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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럿거라! 안평대군 행차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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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명천
작품등록일 :
2024.07.18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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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7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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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9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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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고명 사은사. 7

DUMMY

수양은 권람과 마주 앉았다.


“그 불꽃놀이가 안평이 준비했다는 것이 사실인가?”


“그렇습니다. 또한 소주라는 술을 가져왔었는데 연회 때 준비한다고 들었습니다. 마셔 보지 않았지만, 영의정과 직제학이 상당히 좋은 술이라 인정하였습니다. 더군다나 더 좋은 술이 있다고 하였습니다.”


수양은 보고하는 권람을 보면서 대책을 마련하라는 눈빛이었다.


“···날짜를 옮기심이 어떠신지요?”


“지금 그 말이 나에게 할 소리인가? 양녕백부와 종친의 사람들이 나를 어찌 보겠는가? 날짜는 옮길 수 없고, 다른 방도를 생각해 보게.”


“단 하나의 방법밖에 없습니다. 전하께서 수양대군의 연회에 방문하시는 것입니다. 그렇게 된다면 문무백관들이 모두 모일 것입니다.”


“사사로이 전하께서 오시겠는가?”


“경혜공주와 영양위를 모신다면 오실 수 있지 않겠습니까?”


“···알겠네. 그리 해 보겠네.”



****



“전하, 수양대군 입궐하였사옵니다.”


“들라 하시게.”


어제 있었던 불꽃놀이로 마음이 급해진 수양은 전하를 알현하기 위해 입궐하였다.


함께 대화를 나누고 있던 하위지가 일어나 몇 걸음 뒤로 물러섰다.


“어서 오시지요. 수양숙부.”


수양은 예를 보이고, 자리에 앉았다.


“고명 사은사로 가는 안평을 위해 친히 모화관에서 전송하시겠다는 말을 듣고 마음이 급해 일찍 전하를 알현하였습니다.”


“문제가 되는 것입니까?”


“전하께서 사은사로 가는 신하를 친히 모화관에 나가 사현하는 일은 없었습니다. 과한 예로 남을 것입니다. 의정부 삼정승 중 한 명이 전송하는 것이 마땅하옵고, 백관들에게 관직을 1급씩 하사하는 것으로 충분하다고 여겨집니다. 전하께서는 사정전에서 전별하심이 적당하다고 여깁니다.”


“의정부와 종친회의 결정입니까?”


“아직 그 뜻을 모으지 못했지만, 모두의 생각이 신과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유념하도록 하겠습니다.”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이홍위는 잠시 수양을 내려다보고는 말했다.


“이번에 연회를 여신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안평숙부와 연회가 겹쳐 세간에서 말들이 많다 들었습니다.”


“시문 연회를 열어 서로 교류하고자 계획하였는데 공교롭게 날짜가 그리되어서 곤란한 상황입니다. 지방에서 올라올 음식들과 술이 있어 다른 날짜로 바꾸지 못하고 있습니다.”


“잘하실 것으로 의심하지 않습니다.”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이번 제 연회에 경혜공주와 영양위가 오기로 하였습니다. 전하께서 잠시 참석하시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수양의 진언에 이홍위는 잠시 생각했다.


“전하. 사가의 연회에 역대 선왕께서 참석하신 예를 찾아볼 수 없습니다. 결코 행차하실 수 없습니다. 그저 연회를 위해 술을 하사하신다면 수양대군께서도 이해하실 것입니다.”


도승지 하위지가 입을 열었다.


“수양숙부의 제의는 감사드리나 궁에서 나가는 것이 조심스럽습니다. 이해해 주시고, 도승지가 말한 대로 술을 하사하도록 하겠습니다.”


“송구하옵니다.”



****



아침부터 무계정사에 음식을 냄새가 가득하였다.


대청에 나와 정원의 풍경을 감사하고 있자 망울이가 다가와서 허리를 숙였다.


“주인마님. 기침하셨습니까?”


“자네가 열심히 하는 것은 알겠는데 이처럼 이른 시간에 잔치를 준비하는 것인가?”


“많은 사람이 안평대군의 연회에 참석하지 않겠습니까? 잔칫날에 음식이 떨어지면 사람들에게 원망을 사게 됩니다.”


“내가 불꽃놀이를 할 것이라 말해서 백성들까지 찾아올 터이니 서운하게 하지 말게.”


