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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심한감자님의 서재입니다.

잘나가는 무림세가의 둘째 아들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완결

심심한감자
작품등록일 :
2021.05.26 14:16
최근연재일 :
2022.10.18 19:35
연재수 :
135 회
조회수 :
593,098
추천수 :
6,918
글자수 :
732,982

작성
22.07.31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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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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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글자
12쪽

127화 재앙(災殃)

DUMMY

마교의 인물들이 속속이 등장하고 있기 때문에 회의는 매듭을 짓지 못한 채로 끝내야만 했다.

회의장에 있던 이들은 모두 밖으로 나와 마교를 마주했다.

그 중에서도 도 하나만을 믿고, 그 자신감으로 패도(覇刀)를 뻗는 도제가 말했다.


“고작 천? 저 인원으로 정파를···우리를 상대하겠다는 건가?”


정파는 이미 분열됐다. 그 증거로 무림맹의 인원들은 약간씩 뒤로 빠지고, 맹의 눈치를 보지 않는 자들만이 앞으로 나와있었다.

대문파는 돼야 가능한 일이었기에 많은 수는 아니었다.


“은퇴하기 전에 곤륜의 이름을 드높이려 했건만, 뜻처럼 되지 않는구나.”

“은퇴하지 말고 새로운 맹에 들어오시지 그러십니까.”


아쉬워하는 곤륜무왕에게 검왕은 새로운 길을 권유했다.

다만 곤륜무왕은 이미 무림맹에서의 알력 다툼에 지쳐 있었다.


“노부는 이미 단정을 지었으니 그건 다음 대의 문주에게 맡기게나.”

“속세에 흥미가 떨어져 보입니다. 곧 등선(登仙)이라도 하실 것처럼.”

“그럴지도 모르지. 이미 속세에서 이루고 싶은 것은 모두 이뤘으니.”

“그러십니까?”

“그렇지.”


해탈한 표정의 곤륜무왕을 보며 검왕은 앞으로 나섰다.


“그러기에는 아직 속세에서 이루지 못한 게 있어 보입니다만.”

“이루지 못한 것? 그게 무엇인가?”


검왕은 가타부타 말로 않고, 행동으로 보여주었다.

그저 가볍게 검을 들어 횡(橫)을 그었다.


곤륜무왕은 검왕이 하는 것을 바라만 보았다.

처음 검왕이 팔을 잃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땐, 안타까웠다. 검왕은 현 시대를 이끌어 갈 무인 중 한 명이었으니까.

다만 전쟁으로 인해 그를 다시 만났을 땐, 오히려 부러웠다. 정체된 자신과 달리 그는 자신의 턱끝까지 쫓아와 있었으니까.

하지만 오늘 생각이 바뀌었다.


“자네,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던 겐가.”


검왕이 그린 횡이 거리를 뛰어 넘어 마교에 선을 그었다.

선은 곧 현실이 되어 마교인들의 몸을 반으로 갈랐다.


-투둑!


긴장한 채로 전투를 대기하던 정파인들은 넋 놓고 그 장면을 볼 수밖에 없었다.

정파를 상대하려 온 수가 고작 천이라면 어마어마한 정예들일 텐데 그런 정예들의 대부분이 단칼에 쓰러졌으니 말이다.


“별것 아닙니다. 그저 수련을 조금 했을 뿐.”

“별게 아니지 않은가!”


흥분할 만도 했다. 아무리 곤륜무왕이라 해도 천 명이나 되는 인원을 상대하려면 반 시진은 필요할 텐데 자신은 고작 일검이었으니까.


“정말 별것 아닙니다.”

“세상에 볼 건 다 봤다 생각했건만 노부를 놀라게 만들 줄은 생각도 못했어.”

“세상엔 재밌는 일들이 넘쳐납니다. 그런 일들을 제쳐 두고 은퇴를 하실 작정이십니까?”

“허허, 신선이 되려 했건만, 자네 때문에 노부는 무인으로 남겠어.”


천마를 만나고 무력감으로 죽었던 무인의 혼을 검왕이 다시 일깨웠다.

그것은 곧 활력이 되었고, 그건 다른 이들도 마찬가지였다.


“검왕이 우리와 함께하신다!”


마교와 싸워야 한다는 책임감 때문인지, 강한 무인이 함께한다는 것 때문인지 천마에게 당한 것은 묻어둘 수 있었다.


“기세를 이어가야겠구만. 마무리는 노부가 할 테니 자네는 좀 쉬고 있게.”

“함께하겠습니다.”

“노부가 모를 줄 아는가? 무리한 것을 알고 있으니 다른 이들이 알아채기 전에 쉬면서 회복을 하게.”


곤륜무왕은 검왕이 무리해서 위력을 낸 것을 알고 있었다.

그의 기감에 검왕의 몸에 부담이 간다는 게 느껴졌을 정도니까.

다만 그걸 알게 된다면 아군의 기세가 꺼질 수 있으니 자신이 나서려는 것이었다.


“그럼 부탁 좀 드리겠습니다.”


