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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란 님의 서재입니다.

사업중독자의 회귀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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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란
작품등록일 :
2016.11.01 19:26
최근연재일 :
2017.04.07 20:52
연재수 :
62 회
조회수 :
199,336
추천수 :
3,138
글자수 :
243,041

작성
16.12.02 05:02
조회
2,647
추천
44
글자
8쪽

각성자는 공무원이다.

DUMMY

정부의 비공식 기관인 각성자 관리국에서 온 사람들은 정중했다. 3명이 나를 찾아왔는데, 이 중 1명은 A급 각성자, 2명은 B급 각성자였다. 모두 만만치 않아보였다. 가장 강해 보이는 남자가 명함을 줬다. 이름은 이태호라고 했다.


"저희들이 올 줄 미리 알고 있었던 것 같네요."

"지인이 언젠간 오실 거라 귀뜸을 해주었습니다."

"빙결 스킬 각성자인 박아연씨인가요?"


이미 이들은 나에 대한 정보 파악을 마친 것 같았다.


"네. 맞습니다. 조사를 많이 하셨네요."

"기본적으로 해야 할 일이니까요."

"제가 뭘 하면 되죠?"


내 말에 이태호는 커피를 한잔 마신다.


"단도직입적이네요.."


나는 예전부터 해야 할 말이 있을 때, 그걸 빙빙 돌려가는 걸 싫어했다. 이태오는 알았다는 듯 본론을 꺼냈다.


"유다정씨는 이면세계 각성자이시죠?"

"네. 그렇습니다."

"역시 맞군요."


그의 말이 잠시 멈췄다.


"이미 알고 계신 건 아니었나요?"

"이면 세계 각성자는 저희들이 알기 어렵습니다. 현실에서 파악 한 정보는 한계가 있죠."


나는 그를 바라봤다. 그래서 내가 너희들에게 이면세계에서의 내 정보를 미주알 고주알 이야기 해주어야 한다는 건가? 눈으로 전하는 내 메시지를 이태호가 받은 것 같다.


"이면세계 각성자들은 저희들도 적극적으로 관리하지 않습니다. 생존률이 낮거든요. 저희들의 관리가 통하는 것도 아니구요. 각자의 방식으로 하는 게 낫습니다."

"혹시 윤형이의 죽음도 알고 있었나요?"

"네. 안타가운 일이었습니다. 그는 거인이 될 수 있었는데 말입니다."


이태호는 함께 온 부하직원들에게 지시를 했다. 그들은 내게 마정석을 꺼내보였다.


"오늘은 정말 인사 차 온 겁니다. 나중에 급한 일이 있으면 부를 일도 있겠지만, 아직 C급 각성자가 급하게 처리해야 할 일은 많이 없을 거에요. 그리고 이건 선물로 받아주면 감사하겠습니다. 수련장 주위에 결계를 쳐드릴게요."


만약 각성자 관리국에서 나를 해하려 했다면, 이런 호의를 베풀 일은 전혀 없었다. 나는 잠시 생각 한 끝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두 사람이 마정석으로 수련장에 결계를 둘렀다.


"이면세계에서 통과하게 되면 100대 기업 총수 수준의 대우를 받게 될 겁니다. 지금은 그때를 위해 투자를 하는 거라 생각하시면 됩니다."


당연한 일이다. 국내에 5명이 되지 않는 S급 각성자가 되어야, 버틀러의 실험이 끝나는데. S급 각성자 5명의 힘은 국내의 군사력에 필적하기 때문이다.


패러럴 웹에서 확인한 바로는, 20세기 들어서면서 과학기술이 발달하여 각성자를 관리 할 수 있는 방법을 각 국이 알아냈다고 한다. 하지만 과연 물리력이 전혀 통하지 않는 각성자들을 어떤 과학 기술이 통제 하는 법을 알았다는 걸까? 난 이 부분은 계속 회의적이었다. 그런데 A급 각성자인 이태호가 충실하게 국가 공무원 역할을 하는 것을 보니, 원리는 몰라도 어쨌든 각성자를 통제하는 데는 성공 한 것 같았다.


"저희는 유다정씨에게 호의적입니다. 하지만 아시듯이 각성자들의 힘은 통제가 되지 않으면 원자력 보다 위험합니다. 그래서 최소한의 통제에 따르지 않으실 시, 적으로 간주하게 됩니다. 그런 일은 없으리라 믿습니다."


이태호의 말에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말을 마친 이태호는 인사를 하며 일어났다.


"아! 그리고 패러럴 마켓에서 김상철의 이름으로 중고 거래로 지금까지 거래하셨더군요. 정체가 드러나는 걸 걱정하신 것 같은데, 그러지 말고 편하게 공식 거래 계좌를 트세요. 그게 훨씬 이익일 겁니다. 계정에 필요한 프로그램을 만들어 왔습니다."


떠나는 이태호가 내게 건낸 것은 USB였다


"그럼 저희는 이만 진짜 물러나지요."


정부 기관 사람들을 만날 때 느끼는 것은, 정중한 척 하지만 언제나 뒤가 구리다는 것이었다. 이전 생에도 기관 사람들을 만날 때면 언제나 이런 피곤함이 있었다.


오늘 이태호의 메시지는 단순했다. 먹이를 줄테니, 길들여지라는 것이었다. 자신처럼 말이다. 오늘 그들이 와서 내게 해를 끼친 건 조금도 없었다. 아니, 도움이 된 것이 훨씬 컸다. 그럼에도 그의 방문은 내게 걸쭉한 불쾌감을 남겼다.


