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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럿거라! 안평대군 행차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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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명천
작품등록일 :
2024.07.18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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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7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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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4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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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황표정사. 1

DUMMY

대한민국에서 비해당 그룹 회의실에서 부여현에 전염병에 관해서 토론한 적이 있었다.


부여현에서 예전에 두창 환자가 있었다는 기록이 있었고, 모두 두창으로 생각하고 결론지었는데 생각하지 못한 페스트 전염병이었다.


벼룩과 설치류를 통해서 감염되고, 기침, 구토, 재채기를 통해서 박테리아가 다른 사람에게 전염되는 것이다.


이것을 조선에서는 역병이라고 했다.


두창은 온전한 치료를 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들이 많았지만 역병은 내가 해줄 수 있는 일들이 있었다. 최소한 병을 치료할 수 있는 약재를 전달할 수 있었다.


동굴이 개방되었다면 항생제를 투여하고 격리하고 개인위생에 신경 쓴다면 처리할 수 있는 문제였다.


하지만 동굴이 개방이 되질 않아서 항생제를 투여할 수도 없고, 부여현의 사람들이 다 맞을 정도로 수량이 처음부터 제공되지 않았다.


나는 김환 현감에게 말했다.


“이곳 보령현이 부여현과 가까우니 전염병이 돌 수 있네. 지진으로 힘겨운 백성들에게 더한 고통이 올 수 있으니 철저히 통제해야 하네. 또한 사람들을 시켜 감초, 황기, 갈근을 모으고, 보령현에 있는 돼지들을 모두 동헌으로 가져오게. 내가 셈을 하겠네.”


“약재는 알겠으나 돼지는 왜 모으시는 겁니까? 돼지를 기르는 백성이 없어 찾기 어려울 것입니다.”


이 시기에는 돼지는 쓸모없는 가축이었다.


소는 풀을 먹고, 농사일에 사용되지만, 돼지는 풀만으로 키울 수 없는 가축이어서 나라에서도 제한을 두는 경우가 있을 정도였다.


“치료 과정에 꼭 쓰임이 있으니, 돼지를 모아오게. 비누를 만들 것이네. 동헌의 아녀자를 모아 잿물을 만들고, 돼지들을 잡아 고기는 백성들에게 나눠주고, 비계를 모두 모아 불에 녹여 기름을 모으게. 지금 바로 준비해 주시게.”


“알겠습니다.”


보령현에 있는 사람들이 바쁘게 움직였고, 돼지 멱따는 소리가 계속 들려왔다.


나는 동헌 관원들에게 지시했다.


“돼지비계 부분을 모두 잘라서 불에 녹여 기름을 모아주게.”


“제가 강화에서 비누 만드는 것을 지켜보았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 일이니, 안평대군께서는 약재를 봐주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이현로가 비누에 대해서 말했고, 나는 그에게 당부하고 맡겼다.


“정확한 비율대로 섞어서 불에 저어야 하네.”


“알고 있습니다.”


아녀자들은 그 옆에서 잿물을 만들었고, 불순물을 제거하는 것을 알려주었다.


“약초를 가져오면 다릴 것이니 깨끗한 물과 커다란 항아리를 준비해 주게.”


보령현에서 부여현까지 가는데 하루가 걸렸고, 수레를 이용한다면 더 늦을 수밖에 없었다.


“말씀하신 재료들을 의원과 약재상에서 모두 털어 가져왔습니다. 인삼도 두 뿌리가 있어서 가지고 왔습니다.”


“잘했네.”


약초를 씻고, 항아리 여러 개를 준비해서 물을 올려 계속 끓였다.


감초는 해독작용을 하고 면역력을 높이며, 황기는 몸의 저항력을 높일 수 있는 약재였다. 마지막으로 갈근은 발열 증상에 도움을 줄 수 있었다.


강화도 동굴이 완성된다면 항생제를 투여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치료법이지만 현재 내가 사용할 수 있는 최선의 치료법이었다.


아녀자들이 잿물을 모두 만들었고, 나는 그들에게 면포로 입과 코를 가리고 뒷머리 쪽으로 묶을 수 있도록 만들게 하였다.


