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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심한감자님의 서재입니다.

잘나가는 무림세가의 둘째 아들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완결

심심한감자
작품등록일 :
2021.05.26 14:16
최근연재일 :
2022.10.18 19:35
연재수 :
135 회
조회수 :
593,188
추천수 :
6,918
글자수 :
732,982

작성
22.09.01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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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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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글자
12쪽

130화 화신(化神)의 신화(神話)

DUMMY

태양이 떨어지자 달이 떠오른다. 귀기를 가득 머금은 달이 금명하를 향해 날아간다.


“금천신공···천지접맥(天地接脈)!”


구름 사이에서 빛줄기가 땅으로 쏟아지며 정확하게 귀기를 머금은 달을 관통한다.


-카가각!!!


빛줄기와 달이 맞부딪히지만, 찬란한 빛은 귀기를 몰아내며 달을 뚫어냈다.

이내 땅에 닿아 천지(天地)를 잇게 된 빛줄기를 금명하가 잡는다.


“신기(神氣).”


빛줄기가 하늘과 땅의 기운을 모조리 흡수해오며 짧아진다.


-쿨럭!


갑작스레 금명하가 피를 토한다. 자연의 기운을 이용하는 금명하였지만, 한계까지 운용하는 기운은 몸이 견딜 수가 없는 것이다.


“앞으로 두어번인가···”


자신이 버틸 수 있는 한계를 계산한다. 이번 결투만 이기면 모두 져도 최소 무승부이니 남은 두 번 안에 결투를 끝내야만 한다.


“이걸로 끝낸다.”


한계까지 기운을 운용하는 금명하의 공격이 모두 쉽게 막혔다. 같은 것을 반복해봐야 수라마귀를 뚫진 못할 것이다.


‘그렇다면···’


두어 번을 버텨봐야 같은 결과라면 차라리 내상을 감수하고서라도 이기는 게 낫다.


“죽인다.”


점점 짧게 줄어드는 빛줄기가 금명하의 손에서 창의 형태로 거듭난다.


“죽인다.”


몸이 버틸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선 기운을 운용하니 기운을 버티지 못한 몸에서 빛이 뿜어져 나온다.

찬란한 안광과 거룩한 기운. 한계를 넘어서까지 기운을 운용하는 금명하에게 세상은 다르게 보였다.

이용하기만 하던 자연이 이제는 자신의 것처럼 보인다.

한계까지 내공을 운용하니 일시적으로 입신경(入神境)의 경지에 다다른 것이다.


“죽인다.”


오로지 한 목표에만 온 신경을 쏟고 있기에 입신경의 경지를 만끽할 순 없다. 신경을 쓸 수 없다.

조금이라도 한눈을 파는 순간 이 순간이 날아갈 것을 알고 있기에.


“죽어라.”


금빛의 창이 오직 한 마리의 악귀를, 아니 수라마귀를 겨눈다.


“화신, 그게 너의 최선인가?”


최선. 이 한 단어만으로 수라마귀의 여유가 느껴졌다.


“그래, 내 최선이다.”


모든 것을 쏟아 부었고, 한계를 넘는 힘을 썼으니 이보다 더 할 순 없다.

최선을 다했으니 지지 않는다는 확신또한 있었다.


“오늘 난 이 자리에서 화신(化神)이 신이 되는 신화(神話)를 쓸 거다.”


“금천신공(金天神功), 개벽창(開闢槍).”


지금까지 순전히 압도적인 내공만을 이용해 위력으로 승부하던 금명하의 무공에 사람들은 압도되었었다.

다만 이번의 초식은 괴를 달리했다. 압도(壓倒)를 넘어선 경외(敬畏). 숨쉬는 것마저 멈출 정도의 경외가 모든 이들에게 다가왔다.

한 명만은 빼고.


“내가 나오기를 잘했고, 너를 고르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이 정도면 교주와도 비벼볼 수 있는 수준이야.”


마교의 교도들에게 교주란 신과 다를 바 없는 존재인데 마교의 이인자가 그를 인정했다는 것은 곧 마교의 공식적인 입장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더욱 즐겁구나.”


