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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럿거라! 안평대군 행차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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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명천
작품등록일 :
2024.07.18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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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7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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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30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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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고명 사은사. 1

DUMMY

[이번 일이 끝나면 정리하고 명나라로 가려고 합니다. 이 조선에서는 내가 안평대군의 위협에 살 수가 없을 것 같습니다. 사돈.]


[안평이 위협이 된다니요. 그런 일은 없을 것입니다. 글씨나 쓰고, 시를 지으며 풍류를 좋아하는 안평은 절대 큰일을 도모할 수 없는 인물입니다. 아무 걱정하지 마십시오.]


[집현전과 의정부 대신들이 안평에게 호의적인 것은 알고 계십니까?]


[그들이 무슨 짓을 벌인다고 해도 나의 상대가 될 수는 없습니다.]


[이번에 고명이 전해 내려오면 사은사로 가야 할 텐데 사돈께서 가시는 것은 어떻겠습니까?]


원 역사에서 이현로의 요청으로 고명 사은사로 가겠다고 나는 영의정 황보인에게 말했지만, 수양이 가겠다고 하여 가지 못하였다. 한확이 수양에게 권했던 것이다.


[그 먼 길을 이 시기에 내가 갈 이유가 없습니다.]


[대업을 이루신다고 해도 명나라에서 허락이 없다면 왕으로 인정받지 못합니다. 미리 가서 황제의 눈에 들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명을 다녀오는 것이 3개월을 걸릴 터인데 의정부와 안평이 가만있겠습니까?]


[황보인, 김종서의 아들을 데리고 명나라를 다녀오십시오. 그들이 무슨 짓을 벌이겠습니까? 사돈께서 명나라를 다녀오신다면 저들은 방심할 것입니다. 또한 제가 만반의 준비를 해드릴 테니 다녀오시는 것은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그들을 데리고 가고, 사돈이 준비해 주신다면 다녀오는 것도 나쁘지 않겠습니다.]


길게 침묵이 이어졌고, 진둔이 내 글씨의 칭찬이 작게 들려왔다.


그 후.


[사돈께서 대업을 이루신다면 안평의 처리는 어찌하실 생각입니까?]


[사돈께서 원하시는 대로 하셔도 좋습니다.]


나는 이들의 대화를 듣고 미소가 지어졌다.


고명 사은사는 내가 반드시 가야 하는 자리였다. 한확은 선을 넘었고, 내 행사에 방해가 되는 인물이었다. 확실히 처리되어야 했다.



****



무계정사에 돌아오자, 조문공이 망울이와 함께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내일 담당정에서 연회를 주최할 것이네. 그러니 준비를 해주게. 내일 오후에 비가 내리고 낙뢰가 칠 터이니 준비 단단히 해주게.”


“알겠습니다.”


망울이는 한쪽으로 물러났고, 조문공이 고개 숙여 인사를 하고 내게 다가왔다.


“내일 비가 오는 것을 알고 계십니까?”


나는 조선왕조실록을 통해서 내일 비가 오고 낙뢰가 치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내일은 계획된 시간이었다.


“요즘 날씨의 변덕이 심해서 미리 대비하는 것일세. 자네는 내가 약속한 3개월이 되기 전에 쌀 200석을 가지고 왔네. 어찌했는지 들어볼 수 있겠는가?”


“무척이나 바쁘게 배를 타고 반복하여 한양을 다녀갔습니다. 충남에 지진이 일어 어려움에 부닥친 사람들이 많아 쌀의 공급이 필요했고, 소인이 약간의 이문을 얹어 쌀 공급을 하며 도움을 주었습니다.”


“약간의 이문이 쌀 200석을 가져오게 했는가?”


“소인이 장사꾼이기에 이문을 얹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지방 양반들이 빌려주는 양식보다는 저렴하게 공급하였습니다.”


“알겠네. 자네의 수고를 알았으니 내가 다시 자네를 찾겠네.”


“물러가겠습니다.”


망울이가 예상했던 결과와 일치했다. 조문공이 물러났고, 나는 망울이에게 말했다.


“나와 함께 하기에는 부족해 보이는데 자네의 생각은 어떤가?”


“열심히 하는 사람이니 부자가 될 것입니다. 하지만 큰 상단을 이끌 수 있는 재목으로 보이지는 않습니다.”