“걱정하지 마십시오. 식사를 준비할까요?”


“아닐세. 오늘은 집으로 내려가서 식사할 예정이네.”


“다녀오십시오.”


나는 무계정사를 나오면서 백성들이 자리를 잡는 것을 지켜보며 본가로 들어왔다.


이우직과 이우량이 나를 맞이했고, 뒤쪽에 부인이 서 있었다.


“오르시지요.”


“그러지요.”


나는 방으로 들어가서 함께 아침을 하고는 아들들과 이야기했다.


“둘째는 요즘 몸이 괜찮냐?”


백신을 맞췄지만, 아비 된 이로써 걱정되는 것은 마찬가지였다.


“건강합니다. 요즘 공부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잘되었구나.”


“큰아기가 임신하였다 들었다. 네가 잘해 주거라.“


첫째 아들의 며느리는 임신했고, 몇 개월 후에 나에게 손녀를 안겨주었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그나저나 아침부터 어머님께서 준비를 많이 하셨습니다.”


“너희들도 알다시피 부인 사이의 감정이 좋지 못하지만, 너희들까지 그럴 필요는 없다. 알겠느냐?”


“알겠습니다.”


나는 부인과 사이가 좋지 못했다.


내가 외유하는 것도 있지만 부인 쪽의 처남들과 사이가 좋지 못한 것이 가장 컸다. 이들은 계유사화때 수양대군이 편에 섰고, 결국에 버림당했던 사실이 있었다.


무계정사에 오르면서 점심 무렵이었고, 백성들이 더 많이 앉아 있는 것을 보았다.


“자네들은 밥을 먹었는가?”


“오늘 술시에 불꽃놀이를 한다고 해서 아침을 먹고 기다리고 있습니다. 불꽃놀이가 끝이 나면 돌아가서 밥을 먹으려고 하고 있습니다.”


“내 잔치에 온 이들의 밥을 굶길수 없지.”


“안평대군이십니까?”


“그렇네. 기다리게. 내가 밥을 해서 전달하러 일러두겠네.”


나는 무계정사에 들어와서 망울이에게 말했다.


“밖에 불꽃놀이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네. 점심을 거르고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데 그들에게 먹을 것을 보내주게.”


“밥을 새로 하고 국을 끓여 밥을 말아 대접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러시게.”


대청에 앉아서 차를 마시면서 사색에 잠겨 있는데 이현로가 찾아왔다.


“현릉에 있어야 할 자네가 이곳까지 어인 일인가?”


“안평대군의 생일날 제가 빠져서 되겠습니까? 밖으로 백성들만 잔뜩 모여 있고, 백관들은 개미 한 마리 보이질 않습니까? 수양대군의 연회는 정오부터 시작되었는데 안평대군께서는 시작조차 하지 않으셨습니다.


“불꽃놀이는 밤이 어두워져야 할 수 있는 것일세. 오후 4시에 연회를 시작해서 불꽃놀이를 끝으로 연회를 끝낼 생각이네.”


“종친이나 대신들에게 생일연회를 오라는 말들을 하셨습니까?”


“내 생일을 축하하려고 오는 것이지 내가 추정하는 것이 아닐세. 오고 싶은 사람만 와도 충분하네.”


“지금 수양대군께서 먼저 도발하셨고, 이에 지면 되겠습니까? 얼마나 많은 사람이 수양대군의 잔치에 참석했는지 지켜보고 오겠습니다.”


“알아서 하시게.”


이현로는 일어나서 빠른 걸음으로 무계정사를 벗어났다.


2시 진이 지나서 나타난 이현로는 내 맞은편에 앉아서 깊은 한숨을 쉬었다.


“땅 꺼지겠네.”


“제가 없어서 이런 것입니다. 수양대군 저택에 종친회 사람들과 영의정 황보인, 정분, 조극관, 민신, 정인지 같은 사람들이 있고, 경혜공주와 영양위까지 계십니다. 궁에서 술까지 내리셨는지 환관들도 잔뜩 있습니다. 이건 불 보듯 뻔한 결과입니다.”


“그리 생각하는가? 내 연회는 아직 시작도 하지 않았네.”


이현로는 내 말을 듣고도 안절부절못하고 있었다.


