더니 말했다.


“시전상인은 아니고 상인의 뜻을 둔 사람을 알고 있습니다. 지금 비록 억울한 일을 당하여 힘든 처지에 있지만 분명히 재능이 있는 친구입니다. 이름은 조문공입니다.”


“한번 데려오시게.”


“알겠습니다.”


나는 김대정을 보며 추천할 인물을 말하라고 눈빛을 보냈고, 김대정이 입을 열었다.


“대장장이 한 명을 알고 있습니다. 방포라고 상당히 실력이 좋은 사람인데 군역에 끌려가서 저수지를 짓는 일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대장장이라면 쓸모가 많을 것이네. 내가 데리고 오지. 그 외에도 재능이 있는 사람을 계속 데려와 주게.”


“알겠습니다.”


이들과 시간을 보내고 있을 때 이현로와 최양선이 무계정사로 들어왔다.


“소문으로 들었는데 이 안으로 들어오니 별천지입니다.”


최양선은 무계정사의 정원을 보며 감탄했고, 함께 자리했다.


황귀존은 최양선을 보며 말을 건넸다.


“안평대군께서 재능이 있는 이를 찾고 있습니다. 혹시 아는 사람들이 있겠습니까?”


최양선은 나를 보며 미소를 지었고, 자신이 있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러십니까? 이 사람이 전국을 돌아다니면서 많은 이들을 알고 있습니다. 조심스럽지만 말씀드리자면 천민의 자식으로 태어났지만, 가진 재능을 보이지 못하고 도축하는 이를 알고 있고, 똑똑한 사람이지만 몰락한 양반이어서 농사를 짓고 있는 사람도 알고 있습니다.”


“모두 데려와 보십시오. 이 사람이 살펴보고 고용하도록 하겠습니다.”


“좋습니다. 어렵지 않습니다.”


저녁 식사까지 함께했고, 최양선과 이현로는 무계정사에 남고, 황귀존과 김대정은 자기 집으로 돌아갔다.


목효지가 강화도 정수사의 동굴의 작업이 끝나면, 대한민국에서 완성했던 발전된 시설을 짓고 이 시설들을 이해하고, 운영할 수 있는 사람들이 있어야 했다. 모든 공정을 배우고 실행할 수 있는 책임자가 가장 중요했다.


내가 계속 상주할 수 없기에 무조건 똑똑한 사람이 필요했고, 대한민국에서부터 생각한 사람이 있었는데 나이가 아직 어렸다. 하지만 대행대왕께서 장영실의 위치를 알려주셨기에 그를 만나야 했다.


아산현이었다.



****



“영릉은 반드시 천장하셔야 합니다. 대행대왕께서 일찍 돌아가신 것도 이후 전하께서 자식을 낳게 된다면 큰 화가 미칠 것입니다.”


수릉을 확인하러 아침 일찍 출발했고, 최양선은 이 말을 반복해서 내게 말했다.


“···지금은 그리하지 못하지만 약속하네. 영릉은 옮기게 되면 자네에게 부탁하겠네.”


내 말에 최양선은 고개를 깊숙이 숙였다.


말을 타고 이동했고, 도착한 곳에서 말에서 내렸다.


“이곳은 왕가의 사냥터이지 않습니까?”


이현로의 말에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왕족들이 이곳에 와서 사냥했고, 군사 훈련까지 했던 곳이었다. 사냥을 좋아하는 수양이 이 자리를 찾은 이유였다.


함께 이동했고, 대한민국에서 본 위치를 찾아갔다.


산 중턱까지 올라오고, 걸음을 멈췄다.


“이 자리일세. 풍수학적으로 어떤지 말해 주게.”


이현로와 최양선이 주변을 둘러보며 자기 생각을 말했다.


“부토자지지체(夫土者氣之體) 유토사유기(有土斯有氣)라 하였습니다. 흙은 생기의 몸이기에 흙이 있는 곳에 생기가 있다고 하였습니다. 청룡과 백호가 혈장을 감싸주고 생기를 응축시켜 주는 혈장오악(穴場五嶽)과 삼성(三星)을 갖추고 있습니다.”


“천마산의 지맥(支脈)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배산임수(背山臨水)의 형국이며 주산인 천마산이 능을 보호하는 형세입니다. 균형 잡힌 지형입니다.”


“안산(案山)이 있어 기운을 받아들이는 역할을 하며 주변에 하천이 있어 물의 기운도 받아들이는 형국이며, 번영과 안정 그리고 후손들의 번창을 할 수 있는 곳입니다.”


“명당으로 부족함이 없습니다. 다만, 이곳은 동래 정씨의 선대 묘역이 있는 자리로 보입니다. 수릉으로 지정되면 다른 곳으로 이장해야 합니다.”


“예문관 제학(藝文館提學) 정창손(鄭昌孫)이 동래 정씨입니다.”