망울이는 나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고, 나는 유심히 망울이를 쳐다봤다.


“···자네가 해 보는 것은 어떤가?”


“소인이 무엇을 알겠습니까? 저는 이곳에서 안평대군을 모시고, 무계정사를 가꾸는 데에도 심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내가 반드시 믿고 의지할 사람이 필요하네. 상단을 운영하는 것은 중요한 일이네 자네가 해 보게.”



****



나는 궁에 입궐하였고, 이귀를 만났다.


“정분 대감께서 어디에 계시는가?”


“며칠 동안 군기시에서 야장들과 작업을 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아마도 그곳에 있을 것입니다.”


“특별한 일이 있는가?”


“숙빈 홍씨가 내명부의 일을 처리하고 있습니다. 이에 혜빈 양씨가 전하를 찾아 뵙고 하소연하였습니다. 그리고 경혜공주와 영양위(寧陽尉)께서 전하를 알현하여 한동안 대화를 나누셨습니다.”


“수양은 궁에 들어와서 별다른 일이 없었는가?”


“정인지, 정창손 대감들과 집현전의 신숙주, 성삼문 그리고 도승지인 하위지와 몇 차례 자리를 가졌습니다.”


“··알겠네. 고맙네.”


나는 이귀를 뒤로하고 군기시로 갔는데 정분대감은 군기시의 야장들과 대화를 하고 있었다.


“물의 힘이 있는데 버틸 수 있는 철문을 제작하는 것과 철문을 들어 올리고 내리는데, 도르래를 이용한다지만 쉽게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 않습니다.”


“나 역시 같은 생각이네. 철문의 두께를 조절하면 물의 힘에 버티지 못하고, 두껍게 한다면 수문을 개방하게 될 때 인력으로 불가능한 일일세.”


“이 사람이 해결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야장들과 정분대감이 고개를 돌렸고 나는 미소를 지었다.


“철문을 만들 때 물이 닿는 부분이 불룩하게 제작하여 물의 힘을 분산시키고, 문틀까지 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더불어 철문에 한가지 장착하여야 하는데 원통형의 철을 설치하여 인양대에 원통철이 안착하면 도르래 형식의 회전력을 전달하여 수문을 적은 힘으로도 쉽게 들어 올릴 수 있습니다.”


정분대감과 야장들은 내 말을 이해하지 못했고, 나는 그림을 그려 가면서 설명했다. 이 방식은 롤러게이트 수문이었다. 대한민국 저수지에 주로 사용하는 방식이었다.


“원형통의 철이 힘을 분배해서 인력을 이용하여 들어 올리는 데 문제가 없겠습니다.”


“원통형 철을 만들고 수문을 만드는 데 상당한 시간이 필요해 보입니다.”


야장의 말이 맞았다. 이들이 만들면 시간이 오래 걸리고, 만족스러운 결과가 나오지 못할 확률이 높았다. 초기에 내가 만들어 보급한다면 이것을 기초로 다른 곳의 저수지 수문도 이들이 제작할 수 있었다.


“내가 만들어서 가져올 테니 저수지에 필요한 작업을 먼저 진행해 보게.”


나는 노트북에 있는 롤러게이트 설계도를 가지고 있었다.


“안평대군께서 수문을 처리해 주신다고 하니 나는 당진으로 내려가서 살펴보는 게 좋을 듯합니다.”


정분대감과 대화를 통해서 그가 말하는 지역인 예당저수지인 것을 확인했다.


이곳은 예산, 당진에 걸쳐 평야를 관개하기 위해서 꼭 필요한 작업이었다. 무한천, 신양천등이 흘러들어오는 곳이었다.


충청도 일대의 많은 도움이 될 것이 분명했다.



****



밤늦은 시간. 수춘군과 천수달이 함께 왔다.


“제가 할 일입니다. 하지만 사람을 죽여 본 적이 없어. 천수달에게 함께 가달라고 부탁하였습니다.”


수춘군은 고민이 많아 보이는 얼굴이었다.


“오전에 배를 타고 오후에 담당정에 오를 것이다. 담당정에 도착하여 배에서 내릴 때 비가 오고 낙뢰가 칠 것이니 이때 한확의 머리를 날려라.”


“알겠습니다.”


“위치는 1km 이내로 잡고 천수달과 함께 자리를 잡으라.”


나는 설명을 했고, 수춘군은 고민했던 것을 내게 물었다.


