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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심한감자님의 서재입니다.

잘나가는 무림세가의 둘째 아들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완결

심심한감자
작품등록일 :
2021.05.26 14:16
최근연재일 :
2022.10.18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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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1.11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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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110.총채주, 허태천의 이야기

DUMMY

총채주, 허태천은 처음부터 녹림이었던 게 아니다.

그는 한 문파를 책임지는 장문인의 아들로 태어나, 다음 대 장문인으로 촉명을 받고 있었다.

조곽두도 어릴 때부터 함께해왔다. 장문인을 보필하는 호위대장의 아들로 태어나, 허태천과 같이 컸다.


허태천의 문파는 중원에서 이름 좀 있는 근합파(筋合派)라는 곳이다.

일찍이 천하제십고수에 들어간 투신(鬪神)의 문파이기에 꽤나 명성이 있다.

하지만 고수라고는 투신뿐이니 촉망을 받는 곳은 아니다.


근합파가 촉망을 받지 못하는 이유, 고수가 하나뿐인 이유는 간단하다.

그저 투신이 뛰어났을 뿐이지, 근합파의 무공이 뛰어난 게 아니었다.


근합파는 어려서부터 단련을 한다. 오로지 근육만을 만들며 일생을 보낸다.

오로지 외공만을 수련하며, 소림의 금강불괴(金剛不壞)를 오랜 단련으로 재현해낸다.

도검불침(刀劍不侵)의 신체를 얻고, 어떠한 것도 모두 깨부숴버리는 최강의 육체를 얻는 게 그들의 목표이다.

실제로 투신이 이뤄냈으니 그대로 수련을 한다.


허태천은 단련하는 것을 좋아했다. 실제로 그의 육체는 타고난 듯이 수련하는 족족 더욱더 단단해졌다.

그때는 오로지 자신만이 강하다 생각했고, 더욱 강해지기 위해 몰두했다.


그러던 어느 날 허태천은 자신보다 어린 소년에게 패한다.

그가 상대한 이는 그저 재능 좀 있는 이였다. 검기를 조금 더 빨리 다룰 수 있게 되었을 뿐, 그것 말고는 타고난 게 전무했다.


하지만 그런 이에게 패했다.

그동안 길러왔던 근육은 검기가 깃든 목검을 버티지 못했다.

그가 내질러왔던 주먹은 상대에게 닿지 못했다.


허태천은 거기서 외공에 대한 한계를 느꼈다.

조곽두를 시켜 내공심법을 구해왔고, 그것을 익히며 외공을 단련했다.

허태천은 외공만 아니라 무공 자체에 재능이 있었기에 내공도 비약적으로 상승했다.


그는 자신이 패했던 상대를 다시 찾아가 힘으로 눌러주었다.

내공이 깃든 근육은 검기가 둘러진 목검으로는 아무런 타격도 받지 않았다.

내공이 깃든 주먹은 막는다 해도 피해를 무시할 수 없었다.


자신이 패했던 상대에게 다시 찾아가 승리를 따냈다.

그에 허태천의 아버지는 기뻐했다.

그가 내공을 배웠다는 걸 알아채기 전까지는···


투신은 오로지 외공만으로 입신경의 경지에 올랐다 전해진다.

투신만큼의 재능을 지닌 아들이 내공을 받아들였다는 것에 아버지는 극도로 분노했다.

드디어 근합파에 다시금 빛이 드리울 줄 알았는데 한순간의 실수로 빛을 잃어버린 것이다.


아버지는 허태천을 내쫓았다. 내공을 받아들인 이상, 근합파의 무공은 배울 수 없다.

단련된 근육에 기운이 스며들어야 이상의 육체가 만들어지는데, 허태천은 기운이 단전으로 들어가게 된다.

더 이상 근합파의 수련법으로는 강해질 수가 없었고, 근합파의 미래를 고작 잠깐 강해지는 것으로 날려버린 것에 아버지는 허태천을 내쫓은 것이다.


허태천은 어린 나이에 세상으로 나오게 되었다.

죽마고우(竹馬故友)이자, 그의 충실한 오른팔인 조곽두도 함께 나왔다.

