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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럿거라! 안평대군 행차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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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명천
작품등록일 :
2024.07.18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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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7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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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06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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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종 즉위. 9

DUMMY

최양선이 생각하지 못한 시기에 나타났다.


김경손, 윤통, 문맹검이 고개를 숙여 최양선을 맞이했다.


“스승님을 뵙습니다.”


이들에게는 최양선이 스승과 같은 사람이었다. 풍수학을 배우고 익히는 데 최양선이 도움을 주었기 때문이었다. 이론에서는 정인지를 따라갈 수 없지만 현장에서 땅을 보는 능력은 최양선이 훨씬 뛰어났다.


내가 최양선을 계천에서 데리고 온 이유였다.


“내가 누누이 말하지 않았느냐? 지관은 언제나 땅을 봐야 한다고, 책을 본다고 그 이치를 운영할 수 없음이야. 정인지, 이사순은 학자여서 머릿속에 든 것이 많아 보이지만 땅에 대해 진실한 것이 있는가? 이 땅이 명당이 아니면 어떤 땅이 명당인것이냐?”


순식간에 최양선이 분위기를 가져갔다.


이를 본능적으로 느낀 수양대군이 나섰다.


“선왕께서는 최양선의 말이 허황된 자라 하여 그의 관직을 파직하고 궁에 들이지 않았네. 지금 최양선은 풍수학 제조를 옛 인연으로 제 뜻대로 하고자 하는데 그의 말을 들을 필요가 있겠습니까?”


“이곳을 어찌 알고 오셨습니까?”


최양선은 황보인의 질문에 고개 숙여 인사를 하고는 말했다.


“소문을 듣고 참을 수 없어서 이곳에 왔습니다. 지금 정인지와 이사순은 조선의 실정에 맞지 않은 명나라의 서적을 보고 수릉을 정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아주 답답한 일이지요. 그래서 이 사람이 직접 나서게 되었습니다.”


“허면 이 자리가 명당이라는 말씀입니까?”


“물론이지요. 왕을 품기에 이보다 좋은 땅은 보기 힘듭니다.”


“무슨 헛소리입니까? 이 땅은 주변의 기운이 흐트러지는 곳입니다. 나이를 먹어 이제는 산의 기세조차 파악할 수 없으신가 봅니다.”


“쯧쯧. 정인지 네놈은 혓바닥은 여전히 독하구나. 내가 사람을 한 명 데리고 왔다. 이 지역의 오래된 지관을 데려왔느니라. 올라오시게.”


나이가 지긋한 지관 한 명이 올라왔고, 많은 사람이 있는 것을 보고 살펴보더니 한쪽을 보고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살짝 숙였다.


지관이 보고 있는 곳은 풍수 제조들이 모여 있는 곳이었다.


“이 지역에서 대를 이어 지관을 하고 있으며 동래 정씨의 묘역을 그 누구보다 잘아는 사람입니다.”


“지금 이게 무슨 작당들이냐? 나라의 큰일을 결정하는데 품계도 없는 일개 지관을 끌어들여 행사를 방해하는 것이냐?”


수양이 호통을 치며 지관을 다그치며 시선을 집중시켰고, 이사순이 급하게 머리를 숙인 후 지관 반대편으로 내려가고자 하는 것을 내가 불러세웠다.


“풍수제조 이사순은 지금 어딜 가려고 하는가? 이 행사가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모르겠는가?”


이사순을 걸음을 멈추고, 고개를 숙였다.


“저분이 풍수 제조였습니까? 소인에게 한 달 전에 이 땅에 대해서 물어본적이 있어 대답해 드렸고, 고맙다며 쌀 5섬을 주고 가셨습니다.”


“풍수 제조는 제대로 대답하라. 지관의 말이 사실인가?”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지금 소인을 모르신다 하시는겁니까? 저만 본 것이 아니라 제 집에 있는 사람들이 모두 풍수 제조를 보았습니다. 또한 다음에 높으신 분과 함께 오시겠다고 하셨습니다.”


나와 대신들이 수양을 쳐다봤다.


“그 높으신 분이 형님이 아니십니까?”


“아우는 무슨 말을 하는가? 나는 처음 듣는 말일세.”


“그럼, 이 땅에 대해서 전혀 모르신다는 말씀입니까?”


