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심심한감자님의 서재입니다.

잘나가는 무림세가의 둘째 아들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완결

심심한감자
작품등록일 :
2021.05.26 14:16
최근연재일 :
2022.10.18 19:35
연재수 :
135 회
조회수 :
593,093
추천수 :
6,918
글자수 :
732,982

작성
22.02.19 21:00
조회
2,096
추천
22
글자
12쪽

114.돌아왔으니

DUMMY

난데없이 머리를 가격당한 음소도가 머리를 부여잡고 있다.

고통은 없었지만 금명하에게 맞던 느낌을 몸이 기억하고 있었다.


“아니, 오랜만에 보는 건데 때리는 건데 왜 때리시는 겁니까!”


이제 막 돌아와 알콩달콩한 분위기가 나오고 있었는데 저 눈치 없는 음소도가 망쳤다.

마음만 같아서는 몇 대 더 쥐어박고 싶지만, 그것보다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게 있었다.


“음 노인, 몸이 왜 그래?”


분명 2년전까지만 해도 비실비실한 몸이었는데 돌아와보니 우락부락한 몸이 되어 있었다.

외공을 아무리 단련한다 해도 한계라는 게 있을 법도 한데 음소도는 2년이라는 시간을 넘어선 몸을 만들었다.


“아무리 외공을 단련했다 해도 이렇게까지 될 리가 없는데···?”

“크크, 그야 공자님이 모르시니까 하는 말씀이시죠.

저, 음소도. 지난 2년간 죽을 힘을 다해 단련했습니다! 지금은 공자님이라 해도 저를 쉽게 상대하실 수는···”


-쾅!!!


금명하의 주먹질 한 번에 음소도가 벽에 처박혔다.


“쉽게 상대할 수 있는데?”


음소도가 벽에서 빠져나오며 금명하를 향해 웃음을 지었다.


“여기는 비좁을 듯한데 연무장으로 나가시죠.”


음소도의 웃는 모습에 금명하는 오랜만에 재미를 느꼈다.


“좋지!”


음소도의 달라진 모습에 금명하는 색다른 재미를 느끼고 있었다.

우락부락해진 몸에 고통을 느끼지 못하는 조합이 과연 어떤 즐거움을 줄 수 있을지 기대됐다.


“음 노인, 난 2년 동안 제대로 된 싸움도 못해보고 찌꺼기들만 상대해왔거든.

그니까 음 노인이 재미를 좀 줬음 해. 알았지?”

“공자님, 쉽게 보지 마십시오. 저, 음소도입니다?”

“음 노인이라 쉽게 노는 건데 말이지. 아무튼 잡설은 됐고, 들어와.”

“예!”


음소도는 막무가내로 달려들지 않았다.

눈을 감았고, 호흡을 가다듬었으며, 온몸에 힘을 주었다.

몸이 완벽하게 평온을 받아들였을 때, 숨을 크게 들이마시었다.


“쓰으읍···!”


들어온 공기가 팽창하며 음소도의 근육을 부풀린다.

오른팔에 힘과 기운이 집중되며 비상식적인 힘이 모였다.


“음 노인, 그거 어디서 배웠어.”


금명하의 표정은 싸늘하기만 했다. 그도 그럴 게 지금 음소도가 사용하는 무공은 금명하의 원수인 총채주의 무공이니 말이다.


“박살(搏殺)!”


총채주만큼의 위력은 아니었지만, 호신강기로 막아낼 수 있는 수준도 아니었다.


“파천신권(破天神拳).”


본디 파천신권은 모이는 힘에 따라 위력이 달라진다.

약간의 기운만 담는다면 그저 권기를 날리는 정도이지만, 금명하가 온 힘을 다한다면 산을 무너뜨리는 건 일도 아닐 정도의 위력을 보여준다.

지금 금명하의 파천신권은 약간의 기운만을 담아 권기를 날리는 수준밖에 되지 않았지만, 그 위력은 음소도의 2년이라는 시간의 수련을 무색하게 만들었다.


-쾅!


음소도는 자신의 공격이 파쇄될 것을 알고 미리 호신강기를 둘러 공격을 대비했지만, 아무 소용없는 짓이었다.


“공자님, 저 아직 멀쩡합니다?”

“그러게. 음 노인, 아무래도 화경에 들었나봐?”

“제가요?”

“그게 아니면 그걸 어떻게 버티겠어.”

“내, 내가 화경···!”

“물론 아직 그만큼의 내공이 없지만, 육체는 준비가 됐는데?

