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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E 님의 서재입니다.

초인의 세상에서 범인이 할 수 있는 것.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ITE
작품등록일 :
2020.05.19 20:08
최근연재일 :
2020.06.30 21:27
연재수 :
4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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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343,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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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9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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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쪽

몬스터 게이트 (11)

DUMMY

송혁진의 잠재능력은 놀라웠다.

아무 생각도 없이 일단 모방하고 보자는 생각으로 사용했는데 이런 어마어마한 결과를 낼 줄이야.

지금 내 눈엔 레벨리온의 약점이 훤히 보이는 것은 물론 녀석이 다음에 어떻게 움직일지 행동패턴마저 예측되어 보이고 있었다. 더군다나 실시간으로 녀석의 단점이 나열되고 있었다.


[대상 적은 공간왜곡 스킬을 이용하여 공격을 회피하고 있습니다.

공격에 집중하고 있을 때에는 몸의 공격을 완전히 흘려보내지 못합니다.

강대한 공간왜곡 능력을 유지시켜 주는 것은 대상의 핵입니다. 이 핵은 공간왜곡이 불가능합니다.

공간왜곡이 아니더라도 강대한 육체에 보호받고 있기에 막강한 공격이 아니면 핵에 공격을 맞출 수가 없습니다.]


강대한 공격이라면 련하와 격왕, 둘이나 있다.

문제는, 이 사실을 어떻게 전하냐는 것.

격왕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련하는 내 말을 믿어줄 것이다. 격왕님도 당장 공격이 통하지 않으니 내 말에 한 번 쯤은 귀 기울여 보겠지.

그런데 전투가 한창인 사람들 곁으로 가서 그걸 어떻게 전하지? 게다가 레벨리온은 날 도륙내려고 안달나 있는데 내 발로 저놈 옆으로 가긴 싫고...

게다가 핵의 위치가 보이는 것은 나 뿐이다.

......어라? 잠깐만.

나한테 끝내주는 스킬이 하나 더 있잖아? 아니, 이게 될지 안 될지 모르지만...가능성은 높은 것 같은데.

거기까지 생각이 닿자 마음에 조급해졌다.

생각한 바를 실행하려면 저기에 가긴 가야 하는데...가기 싫다...

SSS급 초인씩이나 되는데 여기서 말해도 들리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하자마자 감지 스킬이 결과를 내놓았다.


[대상자들의 신체능력은 강대하나 이 거리에서의 목소리는 닿지 않습니다.]


친절한 설명 고맙다.

저기에 가고 싶지 않은 이유가 또 있는데, 지금 저기에 가면 틀림없이 눈에 띄겠지.

날 잡으려고 이재호가 벼르고 있는데 그런 위험부담을 지긴 싫다.

적어도 뭐라고 머리에 쓰고 가야...

뭔가 머리에 쓸 만한 것이 없나 주위를 두리번 거리는데 송혁진이 다급하게 말했다.


"선배님! 앞! 앞요!"


네가 말하지 않아도 알고 있다.

극도로 진화된 감지 능력은 에고 나이트가 덮쳐들고 있다는 것을 알려주었다.

가볍게 뒤로 펄쩍 뛰어 공격을 피한 나는 아 하고 신음했다.

얘네들 투구, 나한테 맞겠지?

나는 최혁씨에게 소리를 질렀다.


"최혁 씨!"

"엉?! 도망가라니까 뭐 해!"

"바쁘실텐데 죄송하지만, 걔네들 투구 하나만 벗겨줄 수 있어요?"

"뭐?"


순간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은 그였다. 하긴 나 같았어도 미친놈으로 보이겠다.


쿠우우!


별안간 최혁 씨의 몸에서 가공할 만한 초인력이 뿜어졌다.

몬스터들이 주춤하는 사이 최혁 씨가 파란 에고 나이트에게 달려들었다.

무수한 공방이 벌어지고 파란 에고 나이트의 명치에 주먹을 꽂은 최혁 씨가 억지로 투구를 벗겨내더니 내게 던졌다.

투구가 벗겨진 탓에 몬스터의 민낯이 드러난 에고나이트가 분노의 함성을 내질렀고 최혁씨는 보답이라도 하듯 놈의 얼굴에 펀치를 날렸다.

감지능력 덕에 최혁 씨가 지금 무리를 한 것이라는 걸 쉽게 알 수 있었다.


"뭘 하려는지 모르겠지만 일단 여기서 벗어나! 거기 초인부 소속! 그 사람좀 호위해 주시오!"