“그렇다네.”


수양의 행동에 대신들이 모른 척을 하는 것이지 당황하며 그의 말이 다르다는 것을 어느 정도 짐작하고 있었다.


“형님의 말씀대로 풍수는 연륜을 무시 못 하니 지관의 말을 들어보시는 것은 어떻습니까?”


“안평대군의 말대로 하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김종서의 말에 나는 지관에게 물었다.


“이 일대가 동래 정씨의 선산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이 땅을 사용하지 않은 이유가 있습니까?”


“이 땅은 함부로 사용할 수 있는 땅이 아닙니다.”


“수릉으로 부족하다는 말입니까?”


“땅에는 명당과 흉지가 존재합니다. 어떤 이에게는 천하의 명당일 수도 있지만 사람이 달라지면 흉지가 될 수도 있습니다. 사람에게 격이 있듯이 땅도 격이 있습니다. 이 땅은 지기충만(地氣充滿)하며 지리오덕(地理五德)한 곳입니다. 풍수학적으로 최상의 지형입니다. 다만 격이 높은 사람이 이 지형을 품을 수 있지만, 격이 낮은 자가 선점된다면 역모를 꾸밀 것입니다. 그래서 동래 정씨들은 이 땅을 품지 않은 것입니다.”


“임금이 아니면 품을 수 없는 땅이라니 수릉으로서 이만한 땅이 없을 것 같습니다. 맞습니까?”


“수릉으로는 명당 중의 명당입니다.”


나는 황보인과 김종서를 보며 말했다.


“이 땅이 동래 정씨의 선산이 있는 곳입니다. 예문 제학(藝文提學) 정창손(鄭昌孫)이 동래 정씨입니다. 그에게 확인해 보면 되는 일 아니겠습니까?”


“그리하시지요. 산릉도감의 책임자인 이 사람은 이곳이 마음에 듭니다. 총호사(總護使)인 영의정 대감은 어떻습니까?”


“산릉도감의 책임자인 김종서 대감이 괜찮다 하시면 이 사람도 다른 의견은 없습니다.”


대행대왕의 산릉이 정해지는 순간이었다.


“이현로는 고생 많이 하였네. 내가 자네를 산릉 장무(山陵掌務)로 삼기로 하였네. 전하께서 결정하시면 자네가 책임지고 잘해 줄 것이라 믿네.”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아무 걱정하지 마십시오.”


이현로도 복직하였다.


수양은 제 뜻대로 되지 않은 것이 화가 났는지 먼저 산에서 내려가 출발했고, 나는 대신들과 내려왔다.


“이번 수릉을 보고 하게 되면 이곳으로 결정될 것 같습니다. 안평대군께서 수고하셨습니다.”


“시간이 지체되지 않고 결정되어서 다행입니다.”


황보인과 김종서는 내게 인사를 해왔다.


“이 사람이 할 일을 했을 뿐입니다. 대신들께서 고생하셨습니다.”


다시 한양으로 돌아오면서 나는 최양선에게 물었다.


“지관을 데리고 오느라고 먼저 떠난 겁니까?”


“그것도 있고, 욕심이 나서 이현로가 찾은 곳보다 더 좋은 곳이 있을까 찾아봤습니다. 하지만 지관의 설명대로 이곳보다 좋은 곳은 없었습니다.”


“이 사람이 부탁할 것이 있습니다.”


“말씀하십시오. 저는 안평대군의 가노가 되겠다고 맹세하였습니다.”


“10살 정도의 똑똑한 고아 남자아이를 선별하여 무계정사로 보내주십시오.”


“몇이나 필요하신 겁니까?”


“30명 정도면 될 것 같습니다.”


“어떤 용도로 사용하실 겁니까?”


“학교를 세워 그 아이들에게 교육하기 위함입니다. 해서 머리가 좋은 아이들이 필요합니다.”


“알겠습니다. 그리하겠습니다.”


나는 소맷자락에서 작은 은 덩어리를 꺼내 최양선에게 전달했다.


“···다녀오도록 하겠습니다.”


한양에 들어오기 전에 최양선은 인사를 하고 떠났다.



****



강화도로 가기 전에 확인할 것이 있었다.


나는 무계정사 서고로 들어갔다. 한쪽 벽면 가장 높은 곳에 32권의 서책이 눈에 들어왔다.