강하다는 것을 인정하면서 오히려 즐겁다는 미친 소리를 늘어놓고 있다.

그럼에도 누구 하나 궤변이라며 말하지 못하는 것이 금명하의 경외를 증명하고 있기도 했다.


“개벽···세상을 열겠다는 건가? 아니면 뒤집겠다?

무슨 뜻일지는 모르겠으나 확실한 건 내 평생의 진수(眞髓)를 드디어 써먹을 데가 생긴 것이겠지.”


금명하의 경외와는 반대로 극악무도(極惡無道)함이 온 사방을 물들인다.

오직 악(惡)만을 가지고 있는 기운은 대지를 물들이고, 이어 모든 생명을 집어삼킨다.

모든 이가 거품을 물며 쓰러지고, 마인들은 마기에 미쳐 날뛴다.

마(魔)의 세상이 도래한 것이다.


“천마신교의 정수(精髓)는 도리에서 벗어나서야 얻을 수 있었다.

오직 이 한 수를 위해 몇 명을 죽였을 거라 생각하는가?”


귀도에 집어삼켜진 수많은 혼들이 울부짖는다. 그 안에 쌓인 원한(怨恨)은 오로지 수라마귀만을 향하고 있지만, 반대로 그에게는 힘이 되고 있다.


“수 천···수 만···? 기억도 나지 않는다.

뭐, 그게 중요한가? 그저 이 한 순간만을 즐기면 될 뿐인데.”


극악한 마기에도 완전한 정신을 유지하고 있던 수라마귀가 마기에 전부를 맡긴다.

악(惡)이 가득한 마기와 원(怨)이 가득한 귀기가 수라마귀를 집어삼킨다.


“하아아아···”


해탈(解脫). 모든 이치를 깨달은 도사들과 불자들이 수많은 세월동안 오로지 고행만을 반복하다가 겨우 얻어내는 경지를 수라마귀는 얻어냈다.

그것도 그들과는 반대로 고행(苦行)이 아닌, 악행(惡行)을 통해서.

미루고 미뤄왔던 그의 해탈이 완벽한 상대를 만나 비로소 이뤄졌다.


“너 같은 녀석을 원해왔다. 교주는 나를 상대하지 않고, 정파는 겁에 질려 덤벼오질 않았지.

오늘 이 순간만을 위해 미뤄왔던 입신(入神)의 경지다. 부디 그 가치가 있기를 바란다.”

“죽어라.”


오로지 한 목표만을 보고 있는 금명하는 달리 할 말이 없었다. 그가 무슨 경지에 오르던, 어떤 말을 하건 그를 죽일 것이기에.


“개벽창!!!!!”


금빛의 창이 떨어진다. 그 기운을 하늘이 감당하지 못해 구름은 저 멀리 도망간다.

마치 신이 구름 위에서 온 힘을 다해 창을 던진 듯한 공격. 위력마저 그와 동일했다.


“흡마(吸魔).”


지상에 가득 찬 악의가 형상을 이룬다. 그 형상은 하나의 얼굴이 되어 마신(魔神)이라 불러도 될 정도였다.


마신이 신의 창을 빨아들이는 것만 같은 광경은 신들의 전쟁을 연상케 했다.

천천히 떨어지는 창과 그것을 빨아들이는 거대한 얼굴.

둘의 충격은 의외로 잠잠했다. 마신의 얼굴이 고요히 창을 빨아들인 것이다.


침묵이 인다. 고요한 세상 속의 흐름에서 마신은 오로지 창의 소화에만 집중하고, 창은 마신을 꿰뚫으려 노력한다.


-쿵!


검은 마신의 속에서 빛이 꿈틀했지만, 이내 곧 잠잠해진다.


-쿵!


다시금 빛이 꿈틀하지만 역시 달라지는 것은 없었다.


-쿠웅!


또다시 빛이 꿈틀하니 마신의 얼굴에 균열이 생긴다. 균열 사이로는 찬란한 금빛이 뿜어져 나오고 있다.


-쿠구구구


마신의 형상이 깨지려 하니 수라마귀가 마기를 더욱 일으킨다. 몸집을 더욱 불린 마신이 비등하던 창을 집어삼키는 건 어렵지 않은 일이었다.