“시작도 하기 전에 이미 끝난 싸움 같습니다. 술시에, 바깥에 있는 백성들과 불꽃놀이나 보며 술 한잔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그것도 나쁘지 않겠지.”


“···제가 아는 안평대군이 아니십니다. 예전 같으면 어떻게든 이기려고 하셨을 것인데.”


“내가 질 것 같지 않아서 이리 평안한 것일세.”


이현로와 대화를 하고 있는데 무계정사에 들어오는 사람들이 있었다.


이들이야말로 조선에서 시문 연회에 가장 어울리는 이들이었다.


“자네들은 수양대군의 연회에 초대받지 못하였는가?”


“말도 마십시오. 권람이 얼마나 오라고 요청했는지 아신다면 그 말씀 못 하십니다.”


“저희가 늦은 것은 아닙니까?”


“오히려 우리끼리 있는 것이 더 좋아 보일 듯합니다.”


신숙주, 박팽년, 성삼문, 강희안, 서거정이 모습을 보였다.


“시문 연회는 역시 안평대군께서 진행하여야 제대로 된 시가 나올 수 있습니다. 수양대군의 수준으로는 저들을 만족시킬 수 없을 것입니다.”


이현로의 말에 나는 입가에 미소가 그려졌다.


“올라오시게. 아직 연회는 시작되지 않았지만, 귀한 술 한잔씩 하지.”


나는 상자에 들어있는 양주를 꺼내서 개봉했다. 술 도수가 40도였다.


“자 받게나. 이 술은 아주 독하니 각오하고 마셔야 할걸세.”


“연회가 시작도 하기 전에 취하는 것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그것 또한 풍류가 아니겠는가?”


한잔씩 따라주고는 축하의 말을 들었다.


“안평대군의 생신을 축하드립니다.”


이들은 소주를 생각했는지 한꺼번에 들이켰다.


“후와. 술이 입에서 뱃속까지 넘어가는 것이 느껴질 정도 찌릿함이 느껴집니다.”


“입에 들어가는 순간 입에서 불이 나지만 향이 그윽합니다.”


“소주와는 차원이 다릅니다.”




생각하지 못한 인물이 무계정사에 올랐다.


개성부유수(開城府留守) 기건(奇虔)이 방문하였다.


“안평대군께서 이번 고명사은사길에 이 사람을 부사로 삼으셨다. 하여 궁금해서 찾아왔습니다.”


“잘 오셨습니다. 이쪽으로 자리하시지요.”


나는 자리를 안내해 줬고, 함께 자리했다.


역사에서 기건은 대사헌으로 있으면서 종친, 의정부의 사람들을 탄핵하고자 했으며 결국 김종서에게 눈 밖에 나서 평안도 관찰사로 조정의 핵심에서 벗어나게 되었다.


“한잔하시겠습니까?”


기건은 술잔을 들었고, 양주를 한 잔 따라줬다.


“술의 색이 오묘합니다.”


“독한 술이니 조심하십시오.”


기건은 술잔을 기울였고, 한잔을 비우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술을 즐기지 않지만, 이 정도의 향과 맛이 나는 술은 처음 겪어 봅니다. 대단한 술입니다.”


“이 사람이 개성부유수를 부사로 삼으신 것이 궁금하셨습니까?”


“이 사람이 안평대군과 친교를 나누지 않은 사이인데 부사로 삼으신 것이 의외라서 한걸음에 달려왔습니다.”


“평소에 개성부유수를 능력 있고, 소신 있는 사람으로 생각했습니다. 먼 길을 함께 가기에 믿을 수 있는 이가 필요했습니다.”


“···이 사람을 그리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나는 양주를 다시 한잔씩 돌렸고, 마시기 전에 기건이 나에게 물었다.


“외람된 말씀이지만 무계정사 밖으로 백성들이 몰려 식사하고, 자리를 잡고 있던데 무슨 일입니까?”


“오늘 저녁에 불꽃놀이가 있을 예정입니다.”


이현로는 오늘 연회의 목적과 백성들이 모여 있는 이유에 대해 기건에게 설명했다.



****



“그날 보았는가?”


“실로 놀랍기 그지없었습니다. 세종대왕 시기에도 종종 불꽃놀이를 하였지만 차원을 달리하였습니다.”


