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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심한감자님의 서재입니다.

잘나가는 무림세가의 둘째 아들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완결

심심한감자
작품등록일 :
2021.05.26 14:16
최근연재일 :
2022.10.18 19:35
연재수 :
13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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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3,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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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18
글자수 :
732,982

작성
22.10.15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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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글자
12쪽

132화 입신에 든 무인이 겪는 일

DUMMY

온몸이 구속된 채로 발버둥치는 유중호를 보는 남궁연의 모습은 당황 그 자체였다.


“이 아이가 대체 왜 여기에···아니, 어째서 이런 모습이···”

“원래는 본교에 있었지.”

“그건 들었습니다. 혈마교(血魔敎)의 잔당들이 마교에서 빼돌렸고, 금의위가 빼앗으려던 걸 저희가 데려왔고···”

“그 이후로는 녹림으로 갔으며 그곳에서는 이미 이 상태였지. 내가 한 일이라고는 그저 데려온 것뿐이야.

누군지 궁금한가?”

“안 궁금하다 말하면 거짓말이겠지요.”

“본좌의 아들이지.”

“예!??”

“마기와 찰떡궁합이기에 천천히 천마의 의지를 잇게 하려는 셈이었는데 버러지 같은 것들이 빼돌려가서는 겨우 찾았지.

찾고 보니 이 상태였지만 말이야.”

“마기의 문제라면 해결하실 수 있으신 거 아닌가요?”

“남의 도움은 결국 성장으로 이어질 수 없다. 본인만의 성장이 중요하지.”


남궁연은 성장이라는 단어를 듣고는 천마가 유중호를 다음 대의 천마라 생각하고 있다는 걸 유추했다.


“이 아이를 보여주셨다면 저희가 필요한 일이 있어서겠죠. 저희가 무슨 일을 하면 될까요?”

“화왕을 데려오라. 이 아이는 화왕에게 원한이 있으니.”

“그렇군요.”


원한을 가진 상대는 원수라 일컫는다. 원수를 만난 이들은 제각기 다른 반응을 보이는데 지금의 유중호가 보일 반응은 안 봐도 뻔했다.


“죽이는 것은···”

“웬만하면 기분이 풀릴 때까지 상대해줬으면 한다.”

“알겠습니다.”


유중호가 자신보다 훨씬 높은 무위를 가졌다는 것만 느낄 수 있지만, 금명하에는 비교할 바가 못 됨을 본능으로 알고 있었다.


“화왕을 불러올게요.”


남궁연이 금명하를 부르러 간 사이 천마는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시작한다.


“승계를 시작한다.”

“존명.”


믿을 만한 심복들이니 유중호에게는 자연스럽게 천마의 자리가 내려질 것이다. 다만 문제가 하나 있었으니···


“천마신공(天魔神功)은 어찌 넘겨주시겠습니까?”


이들도 알고 있다. 천마의 자리를 넘겨준다는 것은 곧 천마가 세상을 뜬다는 소리라는 걸.


“이미 몸에 각인시켜 두었다.”


이성을 잃은 유중호를 상대로 수없이 천마신공을 보여주었고, 각인시켰다.

기억을 하고 자시고 유중호는 이미 천마신공의 모든 초식을 사용할 수 있다. 단지 기억만 못할 뿐이다.


‘뭣하면 잠재된 마기가 알아서 이끌어내겠지.’


후계자에 대한 것은 심복들이 알아서 할 테니 자신은 더 이상 할 일이 없다.


“그 밖에 남은 일이 있는가?”

“구세대의 재배치는 어떻게 하면 되겠습니까?”


구세대. 자신과 함께 시작하거나, 자신을 봐오며 시작했던 이들이 모두 구시대의 인물로 칭해진다.


“남고 싶은 사람은 남고, 쉬고 싶은 사람은 쉬도록.”

“존명.”


천마의 자리에 눈독 들일 이들은 없다. 천마신교는 그저 힘을 추구하는 자들이 모인 곳이지, 권력을 원하는 자들이 모인 곳이 아니니까.


“그럼 본좌는 그만 자리에서 내려가마.”


공식적인 행사는 없음을 뜻했다. 거기다 이것이 천마와의 마지막 만남이라는 것도.

