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심심한감자님의 서재입니다.

잘나가는 무림세가의 둘째 아들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완결

심심한감자
작품등록일 :
2021.05.26 14:16
최근연재일 :
2022.10.18 19:35
연재수 :
135 회
조회수 :
593,156
추천수 :
6,918
글자수 :
732,982

작성
22.07.23 19:35
조회
1,761
추천
18
글자
12쪽

124.현경과 탈마

DUMMY

정파의 모든 세력과 마교의 일부 세력이 대치하고 있다.

누구도 섣불리 움직이지 못하는 이 전장에서 누구나가 알고 있는 인물이 입을 열었다.


“고작 그 인원으로 정파를 상대하겠다는 건가?”


그는 정파를 대표하는 화산파의 장문인이자, 천하제십고수에 등재되어 있는 화검(花劍)이었다.


“대충 이백인가···”


이백이 적은 숫자는 아니었지만, 정파의 모든 인원이 모인 이 자리에서는 턱도 없는 수였다.

그도 그럴 게 이곳에 모인 정파인의 수만 족히 이십 만은 되니 말이다.


“더 나올 기색이 없다면 이백은 여기서 끝이다.”


-탓!


화검이 높이 뛰어올랐다. 기운을 품은 검이 휘둘러지며 그의 내공을 띈 연분홍 검로가 새겨진다.

선과 선이 이어지고, 만난 선은 면이 된다. 그렇게 그려진 한 송이 매화는 완전히 만개(滿開)하였다.


“매화만개(梅花滿開).”


하늘에 펼쳐진 매화 한 송이에서 잎이 떨어진다. 하나, 둘···수 십, 수 백, 수 천개의 입이 떨어진다.

하나, 하나가 모두 검강으로 이루어져 있기에 그에 준하거나, 그 이상의 위력으로 막아내야만 한다.


마교인의 수는 대략 십만이다. 정파인의 수가 그보다 세, 네 배는 된다지만, 마교인은 가장 밑단에 있는 이들도 일류 무인은 된다.

그런 정예들만이 모인 마교에서 이렇게 빨리 올 수 있는 이들은 정예들 중의 정예들일 수밖에 없었다.


-카카캉!!!


모두 익숙하게 검강을 튕겨내며 누구 하나 다치지 않았다.

광범위한 공격 범위 때문에 위력이 낮아졌다 해도 한 명도 다치지 않은 것은 그만큼 마교의 전력이 강하다는 것을 체감할 수 있었다.


“아무리 비기가 아니더라도 매화검법(梅花劍法) 중 상당히 강한 축에 속하는 초식인데 어찌···”


화산파의 웬만한 검사(劍士)들도 따라하지 못할 만큼 뛰어난 초식인데 피해가 전무하다는 것은 당황할 법도 했다.

당황한 화검을 뒤로 하고, 이번에는 곤륜파의 고수, 곤륜무왕이 나섰다.


“예로부터 마교와의 싸움에는 우리 곤륜(崑崙)이 나서왔으니 시작도 우리가 알려야지.”

“아, 죄송합니다. 마교 놈들을 보니 치가 떨려서···”

“뭐, 이해하네. 그래도 상대가 저리 멀쩡하니 우리 곤륜이 시작하는 것으로 하지.”

“예, 물론입니다.”


화검과 곤륜무왕. 같은 현경의 경지라도 입장의 차이가 있다.

곤륜무왕은 현경에 오른지 한참 지났고, 화검은 얼마 되지 않았다.

또, 곤륜파는 예로부터 마교의 바로 옆에 있으며 마교를 막아오는 역할을 해왔으니 화검이 양보할 수밖에 없었다.


“그럼 전쟁의 시작이다.”


곤륜무왕에게서 감당할 수 없는 기운이 뿜어져 나온다.

지금껏 검사들이 장문인으로 이어지던 곤륜의 틀을 깨고, 권으로 장문인에 오른 특이점.

그가 무공을 발휘할 때면 꼭 주변인은 떨어져 있는다. 패도적인 기운은 주변인마저 잡아먹어버리니 말이다.


곤륜파의 최고무공이자, 장문인만이 이을 수 있는 비기. 태허도룡검법(太虛屠龍劍法)을 권으로 펼치는 권법.

용을 죽인다는 무공답게 그 흉흉한 기세는 보는 이로 하여금 겁을 먹게 만들었다.

같은 편 조차도.


“태허도룡권법(太虛屠龍拳法)···”


곤륜무왕의 터질 듯한 기운이 그의 제어 속에서 밖으로 튀어 나가려 한다.

압축된 그 기운운 오직 마교인들만을 향하여 쏟아질 것이다.