“그것은 의정부에서 알아서 할 테고 이 자리가 명당이라 했으니 돌아가서 보고하면 될 것 같네. 이 사람은 이현로와 함께 아산현으로 가야 하니 최양선 자네는 한양으로 돌아가서 사람을 찾아주게.”


“알겠습니다.”



****



함께 이동하다가 갈림길에서 최양선을 보내고 이현로와 아산현으로 이동했다.


“아산현으로 가시는 이유가 있겠습니까?”


“대행대왕께서 나에게 남긴 유산이 있어 찾으러 가네.”


“그것이 무엇입니까?”


“장영실일세.”


“장호군을 말씀하십니까? 이미 죽은 사람이 아니었습니까? 의금부에서 80대 장형을 받고 얼마 지나지 않아 죽은 것으로 알고 있었습니다.”


“대행대왕께서 무기 제작에 비중을 두셨는데 장영실을 숨겨놓으신 것 같네.”


“그렇다면 아산현에 있다는 말씀입니까?”


“그렇다네.”


우리는 신정호 건너편 남산으로 올라갔다.


“더 이상 올라갈 수 없습니다. 내려가십시오.”


병사 3명이 지키고 있었고, 내 복장을 보고 함부로 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라 판단했는지 정중하게 말했다.


“··이분이 누구신지 알고 명령하는 것이냐? 이분은 세종대왕의 삼남이며 전하의 숙부인 안평대군이시네.”


병사들은 고개를 숙였지만, 입구를 여전히 몸으로 막고 있었다.


“장호군을 보러왔네.”


“··죽을죄를 지었습니다. 하지만 상관의 허락이 있어야 들어가실 수 있습니다. 한 명을 보내 알릴 터이니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아니 이 사람들이 지금··.”


“기다리겠네.”


이현로는 눈을 부라리며 소리를 쳤지만 내 말에 물러났다.


20분 정도 지나서 병사와 함께 장영실이 모습을 보였다.


“안평대군께서 오셨습니까?”


“그렇다네. 대행대왕께서 자네를 만나 거두라는 말을 듣고 실행하러 왔네.”


“··함께 올라가시지요.”


장영실과 함께 산으로 올라갔고, 작은 마을이 형성되어 있었다.


장영실과 일을 하는 장정들은 10명 정도였고, 가족들이 30명 정도 눈에 들어왔다.


“이들과 함께하고 있는 것인가?”


“승하하신 전하께서 함께 일할 사람을 선별하여 제게 붙여주셨고, 이곳에서 작업을 하고 있었습니다. 대부분 무기를 제작하고 실생활에 필요한 농사 장비를 제작하고 있습니다.”


“만든 것을 보여줄 수 있겠는가?”


“이쪽으로 오십시오.”


이 마을에서 가장 커 보이는 창고로 이동했고 문을 열고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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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고명 사은사. 11 +7 24.09.13 699 31 13쪽
37 고명 사은사. 10 +3 24.09.12 719 31 13쪽
36 고명 사은사. 9 +2 24.09.11 783 35 13쪽
35 고명 사은사. 8 +3 24.09.10 801 29 13쪽
34 고명 사은사. 7 +4 24.09.09 835 37 13쪽
33 고명 사은사. 6 +5 24.09.06 937 36 13쪽
32 고명 사은사. 5 +2 24.09.05 893 34 13쪽
31 고명 사은사. 4 +2 24.09.04 958 32 13쪽
30 고명 사은사. 3 +4 24.09.03 973 34 13쪽
29 고명 사은사. 2 +11 24.09.02 1,013 38 13쪽
28 고명 사은사. 1 +9 24.08.30 1,146 40 12쪽
27 황표정사. 12 +4 24.08.29 1,085 34 13쪽
26 황표정사. 11 +8 24.08.28 1,055 36 13쪽
25 황표정사. 10 +3 24.08.27 1,048 35 13쪽
24 황표정사. 9 +1 24.08.26 1,109 35 12쪽
23 황표정사. 8 +8 24.08.23 1,143 38 12쪽
22 황표정사. 7 +7 24.08.22 1,099 39 13쪽
21 황표정사. 6 +5 24.08.21 1,155 38 13쪽
20 황표정사. 5 +3 24.08.20 1,172 37 13쪽
19 황표정사. 4 +2 24.08.19 1,185 39 13쪽
18 황표정사. 3 +6 24.08.16 1,309 41 13쪽
17 황표정사. 2 +5 24.08.15 1,332 38 14쪽
16 황표정사. 1 +3 24.08.14 1,419 36 12쪽
15 단종 즉위. 11 +6 24.08.13 1,535 42 13쪽
14 단종 즉위. 10 +4 24.08.12 1,569 42 13쪽
13 단종 즉위. 9 +4 24.08.06 1,771 51 12쪽
12 단종 즉위. 8 +5 24.08.05 1,706 53 12쪽
11 단종 즉위. 7 +5 24.08.02 1,861 56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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