"네, 네!"


뜬금없는 말임에도 나를 믿어준 최혁에게 찌잉 감동한 나는 투구를 머리에 뒤집어썼다.

역시 사이즈가 틀려서 그런지 우스꽝스럽게 흔들거린다. 불행 중 다행인 건 에고나이트는 몬스터 중에는 깔끔한 신사에 가까워서 냄새같은 건 나지 않는다.


"선배님...? 그게 무슨...몬스터 투구는 왜 쓰신 겁니까?"

"따라와요!"


설명할 시간은 없다.

레벨리온을 향해 내달린다.

일반인보다는 훨씬 좋은 신체능력 덕에 레벨리온과의 거리는 빠르게 가까워졌다.

가까이서 보니 녀석의 몸은 일반적인 육체가 아니고 물처럼 투명하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저런 몸인 덕분에 핵이 마음대로 몸안을 돌아다니며 위치를 바꾸고 있었다.


"저, 저기 선배님...? 지금 어디로 가고 계시는..."

"물러나요!"


짧게 한 마디만 하고 더욱 속도를 높인다.

련하의 광역폭발 공격을 창을 빙그르르 돌리는 것으로 흩어내고 있던 레벨리온이 나를 감지했다.

놈의 눈이 가늘어지더니 창끝을 내게 향한다.

그 행동덕에 격왕도 이변을 눈치챈 건지 나를 발견했다.

레벨리온의 특이한 힘에도 침착하게 대응하던 그 답지 않게 크게 당황하더니 레벨리온의 창을 떵 걷어찼다.

파동의 충격파가 하늘로 날아가며 구름을 흩어버린다.

레벨리온의 지척까지 다가가자 련하도 나를 발견했다.


"오빠?!"


투구 썼는데 나인지는 어찌 알았대...

련하가 당황한 틈을 놓치지 않고 레벨리온이 있는 힘껏 몸을 당겼다.

놈이 검은 사기로 련하의 붉은 기운을 상쇄하자 련하는 힘을 한 점에 집중하며 움직임을 구속하고 있었는데 그것이 일순간 풀렸다.


[용감하도다.]


아니, 그런 거 아닌데...

감탄한 목소리로 내게 말을 거는 레벨리온을 미묘한 눈으로 바라보았다.

그 순간, 갑자기 내 몸이 두둥실 떠올랐다.

순간 당황했지만 감지 스킬 덕에 련하가 나를 떠오르게 했다는 것을 알고 안심이 되었다.


어느새 련하의 지척까지 바로 옆에 둥실 떠오른 나. 약골이 왜 왔냐고 화내려는 건가.

하지만 련하는 울먹이더니 나를 껴안으려 들었다.


"오빠...무사해서 다행이야~~!!"

"련하. 련하! 저놈 창 날아옵니다!"

"앗."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창으로 찔러 들어오는 레벨리온. 련하는 손을 한번 내저어 붉은 방패를 만들어내 공격을 막아냈다.


"우와...깜짝이야. 기척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어..."


공간왜곡을 둘러서 감각을 없애고 공격해서 그렇다.

상당히 어려운 기술이라 레벨리온도 쉽게 쓰지 못한다. 이 공격이 막히자 레벨리온은 크게 놀라는 눈치였다.

놀라는 사이 볼따구를 격왕에게 얻어맞고 고개가 크게 꺾인 건 덤이다.


"오빠아~~~"


또 울먹이며 안겨드려는 련하. 아니, 이거 안아야 종료되는 이벤트야?

어이 없어 하다가 한 가지 사실을 깨달았다.

맞아. 신체접촉만 하면 공유스킬 발동 가능하지?


그렇다. 내가 생각한 것은 공유 스킬!


시험해 본 적은 없지만, 지금 내가 느끼는 감각이 공유가 가능하다면 구태여 내가 설명하지 않더라도 자율적으로 핵을 부술 것이다.

접촉하는 면적이 넓으면 나으면 낫지 못할일은 없겠지. 나는 두 팔을 벌리고 련하를 껴안은 후 공유스킬을 발동했다.


"꺄...오, 오빠?!"


새된 목소리로 비명을 지르듯 외친 련하는 공유스킬의 조짐을 느꼈는지 잠깐 몸이 굳어졌다. 하지만 저항없이 그것을 받아들였고 곧이어 놀람으로 두 눈을 크게 떴다.


"이게...대체..."

"련하 씨. 혹시 저놈 안에 있는 새하얀 구체 같은 거 보입니까?"

"어? 응."