심복들은 누구 하나 눈물을 보이지도, 아쉬워하지도 않았다. 천마의 명이면 그저 따를 뿐이니까.


천마는 굳이 기다릴 것 없이 금명하에게로 향했다.

그 걸음은 이전보다 가벼웠지만, 속도는 더 없이 느렸다. 남은 미련을 털어버리는 중이었다.


“천마···?”


쓰러졌던 금명하가 깨어나 천마를 보았다. 금명하는 아직도 입신경에 들었을 때처럼 밝은 광휘를 띄고 있었다.

남궁연에게 일의 전말을 전해 들어 이 모든 일의 원흉은 황실이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천마도 악한 이이니 쉽게 마음을 열 순 없었다.


“어인 일로 친히 행차하셨나? 마교 교주?”


천마는 가볍게 도발을 무시하고 금명하에게 보따리를 던졌다.


-쿵


보따리 속에 묵직한 것이 들었는지 꽤나 소리가 둔탁했다.


-촤악!


보따리를 찢어버리며 유중호가 등장했다.


“유중호···? 이게 무슨···”


그 때, 남궁연이 금명하의 어깨를 잡았다.


“너가 골짜기에 떨어진 이후로 중호는 사파에 잡혀 있었어.”


꽤나 긴 시간이었다. 몇 년간 사파에 잡혀 무슨 짓을 당했을지 모를 유중호의 모습은 참담했다.


“그런 일이 있었구나.”


금명하는 그저 걸었다. 그 걸음에는 오직 유중호를 걱정하는 마음뿐이었다.

그에게는 나름 첫 제자이기도 하니까 말이다.


“힘들었지?”

“크르르!!!”

“미안하다.”

“크아아아!!!”


유중호가 금명하에게 달려든다. 금명하는 아무런 방비도 하지 않은 채 유중호를 받아냈다.

가공할 속도로 움직이는 유중호는 금명하를 찢어발기고 있다.

모든 움직임이 보이고, 막아낼 능력이 있음에도 금명하는 막지도, 피하지도 않았다.


“더 해도 돼.”


멈추지 않았다. 계속되는 난도질은 보는 이로 하여금 경악을 금치 못할 정도였음에도 금명하는 그저 인내했다.

아무리 마인이라 하더라도 마기의 끝은 존재한다. 하지만 그 마기의 원천이 마의 정점인 천마였기에 온 힘을 다 하던 유중호는 한밤중이 되어서야 지쳤다.

머리에 찬 마기는 이미 모두 소진하여 본래의 유중호로 돌아와 있었다.


“왜 날 버렸어요···”

“버린 게 아니야.”

“그럼요? 잊었어요?”

“우선해야 할 것들이 있었어.”


금명하는 거짓을 말하지 않았다. 그저 우선해야 할 것들. 그것들이 없었다면 유중호를 잊는다는 실수를 했을 리 없다.


“그렇지만 너에게 죄를 지었다는 사실이 사라지지는 않아.”

“···그때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저를 구해주셨어요. 그러니 퉁 쳐요.”

“아니, 이건 퉁 칠만한 일이 아니야.”

“오해마요. 예전에 구해준 것을 퉁치는 거고, 이거는 다른 때에 써먹을 거니까요.”

“···그래.”


유중호도 더 이상 어린 아이가 아니다. 이제는 지학을 넘겨 어엿한 일 인분을 할 수 있는 남자가 되었으니 보탤 말은 필요없었다.


“해결됐으니 이제 결정할 일만 남았군.”


이 시간까지 천마는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아들인 유중호의 일 때문도 있지만, 금명하와의 일을 결정짓기 위해서였다.


“화왕, 어떻게 할 거지?”


이야기를 들었을 때부터 금명하의 행동은 정해져 있었다.


“당연히 황실을 친다.”

“그럴 줄 알았다.”

“방법은?”

“혼자 가겠다.”

“그렇군.”


일백만은 되는 군사가 지키는 황실을 혼자 쳐들어간다 말했음에도 둘은 전혀 동요가 없었다.

반면, 다른 이들은 무척이나 동요하고 있었다.


“명하야, 혼자 쳐들어가다니···?”

“공자님, 아무리 강해졌다 해도 그건 무리입니다.”