정파에서 유일하게 존경할 수 있을 만한 사람이 하는 말이니 검왕도 굳이 고집 피우지 않고 호흡을 갈무리했다.


천 명의 마교인들은 모두 죽지 않았다. 앞의 사람들이 고기 방패가 되어준 덕에 뒷사람들은 겨우 방어해낼 수 있었다.

그리 해서 남은 인원은 이백. 저항하기에는 충분한 숫자였다.


“이 장로께서 오시기까지만 버텨라.”


어차피 이 장로가 싸우는 동안 다른 잔당들을 막는 역할이었기에 정예의 수는 적었다.

그저 이 장로가 싸우는 동안의 시간 벌이용이었기에 달려들지 않고, 진을 구축하며 상대가 오는 것을 기다린다.

허나, 그들이 마주하는 것은 이 장로가 직접 상대해야 할 곤륜무왕이었다.


“젊은 이들에게 뒤쳐져선 안 되겠지!”


곤륜무왕이 전성기를 맞이한듯 진을 휘젓기 시작한다.


* * *


“저거 검왕인가? 뭐 저리 강해졌대?”


성벽에서 정파를 지켜보고 있는 장로들.

천마의 명이 있기에 지켜보고 있기도 하지만, 정파가 승리할 가능성은 전무함을 알고 있기에 여유롭기까지 했다.


“확실히 전에 붙었을 때와는 확연히 다르다. 그게 20년 전이긴 하다만 그래도 놀라운 발전이다.”

“검왕이랑 붙으려면 일 장로쯤은 되어야겠는데?”

“그건 검왕을 너무 높게 친 것 같군.”

“멍청한 이 장로가 저걸 상대로 이길 수 있을 것 같지 않아 그렇지.”


이 장로의 무력은 다른 이들도 인정할 정도로 강하다.

다만 무식하게 정면으로 상대하는 성격 때문에 기술의 극치를 이룬 검왕에게는 무리일 게 뻔했다.


“내가 붙어보고싶군.”


검마(劍魔)라는 별호를 받은 검사는 자신의 검을 매만지며 검왕을 바라보았다.

정파에서 검으로는 으뜸이라는 소리를 들어왔기에 붙어보고 싶었지만, 천마신교와 정파라는 차이가 있기에 붙어보지 못했다.

검마는 검왕과 자웅을 겨뤄 자신의 검이 더 강하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었다.


“이 장로는 오지도 않는데 내가 나가도 되겠나?”

“그 놈이 안온다면 내가···!”

“나도 가보고 싶군.”


호전적인 장로들은 모두 전장으로 나가고 싶어한다.

이 장로 밑으로는 힘의 차이가 확실하지 않으니 서로 나가고 싶어 다투기 시작한다.

하나 그 다툼을 일시에 멈추는 사내가 등장했다.


-터벅.


그저 등장만으로 주변이 싸늘하게 식는다. 장로들마저 긴장하게 만드는 존재감.

그의 이름 수라마귀(修羅魔鬼)였다.


“오랜만이군.”


정예들만이 가득한 마교에서 천마 다음의 무력을 가지고 있는 일 장로.

천마만큼의 권력을 지니고 있는 그가 말했다.


“싸우고 싶나?”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다. 아니, 못했다.


“별로 싸우고 싶지 않은가보군?”

“교주께서 한 명씩 차례로 나가라 명하셨습니다.”

“교주께서? 흠···”


다들 긴장하고 있다. 천마가 인정하여 그의 발언은 천마를 제외한 모든 마인들보다 우선이 된다.

한 마디로 그가 명하면 그 순간 실행에 옮겨야 하니 그에게 밉보이는 순간 끝이라고 봐야 한다.


“원하는 이들을 한 명씩 잡아 상대하라.”

“하지만 교주께서···”

“싫다면 하지 않아도 괜찮다만 본교에 싸움을 싫어하는 놈이 있을 줄은 몰랐군.

어찌 됐든 나는 붙고 싶은 놈이 있으니 가겠다.”


혹시나 천마가 자신의 명에 불복종하는지 시험하려 보내는 것일 수도 있기에 거부했던 것인데 수라마귀의 눈을 보면 그건 아니었다.


“그럼 저도···”

“저도···”

“일 장로의 허락이 있으니···”


싸움이 허가되었으니 장로들은 서로 누구를 상대할지 생각했다.


“그럼 가지.”


장로들이 움직인다. 수 만의 마기를 합쳐도 부족할 강대한 마기가 정파에 도래한다.


* * *


적진에서 날뛰고 있는 곤륜무왕은 말 그대로 무쌍(無雙)을 찍고 있다.

그런 와중에 드는 의문.


‘어째서 정예를 보내지 않는 거지?’


상대하고 있는 모든 이들이 급이 떨어지는 이들이다.

마교를 가장 많이, 오랫동안 상대해왔던 곤륜무왕은 마교의 전력이 고작 이 따위가 아님을 알고 있다.


그렇게 마지막 마교인까지 죽였을 때, 멀리서부터 느껴지고 있었다.


