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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심한감자님의 서재입니다.

잘나가는 무림세가의 둘째 아들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완결

심심한감자
작품등록일 :
2021.05.26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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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0.18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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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7.05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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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67새로운 발견

DUMMY

금명하는 아침이 되자마자 철호의 대장간으로 향했다.

방천이 따라가지 않았기에 금명하는 금방 뛰어가 철호를 만났다.


“야장님! 저 왔습니다.”

“벌써 왔느냐?”

“예, 빨리 귀도를 보여드리고 싶어 일찍 왔습니다.”

“그래, 일단 들어오거라.”


금명하가 안으로 들어서자 따듯함을 넘어 뜨거운 열기가 금명하를 반겼다.

철호가 아침 일찍부터 대장일을 하기 위하여 화로를 피우고 있었기에 후끈했던 것이다.


“벌써 불을 지피시는 건가요?”

“불을 지피다니?”

“일 시작하시려고 불을 피우신 게 아니었나요?”

“일은 이미 시작했다. 제대로 시작하려면 노력해야하지 않겠느냐?”


철호는 눈이 떠진 순간부터 몸을 풀고는 곧바로 일에 돌입했었다.

제대로 시작하겠다고 마음을 먹었으니 눈이 떠진 순간부터 시작해야지 않겠는가.

금명하는 철호의 마음가짐을 듣고서는 강해지겠다고 마음먹었으면서 최선을 다하지 않는 자신이 부끄러웠다.


‘이제부터는 나도 눈 뜬 순간부터 잠 들 때까지 수련해야지.’


마음을 먹은 금명하에게 철호는 그저 존경스러울 뿐이었다.


“존경스럽습니다.”

“뭘 이런 걸로. 그보다 그것부터 먼저 보여봐라. 나는 귀기를 감당할 수 없을 테니 멀리 떨어져 있을 테니 네가 풀어보거라.”

“알겠습니다.”


철호가 멀찍이 떨어진 후, 금명하가 귀도를 감싸고 있는 헝겊을 살짝 벗겨보았다.

벗기자마자 금명하에게 귀기가 뻗어져 나오기에 금명하는 천뢰제왕신공을 운용하며 버텨냈다.

이전이었다면 귀기를 받는 것만으로도 정신이 없었겠지만, 그동안 금명하도 간신히 버틸 수 있는 정도는 되었기에 헝겊을 조금씩 풀어갔다.

풀면 풀수록 강해지는 귀기에 금명하는 더 이상 버틸 수 없을 때쯤 헝겊을 덮었다.


“후···후···”


식은 땀을 흘리고 있는 금명하는 헝겊을 제대로 감싸고는 철호에게 물었다.


“어떤가요? 고치실 수 있으시겠습니까?”

“나는 고칠 수 없겠구나. 애초에 저 도를 만지는 것조차도 불가능하다.”

“역시 그런가요···”

“하지만 너라면 가능하겠지.”

“제가요? 제가 어찌···?”

“지금까지 무인이 대장장이의 길을 걷는 경우가 가끔 있었지만 그런 자들은 대부분 걸작을 만들지 못하고 대장장이의 꿈을 접고 말지.

뒤늦은 나이에 대장장이에 입문해봤자 이미 무공에 익숙해진 신체는 대장장이로서의 실력이 오르는 것을 방해하게 된다.”

“그렇군요···”

“너는 늦긴 했지만 아직 어린 편이니 충분히 가능할 것이다.”

“그렇다면 이제 저는 대장장이로서 살게 되는 건가요?”

“아니, 무인이자 대장장이이다. 비록 내가 시도해보진 못했지만 성공한 사례가 있다.”

“그게 누군가요?”

“구 휘 대협이시다.”

“처음 들어보는 이름인데요?”

“그야 당연하지. 그 분의 작품은 단 하나뿐이고, 그마저도 파기되었으니 말이다.”

“예? 그런 대단한 분의 작품이 왜 파기되었다는 건가요?”

“너무 강력하기 때문이지. 그 분이 만드신 검 한 자루 때문에 옛 무림에 피바람이 불었다 하더구나.

그래서 정, 사, 마의 모든 대표가 모여 그것을 파기하기로 했다.”

“대체 얼마나 강력한 검이었기에 정, 사, 마가 모인 건가요?”

“그것은 검이되, 자아를 가진 검이었다고 전해진다.”

“자아를 가졌다니···그게 무슨 소리이신지···?”

“나도 문헌으로만 접했기에 그 이상은 알 수 없다. 사실, 이 이야기는 전설로 전해지는 이야기이다.

다만, 나는 그것을 문헌으로 기록한 책을 읽었으니 조금 더 알고 있을 뿐이다.”


