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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심한감자님의 서재입니다.

잘나가는 무림세가의 둘째 아들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완결

심심한감자
작품등록일 :
2021.05.26 14:16
최근연재일 :
2022.10.18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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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2.10.14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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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131화 밝혀진 흑막, 공통의 적

DUMMY

“돌아간다.”


마교에서의 천마는 신과 같은 위치를 가지고, 그건 곧 마기에도 똑같이 적용이 된다.

마기에 지배당한 수라마귀는 포악함이 극에 달했지만, 강제로 눌러지고 있었다. 마치 주인을 만난 개처럼.


“명을···받듭니다···”


아직 완전히 멀쩡해진 것은 아니었지만 주인에게 덤벼들 정도로 멍청하진 않았다.

천마는 간신히 살의를 억누르고 있는 수라마귀가 보였다.


“날뛰고 싶은가?”

“에!...아닙니다···”


순간적으로 ‘예’라 대답할 뻔한 수라마귀가 마음을 가다듬는다.


“곧 날뛸 일이 있을 거다.”


천마는 새로운 그림을 그리고 있다. 지금까지 그저 지켜만 봤지만, 이제는 선을 넘었다.

더 이상은 용납할 수 없었다.


* * *


“신이 부족하여 모두 처리하지 못했습니다. 죽여 주시옵소서.”

“되었다. 어차피 큰 피해를 입혔으니 다시 복구하려면 꽤나 걸릴 게다.


권좌에 앉은 이가 등받이에 몸을 기대며 한숨을 내쉰다.


“이제는 어찌 하면 좋겠는가?”

“무림은 이미 저희가 진행한 일임을 알고 있을 겁니다.”

“무림과의 관계는 끝났다는 말인가···”


중원 전체를 통틀어 만인지상(萬人之上)의 자리에 있는 이.

황제. 그의 계획은 오직 한 존재에 의해 틀어졌다.


“설마 그놈이 그런 무위를 보일 줄은···”


황제의 계획은 몇 십년 전부터 시작되어 대를 이어 계승되어왔다.

무림인이라는 강한 힘을 소유한 자들이 나라에 소속되지 않고 개인적인 강함을 자시하고 있으니 가만 놔둘 수는 없었다.

설령 관무불가침(官武不可侵)의 불문율이 있다 해도 무림이 만약 반란이라도 일으킨다면 나라의 존속이 위태해질 수 있으니 미리 세를 제거해두려는 것이었다.


황제가 무림의 세를 줄이기 위해 설립한 금의위(錦衣衛). 금의위를 이용하여 여태까지 많은 고수들을 제거해왔다.

그 중에서 가장 큰 성과라면 역시 파천마군(破天魔君)이라는 거물이었다.

금의위의 의도에 따라 움직이는 괴물이 무림의 많은 고수를 제거하며 금의위의 속셈은 알려지지 않고, 파천마군의 악명만 떨쳤으니 계획은 성공적이었다.


“그 놈을 파천마군 때처럼 만드려면···”

“불가능할 것 같습니다. 파천마군은 속세에 밝지 않아 주변 인물들을 처리하며 정파의 소행으로 속일 수 있었지만, 금명하는 물론 주변 인물들마저 호락호락하지 않습니다.”

“그럼 어찌 하는 게 좋겠는가?”


무림의 세력을 줄일 방법. 그 방법은 많았지만, 지금으로서는 한 가지뿐이었다.


“지금으로서는 전면전뿐입니다.”

“역시 그런가.”

“천마에게 걸리지만 않았더라면 방법은 많았겠지만, 이제 마교는 정파와 동맹을 맺을 겁니다.”

“그 동맹을 상대로 우리가 승리할 수 있는 가능성은?”

“8할 정도로 생각됩니다.”

“8할? 왜 8할이지? 우리 쪽의 병력은 그쪽과 비교도 못할 정도로 많을 텐데.”

“무림은 수보다 질을 우선합니다. 한 명 한 명이 일당십(一當十)은 할 테고, 뛰어난 고수라면 일당백은 문제도 없을 겁니다.”

“그런가···”

“하지만 하나 방법이 있습니다.”

“뭐지?”