잠잠해진 마신의 얼굴은 이내 미소를 띄며 포효한다.


-콰아아아!!!!!


승리를 알리는 포효 앞에서 금명하는 망연자실하고 있지 않았다.

오히려 더욱 힘을 냈다.


“미친 놈이군.”


금명하가 다시금 창을 소환해냈다. 이미 한계를 넘어서까지 기운을 운용했기에 몸은 이미 만신창이였다.

금명하는 만신창이인 몸을 이끌고 내공을 운용했다. 눈과 귀, 코와 입 등 구멍이란 구멍에서 모두 피가 쏟아져 나온다.

그럼에도 금명하는 멈추지 않았다. 목숨을 희생해서라도 결투를 이기기 위함이었다.


“개벽창!!!!!”


또다시 떨어져내리는 창을 무표정하게 바라보던 마신이 다시금 입을 벌린다.

그걸로는 부족했는지 수라마귀도 온 힘을 다한다.


“흡마신공(吸魔神功), 마신화(魔神化).”


마신이 모든 마기를 집어삼킨다. 이는 마인들이 가지고 있는 마기도 함께였다.

마기를 빨린 마교도들은 하나 같이 삐쩍 마르고, 장로들은 그나마 많은 마기를 지니고 있기에 그나마 버틸 수 있었다.


마신의 얼굴이 위로 하늘을 향해 솟구친다. 이와 함께 목이 드러나며 마신의 팔이 땅에서 뽑아져 나온다.


-척.


마신이 창을 잡아 입속에 넣는다. 이전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이 빠르게 소화시키며 금명하의 공격은 무위로 돌아갔다.


-풀썩


금명하는 하늘에서 떨어져 내린다. 정신을 유지할 기력도 존재하지 않아 이미 기절한지 오래였다.

떨어져 내리는 금명하를 음소도가 잡아채 아군 진영으로 되돌아온다.


“며, 명하를 빨리 치료하세요.”


남궁연이 다른 현경의 무인들에게 부탁해본다. 급한 처치는 의원보다 뛰어난 고수가 더 효과적일 것이니 말이다.

다만 이들의 경지로는 입신경에 이른 고수에게 당한 상처를 치료할 수 있는 능력이 없었다.


“내상을 막을 수가 없다···”

“안 되는구나···”

“나도 무리다.”


화검과 검왕, 도제와 태극검존에 풍류걸까지 내로라하는 고수들이 연이어 실패한다.

금명하를 치료할 수 있는 이는 정파에 더 이상 존재하지 않았다.


“내 한번 봐보마.”


신의(神醫). 만병(萬病)을 치료한다는 그가 이곳에 있었다.

화경의 무위를 가지고 있기도 하고, 뒤에서 부상당한 이들을 치료하느라 빠져있었는데 금명하가 패배하는 것을 보고 바로 합류한 것이다.


신의가 내공을 불어넣어보지만, 그보다 강한 이들도 실패한 일이었다.

신의가 침을 꽂아본다. 치료에 도움이 될 만한 혈자리는 모두 꽂아보지만 실패한다.


“내공을 봉하겠다.”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마기가 퍼지고 있는 금명하의 몸에 단전만을 지켜주는 것.


“그렇게 한다면···”

“단전이 제 할 일을 하지 못해 죽어나겠지. 다만 이 방법을 제외하고는 도저히 살릴 방법이 없다.”


단전까지 마기가 퍼진다면 손을 댈 수 없는 지경에 이를 테니 최소한 방법이라도 있게끔 해야만 한다.

그걸 위해서는 내공을 봉하고, 단전은 유지한 채로 나머지 마기를 모든 이들이 합심하여 제압해야 한다.

그것만이 최선책이었다.


“그거라도···”

“잠깐.”


검왕이 신의의 행동을 막는다. 한시가 급한 상황에 검왕은 대체 왜 막은 것일까.


“그 놈이 왔다···”


검왕을 이토록 긴장하게 만든 이. 천마신교의 하늘이자, 신인 천마(天魔)가 전장으로 돌아왔다.