금명하는 자아를 가진 검이라 들었을 때, 자신이 가지고 있던 귀도가 떠올랐다.

힘을 주겠다며 자신을 쥐라는 그 유혹도 자아가 아닐까라는 생각에 금명하는 철호에게 질문을 던졌다.


“저 귀도는 자아를 가진 검이 아닌가요? 저에게 말을 걸던데요.”

“그건 귀신이 씌였기 때문이지, 자아를 가진 것이 아니다. 어찌 보면 맞을 수도 있다만, 그 이야기 속의 검과는 많은 점이 다르겠지.”

“그렇군요.”

“자, 이제 잡다한 말은 됐고, 수련을 시작하자.

팔은 완전히 회복됐겠지?”

“예, 물론입니다.”

“어제 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망치를 쥐어 보거라.”


금명하는 철호의 말에 따라 망치를 쥐었다. 눈치 있게 어제처럼 내공도 모두 억제하여 신체만을 사용했다.


“내공도 모두 억제하고, 다시 망치질을 해봐라.”

“어제와 같이 하면 됩니까?”

“그래. 하지만 어제와는 다르게 어떻게 해야 망치질이 보다 완벽해질 수 있는지를 생각해보거라.”


어제의 금명하는 그저 망치질을 계속하는 것에만 신경을 썼다.

그러다 보니 의미 없는 망치질만을 반복했고, 철호는 그런 금명하의 태도 때문에 아무 말도 해주지 않고 바라만 봤던 것이다.

금명하는 망치를 쥔 채, 어찌 해야 보다 완벽한 망치질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생각에 빠져 있다.

검을 사용할 때도 똑같다. 검로에 따라 초식이 변하고, 보다 완벽한 검로를 그려낼수록 초식이 강해지는 것은 망치질과 별다를 게 없다.


‘망치질은 검술과 같다.’


금명하가 망치를 들고 내려친다. 망치와 검이 같다고 생각하자 망치질은 그리 어려울 것이 없었다.

힘이 적게 들면서도 가장 강하게 내려쳐지는 곳이 바로 망치질을 할 때의 검로였으니 금명하는 망치질이 완벽해지도록 만들 수 있었다.

철호는 금명하가 곧바로 망치의 경로를 찾으니 감탄하고 있었다.


‘1년을 쌔가 빠지게 고생해야 겨우 찾는 것을 이 놈은 순식간에 찾아내는구나. 타고난 것인가? 아니면 그저 운일 뿐인가.’


“이제 그만.”


금명하의 망치질은 별 문제가 없었기에 철호는 다음 단계로 넘어가려 한다.


“망치질은 제법 하는구나. 하지만 대장술에는 망치질만 있는 것이 아니다. 망치질도 중요하지만 풀무질도 굉장히 중요하다.”

“풀무는 뭔가요?”

“풀무란 불에다가 바람을 불어넣는 기구다. 그걸로 불을 키워 온도를 조절하는 거지.”

“한번 해보겠습니다.”

“이걸 받아라.”


금명하는 웬 이상하게 생긴 도구를 보고는 의아해했다.


“이것이 무엇입니까?”

“그것이 풀무다. 양쪽 손잡이를 잡고 오므려봐라.”


금명하가 풀무의 양쪽 손잡이를 잡고 오므리니 풀무의 입구에서 바람이 뿜어져 나온다.

금명하는 신박한 도구에 폈다, 오므렸다를 반복했다.


“이걸로 불의 세기를 조절하면 되나요?”

“그래. 불이 안 피워져 있는 화로에 불을 피워 보거라.”

“알겠습니다.”


철호가 이미 화로에 땔감은 전부 넣어뒀기에 부싯돌로 불을 붙이니 곧바로 활활 타오르기 시작했다.


“이제 풀무질을 하거라.”


금명하가 풀무를 불 쪽에 대고는 열심히 풀무질을 시작하였다. 그러자 철호가 다급히 다가와 풀무를 빼았았다.

금명하는 황당한 표정으로 철호에게 물었다.


“왜 그러십니까?”

“이런 멍청한 놈! 아까 말하지 않았느냐!

풀무는 불의 온도를 조절하는 도구다!”

“하지만 이것은 불의 온도를 낮추는 기능은 없습니다···”

“불을 키우지 않으면 되는 것이지 왜 계속 불을 키우고만 있느냐!”

“아!”


금명하는 그제야 풀무는 계속 사용하면 불만 키울 뿐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하지만 철호가 불의 적정한 온도를 알려주지 않았으니 금명하는 풀무질을 얼마나 해야 하는지 알 수가 없었다.


“불의 적정한 온도는 어느 정도인가요?”

“그것은 어떤 광물을 제련하느냐에 따라 다르다. 일단 불의 온도를 알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마.