중원은 어린아이가 살아갈 수 있을 정도로 살기 좋은 곳이 아니다.

일꾼으로 받아주지 않았고, 굳이 누가 먹여주지 않았다.

그들이 선택할 수 있는 길은 개방과 녹림뿐이었는데 허태천은 아버지에 대한 분노로 사(邪)의 길을 걸었다.


녹림에 들어가니 그 당시의 총채주가 둘을···아니, 허태천을 높게 봤다.

그는 허태천을 가르쳤다.


허태천에게 가르쳐야 하는 것은 없었다.

쌍검을 주로 하여 쾌검을 구사하는 자신의 무공은 허태천에게 맞지 않았으니 말이다.

그가 알려주는 것은 어떤 길로 나아가야 하는지 조언을 해주는 정도였다.

실제로 허태천은 조언이 없이도 스스로 강해졌다. 그 조언은 그저 그가 나아감에 있어서 장애물을 조금 치워주는 정도였다.


허태천은 알아서 강해지니 총채주는 조곽두를 가르쳤다.

그에게 쌍검을 가르치고, 조곽두도 무공에 대한 재능이 있었다.

그저 허태천과 방향이 다른 재능이었을 뿐, 차고 넘치는 재능이었다.

그렇게 원래 무공을 배우고 있던 우휘와 허태천, 조곽두는 녹림에서 같이 컸다.


20년이 지나고, 총채주가 우휘에게 죽임을 당했다.

우휘가 모은 세력이 우휘를 총채주로 추대하고, 총채주를 따르던 세력은 허태천에게 붙는다.

둘의 세력은 막상막하(莫上莫下)였다. 죽고, 죽이는 싸움에서 허태천이 현경의 경지를 깨우치기 전까지는 말이다.


허태천이 현경의 경지에 오르자, 판세가 뒤바뀌었다.

그 누구도 허태천에게 상대가 되지 않았다. 그나마 우휘가 해볼 만했지만, 우휘는 패배를 선언했다.


허태천이 총채주의 자리에 오르고, 조곽두는 일 마군의 자리를 차지하였으며, 우휘는 총순찰의 자리를 꿰찼다.

허태천도, 조곽두도 우휘를 미워하지 않았기에 우휘를 죽이지 않고, 총순찰의 자리에 놓은 것이다.


전대 총채주는 무공을 가르쳐주었을 뿐, 쓰레기 중의 쓰레기였다.

심심하면 세 명을 죽일 듯이 잡고, 정파와 마교 같은 뛰어난 고수들이 즐비한 곳에는 손을 비비는 그런 쓰레기.

우휘가 죽이지 않았더라면 언젠가는 둘이 죽였을 것이다.


허태천은 총채주가 된 이후로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총채주의 자리에 오르니 세상이 무료해져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 감이 잡히질 않았다.


할 것도 없으니 조곽두와 함께 근합파를 다시 찾아갔다.

30년만에 다시 찾는 본가. 그곳이 과연 어찌 됐을 지 궁금했다.


본가의 상황은 이전과 다르지 않았다.

아침이면 나와서 단련을 하고, 아침을 먹는다.

점심을 먹고, 다시 단련을 한다.

저녁을 먹고, 또 단련을 하고, 잠자리에 든다.

변한 게 없었다.


허태천은 근합파로 찾아갔다. 근합파는 누가 찾아올 곳도 아니고, 문지기를 할 시간에 단련을 하기에 문지기가 없다.

안으로 들어선 총채주는 문파 내부를 둘러봤다.

이 역시 변한 게 없었다. 오직 단련만 하는 그들도 호위 임무나, 마을을 지키며 돈을 버니 건물이 낡거나 하는 일은 없었다.


“누구시오?”


뒤를 돌아보니 우람한 덩치를 가진 노인이 있었다. 아버지였다.


“처음 보는 얼굴인데···”


처음 보는 얼굴이라면서 경계하는 기색이 없다.

허태천의 몸에 빽빽이 들어차 있는 근육의 밀도를 보고는 오히려 흥미로워 하고 있는 것이다.

아버지가 가까워지며 허태천의 몸을 세세히 확인하며 감탄한다.


