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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럿거라! 안평대군 행차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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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명천
작품등록일 :
2024.07.18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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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7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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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6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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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3쪽

고명 사은사. 6

DUMMY

수레와 함께 손용호는 무계정사로 보내고, 궁에 입궐하였다.


“안평대군 오셨습니까?”


엄자치가 나를 맞이했고, 몇 마디 대화를 나눴다.


“그동안 별일 없었는가?”


“전하께서 수강궁(壽康宮)으로 옮기실 예정입니다. 또한 주자소에서 역대병요를 인쇄하고자 안평대군을 요청하였습니다. 마지막으로 수양대군께서 연회를 준비 중이십니다. 다만 안평대군의 생일과 시일이 겹칩니다.”


“알고 있네. 재밌는 경쟁이 될 것이야. 자네는 지금 궁녀를 시켜 매화틀을 준비해 놓게.”


“··매화틀을 준비합니까?”


엄자치는 다시 한번 물었고,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고하시게.”


“전하. 안평대군 드시옵니다.”


“모시게.”


안에서 허락이 떨어졌고, 안으로 들어가서 예를 보이고 자리에 앉았다.


“의정부와 도승지에게 안평숙부께서 직접 고명사은사로 가겠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고된 길이며 험할 수 있으니 부마인 영양위를 보내려고 하는데 어떻겠습니까?.”


“전하. 신이 고명사은사로 가려고 하는 것은 고명에 대한 일보다 다른 뜻이 있어서 태상황을 만나려고 하는 것입니다. 신이 아니면 할 수 없는 일입니다.”


“황제에서 물러난 태상황을 만나려는 이유가 있습니까?”


병사들의 육성과 개발을 위해서 큰 비용이 들어가는데 단천은광을 개발하려면 전하의 허락이 필요한 일이었다. 전하께 앞으로의 계획을 알려드리고 진행하는 것이 옳은 일이었다.


“··현황제는 오래가지 못할 것입니다. 그러니 태상황에게 요청할 것이 있습니다.”


전하께서는 생각에 잠겼고, 입을 열었다.


“··역모를 도울 생각입니까?”


“본래의 자리로 돌아가는 것입니다. 이에 도움을 주고 원하는 것을 받아 올 생각입니다.”


“원하는 것이 무엇입니까?”


“여진의 땅과 요동입니다.”


“아바마마께서도 아시는 일이었습니까?”


“선대왕께서 계획하신 일입니다. 신은 반드시 이 일을 진행하며 원하는 결과를 가져올 거입니다. 이에 병사를 육성하고자 합니다. 이에 재물이 필요한 일입니다. 해서 단청은광의 개발을 허락하여 주십시오.”


“과인은 안평숙부를 의지하고 믿습니다. 조선의 부국강병을 위해 최선을 다해 주십시오.”


“성은이 망극하나이다. 전하.”


간단한 다과가 나왔고, 차를 마시고는 이번 고명사은사로 가는 길에 함께 갈 인원을 말하였다.


“부사로 개성부유수(開城府留守) 기건(奇虔)을 삼고, 서정관(書狀官)으로 집현전 직제학 신숙주, 그리고 명나라 환관 윤봉의 조카 윤길생을 데려가려 합니다.”


“그러하시지요.”


나는 전하께 허락을 받았고, 소매에서 구충제를 꺼냈다.


“이것이 무엇입니까?”


“사람의 몸에는 충이 있습니다. 입으로 먹고 마시는 것들의 영양이 사람이 흡수하는 것이 아니라 충을 키우고 있습니다. 이 약을 드시면 그 충이 박멸될 것입니다.”


“저번에 두창을 치료하는 약을 맞고 3일 정도 열이 있었으나 부담이 되지는 않았습니다. 이것 또한 열이 나는 것입니까?”


“아닙니다. 이 약은 먹는 것이고, 반각 정도 지나면 배가 아프고, 장에 있는 충이 매화로 나올 것입니다.”


“알겠습니다. 그럼 먹겠습니다.”


전하께서는 약을 먹고, 물을 삼켰다.


“주자소에서 역대병요를 제작하기 위해서 안평숙부의 글을 요청하였습니다. 이에 도움을 주시길 바랍니다.”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내일 가서 바로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나는 잠시 뜸을 들인 후에 전하게 아뢰었다.


“하위지, 신숙주의 자식들이 혼인을 축하하고자 신이 불꽃놀이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술시에 터트릴 것이고 이에 금화도감(禁火都監)을 준비하고자 합니다.”


