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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심한감자님의 서재입니다.

잘나가는 무림세가의 둘째 아들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완결

심심한감자
작품등록일 :
2021.05.26 14:16
최근연재일 :
2022.10.18 19:35
연재수 :
13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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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2,9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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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7.06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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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68화 그녀가 오다

DUMMY

웬만한 무인들도 자연 속에 기운이 들어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운기조식을 취할 때, 자연의 기가 몸으로 들어오는 것을 느끼고 있으니 모르는 자가 없는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금명하처럼 직접 자연의 기운을 느끼려 한 자는 드물다.

잘 느껴지지도 않을 뿐더러 불을 조종하여 싸울 바에야, 주먹 한번 더 날리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고 강하기 때문이다.


불을 조종하는 것부터가 상식적이지 않은데 굳이 효율성을 따질 필요는 없으니 금명하는 자신의 기운을 불로 보냈다.

금명하의 기운이 불 속에 있는 기운과 엮이고, 불의 기운이 금명하의 의지에 따라 움직인다. 불의 기운을 조금씩 억제하니 불의 크기가 줄어든다.


‘아니, 이러면 안되는데?’


금명하가 원하는 것은 불의 온도를 낮추는 것이다. 헌데 불의 크기만 줄어들고 온도는 조절이 안되니 원하던 바는 이루지 못한 것이다.

금명하는 모르고 있었지만 불의 온도를 조절하는 것은 양기와 음기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자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금명하가 음양오행설을 생각해내고 불의 기운을 느낀 것까지는 좋았지만, 음양의 기운을 다룰 수 없다면 아무 소용이 없었다.

아무리 애를 써도 불의 온도를 낮추지 못하니 금명하는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쉬기 위하여 의자에 앉은 금명하의 얼굴은 땀으로 범벅이 되어 있었다.

자연의 기운은 금명하의 기운이 아니었으니 그것을 움직이려 한 금명하의 내공은 몇배로 들 수밖에 없었다.

쉬고 있는 금명하의 모습을 본 철호는 역시 금명하도 사람이구나 싶었다.

뜨거운 불 앞에서 불조절을 하는 것은 열기를 온 몸으로 받게 되니 덥지 않을 수 없었다.


‘뭐 대단한 무인인 줄 알았는데 저 놈도 사람은 사람이었구만.’


물론, 금명하는 고도의 집중과 내공의 과다사용으로 땀범벅이 된 것이었지만 무인도 아닌 철호가 그것을 알 리 만무했다.


철호는 금명하를 위하여 시원한 물을 가져다 주었다.


“뜻대로 되지 않느냐?”

“그렇습니다.”

“나도 처음부터 잘했던 것은 아니었다. 내 나이 18살···늦은 나이에 시작한 대장술이었지.”


18살이면 그리 늦은 나이는 아니었지만 어느 집안에서나 10살 정도만 되어도 일을 시작한다.

농부의 집안에서는 농사를 돕고, 상인은 미리 장부를 보기 시작하며, 무인의 집안에서는 무공을 배운다.

대장장이의 집안도 마찬가지로 10살쯤 되면 대장일을 가르치기 시작하니 18살의 나이면 꽤나 늦은 나이에 시작한 것이다.

그런데도 손에 꼽히는 대장장이에 이름을 올렸으니 철호의 재능은 상당했다는 것이다.

물론, 철호가 그만큼 노력을 했으니 그렇게 성공할 수 있었던 거였겠지만.


금명하는 철호가 어째서 대장일을 늦게 시작했는지가 궁금했다.


“야장님의 가문은 대장장이 가문이 아니었습니까?”

“우리 집안은 농부의 집안이었다.

나는 어렸을 때부터 대장장이가 멋있어 보여 동경하다가 부모님을 겨우 설득하여 시작했지.”

“그래서 늦게 시작했던 거였군요.”

“그래. 내 또래 아이들은 이미 중급 과정을 거치고 있었는데 나는 초급 대장술도 못 배운 채, 잡일만 하고 있었다.

그때에는 대장술을 포기할까라는 생각도 들었었지.”

“그래도 포기하지 않으셨네요?”

“비록 처지는 그랬지만 나는 대장술 그 자체가 너무 재밌었다.

노력하는 자는 재능 있는 자를 이길 수 없고, 재능 있는 자는 즐기는 자를 이길 수 없다 했다.

난 즐겼기 때문에 이 자리에 있을 수 있는 거지.”

“좋은 말이네요.”

“후후, 너는 어떻냐? 무공을 배우는 것과 대장술을 배우는 것 모두 재밌느냐?”


금명하가 처음 무공을 배운 것은 어릴 적이었다. 당시에는 재미도 없는 무공 수련을 하기 싫어 밖에 나돌아다니느라 바빴다.