“굉장한 근육이군. 대체 어디의 누구인가?”


고민을 했다. 아들이라 말할지, 녹림의 총채주라 말할지, 아니면 그저 찾아왔다 말할지.

고민하고 있을 때, 멀리서 목소리가 들려온다.


“곽두냐?”


조곽두의 아버지이자, 아버지의 오른팔인 전 호위대장이었다.


“곽두라면···너는 설마?”


이제서야 알아챘다. 자기 아들이 설마 다시 찾아오리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으니 말이다.

그는 수련을 하다가도 한 번씩 아들을 그리워했다. 아니, 정확히는 아들의 재능을 그리워했다.

분명 그대로만 컸다면 투신의 재림을 볼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태천이냐?”


고개를 끄덕였다. 아버지는 별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일단 안으로 들어가지.”

“아니, 굳이 들어갈 필요는 없어 보이는데.”

“뭐?”

“근합파가 어떤 꼴인지는 확인했다. 역시 나는 나가길 잘했다.”

“···네가 그런 멍청한 짓만 하지 않았다면 지금쯤 너는 엄청난 고수가 되었을 거고, 언젠가는 투신을 따라잡았을 거다.”


손을 들어 손가락을 까딱였다. 아버지에게 덤비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오직 외공만을 단련하며 강함을 추구하는 근합파의 무인에게 시비는 참을 수 없는 것이었다.


“아들이라 해도 걸어오는 싸움은 피하지 않는다.”


-쿵


진각이 밟히고, 주먹이 날아온다. 세월의 흔적을 담은 듯, 묵직한 주먹이었다.

하지만 그뿐이었다.


-척


주먹을 잡았다. 굳이 내공을 운용할 필요도 없었다. 애초에 허태천의 근육이 더욱더 우람했고, 갖고 있는 내공의 수준이 달랐다.


너무도 쉽게 잡힌 주먹에 아버지가 반대쪽 손으로 주먹을 내지른다.

이번에는 잡지 않고, 그저 맞아줬다.


-퍽


충격은 있지만, 고통스럽지는 않았다. 그저 주먹을 맞았다. 그뿐이었다.


“이, 이···이놈이!!!”


주먹을 마구 내지른다. 반항하지 않고, 그저 맞아주었다.

반 각 정도나 되었을까. 아버지는 결국 포기했다. 통하지 않는다는 걸 인정했다.


“내가 그대로 성장했다면 투신을 따라잡았다? 그 소리는 틀렸다.”

“···”

“그저 나라는 사람의 재능인 거다. 근합파의 무공이 뛰어난 게 아니라 그저 내가 뛰어난 거였다.”


아버지의 주먹이 파르르 떨리고 있다.

반박할 수가 없다. 다시 달려들어도 이길 수 없다.

지금까지 느껴본 적 없는 무력함이 몸을 감싸고 있었다.


주먹에 내공을 담았다. 고작 초절정 수준의 내공, 그걸로 아버지를 때렸다.


-쾅


“크헉!”


배를 움켜잡고, 고통스러워한다.


“초절정의 내공도 담지 못한다. 그게 근합파의 한계요.”


그 길로 근합파를 나서 다시 녹림으로 돌아갔다.

자신의 선택이 틀리지 않을 걸 확인했다.

물론 근합파에 계속 있었어도 언젠가는 지금의 수준에 도달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시간이 다르다. 적어도 10년은 더 썼어야 지금의 수준에 닿았을 것이다.


다시 돌아온 녹림에서는 그저 일어나고, 먹고, 자는 것을 반복했다.

수련도 하지 않았고, 어디를 돌아다니지도 않았다.

그저 무료하게 시간을 보냈다.


무료하게 보내다 몸이 근질근질하다는 생각에 강자를 찾아 돌아다니기도 했지만, 상대가 모두 시시했다.

그나마 무당의 무도도사 남천 정도나 재미를 느꼈지, 다른 모든 싸움이 전부 시시했다.


천하십대고수는 모두 집단의 수장을 하고 있기에 단독으로 붙을 수가 없다.