“불꽃놀이는 화약이 많이 필요하여 금지하고 있는데 안평숙부께서 필요하시다면 군기시에 전달하도록 하겠습니다.”


“신이 이미 군기시가 아닌 개인적으로 준비하였습니다. 술시에 하고자 하니 전하께서 지켜보시면 보기에 좋으실 겁니다.”


“안평숙부의 말대로 지켜보도록 하겠습니다. 더 하실 말이 있는 겁니까?”


“그만 물러가도록 하겠습니다.”


전하께서 참는 것 같은 표정을 보였고, 나는 바로 일어나서 예를 보이고 물러났다.


“어서 매화틀을 전하께 드리게. 빨리.”


매화틀을 들고 있는 궁녀가 안으로 들어갔고, 나는 엄자치에거 약속된 날짜에 금화도감을 준비시켜 달라 말을 전하고 궁을 나왔다.



****



무계정사로 돌아와서 망울이를 만났다.


“강화도에서 각종 작물을 심을 모종을 보내줄 것이네. 이에 내가 설명을 해주겠네.”


나는 대청마루에 노트북을 켜서 심을 작물을 보여주고, 심는 방법과 재배기간이 있는 영상을 보여주면서 설명했다.


“감자는 재배기간 100일 정도이네. 봄에는 싹이 난 것을 잘라 심으면 되지만 가을에는 통째로 심어야 발육이 잘되네. 마늘은 월동작물로 겨울을 나고 봄에 캐면 될 것이고, 무는 지금 심으면 늦가을에 캐면 될 것이네.”


“안평대군의 양모님이 가지고 계신 밭에도 심도록 하겠습니다.”


“한곳에 집중하지 말고, 전국에 퍼질 수 있도록 나눠서 심어 주게. 또한 논에는 가을보리를 심어야 하니 이에 준비를 해주게.”


“말씀하신 대로 실행하겠습니다.”


“무계정사에서 내 생일연회를 하려고 하네. 준비해 주게.”


“알겠습니다.”


나는 손용호가 가지고 온 수레를 하인들에게 시켜 무계정사 바깥에 10개를 설치하였다.


“5개는 어디에 설치하는 것입니까?”


“하위지와 신숙주가 사돈을 맺었는데 축하하는 의미에서 5개를 터트리는 생각이네. 이틀 후에 혼인이 있을 것이니 가져다주게.”


“알겠습니다.”


나는 손용호에게 폭죽을 발사하는 방법과 함께 숫자 300을 세고 하나씩 터트리라는 말을 전했다.


“한꺼번에 터트리면 보기에 좋지 않겠습니까?”


손용호의 말을 듣고 설명했다.


“이건 기존의 불꽃놀이와 차원을 달리하는 것일세 엄청나게 크고, 화려한 불꽃이 나올 것일세. 충분히 만족스러울 것이야.”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이 불꽃놀이는 하나에 3천만 원 정도 하는 물건이었다.


총 15개로 4억 5천만 원이었다.


먼저 도발한 것은 수양이었다.


나는 불꽃놀이와 함께 가지고 온 술로 수양의 연회를 망칠 것이다.



****



이틀 동안 주자소에서 역대병요에 해당하는 글씨를 썼다.


이는 경오자로서 계유사화 이후에 수양이 폐기해서 경오자 활자와 출판한 역대병요는 사라졌다. 하지만 일본에서 발견되었는데 총 13권 중의 6권만 남아있었다.


글씨를 써주고 주자소 별좌에게 말했다.


“금속활자로 찍으면 나에게 역대병요 1부를 보내주게.”


“그리하도록 하겠습니다.”


약속을 받고 나왔다.


다음날,


아침 일찍 손용호와 함께 목면산으로 올라갔다.


봉수대에 접근하기 전. 남촌에서 잘 보일 만한 장소에 폭죽을 설치하였다.


하위지가 사는 곳은 남촌으로 사람들이 많이 사는 곳이었고, 궁에서 전하께서 불꽃을 볼 수 있을 장소를 채택했다.


하인들을 시켜 오늘 술시에 불꽃놀이를 해서 큰소리에 놀라지 말라고 주변을 돌아다니면서 외치라고 지시했다.


나는 혼인 잔치가 있는 하위지 집으로 내려갔다.


잔칫집답게 많은 사람이 모여 있었다.


“안평대군 오셨습니까?”