나랑은 완전 반대야.”

“저랑 공자님은 경우가 다르죠. 공자님께서는 육체도, 내공도 없이 그저 깨달음만으로 경지를 올리셨잖습니까?”

“내공은···그렇지. 육체도, 내공도 부족했지.”


금명하는 수련을 하지 않고 놀기만 했었기에 내공은커녕 육체도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

다만 그것을 감싸고도 남을 뛰어난 재능이 강제로 경지를 올렸었다.

그 증거로 금명하는 초절정에 올랐음에도 단순한 무력 싸움에는 약했었다.


“근데 음 노인.”

“예, 공자님.”

“깨달음도 없어 보이는데?”

“예? 이렇게 강해졌는데 깨달음이 없어 보인다고요?”

“그냥 어린 애가 힘을 가진 거랑 가를 게 없잖아.”

“하···아까부터 자꾸 저를 약한 취급 하시는데 그러다 큰 코 다치십니다?”

“미안한데 난 코가 크지 않아서 다칠 일이 없겠네?”

“걱정 마십시오. 그건 제가 알아서 할 테니.”


음소도가 돌격할 준비를 한다. 방어를 포기하고, 오직 공격만을 하기 위해 중심을 앞에 두고 있다.

피하면서 싸운다면 쉽게 이길 수 있겠지만, 그리 하면 재미가 없을 것이다.


“전면전? 좋지!”


금명하가 웃으며 똑같이 중심을 앞으로 옮긴다.


“즐겨보자고.”


-탓!


금명하와 음소도가 전면으로 붙었다.

공격을 피하지도, 막아내지도 않을 채 오직 공격만을 쏟아붓고 있다.

이런 식으로 붙을 경우 경지가 낮아 육체도, 내공도 적은 음소도가 질 게 당연하지만, 금명하는 일부러 내공을 제한해 육체로만 맞붙고 있다.


“저 둘은 대체 언제쯤 철이 들려나 몰라.

저래서 녹림을 상대로···아니, 사파를 상대로 살아남을 수 있을련지.”


남궁연은 오직 재미만 추구하고 있는 금명하와 음소도를 보며 앞으로가 걱정되었지만, 우휘는 현실을 직시하고 있었다.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저 둘이 죽는 날이 온다면 그 주위에는 서 있을 수 있는 사람이 아무도 없을 테니까요.”


아무리 초입이라 해도 화경의 경지는 천하백대고수의 끝자락에 오를 수 있는 실력자다.

사파와의 전쟁이 벌어져도 음소도가 죽을 가능성은 전무하다 볼 수 있다.

금명하는 천하십대고수이니 총채주와의 결전만 제외한다면 위험은 전혀 없다.


“문파들의 협조는 충분히 구해 뒀으니 저희는 분명 이깁니다.”


남궁연은 우휘가 얼마나 똑똑한지 알고 있기에 저 말이 거짓이 아님을 알고 있다.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 * *


“이제 제법 태가 나는구나.”

“모두 도지휘사님 덕입니다.

“이제 화경의 경지에 들었으니 첨사의 자리가 아깝지는 않구나.”

“아직 부족할 따름입니다.”


첨사, 왕량. 그는 도지휘사의 가르침을 받아 종5품직의 부천호(副千戶)에서 종 3품직인 첨사(僉事)의 자리까지 출세한 이다.

도지휘사는 자신과 똑같은 길을 걷는 왕량을 보며 웃음을 지었다.


“내가 부천호이던 시절 나는 파천마군을 이용해 공적을 세웠다.

너도 파천마군을 이용해 첨사의 자리에 올랐다. 이제 너는 무엇을 할 거지?”

“저는 그저 첨사의 자리에서 도지휘사님의 말을 수행할···”

“헛소리말고.”

“···”


도지휘사는 2년간 초절정의 끝에 있던 왕량을 화경의 끝자락까지 끌어올렸다.

평범한 사람이었다면 2년만에 할 수 없는 일임에도 불구함에도 왕량은 그걸 해냈다.

도지휘사는 왕량의 눈빛에 아직 욕심이 가득가득 차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네가 원하는 건 어디까지지? 이제 네 위로는 2자리밖에 남지 않았다.”

“···”

“바로 위의 동지(同知)냐?”


대답이 없는 것을 보며 도지휘사가 코웃음을 쳤다.


“끌끌, 도지휘사구나?”


금위의의 머리라 할 수 있는 도지휘사의 자리를 왕량이 탐내고 있다.