'통제 하려 하기 때문이겠지..'


통제를 거부하면, 멸하겠다는 메시지를 명확하게 주고 간 것이다.


'하지마 너희들이 모르는 게 있다.'


20년 후 게이트가 열리고 나면, 한국이라는 괴수들에게 완전히 잠식당한다. 그때가 되면 정부든 공무원이든. 아무것도 없다. 그리고 각성자이 괴수들로부터 한반도를 빼앗아 오는 건 10년이란 시간이 지나서이다. 이 말은, 한국에 있는 모든 각성자들이 게이트가 열렸을 때 몰살당한다는 뜻이다.


'너희들의 통제를 따르며, 같이 몰살 당할 수는 없지.'


나는 너클을 끼고 강화신체로 수련실의 벽을 강하게 때려보았다.


"까앙!"


날카로운 금속음이 터졌지만, 벽은 조금도 손상되지 않았다. 얼얼 한 것은 오히려 내 주먹이었다.


'3개월 안에 이걸 부숴주마..'


내 안에서 어떤 오기가 생기는 것 같았다.


-----


탐식을 컨트롤 하는 건, 마나를 수련하는데 그 어느 수업보다 도움이 되었다. 내가 가진 모든 마나를 다 쏟아야 했고, 젓먹던 힘을 다 하는 순간에도 미세한 컨트롤을 잊으면 안되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열심히 노력을 한 끝에, 콘트롤이 조금씩 늘었다. 요원들이 가고 난 후, 1주일 만에 탐식을 넣었다 빼는데 걸리는 시간을 반나절로 줄일 수 있었다.


탐식 때문에 수련 시간이 늘어났다. 하지만 일을 소홀히 할 수는 없었다. 그래서 나는 잠자는 시간을 줄이기로 했다. 각성자가 된 이후, 수면은 하루 4시간이면 사실 충분했다. 그렇게 추가로 확보한 시간은 모두 수련을 하는데 썼다.


'가게에서 집으로 오가는 시간이 아깝구나..


한 시간에서 차가 좀 막히면 2시간까지 거리에서 시간을 소요하게 되니, 약간 스트레스를 받았다.


'역시 집은 서울에 구해야 할 것 같군..'


시간이 돈이다. 거리에 흘릴 여유가 없었다.


까페 장사는 순조롭게 스타트를 끊고 있었다. 내 전략은 첫째로 정말 좋은 커피를 찾아다니는 커피 동호회에게 우리 까페를 소개하는 것이었다. 이를 마케팅에서는 스니저 전략이라고 말한다. 즉, 재채기를 하며 주변에 알리는 사람들. 에스프레소는 원두의 품질관리와 기계관리 만으로도 최고의 퀄리티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주연누나와 함께 만든 에스프레소의 품질에 나는 자신이 있었다. 커피 동회에서는 이를 충분히 알아주었고, 덕분에 우리 까페는 매니아 층의 입에 오르내리기 시작했다.


두 번째 전략은 브랜드의 노출량을 늘리는 것이었다. 브랜드의 노출량을 늘리는 방식은 정말 다양한데, 2002년까지는 미니홈피도 없고 블로그나 까페 등 웹 마케팅을 활용 할 수 있는 툴이 거의 없었다. 여기에서 내가 낸 아이디어는 웹에서 유명세를 타기 시작한 초기 웹툰 작가들과 협업을 통해 스토리텔링 마케팅을 하는 것이었다.


기획단계에서 만든 웹툰 작가 섭외리스트를 주연 선배에게 보여줬다.


"꺄악! 야. 우리 진짜 이 작가들이랑 작업하는 거야?"


깜짝 놀라는 누나에게 나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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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 프랜차이즈로~ (4) +5 16.12.20 1,675 27 8쪽
53 프랜차이즈로~ (3) +3 16.12.20 1,684 26 9쪽
52 프랜차이즈로~ (2) +6 16.12.08 2,375 42 9쪽
51 프랜차이즈로~ (1) +2 16.12.07 2,111 38 9쪽
50 윗잔다리 살인사건(5) +1 16.12.07 2,163 46 7쪽
49 윗잔다리 살인사건(4) +2 16.12.06 2,194 40 8쪽
48 윗잔다리 살인사건(3) +1 16.12.06 2,073 38 7쪽
47 윗잔다리 살인사건(2) +1 16.12.06 2,062 38 9쪽
46 윗잔다리 살인사건(1) +7 16.12.05 2,288 41 7쪽
45 각성자도 주말 알바 합니다. +3 16.12.05 2,477 39 9쪽
44 균열에서 +3 16.12.05 2,668 49 11쪽
43 무너지다. +5 16.12.04 2,684 50 7쪽
42 웨더링 하이츠 (Wuthering Heights) +1 16.12.04 3,065 43 10쪽
41 카사노바.avi +5 16.12.03 2,866 43 10쪽
40 그의 도발 +3 16.12.02 2,806 41 9쪽
» 각성자는 공무원이다. +2 16.12.02 2,648 44 8쪽
38 탐식 - 스킬을 먹다. +1 16.12.01 2,713 44 8쪽
37 너 나랑 사귈래? +4 16.12.01 2,911 46 15쪽
36 까페를 개업하다. +1 16.12.01 2,702 42 11쪽
35 다시 일상으로 +1 16.12.01 2,766 39 10쪽
34 그의 장례식 +2 16.11.30 2,815 46 10쪽
33 레기온 둥지 레이드 (8) +4 16.11.30 2,801 4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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