“용경착권(龍頸鑿拳).”


-콰앙!!!!!


용을 죽인다는 무공임에도 그 형상은 용의 형태를 취하고 있었다.

그것도 당장이라도 무엇이든 파괴할 것만 같은 폭룡(暴龍) 또는 광룡(狂龍)의 기세를.


“진을 펼쳐라.”


수도 없는 반복 훈련으로 단련된 이들은 어떤 진을 펼지 생각지도 않고, 그저 상황에 맞게 움직였다.

마기통합진(魔氣統合陣). 서로의 마기를 합쳐 더욱 양을 높이는 진법이다.

이백의 마기가 합쳐져 그 이상의 기운을 낸다.

단지 그 뿐. 현경의 무인은 고작 이백의 힘으로 어찌할 수 없는 재앙이었다.


-쿠웅···!


어찌어찌 막아낼 수는 있었다. 그들도 평범한 이들이 아니다.

마교의 문을 지키는 수문장들은 정예 중의 정예만이 될 수 있기에 이들의 대부분이 초절정이고, 화경과 같은 경지인 극마(極魔)의 경지도 많았으니 말이다.

다만 비교적 무위가 부족한 이들은 절명하고, 극마가 아닌 이들 모두가 내상을 입었다.


“역시 곤륜무왕이십니다···”


순수한 감탄. 화검은 화경의 경지에 있을 적의 무공을 그대로 사용했다.

반면, 곤륜무왕은 현경이 되며 그만큼 자신의 무공을 진보시켰다.

그러다 보니 화검과는 차원이 다른 위력이 나올 수밖에 없었는데 화검은 이걸 가지고 분하거나 하지 않았다.

시일이 지나면 자신도, 무공도 발전할 테니 말이다.


“이제 들어가볼까요?”

“그러지.”


커다란 문을 지키고 있는 이들은 서 있는 것조차도 힘들어 한다. 멀쩡히 서 있는 이들이 덤벼든다 하더라도 별 문제도 안 될 것이다.


“가자!!!”


현 정파의 가장 어른인 곤륜무왕이 선두로 서서 정파를 이끌었다.

그의 뒤를 따르는 인물은 하나 같이 보기 힘든 인물들 뿐이었다.

하북팽가의 가주 도제(刀帝), 개방의 방주 풍류걸(風流乞), 사천당가의 독왕(毒王), 무림맹의 책사이자 제갈세가의 가주인 계책사(計策士), 무림맹주이자 무당파의 장문인인 태극검존(太極劍尊).

그들이 선두로 세력을 이끌었다.


나머지 세력은 화왕 금명하를 위주로 묶였다.

사파의 총채주 강강일권이 죽고 녹림도가 대거 죽으며 새로이 총채주가 된 사왕(邪王) 조곽두.

검왕의 진전을 이어 남궁세가의 가주가 된 검룡(劍龍) 남궁적.

늘 금명하를 뒤따라오며 방패를 자처하는 음소도.

금명하가 떠난 뒤로 뒤처지지 않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 화경의 끝자락에 서게 된 아버지 금정천과 화경의 초입에 이른 형인 금명상.

강강일권에게 오른팔을 잃었으나, 왼팔로 검을 잡고 검신(劍神)에게 검을 배워온 검왕(劍王).

그리고 제갈세가의 가주와 같이 이 계획을 짠 화왕의 책사 남궁연.

그녀가 있었다.


* * *


조곽두는 우휘에게 남궁연을 인도받은 시점부터 이미 판을 만들고 있었다.

총채주의 몸은 치유를 할 시간도 없이 곧 죽을 운명이었기에 총채주는 뺀 채로 짠 계획에는 금명하가 주(主)였다.

그리고 그의 곁에서 늘 길을 제시해주는 남궁연. 그녀의 검증이 필요했다.


이미 머리속에는 총채주의 복수에 대한 계획이 거의 다 짜여졌기에 그저 남궁연은 데리고 갈지, 금명하의 복수심을 불지르기 위해 죽이고 마교의 소행으로 꾸밀지.

그걸 확인하기 위해 작은 단서 몇 개를 쥐어 주고 풀어줬다. 제갈 가에 버금가는 머리를 가졌다는 그녀의 능력을 확인하기 위함이었다.


풀려난 남궁연은 조곽두가 쥐어 준 단서는 별 게 없었다.

1. 금명하는 총채주에게 죽을 것이다.

2. 우휘는 이미 도망 갔으니 찾기 힘들 것이다.

3. 사파는 마교의 종속이 아니니 두려워하라.