“명하야, 재미는 있어 보이는데 아무래도 불가능할 것 같은데.”


이 모든 이들의 불안을 금명하는 간단명료하게 해소해주었다.


“저 입신경이에요.”


입신경. 인간의 한계를 벗어난 그 경지는 감히 어떤 이도 상상할 수 없었기에 다른 이들이 반박할 수 없었다.


“솔직히 말해라.”

“···”


천마의 말에 금명하는 침묵했다. 무언가 숨기는 게 있다는 뜻으로밖에 보이지 않았다.


“명하야, 뭐 숨기는 거 있니?”

“사실은···”


잠깐의 침묵이 흐르고 금명하의 입이 열렸다.


“입신의 경지는 제가 받아들일 준비가 되지 않았었나 봐요.”

“응? 그게 무슨 말이야?”

“최대한 늦추고는 있는데 저는 얼마 안 가 하늘로 등선할 거에요.”

“뭐?”


놀란 감정은 잠깐에 불과했고, 남궁연은 금방 냉정을 되찾았다.


“네 의지로 되는 문제가 아닌 거지?”

“네···”


어쩐지 금명하의 몸이 계속 빛나는 이유가 있었다. 같은 경지에 있을 거라 생각되는 천마에게는 이런 현상이 없었으니 말이다.

그러니 천마에게는 무슨 방법이 있지 않을까라는 기대가 생기는 건 당연했다.


“방법이 없나요?”

“방법은 없다.”

“하지만 천마께서는···”

“본좌를 비롯한 모든 입신경의 고수들은 절제를 통해 벽을 넘지 않는다.

허나, 화왕의 경우는 다르지. 이미 한계를 넘은 힘을 사용했다. 돌아오지 못할 강을 건넌 게지.”

“정말 아무런 방법도 없는 건가요?”

“있을지도 모르지만, 아는 이가 없지.”

“그런···”


-덥썩


금명하가 남궁연의 손을 맞잡았다.


“등선하기 전에 일을 마무리 짓고 가려고요. 누님은···나머지 일을 처리해주세요.”


아직 삶에 미련이 넘쳐남에도 강제로 등선을 하게 된 금명하다. 미련이 짙어지기 전에 홀로 안고 갈 생각이었다.


“천마.”

“말해라.”

“혼자서는 불가능할 수 있으니 나 좀 도와줘.”

“황실에는 고작해야 현경의 무인이나 있을 것이다. 네가 무슨 짓을 하던 간에 질 일은 없다.”

“알아.”


지금 자신의 무위를 너무나도 자세히 알고 있는 금명하다.

모든 군사를 동원하여 전면전을 벌인다 해도 지지 않을 자신이 있다.

그럼에도 천마를 데려가려는 이유는 그저 금씨세가의 금명하는 이런 존재였다는 것을 남기기 위해서였다.


“풋.”


경지가 올라갈수록 더욱 순수해지는 것 같다. 아무래도 말이 길어지기 전에 출발해야 할 것 같다.


“누님, 인사를 하기에는 제게 남은 시간이 얼마 없네요.”

“네 마음을 감히 공감하지는 못하지만, 너는 내게 있어 전부야.”

“고마워요.”


남궁연의 인사가 끝나고.


“아버지, 지금까지 폐만 끼치고 이제서야 뭔가를 해보려는데 죄송해요.”

“넌 이미 자랑스러운 내 아들이다.”


아버지와의 인사.


“백부님, 연 누님을 홀로 두고 가 죄송합니다.”

“이해한다. 네가 아니었다면 이미 남궁세가는 없었을 테니 미안해 할 것 없다.”


남궁성과의 인사.


“음 노부, 지금까지 잘해줬어. 앞으로는 우리 가문 돈이나 펑펑 쓰면서 살아.”

“공자님···저도 따라가겠습니다. 방패가 빠질 수는 없잖습니까!”

“아니, 이 길은 내가 홀로 걸을 길이야.”


음소도와의 인사.


“형님, 다시 승부를 봐야하는데 먼저 가게 되어 죄송합니다.”

“나도 따라잡을 테니 그때가 되면 다시 붙자.”

“예, 형님이시라면 능히 할 수 있을 겁니다.”


남궁적과의 인사를 끝으로 더 이상 인사를 나눌 이는 없었다.