무차별적으로 팔을 휘두르던 마신은 천마의 손짓 한번에 마기로 화하고, 주변에 퍼져 있는 악의로 똘똘 뭉친 마기는 천마에게로 흡수된다.


“상상 이상으로 대단한 놈이었구나.”


수라마귀는 천마도 죽일 생각으로 싸워야 승리할 수 있는 이다. 그런 이를 상대로 필살(必殺)의 수를 사용하게 만들었으니 금명하는 천마의 생각을 뛰어넘었다.


“이 놈을 이리 만들다니.”


다 죽어가는 금명하만큼은 아니지만, 수라마귀또한 정상은 아니었다.

악의로 똘똘 뭉친 마기를 폭발적으로 일으킨 것에 대한 대가는 컸다.

해탈한 수라마귀마저도 마기를 감당하지 못해 다스리느라 진땀을 빼고 있었다.


“일단 마기는 회수하도록 하지. 아직 세상에 풀리기에는 위험한 놈이라.”


금명하의 몸속을 점령하던 마기가 천마에게로 되돌아간다.

마기가 사라졌으니 신의가 치료할 수 있게 되어 신의는 치료에 집중한다.


마기의 회수를 끝마친 천마가 남궁연에게로 다가온다.


“받거라.”


천마가 던져준 것은 검은 패(牌)였다.


“얘기할 것이 있으니 본교로 오거라.”


전쟁 중에 적의 왕이 갑자기 초대를 해온다.

이는 함정일 게 뻔한 수지만, 천마는 그런 수를 쓰지 않더라도 정파를 멸망시킬 수 있는 존재일 테니 이건 정말 초대일 것이다.


“예. 저도 할 말이 많습니다.”


패를 받아든 남궁연은 고개를 숙였다. 비록 천마의 뜻은 알 수 없었지만, 이미 많은 희생을 치뤘고, 수라마귀의 무위를 본 이상 승리는 물 건너갔다는 것을 알고 있으니까.


“명하야···”


금명하와 많은 무인들이 몸을 바침으로써 이 상황을 일구어냈다.

수라마귀의 무위만을 보아도 전쟁을 벌였다면 승리는 불가능할 게 뻔했다.

많은 사람들의 희생으로 만들어낸 기회인만큼 이제는 자신이 나서야 할 때였다.


“이제 내 차례야.”


제갈세가를 뛰어넘는 시대의 지성(知性)을 가진 남궁연.

그녀가 지금까지 읽은 책의 권수만 남궁세가를 꽉 채우고도 남는다. 그 노력이 이제야 빛을 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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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2 131화 밝혀진 흑막, 공통의 적 22.10.14 1,387 16 12쪽
» 130화 화신(化神)의 신화(神話) 22.09.01 1,471 16 12쪽
130 129화 살기(殺氣)와 생기(生氣) 22.08.16 1,450 17 13쪽
129 128화 투귀(鬪鬼)와 곤륜무왕(崑崙武王) 22.08.06 1,480 16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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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7 126화 신시대 22.07.28 1,550 17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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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5 124.현경과 탈마 +1 22.07.23 1,762 18 12쪽
124 123.빠르게 이어지는 전쟁 +1 22.07.10 1,720 18 11쪽
123 122.사파 일망타진 22.06.25 1,746 19 13쪽
122 121.꼿꼿이 서있다 +1 22.04.06 1,928 22 13쪽
121 120.일났다 +1 22.03.26 2,028 25 14쪽
120 119.우휘의 본성 22.03.16 2,006 25 13쪽
119 118.드디어 총채주와 싸우는데 22.03.01 2,124 24 13쪽
118 117. 짐승을 만나다 22.02.23 2,114 2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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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5 114.돌아왔으니 22.02.19 2,097 22 12쪽
114 113.지난 성과 +2 21.11.16 2,994 39 12쪽
113 112.무당 합류 +3 21.11.15 2,578 43 13쪽
112 111.이럴 때가 아니다 +3 21.11.12 2,724 42 13쪽
111 110.총채주, 허태천의 이야기 +2 21.11.11 2,733 4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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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8 107.통찰력 +2 21.11.08 2,820 4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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