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허란 님의 서재입니다.

사업중독자의 회귀록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허란
작품등록일 :
2016.11.01 19:26
최근연재일 :
2017.04.07 20:52
연재수 :
62 회
조회수 :
199,339
추천수 :
3,138
글자수 :
243,041

작성
17.04.07 20:52
조회
609
추천
8
글자
8쪽

고은이의 수련 (1)

DUMMY

우리는 알비노가 연 게이트를 타고 이면세계에 들어갔다.


"와!! 멋지다."


이면세계에 도착한 고은이의 입에서 감탄이 흘러나왔다.


"우리 지금 알프스 산맥에 온 것 같지 않아?"


나는 그녀를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높은 고원에 끝없이 펼쳐져 있는 초목, 거칠고 웅대한 바위들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풍경에 나와 고은이는 압도당했다. 버틀러에 의해 여러 차례 이면세계에 끌려왔지만, 지금처럼 아름다운 풍경은 처음이었다.


"헤헤~ 여행 온 것 같아."


여기저기 허공에 떠 있는 비눗방울 속에는 무섭고 징그러운 괴수들이 숨어있지만, 봉인이 풀리기 전에는 보기가 흉하지 않았다. 지금은 유럽의 축제에서 하늘에 풍선이나 우산을 가득 띄워 놓은 것 같아 주위의 풍경을 더욱 고혹적으로 만들어주고 있었다.


분위기에 심취한 고은이는 내게 팔짱을 꼈다. 부드럽고 달콤한 그녀의 체취가 느껴져, 기분이 몽롱해진다.


"여기 이면세계야. 정신 똑바로 차려야해."


이면세계의 잔혹함을 알고 있는 나는 그녀와 달리 지금의 풍경을 온전히 즐길 수는 없었다.


"흥! 칫! 알았다고."


내게서 떨어지며 투덜거리는 고은이가 무척 귀여웠지만, 일단 나는 주위를 탐색하는 데 집중하기로 결심했다. 며칠 전에 들어온 곳과 분명 다른 장소였고, 괴수들도 달랐다.


"조심해."

"응~"


나는 비누 괴수가 봉인되어 있는 방울 하나를 터트렸다. 그러자 괴성을 지르며, 그 안에 봉인되어 있던 괴수가 깨어났다. 진돗개만 한 크기의 사마귀 같은 벌레였다.


'성체가 되지 않은 바테즈구나.'


E급 괴수 이하밖에 되지 않는 놈이기에, 고은이가 상대하기에 무리가 없었다.


"지.. 징그러.."


괴수에 익숙 할리 없는 고은이의 표정이 잔뜩 찡그러졌다.


"이길 수 있을 거야."


내 말에 고은이가 고개를 끄덕였다.


"해볼게."


나는 한 걸음 뒤로 물러나서, 만에 하나 모를 사태를 대비해 징벌의 반지의 봉인을 풀 준비를 했다.


"치지지직!!"


고은이의 손에서 황금빛 스파크가 요란한 소리를 내며 일어났다.


'많이 늘었구나.'


역시 생각보다 독한 아가씨다. 짧은 시간이지만 제법 마나를 능숙하게 단련했다. 고은이의 제법 강력한 마나를 본 바테즈가 경계하듯 그녀의 주위를 조심스럽게 맴돌았다.


"에잇!"


고은이가 손을 휘두르자, 그녀의 손에서 맴돌던 스파크가 빠른 속도로 바테즈를 향해 뻗어나갔다.


"캬오옷~"


바테즈는 괴성을 지르며 고은이의 공격을 피했다. 하지만 고은이는 바테즈가 피할 거라는 걸 이미 알고 있었다는 듯, 두 번째 세 번째 공격을 연타했다.


"콰지지지직!"


고은이의 공격은 세 번째 만에 바테즈에게 작렬했다. 그녀의 마나량은 미성체 바테즈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


비명도 지르지 못하고 바테즈는 즉사해버렸다.


"하악 하악~"


그 동안 내게 어리광만 피우던 고은이의 첫 전투였다. 멋지게 이겼지만, 싸움이 끝나자 그녀의 다리가 덜덜 떨리고 있었다. 나는 그녀에게 다가가, 그녀의 팔을 잡아주었다.