대화를 하는 중간중간에 뽑은 단서였기에 얼마 되지 않았지만, 남궁연에게는 충분했다.


첫번째 단서에서는 금명하가 찾아오고 있다는 것을, 두번째 단서에서는 우휘가 다른 곳과 편을 먹었다는 것을, 세번째는 사파와 마교의 사이가 나쁘고 그 사이에 무언가 일이 벌어진다는 것.

우휘가 도망갔다는 단서. 그것에서 유추할 수 있는 것은 우휘는 사파의 편이 아니고, 마교나 황실로 갔다는 것이다. 그리고 간 곳은 세번째 단서의 마교일 것이다.

그리고 사파가 마교와 선을 그었다면 분명 무언가 일이 생겼다는 것이고, 그 답은 전쟁 말고는 없었다.


남궁연은 풀려나자마자 사천성에 있는 남궁세가의 분타로 향했다.

사천성에는 많은 문파와 세가의 분타가 있기에 그들에게 전서를 보내고, 분타가 없는 곳에도 전서를 보내 세력을 모았다.

사천성으로 사파와 대적할 문파가 모여들고 있던 와중에 더 많은 세력이 모일 수 있던 게 그녀 덕분이었다.


* * *


금명하는 옆에 남궁연을 바라보았다.

조곽두와 헤어지며 남궁연은 이미 풀려있다는 언질을 받았기에 남궁세가의 분타에 먼저 들려 그녀를 만났고, 조곽두의 계획을 언급했다.

그녀의 예상은 완벽히 적중했고, 남궁연은 재회의 기쁨보다 금명하를 보내 연락을 돌리는 걸 우선했다.

그렇다 보니 금명하는 남궁연과 얘기를 나눌 새도 없이 이 전장까지 와버렸다.


“누님, 이제 시작인데 저는 뭘 하면 될까요?”

“너가 할 건 간단하지.”

“역시 누님을 지켜야겠죠?”


금명하의 말에 남궁연이 웃었다. 그녀는 초절정의 무인. 이곳에 모인 이들보다, 마교인보다 약할지언정 제 몸 하나는 간수할 수 있다.


“너는 그저 날뛰면 돼.”

“하지만 누님을···”

“그건 내게 맡겨라.”


그리 말하는 남궁적이 옆에 서 있었다.

검룡. 그의 위명은 그의 아버지인 검왕도 젊을 적에 가졌던 별호이다. 용에서 왕으로. 남궁적도 아버지와 똑같은 길을 밟고 있었다.


“오라버니도 전장으로 가셔야죠.”

“뭐? 그럼 너는 누가 지킨단 말이냐?”

“허허, 내게 맡겨라.”


남궁적의 옆에 그의 아버지인 남궁성이 있었다.

평생을 오른팔로 검을 써오다 왼팔로 전향한 검사.

오른손잡이로 살아왔던 그는 검을 잡기를 포기했었지만, 금명하와의 만남 이후로 다시 시작하여 이제는 신검합일(身劍合一)의 경지에다가 검신의 가르침까지 받아 이전보다 더욱 농밀해져 있었다.


“아버님도 전장으로 가셔야죠.”

“뭐? 팔 하나 없는 이 아비를 그런 위험한 곳에 보내겠다는 거냐?”

“위험하다니요···아버지를 만나는 상대가 위험한 거겠지요.”

“···아, 잃어버린 오른팔이 다시 저리는구나. 역시 전장에는···”


엄살을 부리는 남궁성을 향해 남궁연이 말했다.


“아프시면 집으로 돌아가셔야죠.”


집으로 가라는 말에 남궁성이 돌연 검을 잡아쥔다.


“전장이 내 집이지!”

“네.”


그렇다면 남궁연은 누가 지켜야 하는가. 초절정의 경지로는 마교인 하나라도 맞붙는다면 목숨을 장담할 수 없다.

그렇다고 쭉정이들을 붙여 머리수가 많아진다 해서 달라질 것은 없고 말이다.


“제가 붙겠습니다!”


그곳에는 음소도가 있었다. 화경의 초입. 무력으로만 따지면 화경의 무인과 싸울 바가 못 된다.

그의 능력은 오직 버텨내는 것에만 있으니 남궁연을 지키는 용도로는 충분할 것이다.


“좋아, 음 노인. 누님을 지키는 것에 사력을 다해.”

“하하, 제 단단한 몸을 보십시오. 연 소저 하나 만큼은 목숨을 바쳐 지키겠습니다!”

“그래, 무슨 일 생기면 무조건 알리고.”

“예!”


남궁연을 지킬 사람의 선정이 끝났으니 이제는 전장으로 돌입할 시간이었다.