“온다!”


마교가 마교라 불릴 수 있게 된 진짜 마교인들의 마기가 느껴지고 있었다.

진정한 싸움은 이제부터이기에 곤륜무왕은 긴장했고, 그의 긴장은 정파인들에게로 뻗쳐 나갔다.


“강자전(强者戰)으로 하지. 수는 다섯···”


수라마제가 말하는 동시에 마교인들 뒤쪽에서 무시 못할 기운이 또 다가온다.


“수는 여섯으로 하지.”


뒤에서 해맑게 달려오는 투귀는 투신과의 싸움으로 새로운 성취를 이뤄냈다.

강자와의 싸움, 게다가 자신과 같은 성질의 무인이다 보니 패배했음에도 성취를 이뤄낸 것이다.


“권마, 뭐하다 온 거지?”

“재미난 일이 있었지, 하하하하!!!”


투귀는 투신을 만난 일을 굳이 입 밖으로 꺼내지 않았다.

자신의 우상을 다른 이들이 만나는 것을 바라지 않는 것이다.


‘그나저나 그 분은 어디 가셨지?’


투신을 만났다는 사실이 기뻐 그저 뛰어왔는데 생각해보니 천마신교에서 투신을 만났다는 사실이 이상했다.


‘뭐, 어때.’


이상하면 어떤가. 즐거웠으면 된 거지.

투귀는 투신의 목적을 망각하고, 자신의 능력을 시험해 볼 상대를 찾는다.


“난 저기! 저기로 한다!”


투귀가 가리킨 자는 곤륜무왕이었다.

이전에 붙은 적이 있으나, 아슬아슬하게 투귀가 패한 전적이 있는 상대. 강해진 것을 체감하기에는 딱 적당했다.


“그럼 나는 저 자로 하지.”


수라마귀가 가리킨 자는 금명하였다.

이유를 아는 자는 없었다. 그는 장로들 중 으뜸이었으니까.


나머지 장로들도 자신의 상대를 고르며 강자전의 상대가 모두 정해졌다.

다만 이는 정파가 아직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래도 나름 무림맹주인 태극검존이 앞으로 나와 말했다.


“우리는 아직 강자전을 받아들인다 말하지 않았다!”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건가?”

“당연···”


-척


금명하가 태극검존의 앞을 가로막았다.


“받아들이겠다.”


순간 태극검존의 머리속이 치욕이라는 감정으로 가득 찼지만, 이내 금명하가 하는 말로 인해 감정을 버릴 수 있었다.


“남은 병력 전부가 덮쳐야 승산이 있을 만합니다.

물론 그 피해는 말로 할 수 없을 정도일 테고요.”


자신은 느끼지 못했으나, 금명하는 느꼈다. 그것만으로도 실력의 우위는 알 수 있었다.

사실은 특화된 분야가 다르기에 그런 거였지만 말이다.


“먼저 4승을 이룬 쪽이 승리인 것으로 하지.”


여섯 명 모두가 강하지만, 그 중에서도 한 명만이 특별하다.

연승전으로 붙는다면 투신이 이쪽으로 오지 않는 이상에야 살아남는 것조차 불가능할 것이다.


“좋다.”


결정이 되었으니 마교에서 가장 먼저 나오는 이는 당연히 투귀였다.


“곤륜무왕, 나와!!!”


온 몸에 투기를 두르고 있는 그는 어디서 구르고 온 것인지 옷가지는 멀쩡한 모습이 아니었지만, 기분만은 최고조로 보였다.

여섯 명이 싸운다면 어차피 나갈 이들은 거의 정해져 있다. 곤륜무왕은 별말 없이 앞으로 나섰다.


“투귀, 이전에 패배해놓고도 아직 분수를 모르는구나.”


곤륜무왕이 서서히 투기를 끌어올린다.

지금은 정체되어 있다지만, 20년 전보다 확연히 달라진 자신이다. 그때의 자신으로 생각하고 덤빈다면 투귀는 패배할 것이 분명했다.

아니, 분명했어야만 했다.


“오, 역시 시간은 누구의 편도 아니구만. 내가 강해졌듯이 너도 강해져 있을 거라고는 생각했는데 생각 이상이야.”


투귀에게서 투기가 뻗어져 온다. 그것은 곤륜무왕의 투기까지 덮으며 일대를 장악했다.


“내가 생각했던 범위가 너무 하찮기는 했지만 말이야.”


그 누구도 오만방자(傲慢放恣)하다 말할 수 없었다.

투기를 마음껏 뿜어내고 있는 투귀는 그 자체로 재앙으로 보이고 있었으니 말이다.

그 모습에 곤륜무왕마저 긴장하여 식은땀이 날 정도였다.


“붙어보자고!!!”


-쿵!


재앙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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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 119.우휘의 본성 22.03.16 2,005 25 13쪽
119 118.드디어 총채주와 싸우는데 22.03.01 2,123 24 13쪽
118 117. 짐승을 만나다 22.02.23 2,113 2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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