얼떨떨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호오...감탄하는 련하.


"이거 어떻게 한 거야?"


대답은 준비해 두었다.


"저도 잘 모르겠어요. 퀘스트 창이란 게 뜨더니 이런 기능을 주더라고요."

"응? 그게 뭐야?"


련하는 못 알아듣겠지만, 아무렴 어떤가? 서로 이해 불가능한 현상으로 해 두자.



"일단 저놈을 쓰러뜨리는 게 급선뭅니다."

"응 알았어."


말끝에 련하의 몸에서 붉은 기운이 뿜어져 나오더니 수많은 날이 되었다.

붉은 칼날은 사방에서 레벨리온에게 쇄도했다. 나는 곧 그 공격이 하나같이 핵을 노린 공격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평소처럼 통과시키려했던 레벨리온도 기겁하여 몸을 뒤틀었다.


팟.


격왕이 사라졌나 싶더니 내 곁에 와 있었다. 깜짝이야...더욱 신기한 것은 공중에 떠 있다는 것이다. 날 수도 있으셨나. 감지 스킬로 본 바로는 내 어깨에 손을 올려놓은 걸로 지탱하는 거라는데 무게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은인이여. 무언가를 한 것 같구려."


눈치도 빠르시다.



"이야기는 대충 들었소. 혹. 나에게도 같은 힘을 줄 수 있겠소...?"

"바라고 있었습니다."


나는 격왕에게 손을 내밀었고 그는 내 손을 마주잡았다. 음...손 사이즈 차이가 엄청나게 난다...

격왕은 딱히 놀라는 반응을 보이진 않았다. 다만 으음...하고 신음했을 뿐이었다.

공유스킬은 친밀도에 따라 효과가 달라지니 격왕에겐 별 효과가 없을 수도...

하지만 후에 벌어진 일은 놀라웠다.

전방위에서 종휭무진 총알처럼 공격하는 격왕.

그를 격추하려는 듯 수백개의 파문이 일었다. 일반인은, 아니 보통 초인이라도 저것에 닿으면 꼼짝없이 죽으리라.

하지만 격왕은 놀랍게도 그것들을 모두 한 끗 차이로 피하며 공격을 명중시켰다.


지금까진 저 공간 왜곡으로 만든 공격을 피하느라 제대로 된 공격을 하지 못한 것 같았으나 감지스킬이 공유되니 그런 건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야말로 범에게 날개를 단 격이었다.


[무슨 농간을 부린 거냐...]


힘겨워 하는 레벨리온의 목소리.

격왕이 스치고 지나갈 때마다 놈의 육체가 괴상하게 구부러졌으며 심지어 조금이지만 파여 나가기 까지 했다.

왜곡능력으로 전부 방어하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었다.


화르륵.


"잡았다."


련하가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격왕에게 정신이 팔린 틈에 련하의 붉은 기운이 화염의 손들이 되어 레벨리온의 핵을 잡은 것이다!

좋아! 끝났다!

승리했다는 예감에 주먹을 불끈 쥔 순간이었다.

고오오오오오오!!


레벨리온의 두 안광이 크게 불타올랐다. 청색 화염은 머리까지 옮겨붙어 세차게 타올랐으며 놈이 들고 있던 마창이 새까만 사기를 해일처럼 뿜어냈다.


[아르스탄의 마창의 특수한 능력으로 대상자의 힘이 크게 증폭되었습니다.

공간왜곡 능력이 폭주하여 폭발하려 합니다.]


아니, 뭔놈의 폭발이야. 뉘앙스를 보니 자폭같은 느낌이다.

감지 능력도 저건 감지해내지 못했다. 저놈은 뭐 까도까도 계속 나오는 것 같아.

피해 영역은...이 도시를 전부 쓸어버릴 만한 위력이다.

련하는 직감적으로 이게 마지막 기회라는 것을 알았는지 온 힘을 다해 핵을 부수려 하고 있었다. 하지만 힘에 부치는지 작전을 바꾸어 파괴가 아니라 몸 밖으로 꺼내려 하는 중이었다.

격왕도 그 의도를 눈치채고 핵이 나오면 언제든 부술 수 있도록 준비를 갖춘 상태였다.

허나 마창에서 뿜어져나온 해일과도 같은 검은 기운이 전부 핵을 뒤덮어 저항했고 이 와중에도 레벨리온의 몸은 파문이 일며 언제 폭발할지 모르는 일촉즉발의 분위기를 풍겼다.


[크오오오오오오...]