자신이 가르친 사람이 자신의 자리를 노리고 있음에도 도지휘사는 웃기만 했다.


“인생이란 참으로 재밌구나.”


도지휘사도 왕량과 같았으니까.

도지휘사도 스승을, 자신을 첨사의 자리에 올려준 도지휘사를 밀어내고 도지휘사의 자리에 올랐으니 말이다.


“네가 굳이 밀어내지 않아도 때가 되면 물러날 것이다.

난 죽고 싶지 않거든.”


수많은 시체를 밟으며 올라왔고, 수많은 생명을 앗아왔지만, 자신의 목숨만은 소중한 도지휘사였다.


“이제 슬슬 나도 자리를 정리하고 있으마.”

“예? 어째서···”

“네가 항상 말하던 금명하라는 놈 있잖느냐?”

“예. 그가 뭐라도 했답니까?”

“녹림을 친다더구나.”

“예!? 아니, 그게 무슨···”


왕량은 금명하와 친밀감을 쌓기 위해 선물도 주고, 한번씩 만나러도 가면서 얼굴을 익히게끔 만들었다.

언젠가 써먹을 수 있을 거란 생각에 했던 행동이었는데 실제로 그걸 쓸 일이 생겼다.


“녹림을 친다니···”

“왜, 네게 말하지 않아 아쉬운 거냐?”

“아쉬울 리가요. 이렇게 공적을 쌓게끔 해주는데 오히려 고마울 뿐이죠.”

“끌끌끌, 그래. 녹림을 치는 것이 네가 주관한 일이 된다면 공적은 네 차지가 될 것이다.

성공해서 돌아온다면 곧바로 동지의 자리를 주도록 하마.”


녹림에 대한 백성의 원성이 쌓이고 있음에도 황실에서 녹림을 처리하지 못한 것은 황실마저도 타격을 감수해야 했기 때문이다.

헌데 금명하가 녹림을 쳐준다 하니 왕량으로선 발만 올려도 충분한 이득이 될 것이다.


“먼저 가보겠습니다.”

“하하하, 얼굴에서 미소가 가시질 않는구나.


왕량이 제대로 된 인사도 하지 않고 급히 떠나려는 이유는 간단했다.


‘2년만에 부천호에서 첨사가 된 것에 이어 1년 안에 도지휘사의 자리까지 오를 수도 있다···!’


출세의 기회. 남들은 아무리 발악해도 오지 않을 기회를 왕량은 연속으로 얻었다.

지금 그의 머리속에는 금명하를 이용해 공적을 쌓을 방법만 수십가지가 떠오르고 있다.


‘금명하, 너를 내가 먼저 발견한 것이 이리 큰 도움이 되는구나···!

너만 잘 쓰면 도지휘사의 자리는 내 것이다!’


출세에 눈이 먼 왕량에게 금명하라는 존재는 그저 위로 올라가는 도구에 불과했다.


“그래도 조심하거라. 그 놈이 2년만에 몰라볼 정도로 강해졌다고 하니.”

“그래 봤자 화경이라도 되었겠습니까?”

“현경···”

“예?”

“기록에 의하면 그 놈의 무공은 현경을 눈앞에 두고 있거나, 현경을 이뤘다고 한다.”

“그럴 리가···”


분명 그럴 리가 없다. 초절정이던 자신도 이제 엄청난 영약과 뛰어난 스승 덕분에 2년만에 화경에 올랐으니까.

금명하가 아무리 재능이 넘친다 해도 화경이지, 현경은 지나친 억측이었다.


“현경은 말도 안 되는 소리입니다. 그랬으면 저도 이미 현경을 이뤘겠지요.”

“5리나 떨어진 거리, 심지어 절벽 위였으니 따지자면 10리는 되는 거리였음에도 기운을 들켰다고 한다.”

“예???”


10리의 거리는 말을 타고도 일 다경은 가야 하는 거리다.

그런 거리를 그저 기감으로만 눈치챘다는 것은 분명 현경의 경지가 맞았지만, 왕량은 믿을 수가 없었다.


“그럴 리가 없습니다···분명 저보다 약했습니다. 그런데 저보다···아니, 그 누구보다 강해졌다니요. 말이 되지 않습니다.”

“물론 사실확인이 필요하겠지만, 이미 무림맹에 새로운 현경의 무인이 탄생해 천하제십고수의 목록이 개편됐지.

그 정도면 이미 사실이라고 봐야겠지.”

“그럴 수가···”


왕량이 현경의 무인을 만난 것은 파천마군이 죽은 날뿐이었다.