“내가 진행한 혼례이니 참석해야지.”


신숙주와 하위지가 내가 들어가자, 인사를 했고, 주변의 모인 사람들을 살펴봤다.


황보인, 조극관, 민신, 집현전 부제학 신석조와 학자들 그리고 권람이 이들과 함께 모여 대화하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수양대군께서 오랜만에 연회를 여실 겁니다. 종친들이 대거 참여할 것이고, 사람들을 두루 사귀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또한 전하께서 무희들을 보내주셔서 상당히 즐거운 시간이 될듯싶습니다.”


“···나도 참여하고 싶지만, 그날이 안평대군의 잔칫날과 겹쳐서 말이야. 내가 난감하여 어디를 갈지 정하지 못했네.”


“영의정께서는 수양대군의 잔치에 오셔야 하지 않겠습니까? 수양대군께서 특별히 황보인 대감을 위해서 준비한 선물이 있습니다.”


“선물? 그런 것도 있단 말인가.”


황보인은 권람의 말에 호기심을 보였다.


“자네들도 어려워 말고 꼭 참여해 주게. 지방에서 올라온 명주들을 잔뜩 쌓아 놓았고, 출세를 위해서는 반드시 와야 할걸세.”


“대군들께서 연회 날이 겹쳐서 경쟁이 되어서 어느 쪽에 사람들이 갈지를 두고 세간에서 말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안평대군께서는 생일 잔치를 하신다고 말씀하셨지만, 어떤 뜻도 보이지 않으셨고, 수양대군께서는 사택에서 술과 무희 그리고 시문을 할 수 있는 자리까지 마련한다고 하시니 저는 시문회로 가려 합니다.”


“올해 안평대군의 잔칫날에는 찾아올 사람들이 많지 않을 것입니다.”


권람이 말을 하며 웃음을 지었고, 나는 이들의 대화를 들으면서 피식 웃음이 나왔다.


“이제 고배 지레를 시작하려나 봅니다.”


신숙주는 화제를 돌리기 위해 나를 끌고 자리를 이동했다.


신숙주의 아들 신주가 대례 상의 동쪽에 서서 대기하고 있었고, 신부인 목금이 수모의 도움을 받아서 절을 두 번 했고, 답배를 하는 것을 반복했고, 물을 받아놓은 곳에 손을 씻으며 고배 지레가 끝이 났고, 뒤이어 합근 지레가 시작되었다.


신랑 신부가 서로 술을 마시는 의례이다.


수모가 술을 따라주면 입에만 살짝 대고 서로 나눠마시며 마지막 세 번째 합환주라 하여 서로 잔을 교환해 마시고, 안주를 먹으면서 마무리되었다.


혼례 의식이 끝나고, 음식과 술을 마시면서 자리를 함께했다.


“오늘 술시에 하위지, 신숙주의 혼인을 축하하는 의미로 안평대군께서 불꽃놀이를 준비하였습니다. 그러니 큰 소리가 나도 놀라지 마십시오.”


하인들이 혼례 의식이 끝나자, 남촌이 떠나가도록 소리를 지르고 다녔다.


하위지가 나에게 와서 물었다.


“불꽃놀이를 준비하신 겁니까?”


“내가 자네들 혼례식 때 선물을 준다고 하지 않았는가? 이것이 내 첫 번째 선물일세.”


“두 번째도 있는 것입니까?”


나는 소주 두병을 꺼내서 상위에 올려놓았다.


“이것이 무엇입니까?”


“내가 특별히 가져온 소주 일세. 손이 모자라 두병밖에 가져오지 못했는데 내 잔칫날, 이 소주와 특별한 술도 있다네. 고생하였는데 한잔씩 하게.”


나는 소주 뚜껑을 따서 신숙주와 하위지에게 한잔씩 따라줬다.


“맑은술입니다.”


“쭈욱 들이키게.”


신숙주는 술을 좋아하는 이였고, 하위지는 몸이 좋지 않아 술을 좋아하지 않았다. 하지만 내가 따라주는 술을 거부하지 않고 둘이 술을 마셨다.


“크윽. 깔끔하고 목 넘김이 좋습니다. 단맛까지 올라오는 것이 좋은 술입니다.”


“제가 마시기에는 독한 술이지만 매력이 있습니다.”


소주를 마시는 것을 지켜보던 사람들이 이곳에 관심을 보였다.


“안평대군께서 가져오신 술을 한잔 받을 수 있겠습니까?”