강화도에서 가져온 비누와 밤새 만든 약초 달인 물, 면포 마스크를 준비해서 수레에 실어 보령 동헌을 나섰다.


“절대 가실 수 없습니다.”


이현로가 두 팔을 벌려 나를 막아섰다.


“역병은 사람이 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안평대군께서 전염이 된다면 이보다 큰일이 있을 수 없을 것입니다. 할 일이 많으신 분이잖습니까?”


“나는 이 병을 제대로 알고 있네. 그러니 내가 전염될 것을 걱정하지 마시게.”


“말이 되질 않습니다. 역병이 사람을 피해 간다는 말을 들어본 적도 없습니다. 절대로 부여현에 가실 수 없습니다. 수레를 통해서 물건만 전달하시는 것만으로도 안평대군께서는 최선을 다하신 겁니다.”


“자칫 문제가 생길 수가 있습니다. 대군께서 역병에 걸려 어려움이 생기시면 그 책임은 보령현, 부여현의 백성들이 지게 되는 겁니다. 어리신 전하를 생각하시고 수레를 보내는 것으로 책임을 다하십시오.”


김환 현감까지 말리고 있었고, 나는 수레를 끌고 가는 관원에게 당부했다.


“내 말을 전달하게. 물을 반드시 끓여 먹으라 말하고, 병에 걸린 자들은 격리해야 하네. 약재 물을 하루에 새 번식 나눠마시도록 하고, 여기서 만든 면포로 입과 코를 가려 묶어 생활할 수 있도록 하게. 더불어 내가 가져다준 약재를 만드는 방법을 써놓았으니 전달해 주게. 이 비누로 몸을 씻고 여러 번 손을 꼭 씻도록 말하게.”


“알겠습니다.”


나는 보령 동현에 들어와서 관원들이 계속 약재를 다리는 것을 지켜봤다.


김환 현감이 내 옆에 서서 내게 공손히 말했다.


“안평대군께서 백성들을 위해 본을 보이시니 제가 감읍할 뿐입니다.”


“백성들이 이런 피해를 보지 않도록 노력해야 하는 것일세. 내가 반드시 그리하겠네.”


이곳에서 만든 비누가 굳어져서 부여현으로 함께 보냈고, 약초를 끓인 물은 매일 보냈다.


“혜민서에서 의원과 의녀가 도착했다는 보고가 들어왔습니다. 안평대군의 도움으로 초기대응을 잘했으니 크게 문제가 없을 것입니다.”


“그리되어야 할걸세.”


며칠 동안 이곳에서 약재를 다리는 것을 감독하면서 시간을 보냈고, 굴토꾼 수곤이 조운선에 석탄을 모두 실었다고 보고했다.


“자네가 해줄 일들이 많네. 석탄을 캐는 일에 최선을 다해주게. 사람들이 필요하다면 충원해도 되고, 내가 강화도에 돌아가서 다시 배를 보낼 테니 포구에 석탄을 매일 보내주게.”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김환 현감이 내게 다가왔다.


“부여현의 사람들이 전염병이 진정되었다는 보고가 들어왔습니다.”


“다행일세.”


“제가 오해하고 있었습니다. 안평대군께서 풍류를 즐기시고, 눈에 보기 좋은 것들만 쫓는다는 사람들의 말을 오해하고 있었습니다.”


“풍류를 좋아하기는 하네. 다만 백성들의 어려움을 알면서 풍류를 즐기지 않네.”


“앞으로 제 도움이 필요하시다면 언제든지 요청해 주십시오.”


김환 현감의 말에 나는 바로 이야기를 했다.


“석탄 광산에서 포구까지 도로를 개설하고자 하네. 지진으로 피해를 본 농가들을 대거 동원해 주게. 그들에게 일한 대가를 낼 것이네. 또한 도로 공사나 석탄 광산에 들어가는 비용이 있다면 재물을 요청하시게. 보내주겠네.”


“알겠습니다.”


포구에 나가자, 보령현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대군마마께서 우리를 살리셨습니다.”


노인이 앞에 나와서 말했고, 보령현 사람들이 고개를 숙이며 감사의 마음을 표현했다.