화경이 되어 그 누구도 자신을 이기지 못한다는 오만한 생각에 갇혀 있던 왕량에게 무력감을 선사해 준 파천마군.

왕량은 아직도 그날만 생각하면 오금이 저릴 정도로 기억이 생생했다.

그런 왕량의 얼굴을 보며 도지휘사가 피식 웃으며 말했다.


“끌끌, 현경의 무인이라 해서 두려워진 게냐?”


주먹을 불끈 쥐고, 몸을 떠는 것은 아무리 봐도 공포를 느끼고 있는 것 같았지만, 왕량은 그런 종자가 아니었다.


“두렵다···? 두려운 건 맞지만, 그게 아닙니다.”

“호오? 그럼 뭣 때문에 떨고 있느냐?”

“과연 현경의 무인이라면 저에게 얼마나 큰 이득을 가져다 줄지 상상이 가질 않아서 말이죠.”

“크하하하, 내가 깜빡했구나. 성공에 눈이 멀어 죽음보다 더한 고통을 겪고 2년만에 화경에 오른 놈인데 말이다!”


도지휘사는 왕량을 가르쳤기에 왕량에 대해 많은 것을 알고 있다.

그를 표현할 때는 수많은 단어로 표현할 수 있겠지만, 가장 대표적인 것은 딱 한 가지가 있다.


“넌 아무리 봐도 나와 같다!

성공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이용하고 마는, 성공을 위해서라면 위험 따위는 안중에도 없는.”


같은 길을 걸었고, 같은 성격을 가졌기에 완벽히 정리할 수 있는 그 한 단어.


“미친놈!”


작가의말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인사드립니다.

웬만하면 휴재 없이 완결을 위해 비축분을 마련해보려 했는데 직업과 병행하며 글을 쓰니 글 쓸 시간도 없고, 체력도 없네요.

일단 비축분 2개를 유지하며 완결까지 달려보려 합니다.

기다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잘나가는 무림세가의 둘째 아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질의응답 란 +1 22.07.25 305 0 -
공지 22.03.26 연재에 대한 안내입니다 21.06.17 4,688 0 -
135 <結> +4 22.10.18 1,609 16 3쪽
134 133화 끝 22.10.18 1,532 16 14쪽
133 132화 입신에 든 무인이 겪는 일 22.10.15 1,436 16 12쪽
132 131화 밝혀진 흑막, 공통의 적 22.10.14 1,387 16 12쪽
131 130화 화신(化神)의 신화(神話) 22.09.01 1,470 16 12쪽
130 129화 살기(殺氣)와 생기(生氣) 22.08.16 1,450 17 13쪽
129 128화 투귀(鬪鬼)와 곤륜무왕(崑崙武王) 22.08.06 1,479 16 13쪽
128 127화 재앙(災殃) 22.07.31 1,522 18 12쪽
127 126화 신시대 22.07.28 1,549 17 13쪽
126 125.전쟁의 공적(功績) 22.07.26 1,608 16 13쪽
125 124.현경과 탈마 +1 22.07.23 1,761 18 12쪽
124 123.빠르게 이어지는 전쟁 +1 22.07.10 1,719 18 11쪽
123 122.사파 일망타진 22.06.25 1,746 19 13쪽
122 121.꼿꼿이 서있다 +1 22.04.06 1,927 22 13쪽
121 120.일났다 +1 22.03.26 2,028 25 14쪽
120 119.우휘의 본성 22.03.16 2,005 25 13쪽
119 118.드디어 총채주와 싸우는데 22.03.01 2,123 24 13쪽
118 117. 짐승을 만나다 22.02.23 2,113 27 12쪽
117 116.천마의 방문 22.02.21 2,181 24 13쪽
116 115.음소도는 강해졌다, 금명하는 미쳤다 22.02.20 2,106 24 14쪽
» 114.돌아왔으니 22.02.19 2,097 22 12쪽
114 113.지난 성과 +2 21.11.16 2,991 39 12쪽
113 112.무당 합류 +3 21.11.15 2,577 43 13쪽
112 111.이럴 때가 아니다 +3 21.11.12 2,723 42 13쪽
111 110.총채주, 허태천의 이야기 +2 21.11.11 2,733 41 12쪽
110 109.십이마군 생포! +2 21.11.10 2,691 43 12쪽
109 108.숨겨둔 수 +2 21.11.09 2,751 43 12쪽
108 107.통찰력 +2 21.11.08 2,819 44 1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