조선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노력해 준 강지평의 약속을 지키기 위함이었다.


백제서기.


대한민국에서는 존재하지 않은 서책이지만, 귀하고 오래된 것을 좋아하는 나에게 소장된 서책이었다.


비단을 펼쳐 백제서기를 쌓여 올려 묶었다.


“안견이 찾아왔습니다. 주인마님.”


오늘 약속된 인물이 나를 찾아왔다.


서고에서 나와 사랑방으로 건너갔다.


“무슨 일이 있는 건가?”


내가 들어서자, 안견이 자리에서 일어났는데 초췌한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붓을 들고 있지만 그다지 좋은 작품이 나오질 않습니다. 그래서 많은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안견은 정체기가 온 것으로 보였다.


“내가 자네를 부른 것은 부탁하고 싶은 것이 있어 그러한데 가능하겠나?”


“말씀하시지요.”


“아바마마, 대행대왕의 어진을 모사해 주게. 종친부에서 어진을 관리하고 있으니 내가 일러두겠네. 자네 생각이 많아 보이는데 이런 부탁을 해서 미안하네.”


“아닙니다. 오히려 모사하면서 생각을 정리할 수 있을 것입니다.”


나는 안견을 보며 대한민국에 있었던 일들을 생각하며 말해주었다.


“작품을 많이 남기시게. 자네에 그림이 후손들에게 큰 감흥을 줄 것이네.”


“이백 년, 삼백 년이 흐르고 제 작품이 남아 있겠습니까?”


“물론이네. 팔백 년이 지나도 남아 있을걸세.”


안견은 내 말을 듣고 고개를 숙였다.


“많은 위로가 되었습니다.”



****



이현로와 함께 강화도로 이동했다.


“목효지가 말한 3개월이 아직 끝나지 않았는데, 가시는 이유가 있습니까?”


“대한민국에서 보내주는 시설을 설치하기 위해서 기초 공사를 해야 하고, 강화도에 모인 사람들과 중요한 대화를 해야 할 것 같네.”


“강화도에 누가 오는갑니까?”


“김시습, 장영실과 야장들 그리고 채텀인들까지. 앞으로의 계획에 관해 설명하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봐야지.”


“알겠습니다.”


강화도 정수사에 도착해서 지키고 있는 사람이 있었다.


“지선 술사님 잘 계셨습니까?”


“저야 잘 지내고 있었습니다. 함께 오신 분이 안평대군이십니까?”


“인사드리십시오. 안평대군이십니다.”


“부적을 담당하는 지선이라고 합니다.”


“안평이오. 나로 인해 고생들이 많습니다.”


“아닙니다. 오히려 감사하고 있습니다. 제대로 된 역천의 술법을 운용할 좋은 기회입니다. 이런 시도는 다시는 없을 것입니다.”


지선의 안내를 받았고, 부도전 아래로 내려오자, 목효지를 제외하고 두 명의 사람이 더 있었다.


“진(陣)을 담당하는 육만 도사입니다.”


“만옥이라 합니다. 소인은 각종 기물(奇物)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안평이오. 그대들의 도움에 깊이 감사하고 있습니다.”


목효지는 나와 함께 동굴로 들어갔고, 부적들이 동굴 벽면을 가득 채웠다.


“재물을 지원해 주셔서 생각보다 일 처리가 빨랐습니다. 만옥이 철문의 제작이 끝나면 거의 완성 단계입니다. 아마도 한 달 이내로 공사가 끝날 것 같습니다.”


“좋네. 이곳으로 기초 공사를 하기 위해서 사람들이 들어올 것이네. 이 동굴 근처에 접근하지 말라고 할 테니 자네들은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될걸세.”


“알겠습니다.”


동굴 입구 아래로 내려와 시설이 들어올 자리를 살폈다.


대한민국에서 시설을 만들며 계획된 자리가 있었고, 그에 맞는 땅의 크기를 표시했다.


말뚝을 만들어 먹물을 칠했고, 내가 지시한 지점에 이현로가 말뚝을 박고, 나는 선을 그어 표시했다.


이 작업이 이틀이 소요되었고, 목효지 일행들이 하늘만 가릴 수 있는 임시처소에서 생활했다.


오후 늦게 김시습과 장영실과 야장들이 도착했다.