"괜찮아?"

"으응~"


아무리 괴수라지만, 살아있는 존재의 숨을 거두는 감각은 불쾌하다. 전형적인 외유내강형의 고은이지만, 이 비릿한 감정에 태연 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곧 익숙해질 거야."

"그렇겠지?"


나는 고은이의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한 호흡을 진정시킨 후, 나는 고은이에게 바테즈의 마정석을 채집해주었다.


"이건 네가 잡은 거야."

"헤헤~ 나도 한 건 했구나."

"응. 정말 잘 했어."

"좋다."


고은이는 신기한 듯 미성체 바테즈의 마정석을 한 참이나 바라보았다.


"이걸 패러럴 웹에서 팔 수 있는 거지?"

"응. 그런데 E급은 거의 가치가 없다고 봐야지."

"그래? 그럼 그냥 이걸로 목걸이라도 만들까? 보석처럼 예쁜데?"

"그럼 각성자들이 너를 보고 표적으로 삼을지도 모르는데?"

"꺄악! 나를 왜?"

"나 각성자입니다! 라고 광고하고 다니는 거잖아. 질 나쁜 녀석들이 얼마나 많은데~"

"아아. 역시 안 되는 건가?"


고은이가 입에 공기를 물어 볼이 또 툭 하고 튀어나왔다. 그때 멀리서 우리를 구경하던 알비노가 달려와 고은이에게 안겼다.


"끼리릭!"

"헤헤. 심심해서 왔구나."

"끼리릭~"

"알았어 알았어. 집에 돌아가자."


고은이가 말하자, 알비노는 허공에 다시 게이트를 열었다.


"나가자. 다정아."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그녀와 함께 이면세계를 빠져나왔다.


----


이면세계에서 고은이의 수련은 차분하게 진행되었다. 지상보다는 이면세계의 마나 농도가 훨씬 짙었기 때문에, 수련의 효과가 훨씬 좋았다. 하지만 괴수는 하루에 한 마리 이상을 잡지 못했다. 괴수의 생명을 앗는 것이 그녀에게 생각보다 큰 스트레스였기 때문이다.


"다정아. 이만 나갈까?"

"그래. 오늘도 수고했어."

"헤헤~ 그래도 네가 있어서 다행이야."


그녀는 내 손을 잡고 게이트를 통해 이면세계를 빠져나왔다. 징벌의 반지 때문에 내가 할 수 있는 수련은 한계가 있었다.


'이면세계에서는 풀어도 각관의 레이더에 걸리지 않을 텐데..'


하지만 그것도 쉬운 일은 아니었다.


'파손이 되면 답이 없어지니까 골치가 아프구나.'


나름 골치 아픈 문제였지만, A급 각성자가 된 박성하 덕분에 문제는 의외로 쉽게 해결되었다. 그는 각성자 관리국의 기밀정보에 접근 할 수 있었고, 개인적인 용도로 징벌의 반지를 구하는 것도 가능했기 때문이다.


"이걸 어따 쓰려 그래. 누구 봉인 할 사람 있어?"

"쓸데가 있어요. 나중에 꼭 보답할게요."

"새끼. 보답은 무슨. 징계 끝나고 사냥 가면, 삼겹살이나 쏴."

"네. 알았어요."


집으로 돌아온 나는 고은이와 함께 이면세계로 들어갔다.


"이제 너랑 같이 사냥 할 수 있는 거야?"

"응. 아마?"


나를 구속하고 있는 징벌의 반지를 풀자, 그 동안 억눌린 내 마력이 순간적으로 용솟음쳤다.


"끼리릭~ 끼릭 끼릭!"


알비노가 무섭다는 듯 내게서 멀리 도망쳤다.


"쟤는 너무 겁이 많아서 문제야."


고은이가 도망치는 알비노를 바라보며 한심하다는 듯 말했다. 나는 웃으며 박성하에게 얻은 징벌의 반지를 다시 착용해보았다. 그러자 나를 감싸고 있던 마나가 다시 반지의 능력에 구속되기 시작했다.


"된 거지?"