“···한확이 왜 죽어야 합니까?”


“수춘군은 그것이 중요한가?”


“무계정사에 오면서 많은 생각을 하였습니다. 죽어야 할 이유가 합당해야 제가 마음이 편할 것입니다.”


나는 천수달을 보며 물었다.


“자네는 사람을 죽여 본 적이 있는가?”


“물론입니다. 산군을 죽이는 일을 하고 있지만 사람을 죽일 일이 일어나고는 합니다.”


“그럼, 자네는 사람을 죽일 때 이유를 찾는가?”


“이유가 어디 있습니까? 주인께서 지시하시면 그대로 따르는 게 제 일입니다.”


“수춘군은 천수달과 같은 군인이다. 명령에 따라 움직여 하는 사람이지 이유를 찾지 마라.”


“···알겠습니다.”


수춘군은 긴장하고, 불안한 모습을 감추지 못했다.


나는 수양대군과 한확의 대화 내용 중에 한 부분을 들려주었다.


[대업을 이루신다면 이 사람이 안평을 처리해도 되겠습니까?]


한확의 목소리를 들려줬다.


수춘군은 고개를 들어 나를 쳐다봤다.


“한확이 역모를 꾸미고 있습니까?”


“그렇네.”


“제가 반드시 처리하겠습니다.”


수춘군의 눈에 힘이 들어왔다.



****



태화관에 도착하자 도승지인 하위지가 나와 있었다.


“전하께서 안평대군과 함께 명나라 사신 접대를 지켜보라 지시하였습니다.”


“잘되었네. 어제 집현전 학사들이 와서 교과서를 가져갔네. 자네도 함께 돌려가며 보게.”


“알겠습니다.”


“얼마 전에 김종서 대감의 아들인 김승규는 사복 소윤이 되었고, 그의 아우 김승벽도 관직에 올랐습니다.”


나는 하위지를 쳐다봤다.


“왜 그러십니까?”


“자네는 김종서 대감이 미운가?”


“그런 것이 아니라 어찌 권력을 이용하여 특지를 통해서 관직에 제수할 수가 있습니까? 이것은 말도 되지 않은 일입니다.”


“그 정도는 크게 상관없지 않겠나? 김종서 대감의 아들이다. 그 정도의 능력은 갖추고 있을 것이다. 이번에는 그냥 넘어가도록 하게.”


“알겠습니다.”


태화관에서 사신들과 한확, 수양과 함께 한강변으로 갔고, 그곳에서 배를 타고 강의 풍경을 구경하였다.


나를 싫어하는 한확은 나와 가장 멀리 떨어진 곳에 자리를 잡았고, 그의 뒤편에 지붕을 쳐다봤다, 제대로 자리를 잡았다.


“수도에 이런 큰 강이 있어 유람할 수 있으니 큰 복입니다.”


사신들은 각자 자리를 잡고 술을 마셨다.


배는 천천히 담당정으로 향했고, 하늘에 먹구름이 잔뜩 몰려오고 있었다.


“비가 올 것 같습니다. 안쪽으로 들어가서 비를 피하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조금 있으면 담당정에 도착하니 잠시 피하십시오.”


한확이 비를 피할 수 있는 지붕에 가장 가까이 자리를 잡고 있어서 가장 안쪽으로 들어갔고, 한두 방울씩 내리던 비가 세차게 내렸다.


“비가 요란히 옵니다. 얼마나 더 가야 하는 겁니까?”


진둔의 질문에 나는 밖을 쳐다봤고, 담당정에 그리 멀지 않을 것을 확인했다.


“일다경정도 가면 도착할 듯합니다. 담당정에서 내리는 비와 풍경을 보시면서 술과 음식을 드시면 정취가 있을 것입니다.”


담당정에 도착했고, 뱃사공의 말이 들렸다.


“이제 도착합니다. 비가 와서 물살이 세차니 천천히 내리십시오.”


순서에 따라 명나라 사신들이 내렸고, 가장 안쪽에 있던 한확이 가장 뒤에 남아서 밖으로 걸음을 옮겼다.


“조심하십시오. 낙뢰로 인해 머리가 날아갈 수 있습니다.”


나는 배 가장 뒤쪽에서 한확을 보며 말했고, 나를 뒤돌아 보고는 밖으로 나갔다.