괴로운 비명을 지르는 레벨리온. 아니, 괴로우면 하지 말던가.

이 상황을 타개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지?

생각하던 나는 레벨리온이 꼭 붙들고 있는 마창을 노려보았다.

지금 저기에서 뿜어져 나온 기운 때문에 모든 게 틀어지고 있다. 저걸 부수면...

이렇게 생각하고 있는 사이에도 련하가 눈에 띄게 지쳐가고 있었다.

아마 핵을 꺼내는 것이 현재 그녀의 한계일 것이다.

련하가 아니라면 저 액체같은 몸에서 핵을 끌어낼 수 없다. 역시 창을 부숴야 하는데..


애초에 격왕과 몇 번이고 격돌하고도 멀쩡한 창을 부술수는 있나...?

하지만 이유는 몰라도 창의 강도는 약해져 있는 상태라고 감지 스킬은 판단했다.

어째서...?아니 지금 그게 중요한 게 아니지.

약해져 있다 하더라도 창을 부술 수 있는 것은 격왕 정도일 텐데 창을 부수더라도 레벨리온이 그 틈에 핵을 다시 몸 속으로 집어넣는다면?

뭔가 방법이...아!

나는 황급히 모방 스킬창을 키고 뭔가를 확인했다. 그리고 외쳤다.


"격왕 님!"


격왕이 홱 고개를 돌려 나를 쳐다보았다.


"10초후 련하가 핵을 끌어낼 겁니다! 부셔주세요!"


내 입장이라면 뭔 소린지 싶었을 것이다. 객관적으로 보았을 때 핵을 둘러싼 검은 사기는 마치 바위같아서 련하의 막강한 힘에도 미동조차 하지 않고 있었으니까.

하지만 믿어주길 바랬다.

그리고 격왕은 아무런 말도 없이 련하가 핵을 끌어내려는 위치에 섰다.

좋다.

날 믿어주었으니, 나도 보답을 해야한다.


카운트 다운을 본다.




[재사용 시간.


이수희: ??? 재사용까지 남은 일수 7초.]


심정 같아서는 되도록이면 아껴두고 싶지만은, 지금 그럴 때가 아니다.

4,3..2...1.


카운트 다운이 0이 된 순간 나는 모방 스킬을 발동했다.

모방 스킬의 레벨이 오른 덕일까? 예전보다 더욱 강력한 효과가 느껴졌다.

예전 재판장에서 모방했던 힘은 정말 실날같은 힘에 불과했다고 실감했다.

그 정도로 지금 내 몸에서 느껴지는 힘은 압도적이었다.

모방 대상은 겹칠 수 없었던 걸까. 감지 스킬이 스르르 사라졌다.

그걸 느낀건지 련하가 비명처럼 소리를 지르며 온 몸의 힘을 짜내어 핵을 올렸다.

검은 사기도 불태울 만큼의 붉은 기운들. 하지만 그 대가로 련하는 금방이라도 정신을 잃을 것 같았다. 레벨리온도 그걸 알고 련하에게 힘을 집중했다.

이 때다.

련하의 힘에 정신이 팔린 이 때!

총알처럼 쏘아져 나간 나는 모든 힘을 발차기에 집중했다.

TV든. 동영상이든, 몇 번이고 봤던 격왕의 발차기.

혼신의 힘을 다한 발차기가 날면에 적중했다.


우우우웅.


조용한 떨림.

그리고 잠시 후, 발차기로 찌른 곳에서 균열이 쩌저저적 일더니 이윽고 우수수 부서져 내렸다.

직후 핵을 감싸고 있던 검은 사기가 붉은 기운에 녹아내렸고 핵이 몸 바깥으로 나온 순간, 나와는 비교도 안 되는 격왕의 발차기가 대기를 울렸다.


쿠아아아앙


단방으로 핵은 흔적도 없이 소멸했고 발차기의 여파로 충격파가 전방위로 멀리 퍼져나갔다. 바닥에 무사히 착지한 나는 조마조마한 심정으로 멈춘 레벨리온을 바라보았다.

설마 아직도 움직이는 건가? 허나 내 걱정은 기우였다


스르륵.


쿠웅!!


말에서 미끄러진 레벨리온이 그 거체를 대지에 뉘었다.

실감은 나지 않았지만, 이긴 것이다.

허나 숨통이 끊어지지 않은 탓인지 퀘스트과 완료되었다는 문구는 뜨지 않았다.