“백성들의 안위가 곧 나라의 안위입니다. 내가 한 일은 당연한 것이었소.”


"아닙니다, 마마. 다른 이들은 지진이 난 우리 마을을 외면했지만, 마마께서는 친히 오셔서 구호에 힘쓰셨습니다. 이 은혜, 평생 잊지 않겠습니다!“


"저분이야말로 진정한 왕족이시지. 부여현의 역병도 치료하셨네.”


나는 배에 올라서 포구에 모인 백성들을 쳐다봤고, 포구에 모인 백성들은 연신 고개를 숙이며 내가 가는 길을 배웅했다.


“큰일을 하셨습니다.”


이현로는 내게 말을 하고 웃어 보였다.


“자네도 수고했네.”



****



조운선에 석탄을 싣고 강화도에 도착했다.


보령현에서 생각했던 것보다 시간이 오래 걸렸고, 부여현의 역병이 진정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이동했기에 잘하면 목효지가 말했던 시기와 거의 일치할 것 같았다.


김시습과 야장들이 모여서 수레를 싣고 석탄을 옮겼고, 쉽지 않은 일이었다.


“용광로를 돌리기 위해서는 대량의 석탄이 필요하네.”


“거리는 가깝지만 물건을 싣고 산을 오르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당분간 참아 보게. 전기를 이용해서 자동으로 옮길 수 있는 레일을 만들 것이네.”


“자동으로 이 석탄을 옮긴다는 말씀입니까? 인력이 없이 전기로?”


“그렇다네. 전기의 에너지를 이용해서 물건들을 옮기는 것이네.”


정수사로 올라왔고, 학교 운동장 구역에 임시숙소가 지어졌다. 아산현에게 남아 있던 사람들이 모두 모였다.


총 63명이었고, 노인과 아이들을 합친 인원이었다.


“이제 삼일 정도면 동굴이 완성될 것 같습니다. 지켜보시고 올라가시는 것은 어떻겠습니까?”


목효지의 말에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내가 찾아볼 것이 있어 이틀 정도 나갔다 와야 할 것 같네.”


나는 목효지에게 말하고, 강화도에서 나와 인천 검단의 금곡리로 향했다.


이곳은 철광석이 나오는 곳이고, 강화도에서 가장 가까운 곳의 철광석이었다.


개발이 되지 않은 산이었고, 장영실과 야장 홍진수를 대동하여 금곡리에 있는 산을 올랐다.


산은 변하지 않아 쉽게 찾을 수 있었고, 철광석이 있던 장소를 찾았다.


“이 산에 철광석이 있네. 한번 살펴볼 수 있겠는가?”


장영실과 홍진수는 주변을 돌아보며 철광석을 찾았다.


“제법 좋은 철이 조금만 파도 보입니다. 정확한 매장량은 조사해 봐야겠지만 나쁘지 않습니다.”


이제 이곳을 개발하기 위해서, 필요한 작업을 해야 했다.



****



빈청(賓廳)


삼정승이 모두 모였다.


남지는 빈청에 들어오기 전에 안평대군이 보낸 서찰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우의정 김종서 대감이 인사 관련해서 황표를 주장을 할 겁니다. 그의 의견에 동조해 주시고, 힘을 실어 주십시오.


안평대군의 큰아들 이우직과 자기 딸이 혼인 관계에 있는 사돈 관계였다.


몸이 좋지 않아 사직을 청하고 관직에서 물러나려고 했지만, 안평대군의 이 서찰을 무시할 수 없어 의정부에 등청하고 있었다.


영의정 황보인, 좌의정 남지, 우의정 김종서가 모여 관직 제수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의정부의 의결을 통해서 관직을 제수하기로 이미 전하께서 교지를 내리셨습니다.”


“하지만 인사의 제수는 이조에서 하는 것이 맞는 일입니다. 의정부에서 모든 사람의 관직을 제수할 수는 없습니다. 이것 말이 되질 않습니다. 분란이 있을 것이고, 우리가 아무리 청렴하게 전하를 모신다고 해도 분명히 말이 나올 것입니다.”


“······.”


남지는 김종서와 황보인의 의견을 주고받는 것을 지켜보고 있었다.