내관이 생각해낸 방법. 그 방법은 간단하면서도 가장 잘 통하는 방법이었다.


“정파의 인물들을 매수하면 될 겁니다.”

“매수? 상황이 이런데 그 놈들이 고작 돈으로 넘어오겠는가?”

“고작 돈이 아닙니다.”

“그럼?”

“저희에게 협력하면 전폭적인 지원을 해준다 약속하면 됩니다.

관무불가침의 불문율이 있더라도 황궁의 지원이라면 환장할 테니 말입니다.”


황궁의 지원. 무림이 아무리 황궁과 큰 관계가 없다 해도 지원을 받는 순간 작은 문파도 큰 문파만큼의 권력을 얻을 수 있다.

그걸 아는 자들이 제안을 마다할 리 없었다.


“그럼 그렇게 진행하도록 하지.”

“한 가지 확실히 정해주셔야 할 점이 있습니다.”

“얼마만큼의 지원을 해 줄 것인지겠지.”

“예, 그렇습니다.”

“새로운 체계를 확립하지. 더 이상 관무불가침은 없다. 어차피 정식으로 맺은 조약이 아닌 그저 관습일 뿐이니 우리가 나선다 해도 막을 수 있는 자는 없다.

관에 협력하는 자들은 본좌의 이름으로 치하하고, 관에 배당하고 있는 임무를 일부 배당함으로써 그 관계를 더욱 돈독하게 할 것이다.”

“역시···그리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래.”


-스윽


황제가 자리에서 일어난다. 전면전을 하기로 마음먹은 이상 준비는 더욱 철저히, 실패할 가능성은 최대한 줄인다.

그걸 만드는 것이 바로 황제의 역할이다.


“모든 가능성을 염두해두고 최대한 손실을 줄여라.”

“명을 받듭니다.”


황실이 준비를 시작했다.


* * *


두 시진 전, 마교.


“천마께서 기거하시는 곳은 외인의 접근을 금한다.”

“비록 좋은 일로 온 것은 아니지만, 좋은 상대를 만났으니 보내주마.”

“무슨 헛소리지? 방금 말한 대로···헉!”


투신에게서 위압감이 뿜어져 나온다. 천마의 집을 지키는 문지기인만큼 그 실력은 마교에서도 손에 꼽을 텐데 감히 대적할 생각도 하지 못할 정도였다.


“어허, 이놈이?”


겁을 먹었더라도 마교도는 천마에 한해서는 본능을 이겨낸다. 문지기는 마기를 일으키며 소리쳤다.


“침입자다!!!”


문지기는 한 명만이 있는 게 아니다. 사방을 경계하는 인원만 일백여명, 그 모든 인원들이 뛰어난 고수이니 투신은 순식간에 포위되어 버렸다.


“전력으로!”


마기가 공간을 가득 메워 진법이 형성된다. 고수를 상대하기 위한 진법으로 상대는 약하게, 마교도는 폭발적인 힘을 얻는 진법이었다.

일백여명의 정예 마인들이 오직 한 명만을 상대로 돌진하지만 투신에게는 상대가 몇 명인지 따위 중요한 게 아니었다.


“쯧, 나오라니깐.”


-팡!


투신의 가벼운 주먹이 공간을 찢었다.


-파파팡!


기운을 일으킨 것도 아니다. 그저 권풍만으로 마인들을 터트리고 있다.

그럼에도 마인들은 멈추지 않는다.


“다리!!!”


-쿵!!!


투신의 다리를 베려던 마인이 주먹에 짓이겨졌다.


“등!!!”


-쾅!!!


뒤에서 다가오던 마인을 향해 날아간 권풍이 육신을 터트린다.

그럼에도 개처럼 달려드는 마인들을 향해 투신은 단 일발의 주먹을 준비했다.


“일격(一擊).”


-팡!


그것으로 끝이었다. 주먹이 날아간 방향 일대의 모든 것이 터져 나가 마인들의 육체는 조각조차도 찾아볼 수가 없었다.


“쯧, 귀찮게 말이야. 안 그러냐, 천마 놈아?”


-끼익


문이 열린다. 천마가 입장을 허락한 것이다.


“처음부터 그럴 것이지.”