련하는 이미 기절해있었고 격왕도 지쳤는지 꼿꼿히 서 있긴 했지만 움직일 기미는 보이지 않았다. 지금은 나밖에 없다.

놈의 머리맡으로 달려간다. 목을 걷어차 몸통과 머리를 분리할 심산이었다.

내 몸보다도 훨씬 거대한 놈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레벨리온도 푸른 두 눈으로 나를 마주 보았다.


"잘 가라."


끝장을 내기 위해 발을 들어올린 순간.


[살려다오...]


들려온 목소리에 흠칫할 수밖에 없었다.

지금...군단장급 몬스터가 목숨을 구걸한 건가?

아연할 수밖에 없었다.

몬스터의 본질은 인간을 증오하는 것이다. 등급이 높을수록 그런 성향은 더욱 강력해진다.

레벨리온급 몬스터쯤 되면 인간에 대한 증오가 목숨보다도 우위이다. 그런데...


"무슨...네놈이 한 짓이 있는데 살려달라고?"


어이가 없어서 그렇게 말하자 레벨리온이 간절하게 말했다.


[나는 인간들을 되도록이면 살육하지 말라고 명령했다...]

"웃기는 소리. 내가 눈으로 본 게 있는데?"

[적어도 본대는 내 말을 들었다. 모두의 행동을 통솔할 수는 없다.]

"어쨌건 넌 니 발로 게이트를 지나 침범했고, 피해자는 생겼어. 그러니 잘 가라."


더 이상 들을것도 없다고 생각해 발을 들었다. 더 시간을 지체하다가는 모방 스킬의 지속시간이 끝날 것이다. 허나 레벨리온이 더욱 간절한 목소리로 말해온 탓에 멈칫할 수밖에 없었다.


[내 자의가 아니다...아르스탄님이 그분의 창으로 나를 복속시킨 것이다.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레벨리온이 간절한 목소리로 말했다.


"내가 그 말을 어찌 믿으라고...그리고 복속되었다고? 그럼 언제든 다시 공격해 올 수도 있는데 그걸 살려달라고?"

[지금부터 하는 이야기는 사실이라고 내 이름과 영혼에 걸고 맹세할 수 있다. 본디 나는 인간들에게 아무런 관심도 없는 중립 진영이었다...나를 복속시킨 창이 부셔진 이상 나는 더 이상 그분의 휘하가 아니다. 원한다면 두 번 다시 인간 세상을 침범하지 않으리란 서약을 하겠다...]

"......"


영혼에 걸고 맹세한다.

많이 알지는 못해도 고위 몬스터. 마족같은 녀석들에 가까울 수록 계약은 엄청난 효력을 발휘한다. 레벨리온도 예외가 없을 터.



[방금 전의 폭주는 내 의도가 아닌 바. 나 또한 필사적으로 저항하였고 그 때문에 그분의 창이 약해져 그대가 부술 수 있었던 것이다.]


창의 강도가 약해진 건 그런 연유가 있었나? 어디까지나 이 녀석의 말을 믿는다면의 이야기지만. 근데..



"널 강제로 복속시켰다면서 왜 그분이라 부르는 거지?"


자신을 억지로 복종시켜 하기 싫은 일은 시킨 놈을 계손 존칭하다니.

널 믿을 수 없다는 의미로 한 말이었는데 레벨리온은 아무렇지 않게 대답했다.


[그분은 절대적인 강자이며 우리들의 선구자 중 한 분...그런 존재에게 존칭을 쓰는 것이 뭐가 잘못되었는가? 존경심은 있다. 허나 그분에게서 벗어나고 싶은 것은 사실이다.]



...뭔 개소린가 싶긴 한데 진심인 거 같은데.


[제발...나는 해야 할 것이 있다. 여기서 죽을 수는 없다.]


그 순간. 익숙한 소리가 울렸다.


띠링!


[긴급 선택 퀘스트 발생! 레벨리온이 목숨을 구걸하였다. 허나 그의 말엔 거짓이 없다.


1. 레벨리온을 죽인다.

2. 레벨리온을 놓아준다.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실질적인 불이익이 없을 거라 약속합니다

퀘스트 보상: 어느 것을 선택하는지에 따라 누군가의 호감을 얻거나, 누군가의 비난을 받는다.


??????,??,????,????,?????,??????,??가 관심있게 상황을 지켜봅니다.]



뭐야. 이 재밌는 구경 났다는 듯한 반응은.

......어쩐다?



나는 잠시 생각하다가, 잠시 후, 천천히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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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몬스터 게이트 (4) +6 20.06.12 164 8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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