“좌상께서 어찌 생각하시는지 말씀을 해보십시오.“


황보인은 남지 대감의 성향을 알고 있기에 김종서의 의견을 반대할 것으로 생각하고 물었다.


“우상의 생각은 어떤가?”


남지는 김종서를 보며 말했다.


“관직의 제수는 임시직이라도 의정부에서 심의 결정하여 전하를 돕는 것이 최선으로 보입니다.”


“관직을 제수할 때 세 명의 관직 후보자를 삼망(三望)하여 임금에게 추천하는 것을 이조에서 지금까지 해왔던 일이네. 이것을 어찌하려고 하는가?”


“전하께서 의정부의 결정을 믿어주실 것입니다. 의정부에서 결정된 자를 전하께서 낙점하실 수 있도록 황표를 붙이는 것을 추천합니다.”


“말이 되질 않습니다. 이것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어찌 전하의 판단을 신하들이 참견할 수 있단 말입니까? 지금까지 전혀 없었던 일입니다. 이조(吏曺)의 영역을 침범하며 공정한 인사라고 할 수 있겠습니까? 우의정 대감의 말은 불가능한 일입니다. 의정부의 권력이 집중되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황보인은 몸을 떨면서 부당하다 주장했지만, 김종서는 여유만만하게 남지를 쳐다봤다.


“···당분간입니다. 전하께서 조정 대신들의 인물에 대해서 제대로 파악하시기 전까지 의정부에서 주관하고, 나중에 이조에서 관직 제수를 하는 것으로 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옳으신 말씀입니다.”


우의정 김종서는 만족하는 웃음을 지었다.


“어찌 남지 대감께서 이 상황을 허락할 수 있습니까? 지금까지 대감의 행보와 맞지 않습니다. 정말 몸이 너무 아파서 생각이 멈추신 겁니까?”


“···두 대감이 전하를 생각하는 것을 모두 알고 있기에 이런 결정을 내렸습니다. 잘 진행해서 잡음이 없을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남지는 안평대군의 요청대로 김종서에 힘을 실어 주었고, 빈청을 나오면서 깊은 한숨을 쉬었다.


“어찌 되려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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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고명 사은사. 9 +2 24.09.11 783 35 13쪽
35 고명 사은사. 8 +3 24.09.10 801 29 13쪽
34 고명 사은사. 7 +4 24.09.09 835 37 13쪽
33 고명 사은사. 6 +5 24.09.06 937 36 13쪽
32 고명 사은사. 5 +2 24.09.05 893 34 13쪽
31 고명 사은사. 4 +2 24.09.04 957 32 13쪽
30 고명 사은사. 3 +4 24.09.03 972 34 13쪽
29 고명 사은사. 2 +11 24.09.02 1,012 38 13쪽
28 고명 사은사. 1 +9 24.08.30 1,146 40 12쪽
27 황표정사. 12 +4 24.08.29 1,085 34 13쪽
26 황표정사. 11 +8 24.08.28 1,055 36 13쪽
25 황표정사. 10 +3 24.08.27 1,048 35 13쪽
24 황표정사. 9 +1 24.08.26 1,108 35 12쪽
23 황표정사. 8 +8 24.08.23 1,143 38 12쪽
22 황표정사. 7 +7 24.08.22 1,099 39 13쪽
21 황표정사. 6 +5 24.08.21 1,154 38 13쪽
20 황표정사. 5 +3 24.08.20 1,172 37 13쪽
19 황표정사. 4 +2 24.08.19 1,184 39 13쪽
18 황표정사. 3 +6 24.08.16 1,308 41 13쪽
17 황표정사. 2 +5 24.08.15 1,332 38 14쪽
» 황표정사. 1 +3 24.08.14 1,419 36 12쪽
15 단종 즉위. 11 +6 24.08.13 1,535 42 13쪽
14 단종 즉위. 10 +4 24.08.12 1,568 42 13쪽
13 단종 즉위. 9 +4 24.08.06 1,771 51 12쪽
12 단종 즉위. 8 +5 24.08.05 1,706 53 12쪽
11 단종 즉위. 7 +5 24.08.02 1,861 56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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