“여러분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금명하가 허공으로 떠오른다. 더 있다가는 마지막 시간까지 이들과 함께하고 싶을 것 같기에 떠나려 한다.

그렇게 금명하는 황실로 출발했다.


“걱정말아라. 화왕은 돌아올 테니.”


그 말을 끝으로 천마도 금명하의 뒤를 따라 황실로 향했다.


* * *


그 시각 황실.


“정파에는 연락을 취했느냐?”

“예, 폐하. 말씀하신 대로 처리했사옵니다.”

“답은?”

“아직 오지 않았으나,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 하였습니다.”

“긍정적으로? 주제도 모르는 것들이 감히···”

“고정하시옵소서, 폐하. 무(武)밖에 모르는 천한 것들의 미천한 행동입니다.”

“후···이 일만 해결하면 앞으로 본국에는 무림의 씨를 말려버리겠다.”


분노하는 황제를 막을 수 있는 이는 천하에 그 누구도 없다. 아니, 없었다.


-벌컥!!!


다급히 들어온 신하가 무릎을 꿇으며 외친다.


“폐하!”

“무슨 일이냐?”

“궁전 입구에 무인 두 명이···”

“호오? 아무래도 정파 놈들이 머리는 제법 돌아가는가 보구나 이리 빠르게 찾아올 정도면.”


모든 것이 황제의 뜻대로 되었지만, 그런 일이었다면 신하가 이리 바삐 달려올 이유가 없었다.


“무림인 두 명이 반역을 벌였사옵니다!!!!!”


두 명은 반역이 아닌 그저 멍청한 놈들의 치기 어린 짓일 뿐이다. 허나 이건 그 괴를 달리했다.


“설마 들려오는 이 소리가 그놈들이 내는 소리냐?”


멀리서부터 들려오는 전쟁의 소리가 신하의 말을 증명하고 있었다.


“두 명이 다일 리 없다. 속히 모든 병력을 모아 대응하라.”


황제의 말에 신하들은 재빠르게 움직여 전 병력을 모으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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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4 133화 끝 22.10.18 1,532 16 14쪽
» 132화 입신에 든 무인이 겪는 일 22.10.15 1,437 16 12쪽
132 131화 밝혀진 흑막, 공통의 적 22.10.14 1,387 16 12쪽
131 130화 화신(化神)의 신화(神話) 22.09.01 1,470 16 12쪽
130 129화 살기(殺氣)와 생기(生氣) 22.08.16 1,450 17 13쪽
129 128화 투귀(鬪鬼)와 곤륜무왕(崑崙武王) 22.08.06 1,480 16 13쪽
128 127화 재앙(災殃) 22.07.31 1,523 18 12쪽
127 126화 신시대 22.07.28 1,550 17 13쪽
126 125.전쟁의 공적(功績) 22.07.26 1,609 16 13쪽
125 124.현경과 탈마 +1 22.07.23 1,761 18 12쪽
124 123.빠르게 이어지는 전쟁 +1 22.07.10 1,719 18 11쪽
123 122.사파 일망타진 22.06.25 1,746 19 13쪽
122 121.꼿꼿이 서있다 +1 22.04.06 1,928 22 13쪽
121 120.일났다 +1 22.03.26 2,028 25 14쪽
120 119.우휘의 본성 22.03.16 2,006 25 13쪽
119 118.드디어 총채주와 싸우는데 22.03.01 2,124 24 13쪽
118 117. 짐승을 만나다 22.02.23 2,114 27 12쪽
117 116.천마의 방문 22.02.21 2,182 24 13쪽
116 115.음소도는 강해졌다, 금명하는 미쳤다 22.02.20 2,106 24 14쪽
115 114.돌아왔으니 22.02.19 2,097 22 12쪽
114 113.지난 성과 +2 21.11.16 2,994 39 12쪽
113 112.무당 합류 +3 21.11.15 2,578 43 13쪽
112 111.이럴 때가 아니다 +3 21.11.12 2,724 42 13쪽
111 110.총채주, 허태천의 이야기 +2 21.11.11 2,733 41 12쪽
110 109.십이마군 생포! +2 21.11.10 2,692 43 12쪽
109 108.숨겨둔 수 +2 21.11.09 2,751 4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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