20명 정도의 사람들이었고, 각종 가재도구와 장비들을 가지고 왔다.


“빨리 온다고 했는데 챙겨야 할 물품들이 있어서 늦었습니다. 1차로 함께 온 사람들이고 노약자나 어린아이들은 이곳이 준비되면 데리고 오겠습니다.”


“잘하였네.”


김시습의 설명을 듣고 장영실이 인사를 해왔다.


“안평대군을 뵈옵니다.”


“이곳까지 오느라 수고하였네. 짐을 풀고 잠시 쉬고 있게나.”


채탐인 부장 손용호는 주변을 확인하고 뒤늦게 도착했다.


“채탐인 3명과 함께 강화도로 왔고, 아산 현에는 6명이 남아 있습니다.”


“알겠네. 식사를 마치고, 회의할 예정이니 쉬고 있게나. 그리고 내일 돼지 한 마리를 사가지고 오게.”


“그리하겠습니다.”


사람들이 바쁘게 움직였다.


밥을 짓고, 야장들은 평평한 곳에 숙소를 짓고 해가 떨어질 때쯤에 내가 지정한 사람들을 모았다.


장영실, 김시습, 목효지, 이현로, 손용호를 모아놓고 대화를 진행했다.


품에서 김시습에게 보여줬던 시설의 평면도를 꺼내 펼쳤다.


“지금 우리가 있는 이곳에 들어올 시설들일세. 익숙하지 않을 테니 내가 설명해 주겠네.”


김시습에게 설명한 대로 하나씩 시설의 용도를 알려줬다.


“태양광 패널을 사용하며, 발전소와 용광로를 연결한 후에 전기를 생산해서 기계 장비와 시설 운영을 한다는 말씀입니까?”


“그렇네.”


장영실은 내 설명을 이해했지만, 여전히 고개를 갸웃거렸다.


“무엇이 문제인가,”


“이해가 되질 않습니다. 말씀하신 시설에 들어갈 장비들은 야장들의 기술로는 어림도 없는 일입니다. 소인이 명나라를 다녀왔지만, 말씀하신 것들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이론조차 정립되지 않은 물건들이 어디서 나오는 겁니까?”


“이 사람도 궁금했습니다.”


장영실과 김시습이 나를 쳐다봤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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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고명 사은사. 9 +2 24.09.11 783 35 13쪽
35 고명 사은사. 8 +3 24.09.10 801 29 13쪽
34 고명 사은사. 7 +4 24.09.09 835 37 13쪽
33 고명 사은사. 6 +5 24.09.06 937 36 13쪽
32 고명 사은사. 5 +2 24.09.05 893 34 13쪽
31 고명 사은사. 4 +2 24.09.04 957 32 13쪽
30 고명 사은사. 3 +4 24.09.03 972 34 13쪽
29 고명 사은사. 2 +11 24.09.02 1,012 38 13쪽
28 고명 사은사. 1 +9 24.08.30 1,146 40 12쪽
27 황표정사. 12 +4 24.08.29 1,085 34 13쪽
26 황표정사. 11 +8 24.08.28 1,055 36 13쪽
25 황표정사. 10 +3 24.08.27 1,048 35 13쪽
24 황표정사. 9 +1 24.08.26 1,108 35 12쪽
23 황표정사. 8 +8 24.08.23 1,143 38 12쪽
22 황표정사. 7 +7 24.08.22 1,098 39 13쪽
21 황표정사. 6 +5 24.08.21 1,154 38 13쪽
20 황표정사. 5 +3 24.08.20 1,172 37 13쪽
19 황표정사. 4 +2 24.08.19 1,184 39 13쪽
18 황표정사. 3 +6 24.08.16 1,308 41 13쪽
17 황표정사. 2 +5 24.08.15 1,332 38 14쪽
16 황표정사. 1 +3 24.08.14 1,418 36 12쪽
15 단종 즉위. 11 +6 24.08.13 1,535 42 13쪽
14 단종 즉위. 10 +4 24.08.12 1,568 42 13쪽
» 단종 즉위. 9 +4 24.08.06 1,771 51 12쪽
12 단종 즉위. 8 +5 24.08.05 1,706 53 12쪽
11 단종 즉위. 7 +5 24.08.02 1,861 56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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