****



“배가 도착하였습니다.”


“알고 있습니다.”


수춘군은 엎드려 야간 조준경을 보며 호흡을 정리했다.


“사람을 죽여 본 적이 없습니까?”


“··없습니다. 나는 조선의 군으로 지금까지 살아왔습니다.”


“저는 착호갑사로 들어오기 전까지 왈패나 다름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살아남기 위해서 사람들을 괴롭히고, 죽이는 일을 스스럼없이 해 오고는 했습니다. 지금 보이는 목표물이 사람이라 생각하지 마십시오. 짐승이라 생각하시고 방아쇠를 당기시는 것이 마음 편하실 겁니다.”


“······.”


수춘군은 대답하지 않고 조준경을 보며 배에서 내리는 사람들을 확인했고, 가장 늦게 나오는 사람의 모습을 확인했다.


한확이었다.


수춘군은 숨을 내뱉고, 호흡을 멈췄다.


한확이 내리는 비를 한번 쳐다본 후 배 중간 정도까지 걸어 나왔고, 배가 움직여서 조심스러운 발걸음이었다.


수춘군은 방아쇠에 손가락을 걸었다.


우르릉. 번쩍.


한확의 짜증 섞인 얼굴이 낙뢰로 확실하게 보였다.


탕.


한확이 머리를 맞고, 그 충격으로 배 밑으로 떨어졌다.


“수고하셨습니다.”


천수달의 말에 수춘군은 호흡을 몰아쉬었다.



****



낙뢰가 한강에 떨어졌고, 새벽 같은 밝음이 있었다.


첨벙.


나는 뒤에서 머리가 터져나가며 충격으로 강에 빠지는 한확을 확인했다.


밖으로 나가 배 난간을 잡고 한확의 상태를 확인했다.


머리가 터져나가서 목 아랫부분만 온전한 상태였다.


“낙뢰가 떨어져 한확이 천벌을 받았습니다.”


나는 소리쳐 이들이 한확의 죽은 모습을 볼 수 있도록 했고, 사람들이 몸을 돌려 나를 쳐다봤다.


“한확이 낙뢰에 맞아 머리가 날아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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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고명 사은사. 12 +6 24.09.16 488 27 12쪽
38 고명 사은사. 11 +7 24.09.13 699 31 13쪽
37 고명 사은사. 10 +3 24.09.12 719 31 13쪽
36 고명 사은사. 9 +2 24.09.11 783 35 13쪽
35 고명 사은사. 8 +3 24.09.10 801 29 13쪽
34 고명 사은사. 7 +4 24.09.09 835 37 13쪽
33 고명 사은사. 6 +5 24.09.06 937 36 13쪽
32 고명 사은사. 5 +2 24.09.05 893 34 13쪽
31 고명 사은사. 4 +2 24.09.04 958 32 13쪽
30 고명 사은사. 3 +4 24.09.03 974 34 13쪽
29 고명 사은사. 2 +11 24.09.02 1,013 38 13쪽
» 고명 사은사. 1 +9 24.08.30 1,147 40 12쪽
27 황표정사. 12 +4 24.08.29 1,085 34 13쪽
26 황표정사. 11 +8 24.08.28 1,055 36 13쪽
25 황표정사. 10 +3 24.08.27 1,049 35 13쪽
24 황표정사. 9 +1 24.08.26 1,109 35 12쪽
23 황표정사. 8 +8 24.08.23 1,143 38 12쪽
22 황표정사. 7 +7 24.08.22 1,099 39 13쪽
21 황표정사. 6 +5 24.08.21 1,155 38 13쪽
20 황표정사. 5 +3 24.08.20 1,172 37 13쪽
19 황표정사. 4 +2 24.08.19 1,185 39 13쪽
18 황표정사. 3 +6 24.08.16 1,309 41 13쪽
17 황표정사. 2 +5 24.08.15 1,332 38 14쪽
16 황표정사. 1 +3 24.08.14 1,419 36 12쪽
15 단종 즉위. 11 +6 24.08.13 1,536 42 13쪽
14 단종 즉위. 10 +4 24.08.12 1,569 42 13쪽
13 단종 즉위. 9 +4 24.08.06 1,771 51 12쪽
12 단종 즉위. 8 +5 24.08.05 1,706 53 12쪽
11 단종 즉위. 7 +5 24.08.02 1,861 56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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