안으로 들어온 투신의 눈에 보이는 것은 권좌에 앉아 자신을 기다리던 천마였다.


“오랜만이구나, 친우야.”

“친우? 오냐, 친우한테 죽어보자.”


-쿠구구


투신이 투기를 끌어올리며 주변이 진동하는데 천마가 가볍게 말을 꺼낸다.


“급할 것 있나.”


천마에게서 찻잔이 둥실 떠가 투신에게로 향한다.


“오랜만에 만난 친우인데 그간의 얘기도 나누고, 정도 나눠야 할 것 아니냐.”

“친우? 네놈이 친우를 배신하는 놈만 아니었더라면 그랬겠지.”

“배신이라니. 그저 필요한 일이었을 뿐이다.”

“그래, 나도 필요한 일이기에 너를 죽이러 온 거다.”

“이리 오래 걸린 것을 보면 머리도 없는 놈이 생각은 열심히 했나보구나.”

“그래. 참으로 오래 걸렸다. 너를 죽일지 살릴지 결정하는 게 말이다.”

“그래서 결과는?”

“당연한 걸 뭘 묻지?”

“그렇지. 네가 괜히 찾아올 놈이 아니긴 하지.”

“길게 끌 것 없이 빨리 정리하지. 나도 이 일을 끝으로 더 이상 세상에 남을 생각 없으니 말이야.”


-화르륵


천마가 다 비운 찻잔을 태워버린다. 이제 차를 마시는 시간은 지났다.


“그 전에 한 가지 정정하고 갈 것이 있다. 나는 무신, 그 놈을 죽이지 않았다. 아니, 죽이지 못했다는 표현이 맞겠지.”

“그건 알고 있다. 그 놈은 너 따위한테 죽을 놈이 아니니까.

그렇다 해도 너 때문에 세상을 떠나기로 결심한 거지.”

“뭐, 그렇긴 하지.”

“그럼 이제···”

“시작하지.”


천재지변(天災地變). 입신경에 이른 두 무인은 오로지 파괴만을 목표로 서로를 공격했다.

힘적으로만 본다면 투신이 유리했지만, 천마의 기교는 그 차이를 메꾸기 충분했다.

하지만 마(魔)의 본산(本山)인 천산(天山)에서의 천마는 무한했다.


“끝인가···”


천마의 불꽃이 투신에게서 꺼지지 않고 있다. 일백 년을 넘는 시간동안 내공에 절여진 육체는 다른 기운의 탐식을 막고 있지만 그것도 곧일 뿐이었다.


“밖에서 만났다면 내가 졌을 거다.”

“아니, 뭐가 되었든 결과는 같았을 거다. 세상의 흐름은 그 무엇으로도 바꿀 수 없으니까.”

“무신은···인과를 거스를 수 있었지.”

“그래, 우리처럼 입신경에 올랐음에도 그 능력을 발휘 못하는 놈들과는 다르지.”

“넌 먼저 가 있어라. 나도 곧 갈 테니.”

“할 일이 남은 건가?”

“그래, 내가 벌인 일들···크크.”

“갑자기 왜 웃어? 무섭게시리.”

“지금까지 날 가지고 놀려고 했던 놈들이 있어 웃음이 나는군.”

“간도 큰 놈들이구만. 누구지?”

“있다 황제하고, 파천신군을 파멸로 몰고 간 황제의 개들.”

“나라가 난리가 나겠군.”

“벌인 일들은 정리를 하고 가야겠지.”

“그래, 이제 새 시대가 열려야지. 너는 너무 오래 있었다.”


그 말을 남기고 투신은 빛으로 화했다. 한계를 벗어난 힘을 사용하여 빛으로 사라진 곤륜무왕과 같았다.


“이제 남은 일들을 정리해야겠지.”


천마의 발걸음은 이제는 잠잠해진 전장으로 향했다.


* * *


그리고 다시 현재.


“그니까 마교···아니, 천마신교의 악행은 황실에서 조작한 거라는 말이신 건가요?”

“그렇다.”

“하지만 믿기 어려운 이야기에요. 황실과 천마신교의 거리가 얼만데 황실에서 그런 일을 벌일 수 있다는 거죠?”

“관은 수도 없이 많으니 여기까지 수작을 부릴 수 있는 게지.”