금명하는 뒤를 돌아보았다. 뒤에는 남궁세가의 전력, 금씨세가의 전력, 조곽두의 뜻을 따라 이곳으로 온 사파의 손꼽히는 실력자들이 있었다.

선두 세력의 수에 비하면 보잘 것 없지만, 금명하는 전혀 부족해 보이지 않았다.

이곳에는 자신이 있으니까.


“가자!!!”


금명하가 외쳤다.


“가자는 반말이고.”


남궁성이 예의를 지적했다.


“가시죠!!!”


말을 수정한 금명하의 외침에 수천의 인파가 마교로 돌입했다.


* * *


한편, 마교의 가장 깊숙한 곳, 마교에서 가장 신성한 방에 천마가 있었다.

그는 교의 책사에게 보고를 받고 있었다.


“교주님! 정파가 처들어왔습니다!!!”

“그런가.”

“모든 교인이 싸울 준비가 되었습니다!

상대의 수가 이십 만은 되어 보이지만, 본교의 모든 시설은 방어에 최적화 되어있기에 정파를 모조리 퇴치하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으로 사료됩니다!”

“···”


천마는 말이 없었다. 정파에서라면 책사가 일을 계획하고, 무림맹주는 결정만 하기에 책사가 주를 맡지만, 마교는 달랐다.

마교에서는 책사가 아무리 뛰어난 계책을 마련해도 천마의 말 한마디에 모든 것이 뒤바뀐다. 그렇다 보니 책사는 조언 그 이상의 행동은 보일 수 없었다.


“본좌가 나서겠노라.”

“예, 모든 병력을 보내겠습니다.”

“아니, 본좌는 그저 맛보기만을 보여줄 것이다.

감히 신에게 대항하는 이들에게 신벌(神罰)이라는 맛보기를.”

“예, 알겠습니다.”

“내가 돌아가면 장로들에게 싸울 권한을 주거라.”


마교의 팔 장로. 정파가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천마 한 명만을 천하제십고수에 편입했지만, 팔 장로 또한 현경과 같은 경지인 탈마(脫魔)의 고수가 대다수였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잘나가는 무림세가의 둘째 아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질의응답 란 +1 22.07.25 306 0 -
공지 22.03.26 연재에 대한 안내입니다 21.06.17 4,688 0 -
135 <結> +4 22.10.18 1,610 16 3쪽
134 133화 끝 22.10.18 1,532 16 14쪽
133 132화 입신에 든 무인이 겪는 일 22.10.15 1,437 16 12쪽
132 131화 밝혀진 흑막, 공통의 적 22.10.14 1,387 16 12쪽
131 130화 화신(化神)의 신화(神話) 22.09.01 1,470 16 12쪽
130 129화 살기(殺氣)와 생기(生氣) 22.08.16 1,450 17 13쪽
129 128화 투귀(鬪鬼)와 곤륜무왕(崑崙武王) 22.08.06 1,480 16 13쪽
128 127화 재앙(災殃) 22.07.31 1,523 18 12쪽
127 126화 신시대 22.07.28 1,550 17 13쪽
126 125.전쟁의 공적(功績) 22.07.26 1,609 16 13쪽
» 124.현경과 탈마 +1 22.07.23 1,761 18 12쪽
124 123.빠르게 이어지는 전쟁 +1 22.07.10 1,719 18 11쪽
123 122.사파 일망타진 22.06.25 1,746 19 13쪽
122 121.꼿꼿이 서있다 +1 22.04.06 1,928 22 13쪽
121 120.일났다 +1 22.03.26 2,028 25 14쪽
120 119.우휘의 본성 22.03.16 2,006 25 13쪽
119 118.드디어 총채주와 싸우는데 22.03.01 2,124 24 13쪽
118 117. 짐승을 만나다 22.02.23 2,114 27 12쪽
117 116.천마의 방문 22.02.21 2,182 24 13쪽
116 115.음소도는 강해졌다, 금명하는 미쳤다 22.02.20 2,106 24 14쪽
115 114.돌아왔으니 22.02.19 2,097 22 12쪽
114 113.지난 성과 +2 21.11.16 2,994 39 12쪽
113 112.무당 합류 +3 21.11.15 2,578 43 13쪽
112 111.이럴 때가 아니다 +3 21.11.12 2,724 42 13쪽
111 110.총채주, 허태천의 이야기 +2 21.11.11 2,733 41 12쪽
110 109.십이마군 생포! +2 21.11.10 2,692 43 12쪽
109 108.숨겨둔 수 +2 21.11.09 2,751 43 12쪽
108 107.통찰력 +2 21.11.08 2,820 44 1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