“안평숙부께서 대단한 것을 만든 것이 분명하네. 그 정도 불꽃을 피우려면 화약이 얼마나 사용했을지 모르겠지만 그만한 가치가 있었네. 백성들이 즐겼으면 충분했다고 보네”


“그렇사옵니다. 들었던 바로는 안평대군의 생일연회에는 더 많은 불꽃이 터진다고 들었습니다.”


“대단하시군. 가까이 보고 싶어질 정도네.”


“전하께서 사사로이 연회에 참석하시는 것은 그리 좋아 보이지는 않습니다.”


“알고 있네.”


도승지 하위지 말에 이홍위는 실망스러운 표정이었다.


“수양숙부의 시문 연회에는 경혜공주와 영양위가 함께 모여 연회를 하고 있다고 들었다. 맞는가?”


“참석하신 것으로 보고 받았습니다.”


“누님을 안 본 지 여러 날이 지났거늘 보고 싶은 마음이 있구나.”


이홍위는 슬쩍 하위지를 쳐다봤다.


“도승지는 불꽃놀이를 제대로 봤는가?”


“안평대군께서 혼인 잔치를 축하한다는 의미로 불꽃놀이를 하셨습니다. 그래서 가까이서 볼 수 있었습니다.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다운 광경이었습니다.”


“엄 내관도 불꽃을 보았는가?”


“궁에서 봤습니다. 조금 떨어진 곳이라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과인도 그리 생각하였다. 그 화려한 불꽃을 가까이 보면 하늘 위에 별이 떨어지는 듯한 광경이 펼쳐질 것이다. 미복잠행(微服潛行)으로 불꽃놀이만 살짝 보고 오는 것은 어떻겠는가?”


“지당하신 말씀입니다.”


엄자치는 대답했고, 도승지 하위지는 입을 다물었다.


“백성들의 많이 모여 있을 것인데 민생을 살피며 백성의 고충을 들을 좋은 기회라 생각하는데 도승지의 생각은 어떤가?”


“전하께서 궁을 벗어나는 일은 실로 위태로운 일이나 백성의 안위를 살피시려는 전하의 뜻을 그 누가 나쁘게 보겠습니까?”


하위지의 말에 엄자치는 밖으로 나가 내금위(內禁) 무관들을 소집하였다.


“어디를 가시겠습니까?”


엄자치의 말에 이홍위는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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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고명 사은사. 9 +2 24.09.11 783 35 13쪽
35 고명 사은사. 8 +3 24.09.10 801 29 13쪽
» 고명 사은사. 7 +4 24.09.09 836 37 13쪽
33 고명 사은사. 6 +5 24.09.06 938 36 13쪽
32 고명 사은사. 5 +2 24.09.05 894 34 13쪽
31 고명 사은사. 4 +2 24.09.04 959 32 13쪽
30 고명 사은사. 3 +4 24.09.03 974 34 13쪽
29 고명 사은사. 2 +11 24.09.02 1,013 38 13쪽
28 고명 사은사. 1 +9 24.08.30 1,147 40 12쪽
27 황표정사. 12 +4 24.08.29 1,085 34 13쪽
26 황표정사. 11 +8 24.08.28 1,055 36 13쪽
25 황표정사. 10 +3 24.08.27 1,049 35 13쪽
24 황표정사. 9 +1 24.08.26 1,109 35 12쪽
23 황표정사. 8 +8 24.08.23 1,143 38 12쪽
22 황표정사. 7 +7 24.08.22 1,099 39 13쪽
21 황표정사. 6 +5 24.08.21 1,155 38 13쪽
20 황표정사. 5 +3 24.08.20 1,172 37 13쪽
19 황표정사. 4 +2 24.08.19 1,185 39 13쪽
18 황표정사. 3 +6 24.08.16 1,309 41 13쪽
17 황표정사. 2 +5 24.08.15 1,332 38 14쪽
16 황표정사. 1 +3 24.08.14 1,419 36 12쪽
15 단종 즉위. 11 +6 24.08.13 1,536 42 13쪽
14 단종 즉위. 10 +4 24.08.12 1,569 42 13쪽
13 단종 즉위. 9 +4 24.08.06 1,771 51 12쪽
12 단종 즉위. 8 +5 24.08.05 1,707 53 12쪽
11 단종 즉위. 7 +5 24.08.02 1,862 56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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