방천과의 만남으로 무공을 진지하게 배우게 되었지만 그저 강해지고 싶기에 배운 것이지 재미를 느껴서가 아니었다.


‘아니, 재미를 느꼈던 건가? 아닌가? 재미있지 않은가?’


무공을 배우는 것이 재미가 있는지, 없는지 자신도 알 수가 없었다.

다만 정말 확실한 것은 무공을 배우는 것이 싫지는 않다는 것이다.


금명하는 이런 자신이 답답했는지 철호에게 한탄했다.


“저는 제가 무엇을 좋아하는지도 잘 모르겠어요.

예전에는 제 마음대로 하니 멈춤이 없었는데 그게 잘못되었다는 것을 깨달은 지금은 뭘 해도 망설이게 되네요.”

“내 비록 무인은 아니다만 너의 상태는 심마가 낀 상태인 것 같구나.

너의 마음이 정해지고 심마가 걷힐 때가 바로 네가 깨달음을 얻는 때일 것이다.”

“어떻게 아시나요?”

“무인계에 심마가 있듯, 어떠한 일에도 심마가 있다.

나도 심마를 겪었었지만 그것이 끝났을 때, 눈이 트였지.”


심마는 금명하도 익히 들어봤던 단어다. 어떤 형태로 오는지도 알 수 없고, 빠져나가는 방법도 알 수 없는 기이한 현상이다.

하지만 심마를 깨기만 하면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으니 정체되어 있는 무인들은 심마라도 찾아오기를 바란다 들었다.


“지금 경지가 초절정의 경지라 했던가?”

“예, 그렇습니다. 그럼 화경의 경지로 올라설 수 있겠구만.”


화경의 고수, 금명하가 심마만 깬다면 방천과 같은 고수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금명하는 자신이 화경이 된 모습을 상상하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다시 시작해야죠.”


금명하는 오후 내내, 화기를 다루는 것에만 몰두했지만 음양의 기운을 알지도 못하고, 다룰 수도 없으니 성공할 리 없었다.

금명하가 헛물만 켜는 동안 저녁이 다가오고 있었다.


철호는 금명하가 망치질에는 소질이 있었지만, 풀무질에는 소질이 없는 것을 보며 역시 재능은 공평한 것이라 생각했다.

이제 저녁이 다 되어가니 금명하는 다시 무당산으로 되돌아갔다.

방천이 살고 있는 거처는 무당산의 깊숙한 곳, 사람들의 발길이 잘 미치지 않는 곳에 위치해 있다.

헌데 오늘은 어째선지 방천의 거처 주위에 무당의 제자들이 많이 보였다.

금명하는 방천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긴 건가 싶어 얼른 뛰어갔다.


방천의 거처에 오니 나무 뒤, 바위 뒤 방천의 거처가 눈에 보일 만 곳 모두에 무당의 제자들이 자리 잡고 있었다.


‘대체 무슨 일이지?’


무당의 제자들이 이곳에 있을 이유가 없었으니 금명하는 정말로 방천에게 무슨 일이 생긴 줄 알고 겁을 먹었다.


“스승님!”


금명하가 뛰어들어 가려는데 안에서 누군가 밖으로 나왔다.

그와 함께 무당의 제자들의 입에서 탄성이 들려왔다.


-와


안에서 나온 이는 지금까지 금명하가 기다리고 기다리던 남궁연이었다.


“누님!”

“생각보다 일이 빨리 끝나서 빨리 올 수 있었어.”


금명하는 무당의 제자들이 어째서 방천의 거처 주위에 있었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남궁연의 뛰어난 미모도 한 몫 했지만, 무당의 제자들은 무당산에만 박혀 있느라 여성을 접하질 못했으니 남궁연을 보러 몰려온 것이다.

금명하는 지금까지 방천과 자신을 무시하다가 예쁜 여자가 왔다고 이리 몰려든 것을 보며 무당의 제자들이 얼마나 이중적인지를 볼 수 있었다.

문득, 금명하는 저들을 놀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금명하는 최대한 크게 남궁연에게 말했다.


“누님, 보고싶었어요.”


금명하의 말을 들은 무당의 제자들이 분개하는 소리가 여기까지 들려온다.

도를 추구하는 무당의 제자들은 연애를 할 수 없으니 금명하를 질투하는 것이다.

남궁연은 금명하가 앞에서 보고싶었다 말하니 당황스러워 생각이 많아졌다.


‘나를 보고싶었다고? 설마 명하가 나를 좋아하는 건가?

1년간 아버지께서 노력하시는 건 봤지만 설마 그렇다고 갑자기 좋아할 리가···

아니, 1년이면 충분한 시간인가?’