불은 뜨거워질수록 하얀색이 된다. 하얀 불로 제련을 하는 광물은 만년한철(萬年寒鐵)이나, 만년묵철(萬年墨鐵)정도이니 하얀 불은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대부분의 광물은 주황빛을 띄는 불이 딱 적당하다.”

“그렇다면 주황빛을 띄게끔 만들면 되는 거죠?”

“주황빛을 띄우기만 하면 되는 게 아니다. 풀무질은 불을 키우는 것이니 풀무질을 멈춘다고 불이 작아지는 것이 아니다.

적당한 선에서 풀무질을 멈추고 그 온도를 유지하는 것이 진정한 풀무질이다.”

“어렵네요.”

“대장장이는 늘 그 어려운 것을 해내며 작품을 만든다. 지금 네가 걸으려 하는 길은 쉽지 않은 길이다.”


금명하는 손재주를 키우기 위해 온 것인데 어째선지 무인과 대장장이의 길을 걷는 사람이 되어 있었다.

물론, 금명하도 대장술에 흥미가 있었으니 하고 있는 것이지 대장술에 흥미가 없었다면 진작에 그만두었을 것이다.


“일단은 감을 익히는 것이 중요하니 불조절만 계속 해보거라.”

“알겠습니다.”


금명하는 방금 전, 피워 둔 불이 주황빛을 넘어서 은빛을 띄고 있는 것을 보며 지금은 너무 뜨겁다는 것을 알아챘다.

철호는 불의 세기를 줄이려면 그저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했지만 금명하는 멍하니 시간을 버릴 생각은 없었다.

하지만 마땅한 방법이 없었으니 금명하는 생각을 거듭했다.


‘물을 끼얹으면 불이 꺼질 테니 안되겠고, 바람으로 꺼뜨릴래야 오히려 더욱 커질 테니 방법이 없네.’


그러다 금명하는 문득, 불의 온도를 조절하는데 내공을 사용하면 어떨까란 생각을 했다.


‘뛰어난 고수는 기운으로 불을 피울 수 있다고 하던데 나도 할 수 있지 않을까?

아, 이럴 때, 스승님께서 계셨다면 배울 수 있었을 텐데.’


언제까지나 방천에게만 의지할 수도 없는 노릇이니 일단 해보고 실패한다면 방천에게 물어보기로 정한 금명하는 기운을 끌어 올렸다.

몸 속에서 기운을 움직이는 것은 절정의 무인도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다.

하지만 몸 밖으로 기운을 내보내 조종하는 것은 초절정인 금명하에게는 쉽지 않은 일이었다.

기운을 몸 밖으로 내보내는 것까지는 어렵지 않았지만, 기운을 내보내는 족족 흩어지니 형체를 유지할 수가 없었다.


많은 양의 기운을 한 번에 내보내면 형체는 유지할 수 있겠지만 그것은 그저 기운을 내보내는 것일 뿐이다.

내공을 뿜어내는 것은 조종하는 것이 아니기에 자칫하다간 화로를 터트릴 수도 있다.


정신을 집중하며 기운을 내보내는 것은 여간 힘든 것이 아니었다.

금명하는 일단 기운을 갈무리하고 심호흡을 했다.


“후우, 후우···”


아무리 형체를 유지하려 해도 흩어지는 기운에 금명하는 이 방법이 틀린 것은 아닌가 싶었다.


‘차라리 다른 방식은 어떨까?’


몸 밖으로 기운을 내보내는 것은 검기나, 검강도 같은 방식이다. 단지 매개체가 있다는 차이가 있을 뿐이다. 하지만 불을 조절하는 것에 매개체가 있을 리 없다.


‘후···그냥 불을 조종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어?’


금명하는 지금까지 방천과 함께 다니며 여러가지를 배웠다.

그 중 음양오행설(陰陽五行說)ㅇ 음양(陰陽)이 먼저 있고, 그 둘이 만나면서 화, 수, 목, 금, 토의 다섯 가지의 기운이 생긴다 했으니 불도 엄연히 기운이라 할 수 있었다.


‘불도 따지고 보면 기운이니 조종하면 되는 거잖아?’


금명하는 화로속 활활 타오르고 있는 불 앞에서 기운을 느껴보려 정신을 집중했다.

그러자 불 속에서 조금씩 기운이 흘러나오고 있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정말로 기운이 들어 있구나!’


새로운 발견을 한 금명하는 그 어느 때보다도 기분이 좋았다.

이것을 이용한다면 다음 경지로 넘어갈 수 있는 실마리를 얻을 수 있을 거라는 것도 덤으로 얻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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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 118.드디어 총채주와 싸우는데 22.03.01 2,122 24 13쪽
118 117. 짐승을 만나다 22.02.23 2,112 2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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