"응. 이제 너랑 사냥 할 수 있겠다."

"꺄악! 진짜? 재미있겠다."

"재미는 무슨.. 여기 위험한 곳이야."

"나도 알아요! 싸부님!"


고은이는 내가 봉인을 풀고 자신과 함께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이 든든한 것 같았다.


-----

우리가 함께 수련을 시작한 지 3일이 지났다.


"다정이 네가 든든한 건 좋은데.."


울상이 된 고은이가 울먹이는 척 하며 말한다.


"이런 걸 시킬 줄은 몰랐어."


그녀는 지금 E급 몬스터 3마리에게 둘러 쌓여 있다.


"네가 이길 수 있어."

"그래도 부담스럽단 말야."


만약 우리가 각성자가 아니었다면, 지금 그녀에게 다가가 꼭 안아줬을 것이다. 하지만 이 곳에서는 나도, 그녀도 모두 강해져야 한다.


"위험하면 내가 도와줄 거야."

"필요 없거든!!!"


약간은 화가 난 듯 한 고은이는 마나를 미친 듯이 끌어올려, 전기로 괴수를 공격했다.


'그 사이에 또 강해졌다.'


원래 등급이 낮으면 성장 속도가 빠르지만, 고은이의 성장속도는 일반적이지 않았다.


"파지지지직!"


마지막 괴수를 전기 공격으로 마친 고은이는 고개를 휙 돌려 나를 째려봤다.


"잘 했어!"

"흥~ 얄미워."


괴수 한 마리를 잡을 때도 잔뜩 긴장하던 고은이는 이미 없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사업중독자의 회귀록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 고은이의 수련 (1) 17.04.07 610 8 8쪽
61 TS 컴퍼니 (2) +3 16.12.26 1,313 33 7쪽
60 TS 컴퍼니 (1) +2 16.12.26 1,415 22 8쪽
59 알비노 (albino) (4) +3 16.12.23 1,477 30 10쪽
58 알비노 (albino) (3) +4 16.12.21 1,503 30 8쪽
57 알비노 (albino) (2) +2 16.12.21 1,409 24 7쪽
56 알비노 (albino) (1) +1 16.12.21 1,604 26 8쪽
55 프랜차이즈로~ (5) +1 16.12.20 1,742 29 11쪽
54 프랜차이즈로~ (4) +5 16.12.20 1,676 27 8쪽
53 프랜차이즈로~ (3) +3 16.12.20 1,684 26 9쪽
52 프랜차이즈로~ (2) +6 16.12.08 2,375 42 9쪽
51 프랜차이즈로~ (1) +2 16.12.07 2,111 38 9쪽
50 윗잔다리 살인사건(5) +1 16.12.07 2,163 46 7쪽
49 윗잔다리 살인사건(4) +2 16.12.06 2,194 40 8쪽
48 윗잔다리 살인사건(3) +1 16.12.06 2,073 38 7쪽
47 윗잔다리 살인사건(2) +1 16.12.06 2,062 38 9쪽
46 윗잔다리 살인사건(1) +7 16.12.05 2,288 41 7쪽
45 각성자도 주말 알바 합니다. +3 16.12.05 2,477 39 9쪽
44 균열에서 +3 16.12.05 2,668 49 11쪽
43 무너지다. +5 16.12.04 2,684 50 7쪽
42 웨더링 하이츠 (Wuthering Heights) +1 16.12.04 3,065 43 10쪽
41 카사노바.avi +5 16.12.03 2,866 43 10쪽
40 그의 도발 +3 16.12.02 2,806 41 9쪽
39 각성자는 공무원이다. +2 16.12.02 2,648 44 8쪽
38 탐식 - 스킬을 먹다. +1 16.12.01 2,713 44 8쪽
37 너 나랑 사귈래? +4 16.12.01 2,911 46 15쪽
36 까페를 개업하다. +1 16.12.01 2,702 42 11쪽
35 다시 일상으로 +1 16.12.01 2,766 39 10쪽
34 그의 장례식 +2 16.11.30 2,815 46 10쪽
33 레기온 둥지 레이드 (8) +4 16.11.30 2,801 40 10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