남궁연의 속에서 생각은 많아졌지만 한가지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것은 있었다.


“나도 보고싶었어.”


무당의 제자들이 숨어있다곤 하지만 대화가 들리는 정도의 거리였기에 남궁연의 대답은 무당의 제자들에게 너무도 잘 들렸다.

무당의 제자들이 자신을 질투한다고 생각하니 금명하는 너무 꼬셨다.

무당의 제자들을 놀려주는 것은 성공했으니 금명하는 남궁연과 함께 안으로 들어갔다.


금명하는 무당에서의 일을 남궁연에게 말해주고 싶었지만 방천의 입장이 있으니 먼저 방천에게 물었다.


“스승님, 이곳에서의 일을 연 누님에게 말해도 괜찮을까요?”


방천이 금명하에게 숨겼었던 이유는 제자에게 못난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지금은 금명하가 이 일을 알고 있으니 남궁연이 알아도 별로 상관은 없어 고개를 끄덕였다.

무당의 일을 전해들은 남궁연은 꽤나 놀랐다. 무당파의 장로이자, 천하제일십인 무도도사의 제자를 이렇게 대하는 무당파가 어이가 없었던 것이다.


“지금이라도 다른 문파로 가시는 것은 어떻겠습니까?

방 대인이시라면 어떠한 문파던지 환영할 텐데요.”

“무당파에서 나가고 싶다는 생각은 없단다.”

“그렇다면···방법이···”

“괜찮다. 나는 그저 무당파에 속해 있기만 하면 되니 해결할 필요 없다.”


방천은 스승이 사라진 이후로 여태껏 이렇게 살아왔고, 언령을 알려주지 않는 이상 자신의 처지가 달라지지 않을 것도 알고 있다.


“다른 문파에 간다면 이런 처지가 되진 않겠지만 나는 무당파에서 자라왔고, 무당 최고 어른께 가르침을 받았다.

그런데 어찌 무당을 버리고 다른 곳을 가겠느냐?”


남궁연은 방천의 마음을 이해할 수 없었지만 자신의 문파를 떠나지 않겠다는 의지는 느껴졌으니 더 이상 남궁연이 왈가왈부할 수는 없었다.


“더 이상 참견하지 않겠습니다···”

“미안하구나. 네가 도와주려 하는 것은 알고 있지만 마음만 고맙게 받으마.”

“하지만 제가 무당의 제자들을 골려 주는 것은 괜찮겠죠?”

“골려 주다니?”

“오늘 보니 무당의 제자들이 저한테 아주 많은 관심을 보이더라고요?”

“그 아이들은 너 같은 아이를 접하지 못했으니 말이다.”

“명하와 함께 그들을 골려 주려고요.”

“명하도 함께라니?”

“저와 명하가 교제하는 것으로 저들을 골려 줄 생각이에요.”


남궁연의 말에 금명하와 방천을 비롯한 음소도와 유중호까지 모두 놀랐다.

금명하와 남궁연만이 둘의 사이를 모르고 있을 뿐, 나머지 일행들은 모두 둘이 어떤 감정을 가지고 있는지, 어떤 사이인지 알고 있으니 드디어 시작한다고 생각한 것이다.

하지만 남궁연은 그러한 생각으로 말한 것이 아니었다.


“명하와 제가 교제한다는 것이 알려지면 무당파의 제자들은 분명, 질투를 할 거에요.

명하가 조금만 도발하면 덤벼올 테니 그걸 빌미로 혼내 주는 거죠.”


좋은 계획이었지만 금명하는 이미 무당의 제자들을 도발하여 빚을 지게 만들었고, 그 빚은 이미 써먹었다.

그 방법이 다시 통할지 의문이 드는 금명하가 남궁연에게 물었다.


“하지만 누님, 도발하는 방법은 이미 한번 써먹었는데 그들이 과연 넘어올까요?”

“그건 우리의 연기에 따라 달라지는 거겠지.”


금명하는 이것이 잘 통할까라는 의문이 들었지만 그저 남궁연의 생각이니 이행할 뿐이다.

남궁연은 조금 더 대화를 나눈 후, 방으로 들어갔다.

방천의 거처에는 방 하나와 큰 거실 하나뿐이었으니 남궁연이 방을 차지하고 나머지는 거실에 모여 잠을 청한다.


계획은 남궁연이 짤 것이니 오늘 하루는 끝났다.

금명하는 이제 음양의 기운에 대하여 방천에게 질문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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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 119.우휘의 본성 22.03.16 2,004 25 13쪽
119 118.드디어 총채주와 싸우는데 22.03.01 2,122 24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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