“이 사람이 술을 아끼는 사람이 아닙니다.”


황보인이 술잔을 받아 마시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좋은 술입니다. 혹시 안평대군의 잔칫날 가면 마실 수 있겠습니까?”


“물론입니다. 이보다 더 좋은 술도 마련되어 있습니다.”


“이보다 더 좋은 술은 더 독한 것입니까?”


“물론입니다.”


황보인은 입가에 미소가 그려졌다.


이 시기에 도수가 높은 술을 만드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었다.


사람들이 줄을 서고, 소주를 한잔씩 받아 마셨고, 결국 두병을 모두 비웠다.


“이 술을 마시기 위해서라도 꼭 참석해야겠습니다.”


“이리 깔끔한 맛이라니 감탄할 수밖에 없습니다.”


소주를 받아 마신 사람들이 맛에 대해서 칭찬했고, 남아있는 권람이 표정이 좋지 못했다.


혼인 잔치가 끝날 무렵.


피유유융,


목면산 방향으로 이질적인 소리가 들리자 모두 고개가 돌아갔다.


펑!


밤하늘에 폭죽이 터졌다. 주변이 환해지고, 사람들이 입을 다물지 못하고, 불꽃을 쳐다봤다.


“아름답습니다.”


“우리가 지금 무슨 하늘의 기적을 보고 있는 것이냐?”


“밤하늘에 별이 쏟아지는 것 같습니다.”


불꽃이 터지는 소리에 더 많은 사람이 밖으로 나왔고, 두 번째 폭죽이 터졌다.


소년들은 깡충깡충 뛰며 “저게 뭐냐! 저게 뭐냐!” 하고 소리쳤고 어른들은 그저 넋을 잃은 채 하늘을 바라보았다.


세 번째 폭죽이 터지고 어두운 하늘이 다시 고요해지자, 사람들은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와! 엄청납니다. 이런 화려한 불꽃은 처음 봅니다.”


“세종대왕께서 불꽃놀이를 하셨지만 이렇게 높고 화려한 불꽃은 아니었습니다. 대단하십니다.”


“저것은··· 세상에서 본 적 없는 광경이로구나.”


“어떻게 불이 저리 아름답게 터질 수 있단 말이오.”


“내 잔칫날 오시면 이보다 많은 불꽃을 터뜨릴 것이오. 구경들 오시오.”


불꽃이 터지며 환해진 세상에 권람이 표정이 일그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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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고명 사은사. 9 +2 24.09.11 783 35 13쪽
35 고명 사은사. 8 +3 24.09.10 801 29 13쪽
34 고명 사은사. 7 +4 24.09.09 835 37 13쪽
» 고명 사은사. 6 +5 24.09.06 938 36 13쪽
32 고명 사은사. 5 +2 24.09.05 894 34 13쪽
31 고명 사은사. 4 +2 24.09.04 958 32 13쪽
30 고명 사은사. 3 +4 24.09.03 974 34 13쪽
29 고명 사은사. 2 +11 24.09.02 1,013 38 13쪽
28 고명 사은사. 1 +9 24.08.30 1,147 40 12쪽
27 황표정사. 12 +4 24.08.29 1,085 34 13쪽
26 황표정사. 11 +8 24.08.28 1,055 36 13쪽
25 황표정사. 10 +3 24.08.27 1,049 35 13쪽
24 황표정사. 9 +1 24.08.26 1,109 35 12쪽
23 황표정사. 8 +8 24.08.23 1,143 38 12쪽
22 황표정사. 7 +7 24.08.22 1,099 39 13쪽
21 황표정사. 6 +5 24.08.21 1,155 38 13쪽
20 황표정사. 5 +3 24.08.20 1,172 37 13쪽
19 황표정사. 4 +2 24.08.19 1,185 39 13쪽
18 황표정사. 3 +6 24.08.16 1,309 41 13쪽
17 황표정사. 2 +5 24.08.15 1,332 38 14쪽
16 황표정사. 1 +3 24.08.14 1,419 36 12쪽
15 단종 즉위. 11 +6 24.08.13 1,536 42 13쪽
14 단종 즉위. 10 +4 24.08.12 1,569 42 13쪽
13 단종 즉위. 9 +4 24.08.06 1,771 51 12쪽
12 단종 즉위. 8 +5 24.08.05 1,707 53 12쪽
11 단종 즉위. 7 +5 24.08.02 1,862 56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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