아무리 허태천이라도 그 부하들까지 모두 상대하려면 힘이 들 것이고, 그 후에 같은 경지의 인물과 싸운다면 제대로 된 싸움이 아닐 것이다.

그렇다고 녹림을 이끌고 나가면 사파 대 정파의 구도가 될 테니 사파를 끌고 나갈 수도 없다.


그저 무료하게 시간을 보내고 있을 때, 금명하를 찾았다.

뛰어난 재능이었다. 어쩌면 자신을 능가할 정도의 재능을 가진 금명하를 보고서는 싸우고 싶었다.

그래서 알맞은 상대를 보냈고, 위험을 느끼게 하기 위해 직접 나서기도 했다.


부투도사 방천을 발견해 금명하가 쓸모없다 생각했다.

금명하보다 방천이 더 빨리 강해질 것 같았다.

금명하를 협곡으로 떨어뜨린 것을 후회했다.

지금하고 있는 것처럼 강한 자들끼리 서로 싸우게 해 살아남은 가장 강한 이와 싸우는 계획을 미리 세웠다면 금명하를 그렇게 만들지 않았을 것이다.


일단 선수는 준비하고 있다.

가장 먼저 금명하. 보았던 재능 중에서는 가장 뛰어난 재능을 가지고 있다.

지금은 어느 정도의 힘을 가지고 있는지 파악하지 못하고 있지만, 생각보다 많이 강해졌음을 직감하고 있다.


다음으로는 방천이 있다. 지금은 마교로 향해 있다. 무당의 무공 중 두 개의 기운을 모두 익혀 강해지는 양의신공(兩儀神功)을 위해 마기를 받아들이러 갔다.

무당의 무공에 자세히는 모르지만, 돌아오면 훨씬 강해져 있을 것 같았다.


그다음으로는 남궁의 검룡이 있다. 조금씩 더 강한 놈들을 보내며 상대를 시켜본 결과, 실전에 강한 쪽이었다.

그 어떠한 난관이라도 헤쳐나가고, 더욱 강해지는 이상한 놈이었지만, 선수로 부족함이 없었다.


지금 중원을 떠돌고 있는 화산파의 매화검(梅花劍)도 있다. 금명하와 비슷한 나이대로 재능은 뒤처질 게 없었다.

화산에서는 천년에 한 번 나올 재능이라면 떠받들고 있다.


마지막으로 자신이 직접 키우고 있는 유중호가 있다. 마기에 몸을 맡겨 짐승이 되었다.

지금 유중호에게 가르치고 있는 것은 본능이다. 오직 본능에만 몸을 맡겨 싸우고 있으니 딱 맞는 가르침이다.

그 결과로 고작 5년 만에 무인도 아니었던 몸에서 이제는 조절은 했다지만 자신이 공격을 버틸 수 있는 몸이 되었다.


일단 선수들을 더 모을 것이지만, 지금 모인 인원들로도 충분히 재밌는 그림이 나올 수 있을 것이다.


몸이 근질근질해서 미쳐버릴 것 같았지만, 참아야 했다.

과실은 먹기 좋게 익었을 때, 가장 맛있는 법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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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4 123.빠르게 이어지는 전쟁 +1 22.07.10 1,720 18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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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 121.꼿꼿이 서있다 +1 22.04.06 1,928 22 13쪽
121 120.일났다 +1 22.03.26 2,029 25 14쪽
120 119.우휘의 본성 22.03.16 2,006 25 13쪽
119 118.드디어 총채주와 싸우는데 22.03.01 2,124 24 13쪽
118 117. 짐승을 만나다 22.02.23 2,114 27 12쪽
117 116.천마의 방문 22.02.21 2,182 24 13쪽
116 115.음소도는 강해졌다, 금명하는 미쳤다 22.02.20 2,107 24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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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 112.무당 합류 +3 21.11.15 2,578 43 13쪽
112 111.이럴 때가 아니다 +3 21.11.12 2,724 42 13쪽
» 110.총채주, 허태천의 이야기 +2 21.11.11 2,734 41 12쪽
110 109.십이마군 생포! +2 21.11.10 2,692 43 12쪽
109 108.숨겨둔 수 +2 21.11.09 2,752 4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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