“그렇다기에는 천산이라는 지형을 뚫고 암중에서 활약했다는 것이···”

“그대가 생각하는 것은 교도들의 포악함이겠지?”

“맞습니다···”


마교인의 포악함을 알고 있는 그녀이기에 천마의 말을 믿기 어려운 것이 당연했다.


“그것조차도 황실에서 꾸민 거라면? 본능을 숨기지 않는 교도들이지만, 웬만한 일이 아니라면 밖으로 내보내지 않고, 밖에 나가면 조용히 일을 처리하기에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그런 교도들이 일반 주민들을 해하거나, 마인이 되어 날뛰는 것은 말이 안 되는 이야기지.”

“확실히···그리 생각해보면 또 맞는 말이네요.”

“지금까지 일어났던 모든 일에 황실을 껴넣으면 모든 것이 성립될 테니 어차피 답은 하나일 뿐이다.”

“그 말은···”

“본교는 나라를 갈아엎을 것이야. 그 뜻에 동참하겠는가?”


나라를 갈아엎는다는 것. 간단하게 말해 역모였다.


“역모를 꾀하는 건가요?”

“역모라니. 흠···혁명이지.”


역모가 실패하면 난(亂)이 되고, 성공하면 혁명(革命)이 된다.

성공 가능성이 희박한 일이라면 열심히 머리를 굴려 가능성을 높게 만들었겠지만, 이건 굳이 생각할 것도 없이 성공뿐이었다.


“하겠습니다!”


정마(正魔)가 손을 잡는다면 황실 따위는 옆집 개보다도 못한 존재일 뿐이다.

무림을 견제하는 황제를 몰아내고, 황실의 핏줄을 앞세운 채 그저 입맛대로 조종한다면 이는 결국 무림의 이익, 곧 남궁세가의 이익이 된다.

이미 남궁연의 머리속에서는 무궁한 발전을 이룬 금명하의 금 가장과 자신의 남궁세가, 시아비의 금씨세가가 보였다.


“그 전에 해야 할 일이 있겠지.”

“뭐가 또 남았나요?”

“그런 일이 있다.”


천마의 발걸음을 따라 도착한 곳은 지하였다.

그곳에서 남궁연은 생각지도 못한 이를 만나게 된다.


“너가 어떻게 여기에···”

“크르르···”


이성을 잃은 채 구속되어 있는 마인(魔人) 유중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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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3 132화 입신에 든 무인이 겪는 일 22.10.15 1,437 16 12쪽
» 131화 밝혀진 흑막, 공통의 적 22.10.14 1,388 16 12쪽
131 130화 화신(化神)의 신화(神話) 22.09.01 1,471 16 12쪽
130 129화 살기(殺氣)와 생기(生氣) 22.08.16 1,450 17 13쪽
129 128화 투귀(鬪鬼)와 곤륜무왕(崑崙武王) 22.08.06 1,480 16 13쪽
128 127화 재앙(災殃) 22.07.31 1,523 18 12쪽
127 126화 신시대 22.07.28 1,550 17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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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5 124.현경과 탈마 +1 22.07.23 1,762 18 12쪽
124 123.빠르게 이어지는 전쟁 +1 22.07.10 1,720 18 11쪽
123 122.사파 일망타진 22.06.25 1,746 19 13쪽
122 121.꼿꼿이 서있다 +1 22.04.06 1,928 22 13쪽
121 120.일났다 +1 22.03.26 2,028 25 14쪽
120 119.우휘의 본성 22.03.16 2,006 25 13쪽
119 118.드디어 총채주와 싸우는데 22.03.01 2,124 24 13쪽
118 117. 짐승을 만나다 22.02.23 2,114 27 12쪽
117 116.천마의 방문 22.02.21 2,182 24 13쪽
116 115.음소도는 강해졌다, 금명하는 미쳤다 22.02.20 2,106 24 14쪽
115 114.돌아왔으니 22.02.19 2,097 22 12쪽
114 113.지난 성과 +2 21.11.16 2,994 39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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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 111.이럴 때가 아니다 +3 21.11.12 2,724 42 13쪽
111 110.총채주, 허태천의 이야기 +2 21.11.11 2,733 4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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